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과 웬트워스 대령은 8 년 전만 해도 결혼까지 할 뻔한 연인관계였다. 하지만 앤의 주변 사람들의 반대로 인해 앤은 무일푼이었던 웬트워스 대령을 차버렸다.ㅜㅜ
웬트워스 대령은 앤 엘리엇이 자신의 의지가 주변 사람들의 감언이설에 설득 당하여 자신을 매몰차게 차버렸다는 것에 크나큰 상처를 받고 8 년을 이를 갈고 살아왔던 듯 하다.
8 년만에 재회를 했는데 앤을 향해 내던진 말이 겨우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변했다‘라고 말했다.
동생에게 전해 듣고 굴욕을 느낀 앤.ㅜㅜ
앤은 웬트워스 대령을 변함없는..되려 더 멋있게 변했다고 생각하고 있었건만....
나는 이 대목에서 앤에게 견딜 수 없는 감정이입을 하게 되었다.
이제 서서히 아침 드라마를 보는 듯한 짜릿함이 점점 끓어 오르고 있다.
아!! 내가 만약 8 년 전 헤어진 애인에게서 그런 소릴 듣게 된다면? 그리고 남남처럼 피아노 치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차가운 의무감으로 똘똘 뭉친 예의바름으로 자리를 양보해 받는다면?
아....나는 그 자리가 너무 불편하고, 힘들고, 굴욕적일 것 같다.
웬트워스 대령은 아내를 찾으러 뭍으로 왔다지만, 앤을 욕보이기로 작정하고 온 듯하다.
아...못난 사람!!!!
앤!!!
앤 힘을 내요. 슈퍼 파월~
내가 계속 읽어 줄게요!!!!



그러나 그 어떤 지혜를 동원해도 막을 수 없었던 또다른 질문에 대해서는 그리 오래 마음을 졸이지 않아도 되었다. 머스그로브 자매가되돌아와 방문을 마치고 떠난 뒤 메리가 전한 말 덕분에, 자연스럽게그 답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앤, 나한테 그렇게도 마음을 써주던 웬트워스 대령이 언니한테는별로 친절하지 않던걸. 우리 집에 다녀가고 나서 헨리에타가 언니에대해 물었더니 ‘너무 변해서 못 알아볼 정도였다‘고 했다지 뭐야."
메리는 평소에도 언니의 감정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지만, 지금자신이 어떤 상처를 주고 있는지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했다.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변했다니!‘ 앤은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굴욕감을 말없이 삼키며 그 말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의심할 여지없이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변함이 없었기에, 혹은 변했다 하더라도 나쁜 쪽으로 변한 것은 아니었기에 똑같은 말로 앙갚음을 해줄 수도 없었다. 그가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었다. 앤도이미 인정하고 있었고, 달리 생각할 수도 없는 사실이었다. 아니, 그녀의 젊음과 생기를 앗아간 그 세월은 그의 매력을 손상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빛나고 당당하며 남자다운 풍모를 더해주었을 뿐이었다.
앤의 눈에 그는 과거의 프레더릭 웬트워스 그대로였다.
‘알아보지 못할 만큼 변해버렸다! 이 말은 그녀의 마음에 남아 지워지지 않았다. 그러나 앤은 곧 그 말을 들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기 - P83

시작했다. 그 말로 인해 정신이 들었고 떨림을 가라앉혔으며 마음을다잡았으니 이제 그녀도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프레더릭 웬트워스가 그런 말을 아니 그 비슷한 말을 한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말이 앤의 귀에까지 들어가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앤의 얼굴이 전보다 못하게 변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누군가 자신의 생각을 물어온 순간 느낀 대로 말해버렸던 것이다. 그는 앤 엘리엣을 용서하지 못한 상태였다. 앤은 그에게 잘못을 저질렀으며 그를 버리고 실망시킨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견딜 수 없었던 건, 그런 행동에서 드러난 그녀의 나약한 성격이었다. 매사에 단호하고 자신감 있는 성품의 그로서는 정말이지 참을 수 없는 것이었다. 앤은 다른 사람의 뜻에 따라 그를 저버렸다. 그것은 도가 지나친설득의 결과였고, 나약함과 소심함의 결과였다.
그는 너무나도 열렬히 앤을 사랑했고, 그녀와 헤어진 이후로도 그녀만 한 여자를 만나지 못했다. 얼마간 궁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수 없다 해도 앤과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그에 대한 그녀의 영향력은 영영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현재 그의 목표는 결혼이었다. 부자가 되어 뭍으로 돌아왔으니, 적당히 마음이 동하기만 하면 그 즉시 정착을 하리라 굳게 마음먹은 터였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자신의 냉철한 사고와 예리한 취향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빨리 사랑에 빠질 요량이었다. 그의 마음을 사로잡아준다면 머스그로브 가의 두 딸 중 어느 쪽이든 좋았다. 간단히 말해 누구든 붙임성 있고 젊은 여성이 나타나면 당장 마음을 줄 생각이었다. 단, 앤 엘리엇은 제외였다. 물론 이것은 그 - P84

자신만이 아는 단 하나의 예외조항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런저런 추측을 하는 누이의 말에 이렇게 대답했던 것이다.
"그래요. 소피아. 바보 같은 결혼을 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왔어요. 열다섯에서 서른까지 어떤 여성이든 원하기만 하면 나를 차지할 수 있지요. 약간의 미모에다 미소 몇 번 지어주고, 해군에 대해 몇마디 칭찬만 해주면 난 이미 넘어간 상태일 겁니다. 이것저것 가릴 만큼 여자들을 만나보지 못한 뱃사람에게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8?"
동생이 누이의 반박을 예상하면서 한 말이라는 것을 그녀도 알고있었다. 그의 도도하게 빛나는 눈에는 자신의 까다로운 취향에 대한자신감이 깃들어 있었다. 그러나 막상 좀더 진지하게 원하는 여성상을 얘기하는 동안 그의 머릿속에는 앤 앨리엇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않았다. ‘다정다감하면서도 강인한 성품이 그가 원하는 전부였던 것이다.
"그런 사람이 제가 원하는 여자예요." 그가 말했다. "물론 조금 모자라도 봐줄 수는 있지만 너무 많이는 안 되죠. 이런 제가 어리석다하시면, 전 기꺼이 어리석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이문제에 관해서라면 웬만한 남자보다 더 많이 생각해보았으니까요." - P85

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 춤이 끝나서 앤이 연주하던 자리를 비웠을때, 그가 머스그로브 자매에게 어떤 곡조를 들려준다며 그 자리에 앉았다. 앤이 무심코 그쪽으로 돌아오는데 그녀를 본 그가 곧바로 일어서며 깍듯이 예의를 차려 이렇게 말했다.
"실례했습니다. 여긴 당신 자리지요." 앤이 곧장 단호하게 부인하며 물러섰지만, 그는 다시 자리에 앉으려 하지 않았다.
앤은 그런 표정과 말을 더는 접하고 싶지 않았다. 그의 차가운 정중함과 딱딱한 예절은 그 무엇보다도 참을 수 없는 것이었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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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1-22 2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뭘 그렇게까지.... ㅎㅎ 웬트워스 대령도 지금 어떻게 할지 모르는.... 나중에 보면 웬트워스 대령이 절망했던 부분이 나오는데 전 좀 공감이 갔어요. 설득에서는 제인 오스틴 전매 특허로 나오는 니킥을 유발하는 인간이 없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물론 앤의 아버지와 언니가 좀 얄밉긴 하지만 뭐 그정도는 참을만했어요. ^^

책읽는나무 2022-11-22 21:38   좋아요 0 | URL
웬트워스 대령 지금 앤이랑 루이자 자매들이랑 저울질 하는 것인가? 앤을 계속 지켜보며 앤 주변을 맴도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더 읽어봐야 겠지만, <설득>이 오스틴 소설 중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전 그동안 <노생거 수도원>이랑 노리스 이모 덕분에 <맨스필드 파크> 를 <오만과 편견>이랑 같은 순번에 놓고 있었거든요.
<설득>도 빨리 읽어 결과를 알고 싶네요^^
근데 바람돌이님 말씀 듣고 보니 <설득>에선 니킥 유발 캐릭터가 없네요? 전 한 번씩 웬트워스 대령에게 넋나간 루이자 자매가 좀 거슬리기도 하고, 늘 불평불만 많은 앤 동생 메리도 살짝 이해가 안가기도 했고, 앤 빼곤 앤의 가족들이 다 좀 이상해 보이기도 했네요ㅋㅋㅋ

유부만두 2022-11-26 14:02   좋아요 1 | URL
전 앤 동생 메리의 징징거리는 모습이 너무 미웠는데요...실은 독박 육아에 지친 엄마가 이렇지 싶었어요.

웬트워스 대령 밀당하는 거 혼자 속으론 애태운거 너무 깨소금이에요. 아 달달하다....이런게 연애소설 읽는 맛이죠.^^

책읽는나무 2022-11-26 15:01   좋아요 0 | URL
독박육아에 지쳐 앤 언니에게 불평을 늘어놓기엔 메리는 좀 이상한 성격이던데요?? 앤의 언니도 이상하고? 아빠도 이상하고??ㅋㅋ
앤의 엄마가 살아있었다면 가장 현명한 사람이었을 것 같아요.
앤은 엄마를 닮았던 거에요ㅋㅋ

웬트워스 대령!!!
결국 앤과 연결!!
전 웬트워스 대령 얄미워서 차라리 다른 멋진 남자랑 연결되길 은근 기대했었는데, 앤 주변엔 멋진 남자가 없었던 거에요. 그게 아쉬웠어요ㅜㅜ
<설득>이 가장 심장 쫄깃한 연애 소설로 읽혔습니다^^

다락방 2022-11-23 07: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슈퍼파월~ 에서 빵터졌어요. 앤 힘을 내!
책나무 님, 넷플에서 다코타 존슨 주연의 <설득> 영화도 보셨나요? 혹시 아직 안보셨다면, 책 다 읽고 보셔요. 그 영화도 엄청 좋아요!! >.<

책읽는나무 2022-11-23 11:10   좋아요 0 | URL
책 조금 읽고, 그 부분까지 밥 먹으면서 영화 찔끔 찔끔 보고 있어요. 대부분 원작 소설 영화를 그렇게 보았네요ㅋㅋㅋ
<제인 에어>만 책 다 보고 영화로 보았구요. 오스틴 소설 영화 중에서 <설득>이 가장 재밌게 다가오네요? 다른 영화들은 공부하는 자세로 보았다면? <설득>은 자꾸 영화 뒷편을 더 보고 싶어지더라구요. 이게 다 앤이 넘 사랑스러워서인 것 같아요^^
다코타 존슨 배우가 가장 잘 살려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최근에 봐서 기억이 생생해서 그런 것도 같고??
암튼 그에 비해 남자 주인공들은??ㅜㅜ 일부러 그렇게 캐스팅 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의 비쥬얼입니다ㅜㅜ 일부러 여주에게 눈길을 가게 하기 위함인 걸까요? 아님 내가 동양인이라 서양 남자들의 외모에 편력이 있는 건지????ㅋㅋㅋ

건수하 2022-11-23 0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설득>에는 독특한 아름다움과 독특한 지루함이 있다.

오늘 아침 읽은 버지니아 울프의 <제인 오스틴> 중의 문장입니다. 무릎을 쳤답니다 ㅎㅎ
처음 읽을 때 약간 지루하다고 생각했는데 후반부로 갈 수록 좋았어요.

책읽는나무 2022-11-23 11:14   좋아요 1 | URL
아....울프도 그리 말했나요??ㅋㅋㅋ
일부 동감합니다^^
저도 이상하게 100 페이지 정도까지는 좀처럼 책장이 넘어가질 않던데 중반부 들어서면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 하면서 읽기에 속도가 붙더라구요?
거기다 영화까지 곁들여 짬짬이 본다면 재미가 더 있었구요.
전 저만 그런 줄 알았어요. 근데 옛날 울프마저 인정하셨다니..ㅋㅋㅋㅋ
우린 우등 독서가였네요?^^;;;

물감 2022-11-23 0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댓글에 전적으로 동감했습니다.
뭐라 묘사하기 힘든 아름다움과 지루함의 대환장 콜라보...

책읽는나무 2022-11-23 11:17   좋아요 1 | URL
물감님도???ㅋㅋㅋ
전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중반부 넘어서면서 몰입되기 시작하고, 못된 인물들 왜 저럴까? 욕하고, 주인공에겐 분신처럼 감정 이입되어 안타까워지게 되어 다 읽고 나면 갑자기 별 셋, 넷에서 별 다섯이 되는 거에요!!
나는 그게 내가 좀 이상하다?? 싶었는데,
독특한 아름다움과 독특한 지루함!!!ㅋㅋㅋ

독서괭 2022-11-23 15: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힘을 내요 슈퍼 파월 ㅋㅋㅋㅋㅋ
독특한 아름다움과 독특한 지루함이라니 ㅋㅋㅋ 뭔지 궁금해서 읽어봐야겠어요!

책읽는나무 2022-11-23 16:23   좋아요 1 | URL
오래된 유행어인데도 기억하고 계시군요?ㅋㅋㅋ
근데 괭님 오스틴 작품 안 읽으셨나요??
아...맞다!! 그때 물어보셨었죠?ㅋㅋㅋ
어떤 책을 읽어야 독특한 지루함과 독특한 아름다움을 톡톡히 느끼시려나???
아마도 벽돌책인 <맨스필드 파크>랑 <오만과 편견>이랑 <이성과 감성>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싶네요ㅋㅋㅋ
<노생거 사원>이랑 <설득>은 그나마 앞부분의 지루함이 덜한 편이랄까요? 전 이 두 권이 제일 재밌는 것 같아요.
아직 <설득>은 완독 전이긴 합니다만^^

독서괭 2022-11-23 18:34   좋아요 1 | URL
저 오만과 편견만 읽었습니다 ㅎㅎ

책읽는나무 2022-11-23 20:09   좋아요 1 | URL
설득이 좋네요.
설득!
설득!
설득!

프레이야 2022-11-23 2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웬트워스 나중엔 이해될거예요.
남자 캐릭터들이 다들 찌질찌질 ㅎㅎ
영화도 재미있게 봤어요 설득.

책읽는나무 2022-11-23 23:14   좋아요 0 | URL
중반부쯤 읽고 있는데 웬트워스 대령 계속 앤 엘리엇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긴 합니다만, 영화를 조금 봤었거든요^^;;;
웬트워스 대령이 넘 못생겨서...그래서 더더 싫었나 봅니다.ㅋㅋㅋ
아니...왜 오스틴 원작 소설 영화엔 남자 배우들이 죄다 못생기고, 찌질하게 나오는 걸까요? 여배우들은 다들 이쁘고 사랑스럽던데 말입니다.
여주인공들을 부각시키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캐스팅하는 걸까요?
매번 영화 첫 장면을 기대하고 보다가 매번 남자 주인공들을 보구선 실망 실망 대실망이에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