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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이 본 것은? - 0~3세 ㅣ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0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글, 그림 / 보림 / 199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관에서 얼핏 보았던 책으로......제목만을 가지고선.....달님이 본것을 쭈욱~~ 나열한것으로 착각하기 쉽다.....그래서 계속 넘겨보면서 보았더니 달님이 본것을 나열한것이 아니라 해님이 본것을 나열해놓았다....그림과 반대말의 어휘가 꽤 마음에 들어..눈여겨보았다가...뒤늦게 지난달에 구입한책이다....
나는 사실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의 그림책은 처음 접한다....하지만 그의 그림은 나를 사로잡는 묘한 매력이 있다....그의 그림들은 뭐랄까?....사실적이면서도 추상저이기도하고....섬세하면서도 익살맞기도하고.....어두워보이면서도 한편으론 아주 화려하다....반대되는 느낌의 각각의 저울을 그림한폭에 다담아낸것같다....그림의 내용도 마찬가지로.....왼쪽편엔 집과 건물이 많이 들어선 도시가 있고......집들이 조금밖에 없는 시골모습은 오른쪽에 담긴다......또한 집의 바깥쪽과 안쪽......커다란 숲과 작은 하나의 꽃....개의 앞모습과 개의 뒷모습.......무거운 코끼리와 가벼운 새.....얼룩무의가 있는 표범과 무늬가 없는 사자갈기...뚱뚱한 하마와 홀쭉한 도마뱀....깃털달린 펠리컨과 털이 많은 라마....빠른 치타와 느릿느릿한 거북이등등....반대되는 개념의 동물과 사물들이 계속 담겨있다...오른쪽,왼쪽의 그림들이 말그대로 저울같다라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하지만 왼쪽의 작고,가볍고,느린개념이라고 하여 절대로 한쪽으로 저울이 기울지는 않는다......내용도 내용이거니와....엄마인 내가 느끼기엔 그림의 무게감이 오른쪽,왼쪽 똑같다.....하지만 받아들이는 아이들에겐....반대되는 개념을 명확하게 받아들일수 있을것같다....
이책은 연령이 어린 아이거나....조금 큰 아이들이라 하여도 무난하게 읽힐듯싶다...어린아이들은 그림을 보는 재미에...큰아이들은 반대의 개념을 익히는 재미에 빠질듯하다....^^
또한 마지막장에 나오는 구절도 인상깊다.....해님이 세상의 모든것을 다보았다고 뽐내고 으시대고 있는데 달님은 한마디 일침을 가한다......."아니야..너도 못 본 것이 있어..나는 밤다다 보지만, 너는 앞으로도 영영 못 볼걸...뭐냐구? 바로 어둠이지"......ㅎㅎㅎ.....정말 명언이라고 생각한다....아무리 잘나고 완벽해보이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다 못하는것이 한가지씩은 있게 마련이고....할수없는것이 있을것이다....내세울것은 없지만....아무도 하지 못하는 일을 잘 해내는 사람도 있다....^^
해님이 온세상의 것을 다보고 다니고 있어 완벽해보이지만.....달님은 늘상 보고 있는 그어둠이란것은 해님은 한번도 보질 못한것이다.....철학적인 이야기를 쉽고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은 책이다....언뜻 스치고 지나치기 쉬운것들을 이렇게 쉽고 가볍게 펼쳐놓은 그림책들이 참 좋다....사실 철학적인 면을 담고 있는 것들은 어린아이들에게 이해시키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하지만 이러한 그림책들을 통해서는 아이들은 쉽게 습득하며....그것을 오랫동안 기억한다....
사실 나조차도 어린시절 책에서 보았던 어떤 대목들은 그시절엔 가슴속깊이 이해하지 못한것들을 어른이 되어서 가슴으로 이해한 순간들이 많았다....그것들을 짜맞추며 살아온건지....알수는 없으나....책에 씌어진 그글들이 삶에서 많이 나타났고...옳았던적이 많은것같다....그리고 이상하게도 어른이 되어 읽었던 책들의 대목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그냥 장면,장면들이 생각날뿐이지....인상깊었던 대목은 생각나지 않는다....하지만 어린시절에 보았던 위인전이나....동화책에서 접했던 교훈적이고 철학적인 이야기들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다....
그래서인지....나는 내아이가 조금 어린나이어서 비록 모든것을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이러한 책들을 많이 읽히고 싶은 욕심이 앞선다....내욕심만으로 아이의 지성을 일깨워주기는 무리지만....그래도 몇년을 옆에 끼고 읽을수 있다면 언젠간.....내가 생각하고 있는 미래의 내아이 모습으로 성장해있을것이라고 믿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