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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는 투명인간'이 산다.
- 김태흠 국회의원과 청소노동자
김태흠 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 " 이 사람들을 (청소노동자들) 직접 고용하게 되면 노동 3권이 보장되어 툭하면 파업만 할.... " 헐 !!!!!! 국회 내 비정규직 청소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법안 상정을 놓고 오고가는말풍선을 국회에서 터트리다가 나온 말'이다. 노동 3권이란 노동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 헌법상 보장되는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말한다. 김태흠은 이 노동 3권을 협상 카드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이 기본권은 헌법 33조에 명시된 당연한 권리'이다. 만약에 < 십계명 > 을 놓고 이 목록 중 어떤 것을 수용하고 어떤 것은 수용하지 못하겠네, 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미친 사람'이다. 기본권은 거래할 수 있는 목록이 아니다. 그런데 김태흠은 노동 3법을 파업을 위한 도구로 생각한다. 기본권을 파업 나부랭이를 위한 불법적 도구로 인식하는 것은 명백한 헌법 부정'이다. 헌법이란 " 국가통치체제와 기본권 보장의 기초에 관한 근본법규 " 이다.
헌법을 부정한다는 것은 결국 국가의 정체성을 부정한다는 것으로 확대 해석할 수도 있다. 물론 김태흠이라는 국회의원이 그런 의도'로 말을 했을 리는 없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국민이 뽑아준 움직이는 법 기관이다. 그가 헌법의 기본권에 대한 정확한 이해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은 꽤나 웃기는 일이다. 국가 정체성을 무시한 이석기나 헌법 정체성을 무시한 김태흠이나 도 긴 개 긴'이다. 논란이 커지자 김태흠은 " 파업 발언 부문은 혹 파업이 일어날 경우 관리 측면에서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말씀드린 것 " 이라고 말했는데, 이 말을 쉽게 풀면 청소노동자 정규직 전환하면 노동자들 몸값 올라간다는 말이다. 내가 보기엔 < 노동 3권 운운 > 보다 < 비효율성 운운 > 이 김태흠이 가지고 있는 곤조'를 정확히 드러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김태흠이 보기에는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전환할 때 발생하는 비용은 비 ! 효 ! 율 ! 적 ! 인 ! 것 ! 이 ! 다 !
도대체 국회의원들이 언제부터 효율적 운영비'를 위해 고심했나 의문이 든다. 국회의원 월급보다 많은 각종 수당 중 하나만 떼어내서 그 비용으로 청소노동자 정규직에 따른 비용에 추가하면 간단하게 끝나는 문제'다. 말도 안 되는 온갖 수당을 챙겨가며 국회 운영 비용을 비효율적으로 올리는 주범이 국회의원이면서 엉뚱한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꼴이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꼴이고,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꼴이다. 박민규 말투를 흉내 내자면 " 조까라, 마이싱 " 이고, 성석제 흉내를 내면 " 오, 오오. 지미럴 것들. 머리에 헛구멍난 놈들 ! " 이고, 마루야마 겐지 흉내를 내자면 " 국회의원 따위 엿이나 먹어라 ! " 이다.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 아, 몰라몰라 ! 난 혼자 집에서 와인와 재즈 들으며 자위나 할래. " 라고 징징거렸을 것이다. 김태흠은 잘 모르고 있나 본데 사실 국회의원들도 국회 청소노동자'처럼 비정규직이다. 4년 장기 계약직'이니 국회의원이야말로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전환될 때 발생하는 추가 비용이 그렇게 배가 아프다면 당신들도 국회의원이 되면 종신 계약직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구해라.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월급이 100만 원이라고 한다. 그리고 선거에 당선되어서 국회의원이 되면 연수에 상관없이 죽을 때까지 받는 국회의원 연금이 매달 120만 원'이라고 한다. 청소노동자는 국회 곳곳을 청소하고, 국회의원을 쓰레기를 버린다. 내가 신이라면 청소노동자는 효율적 인간이고, 국회의원은 아무 쓸모도 없는 비효율적 인간으로 분류하겠다. 청소노동자들에게 가장 힘든 일은 화장실 청소가 아니라 자신을 투명인간 취급을 하는 그 시선이다. 내가 이 글에서 박민규, 성석제, 마루야마 겐지, 무라카미 하루키 말투를 흉내 냈다면 이제 내 목소리로 말하겠다. " 너나 잘해라 ! 당신은 혼자서 국회 청소 용역 노동자 204명의 월급 인상을 걱정하지만, 5000만 국민은 당신 한 명이 한 말에 대해 걱정한다. 날이 춥다. 당신 집에 보일러 놔 드려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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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주먹 사진'을 놓고 사진을 의식한 코스프레'라고 비판하는 이도 있는데, 그 사진이 일상이든 코스프레이든 상관없다. 국회 내 청소노동자를 투명인간 취급을 해서 코스프레 할 생각조차 못하는 인간보다는 100배 낫다. 그래도 오바마는 가식적이라도 주먹 인사라도 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어떤 이는 김태흠의 발언을 두고 야당의 전략적 공격이라고 말한다. 웃긴다. 김태흠이 사초 실종과 관련해서 문재인에게 석고대죄할 것을 요구한 적이 있다. 그래서 그 보복으로 민주당이 김태흠을 전략저으로 몰고갔다는 주장이다. 이 문제는 진영논리가 아니라 대중적 정서에 기반한 반감'이다. 국회에서조차, 국회의원조차 노동 3권이 골치 아픈 도구로 전락했다는 사실이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