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사회 : 완장은 문신이다 !

 

 

 

 

 

 

 

  

 

 

 

 

 

 

 

 

 

 

 

 

 

 

 

 

 

 

 

 

 

 

 

 

A.

호돈의 소설 < 주홍글씨 > 는 가방에 대한 이야기'다. 이 가방의 로고가 A다. 주홍글씨 A 다. 주인공 헤스터가 가진 가방은 36폰트가 박힌 가방이다. 로고가 크니 백 미터 밖에서도 쉽게 보인다. 마을 사람들은 그런 그녀를 손가락질한다. 헤스터가 욕을 먹는 이유는 촌티 나는 A 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왜냐하면 주민 모두 다 A를 가지고 있다. 다만 로고가 작아서 잘 보이지 않을 뿐이다.  이 로고는 훗날 루이비통으로 진화하였다. 믿거나 말거나.

 

 

 


 

 

 

 

 

 

 

 

 

 

계급의 진화 : 주홍글씨 A에서 LV까지.

 

* LV : 루이비통

 

명품 로고'를 보면 계급이 보인다. 이 바닥을 들여다보면 우아한 것과 천박한 것'들의 두뇌 싸움'이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명품이란 말 그대로 비, 싼, 것' 이다. 백이면 백, 품질이 좋아서 구매한다기보다는 있어 보이기 위해서 구매'를 결정한다. 사정이 그러하니, 초창기'에는 루이비통'이라는 로고를 폰트 36'로 대문짝만하게 찍어냈다. 이렇게 !

 

'루 이 비 통'

 

이 정도 크기라면 전방 백 미터 거리에서도 알 수 있는 크기다. 사람들은 이 크기에 압도당하고, 이 로고가 박힌 가방을 맨 여자'는 상류층, 우아한 것'이 된다. 그러면 상류층을 꿈꾸는 바로 아래 단계의 계급인 쁘디부르주아 무리는 무리해서라고 8년 3개월 할부'로 이 36 폰트의 루이비통을 구입하게 된다. 그리고는 상류층의 럭셔리 파티'에 참석하며 자신도 상류 계급의 일원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오리지날 상류 계급은 루이비통 가방 하나 달랑 매고 돌아다니는 아랫것'을 자신들과 같은 레벨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36 폰트 루이비통 대신 9 폰트 루이비통 가방을 들고 다니기 시작한다. 백 미터 밖에서도 보이던 로고는 이제 악수할 수 있는 거리 안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티 테이블에 앉아서 서로의 9폰트 루이비통을 확인한다. 그들은 서로 마주앉아서 차 마시는 사이다. 호호호.

 

 

'루 이 비 통'

 

 

어제까지만 해도 36폰트 루이비통 가방을 들던 살롱 마담들은 이제 36폰트 루이비통'은 가난한 년이 있어 보일려고 생색내는 가방'이라며 조롱한다. 하지만 눈치가 100단인 바로 아랫것은 8년 3개월 할부 중 7개월만 납부한 가방을 버리고 9폰트짜리 루이비통 가방으로 잽싸게 갈아탄다. " 저 년들을 따라가야 해 !  " 명품과 계급의 관계는 늘 이런 식'이다. 그런데 관계가 그런 식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하층 계급의 소비자'는 계를 타서라도, 빚을 내서라도 뒤늦게 36폰트 루이비통'을 카드로 긁는다. 이로써 상류 계급의 예언은 적중한다. 36폰트 로고가 박힌 루이비통은 가난한 년이 있어 보일려고 생색내는 가방이 된다. 비싼 돈 주고 샀는데 욕만 먹는 꼴이다. 여기에 틈새시장을 노리고 접근하는 루이비통이 있다. 짝퉁이다.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욕망만 상류층인 소비자를 위해 짝퉁은 만들어진다. 그들의 욕망을 위해서 36폰트로 박는다. 이것은 일종의 게임이다. 

 

 

나중에는 로고 없는 루이비통이 등장한다. 가방'을 열어야지만 개미 똥구멍 같은 로고가 보일 뿐이다.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주고받던 사이인 그들은 이제 가방을 열어 명함을 주고받는 은밀한 사이가 된다. 결론은 이렇다.  36폰트 루이비통 가방을 가진 사람은 아침 8시에 지옥철'을 타고,  14폰트 루이비통을 가진 사람은 자가용으로 출근을 하고, 9폰트 루이비통은 벤츠를 타고 출근을 하며, 로고 없는 루이비통을 가진 사람은 출근'을 하지 않는다.  이쯤 되면 명품 로고는 품격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천박한 것들이 꼴값하는 지표로 읽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로고 없는 루이비통'은 우아한 자가 가질 수 있는 최후의 명품 종결자'인가 ? 천만에 ! 한정판'이 있다. 돈 있다고 무조건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정판이라는 딱지가 붙으면 가격은 최소 두 배 이상 오른다. 공장에서 나이키 만 개 만들다가 한정판이란 이름으로 달랑 열 개 만들면 열 배'로 뛰는 이치와 같다. 엄밀히 말하면 농락이지만 사람들은 희소성의 가치라는 이유'로 어리석은 소비를 한다. 비싼 가방을 사도 우아한 것들에게 욕을 먹으니, 돈은 돈대로 들고 자존심은 자존심 대로 상한다. 도대체 대안은 뭘까 ? 간단하다. 명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면 된다.

 

이 루이비통 로고를 주홍글씨 A로 바꾸자. A는 욕망'이다. 희망은 드러내면 좋지만 욕망은 감추는 것이 좋다. 그런데 이 촌스러운 36폰트 로고가 박힌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마광수가 대표적이다. 교수가 야한 여자가 좋다고 하니 사람들은 손가락질을 한다. 결국에는 음란죄로 재판에 호명된다. 그나마 남자에게는 관대한 편이다. 여성이 36폰트 A 로고가 박힌 가방을 들면 난리가 난다. 서갑숙의 < 나는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 > 가 좋은 예이다. 검사가 호통을 친다. 죄명은 36폰트 A라는 로고가 박한 가방을 가진 죄다. 쪽팔리다는 이유이다. 물론 검사는 36폰트 로고 A가 박힌 가방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로고가 아무것도 없는 평범한 검은 가죽의 클래식한 가방이다.

 

장면이 바뀐다. 여기는 경기도 가평의 어느 별장. 반주 음악이 들리고 탬버린 흔드는 소리가 들린다. 카메라 이동하면 10명 남짓의 남녀가 노래방 시설이 갖추어진 거실에서 벌거벗고 그 짓을 한다. 씐난다 ! 누군가 외친다. 채찍이 필요해 ! 그 소리에 검사는 자신의 검은 가죽 가방을 열어 가죽 채찍을 꺼낸다. ( 인써트 ) 가방 안에는 상표가 있다. 촌스럽다고 지적했던 주홍글씨 A 다. ( 페이드 아웃 )

 

 

 

 

 

 로고의 진화

 

 

루이비통 : 가짜. 

루이비통 : 하층민 

루이비통 : 중산층

루이비통 : 상류층

루이비통 : 보다 상류층

루이비통 : 보다 더 상류층.

루이비통 : 최상위 1%.

루이비통  ; 로얄패밀리.

루이비통 ; 진짜 로얄 패밀리.

루이비통 : 정말로얄피밀ㄹ.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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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3-03-27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주홍글씨에 대한 논문을 써야 하는데 님의 이 주제를 좀 가져가서 사용해도 될까요????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알게 해주셨네요!! 님 진짜 누구세요????ㅎㅎㅎ(팜님이 괴물이라고 했던 댓글이 기억나서;;;) 암튼 멋지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3-27 11:41   좋아요 0 | URL
아, 이거 완성된 글이 아닌데 올라갔네요 ? 어 왜 올라갔죠 ? ㅎㅎㅎ. 가져가세요. 왕창 !!!

달사르 2013-03-27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제가 얼마전에 촌년 인증 당했던 거로군요..ㅠ.ㅠ (이 포스팅 보고서야 그 이유를 알았네요. 힝.)
지인이 결혼 선물로 명품 가방을 샀다고 보여주는데요. 로고가 가방 안에 있다면서 보여주더라구요. 명품인데 왜 로고가 뻔히 잘 보이는데 없고 가방 안에 있지? 이상타..하고만 말았더니..ㅋㅋㅋ

명품 가방 없으믄 탈계급? 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3-27 17:26   좋아요 0 | URL
그렇죠 ? 요즘은 가방 안에 인증표를 단다고 합니다. 사실 명품 가지고 싶은사람들은 이미 카다로그 보고 다들 알잖아요. 하여튼 명품 로고는 크기가 점점 줄어들다가 안으로 들어가는 추세입니다.
사실 나이키 로고가 제일 크게 박힌 옷은 대부분 짝퉁 3000원짜리 옷이었잖아요.
크면 다 짝퉁입니다.
명품 가방 없으면 글쎄요...ㅎㅎㅎㅎㅎ 뭘까요..

만화애니비평 2013-03-27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누나가 마지막이군요.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3-28 00:3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정확히 보셨군요.
이거 무서워서 맘 놓고 쓰지도 못하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