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는 아름답다 :
美 :
취향이 유별나다 보니 내 취향을 타인에게 자신있게 권하기가 망설여진다. 예를 들면 " 필립 딕 소설은 정말 끝내줍니다. 강추 ! " 라고 말했다가는 뺨 맞기에 좋다.
대부분은 원작을 읽기 전에 먼저 영화(필립 딕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들은 멋진 주인공이 대부분이다. 해리슨 포드, 톰 크루즈,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그들은 하드-바디'이다)로 딕 옹'을 영접한 분들이어서 정작 원작을 읽고 나면 찌질한 주인공에게 실망하게 된다. " 블레이드러너가 생활고에 시달리는 남자 이야기였어 ?! " 소설 속 주인공은 멋진 영웅은커녕 콧구멍에서 코털이 삐죽빼죽 튀어나온 배 나온 아저씨들이 대부분이다. 더군다나 줄거리가 봄날에 피는 쑥처럼 뒤죽박죽이다. 개연성도 없다. 빛나는 망상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망상에 익숙해지는 순간, 당신은 필립 딕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그가 실제로도 정신병원을 들락날락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의 판타지는 생활에 기반을 둔 리얼리티에 가깝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순간, 그에 대한 연민을 느끼지아니할수가없다할수있다없다 ?! 나는 오래 전부터 " 불행한 사람 " 을 좋아했다. << 폭풍의 언덕 >> 이 고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히스클리프라는 사내가 겁나 불행했기 때문이지 않은가. 불행은 예술적 아우라를 선사한다. 이 다크한 취향은 내 성정이 지랄 같아서 남이 행복한 꼴은 못 보는 성격 때문일 수도 있다. 아, 됐고 ! 불행이라는 서사(혹은 요소)는 행복이라는 서사보다 형이상학적이며 미학적으로도 뛰어나다.
그런 연유로 현대 정치사에서 불행의 씨앗이라 할 수 있는 안철수는 졸라 아름답다. 눈이 부실 정도'다. 이 인간은 형이상학적이어서 평범한 사람들이 그의 말과 행동을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하학은 상학을 뛰어넘을 수 없다. 소프라노에 가까운 하이톤의 앳된 목소리는 사이렌 저리 가라이다. 아, 겁나 섹시해. 그 목소리에 미쳐불지 않을 이, 뉘 있으랴. 정치인을 동물에 비유하자면 문재인이 조용한 사자이고, 홍준표가 피에 굶주린 늑대라면, 안철수는 살찐 양1)이다. 정치판의 희생양이 되리라는 사실도 모른 채 토실토실 웃고 있는 순진함.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안철수는 아름답다, 겁나 !
1) 크고(大) 살찐 양(羊)이라는 뜻이 합하여 보기 좋다는 데서 「아름답다」를 뜻함. 양은 신에게 바치는 희생의 짐승으로서의 양, 美는 신에게 바치는 살찐 양→ 맛있다→ 아름답다→ 훌륭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