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없다 2










                                                                                               불행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없다고 사무엘 베케트는 썼다. 왜 아니 그러겠는가 !  인간은 행복을 꿈꾸지만 정작 흥미를 가지는 쪽은 불행이다. 문학이나 영화 혹은 일일드라마는 대부분 타인의 불행을 다룬다. ①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여자 이야기'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② 의사로부터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날, 집으로 돌아오니 남편으로부터 애인이 생겼다며 결별을 선언하는 이야기'다. ③ 설상가상, 이 스토리에 사춘기 딸이 그날 밤에 가출하는 서사를 덧붙인다면 ?  당신이 시청자'라면 아마도 세 번째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울 것이다. 


타인의 불행이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때 시청자는 편한 마음으로 그 불행을 즐긴다. 왜냐하면 그 불행이 자신에게는 오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날에 동시에 남편의 이별 통보와 딸의 가출 사건이 동시에 발생하는 일은 일상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니 말이다. 저 불행은 내 불행이 아니니까 즐기는 것이다. 그렇기에 독서 행위(혹은 드라마 시청 행위)는 근본적으로 잔인한 마음에서 출발하는 교양 - 쾌락인 셈이다. 독자를 탓할 필요도 없고 관객을 탓할 필요도 없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니까. 


불행을 찬양하는 것은 지구 생태계에서 인간이 유일한 종이라는 점에서 가장 잔인한 짐승이다. 반대로 짐승은 아프다고 해서 아픈 내색을 보이지 않고 반대로 최대한 숨기려고 한다. 아프다는 신호는 다른 짐승으로부터 공격당할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사자가 소떼 무리를 염탐할 때 제일 먼저 염두에 두는 것은 무리 속 짐승과는 다른 행동 패턴을 보이는 짐승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다리를 다친 짐승은 다리를 절뚝거리게 되는데 사자는 이런 짐승을 표적으로 삼는다. 그래서 모든 짐승은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최대한 숨기려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펄럭이는 그날 아침 고개를 빳빳이 들고는 혀로 자신의 털을 열심히 핥았다. 마치 아프지 않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눈에 선하다. 죽는 그 순간에도 일어나려고 발버둥거렸던 당신. 오래오래 기억하겠다. 굿바이.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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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죽어서 하늘나라에 가면 여전히 그곳에서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는데, 내가 보기엔 너는 평소 성정이 지랄같아서 천국보다는 지옥에 있을 확률이 더 높다. 하지만 네가 지옥에서 나를 기다린다면 기꺼이 내 어깨 죽지에 자라는 하얀 날개를 떼고 지옥으로 찾아가마. 그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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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9-11-14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트리버는 거의 다 착한것 같은데. 분명 순했을것 같아요.
이 상실의 아픔을 잘 견디시기를 바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11-14 22:36   좋아요 0 | URL
독특한 개였습니다. 견종은 리트리버인데 마치 사냥개처럼 매우 사나웠지요.

포스트잇 2019-11-15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이 펄럭이였나요. 이름이 좋..았네요ㅠ .곰곰발님 답습니다ㅠ
곰곰발님 마음이 어떨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먼저 보내야 하는 쪽이 인간이다보니... 딱한 인간이죠.
기운내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9-11-15 21:25   좋아요 0 | URL
그동안 리트리버 견종은 총 3마리 키웠는데 이 견종은 무조건 펄럭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펄럭이 1세, 2세, 3세....

수다맨 2019-11-16 0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곰곰발님 서재에 글이 올라오지 않아서 궁금했는데 이런 일이 있었군요....... 기운 내셨으면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11-16 07:41   좋아요 0 | URL
잘 지내시지요 ? 본 지 오래 된 것 같군요. 조만간 한 번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