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대불사리장엄>   저자 :주경미

    위 서적의 리뷰를 작성함에 있어 의도적으로 저자 주경미 박사의 연구 업적을 폄하하고자 하는 목적은 아니었으나 저자의 연구를 위한 중국방문사실에 관하여 잘못 기술하므로써 저자 주경미 박사님의 연구자세에 문제가 있는듯 리뷰가 작성되었습니다. 비록 책을 통한 리뷰였으나 저자인 주경미 박사님께 심려를 끼쳐드렸음을 말씀 드립니다.

  아울러 리뷰작성에 있어 신중치 못함에 대하여 저자인 주경미박사께 사죄를 드리며,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한 수정작업을 통하여 정상적인 리뷰로 재 등재하였음을 알려 드립니다.

  리뷰 작성에 있어 신중을 기하여야함에도 소홀히 하므로써 저자와 관련자 모두에게 아픈 상처를 남길 수 있음을 인식하고, 이번 리뷰로 인하여 400여페이지에 달하는 주경미 박사의 중국 사리기에 관한 방대한 연구 업적에 오점을 남기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다시한번 저자인 주경미 박사님께 잘못 된 리뷰로 인하여 심려를 끼친것에 대하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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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6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 두 차례에 걸친 금동반가사유상을 통하여 나름대로 미적 기준에 따른 감상을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러가지 문화재에 대한 미적 감상기준이 있지만 반가사유상이 주는 미소는 정말로 오묘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반가사유상이 국내에는 지천에 널려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조각도 어찌나 잘 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방금 땅속에서 꺼낸듯 온몸에는 황녹을 입고 나타난 금동반가사유상... 이게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미륵불은 지난번에 말씀드린대로 56억 7천만년후에 중생구제를 위해 나타날 미래불이며 메시아이고, 또 구세주입니다. 56억 7천만년이라는 개념이 머릿속에서 제대로 계산이 되지 않지만 하여간 먼 미래에 중생 구제를 위해 나타난다니 기독교나 불교나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구제가 될 모양입니다. 하여간, 이러한 반가사유상은 법상종의 주불로서 주전인 미륵전이나 용화전에 모셔지는 불상으로 중국에서 다양한 크기의 반가사유상이 수입이 되고 있는것입니다.


 좌측의 반가사유상은 어느날 밤에 급작스러운 연락을 받고 혹시나...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확인을 하기 위해 먼길을 달려서 확인을 해야했던 반가사유상입니다.

  밤 10시경 청주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경주의 과수원에서 반가사유상이 출토가 되었는데 6억원에 거래를 하자는 연락이 왔다는 것입니다. 그 연락을 받고 속으로는 가짜일꺼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약간은 기대도 되기도 하였습니다. 더구나 다른곳도 아닌 경주의 과수원에서 많은 비가 온 후에 땅밑에서 드러나는 바람에 발견이 되었다는 말은 "정말 또 다른 반가사유상이 아닐까?" 하는 기대감과 호기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서울에서 경주가 바로 이웃도 아닌데 지체할 시간이 없어 밤 11시경에 차를 몰았습니다. 청주 I/C에서 일행을 만나기로 하고 무조건 달리는 제 마음속에는 정말 진짜라면 세상이 떠들썩할것이라는 기대감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청주에서 일행과 합류하여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동안 내내 "제발 진품이기만 해라..."라는 마음뿐이었습니다.  경주까지는 너무 먼 거리라서 연락을 하여 칠곡휴게소에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왜관 톨게이트에서 차를 돌려 칠곡 휴게소로 향했습니다. 칠곡 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3시가 되어서였습니다. 경주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반가사유상을 봉고차의 뒤에 있는 짐칸에서 꺼내는 것이었는데 컴컴한 휴게소의 한 쪽에서 차에서 내려지는 반가사유상을 보며 기대감으로 가슴은 들 떠 있었습니다.

  가져간 손전등으로 요모조모를 살펴보니 이 불상은 가짜였습니다. 적어도 만들어서 3년 정도는 땅속에 뭍어두고 화학비료를 부어 녹을 입힌것이었습니다. 물론, 기대를 하기는 했지만 그 확율은 몇 십만분의 일 정도였습니다. 만약 진품이라면 금액을 정하기도 어렵거니와 최소 600억원대(balmas님의 말씀을 듣고 참고자료를 뒤져보니 가격이 엄청납니다. 그래서 100억원대로 했다가 다시 600억원대로 고쳤습니다) 가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진품이라고 밝혀지게 되는 경우에는 학계는 물론이고 정확한 발굴 위치를 알 수 있어 신라것인지 백제것인지의 논란에 확실한 종지부를 찍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좌측은 얼굴부분입니다. 물론 가짜의 얼굴부분인데 진품과 거의 구분이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습니다.머리에 쓴 삼산관이나 얼굴 표정도 진짜와 거의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모든 불상에는 몇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가사유상은 진품에서 보여주듯 겨우 손가락 하나가 얼굴에 점으로 닿아 있는데 이 불상은 세 개의 손가락이 얼굴에 닿아 있습니다. 지난번에 제가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진품 반가사유상과 같은 자세에서 손가락이 얼굴에 닿으려면 허리를 많이 구부리거나 손가락이 아주 길다거나, 또는 팔의 길이가 길지 않으면 진품 반가사유상과 같은 자세가 나오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진품 반가사유상처럼 한번 해 보시면 얼굴에 손가락 하나(검지)가 점으로 닿으려면 허리를 상당히 구부려야 하는데 실은 불상에서는 그리 많이 구부리고 있지 않습니다. 바로 이 점이 우리의 국보가 가진 아름다움입니다. 이 불상을 제작한 장인은 그 부자연스러운 구부림을 허리를 잘룩하게 함으로써 완벽하게 보상을 하고 있는 것이며 반가사유상은 허리 곡선만으로도 아름다운 선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국보로 지정된 반가사유상의 축소상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국보인 반가사유상은 한 때 잠시 우리나라를 떠난적이 있었는데 그것은 <한국미술 오천년展>이라는 전시회를 위한 해외 나들이였습니다. 그 때 진품을 정확하게 측정하여 축소상을 몇 개 만들어 관련국의 국가원수나 중요인사에게 선물을 한적이 있었는데 제가 운이 좋아서인지 그 중 하나를 소장하게 되었는데 책꽂이 앞에 놓여있는 30cm가 조금 넘는 반가사유상은 보면 볼수록 그 오묘한 미소가 신비스럽게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진품도 아닌 모조품으로 축소형이지만 원형 그대로를 축소한지라 원형을 보는 느낌과 크기만 다를뿐 똑 같은 느낌이 가슴속에 와 닿는 것이었습니다.  이 얼굴은 진품의 미소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녹을 뒤집어쓰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 국보가 보여주는 알듯 모를듯한 미소가 없습니다.

  저는 이 불상을 팔겠다고 가져온 사람을 추궁했습니다. 우선은 문화재보호법상에 명시되어 있는 문화재의 거래위반과 신고의무 불이행, 그리고 원형의 변경 등은 바로 형사범으로 처벌이 됨을 알려주었습니다. 가짜라는 말은 안하고 발견 동기부터 물어보니 큰 비가 온 뒤에 과수원에 가보니 뭔가 머리부분이 보여 파 보았다는 것입니다. 그랬더니 이런 불상이 나오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과수원은 누구의 것이냐고 물으니 1년전에 구입을 했다는 것입니다. 진짜 그 사람이 1년전에 구입을 했는지는 또는 이 전의 소유주가 뭍어두었던 것이 큰 비에 흙이 쓸려가면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과수원은 사실 이런 금동불상이나 청동불상을 뭍어두고 녹을 입히기에 딱 좋은 장소가 되는 것입니다.

  과수의 종류가 어떻하든 매번 비료와 농약을 주니 이 약품이 당연히 밑의 흙으로 스며들게 될것이며 밑에 뭍어 둔 이런 불상은 자연스러운 화학반응에 의하여 녹이 슬게되니 점점 녹이 많이 슬면 파내고는 우연치 않게 발견한 불상이라고 하면 자칫 속아넘어가기 쉬운 것이지요. 제가 가짜임을 밝히고 솔직하게 말하라고 다그치니 정말 이 사람은 1년전에 구입을 했고 큰 비가 온 뒤에 발견하여 발굴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그 사람의 봉고차에는 어머니와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도 동승을 하였었는데 아마도 우연치 않게 발견하게 되어 한 몫을 잡았다고 생각하여 같이 동행을 하였던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불상이 왜 가짜인지를 설명을 해 주고, 주변의 또 다른 상황도 알려달라고 했더니만 자기네 과수원에서 있었던 일을 대강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우연치 않게 발견이 되니 우선은 깜짝 놀랐고, 혹시 이 과수원 지역이 예전에 신라시대의 절 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래서 금속탐지기를 빌려와서 과수원 지역을 탐지해보니 이런 물체가 7개 정도가 더 있었답니다. 조금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있어 캐어보니 그것은 종이었다고 합니다. 이 사람은 결국 자신이 산 과수원을 황금밭으로 알게 되었는데 그 첫번째로 판매하고자 했던 불상이 가짜라고 판명되니 허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먼저 주인이나 그와 관련된 사람이 가짜를 진짜처럼 만들기 위해 뭍어두었던 것인데 큰 비로 인하여 밝혀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러한 가짜 불상을 무수히 많이 보았는데, 특이한것은 명문이 있는 불상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 명문에 의하면 불상의 조성연대는 1700년대였습니다. 물론 이 명문도 일부러 양각한것으로 판단되지만 중국인들이 무엇때문에 우리의 국보를 공산품처럼 마구 찍어내는지는 궁금할 따름입니다. 그것도 동일한 크기가 아니라 작은 것에서부터 아주 큰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로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나중에 중국을 방문하여 제작 과정을 한 번 정도 살펴 볼 예정입니다만,  이러한 중국산 반가사유상은 미륵종의 본산인 법상종의 사찰에서는 쉽게 볼 수 있으며, 경기도 안성의 쌍미륵사에는 다양한 크기의 반가사유상을 중국에서 들여와 보관하고 있으니 가까운 곳에 계시다면 한 번 정도 들려보시기 바랍니다.

  반가사유상이 가짜임이 밝혀진 후에 오는 피로감은 내려갈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아침에 출근을 해야하는데 결국은 가짜를 보려고 야밤에 잠도 못자고 그 먼길을 다녀 온것인데, 만약 진품이었다면 아마도 피곤이라는 것은 전혀 느끼지 못했을 것이고, 설령 귀찮아서...또는 멀어서...라는 이유로 확인을 하지 않는다면 만에 하나일수도 있는 진품을 놓치게 되기에 제보가 들어오면 기를 쓰고 달려가야만 하는 것입니다.. 청주의 제가 아는 지인에게 거래에 관한 정보가 들어갔기에 구매의사를 가졌던 사람은 가짜를 비싼 금액을 들여서 사지 않게 되었는데, 만약 진품으로 속고 샀어도 이런 불상은 쉽게 세상에 들어나지 않기에 산 사람이나 판 사람 모두가 자신들의 거래품이 진품으로 알기 쉽상이지만, 문화재는 우연히 발견을 하더라도 반드시 신고를 해야하며(모든 문화재는 국가가 주인이며 다만 소유자에게 위탁관리를 맡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 소장품은 예외이며 만약 거래가 성사되어 소유주가 바뀌게 되면 반드시 문화재청에 신고토록 되어 있습니다)  종종 신문에 나듯 어부가 바닷속에 그물을 담궜다가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난파선의 자기류도 모두 신고를 해야 합니다. 정부에서는 신고된 문화재에 대하여는 그 가치에 따라 적정 금액을 보상해 주고 있습니다.

  어디에 어떤류의 문화재가 새로 나왔다...라는 이야기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입니다. 그것이 정말 진품이라면 그 고귀한 진품을 세상에 빛보게 하는 보람을 느끼기에 말입니다. 그러기에 진품일 확율이 무척 낮은 반가사유상 같은 경우에도 먼길을 마다않고 달려가는것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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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07-22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짜가 그렇게 많군요 ...
진품이 100억을 넘는다면, 정말 가짜를 만들어파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겠군요.

수수께끼 2004-07-22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녜...금액은 얼마라고 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해외전시회때의 보험금을 기준으로 개략의 금액을 추정하는데 지금까지는 신라금관과 반가사유상이 가장 비싼 보험에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수수께끼 2004-07-22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제가 자료를 찾아보니 금동반가사유상의 보험가는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문화교류전에 출품하기 위하여 5000만 달러의 보험에 들었으니 약 600억원의 가치를 갖는다고 봅니다. 그 다음이 금관총 출토 신라금관으로 400~500억, 또 다른 반가사유상이 300억, 청자상감운학문매병(흔히 말하는 상감청자)나 청자진사연화문표형주자(쉽게 말해 청자주전자)가 250억원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참고로 석굴암은 200억원이며 수원 화성은 크기는 크지만 113억원입니다. 이런 가격은 거래 가격이 아니라 보험가액인데, 만약 상호 교환 전시를 할때는 전시국가가 유물을 대여하여 오는지라 보험금을 지불하게 되는데 우리것에 대한 보험금을 상대 국가에 높게 책정해 달라고 요구하면 반대로 그 국가의 유물이 우리나라에서 전시되기 위하여 오는 경우에도 높은 보험료를 요구하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가 보증하며 보험금을 낮추는 경우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청자주전자는 관련자가 손잡이인 고리를 잘못 만지는 바람에 250억원의 손잡이가 떨어져 보수하였다는 것입니다. 누가 그렇게 했는지는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공개할수 없으니 양해하시기를~~

조선인 2004-07-22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차피 능력이 안 되니 저같은 사람은 화집으로 만족하며 사는 게 낫겠군요 ^^;;

수수께끼 2004-07-22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간단합니다....국립중앙박물관을 터세요....몇 개만 털어와도 평생(이 아니라 적어도 5대까지는) 팔자 고칠 수 있습니다~~~~^^,

마립간 2004-07-22 0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화재에 대한 수수께기님의 대단한 열의가 느껴집니다. 얼마전 예수님의 석관이 발견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가짜로 판명된 해프닝이 생각나네요. (그놈의 돈 때문에)

조선인 2004-07-22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수께끼님만 도와주신다면 털어보겠습니다. 불끈!
개인적으로 가장 가지고 싶은 건 석기시대의 '홍기'랑, 조선시대 백자 1점, 세한도, 용벼루, 꽃잠. 자, 이제 계획을 수립해주시지요. ㅎㅎㅎ

balmas 2004-07-22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수께끼님, 절도(계획)범 신고하면 포상금은 얼마인가요? ㅋㅋㅋㅋㅋ

조선인 2004-07-22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발마스님 미워.
ㅠ.ㅠ

수수께끼 2004-07-23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심만 내시고 털 방안에 대해서는 한 말씀도 안하셨는데...계획대로 시행해야 발마스님께 안들키고 성공합니다. 그런데 자(尺)는 어떤것을 말씀하시는지요??

조선인 2004-07-24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머멋, 계획은 당연히 수수께끼님이 내야죠. 제안자가 입안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리고... 수수께끼님. 문장부호를 제대로 보셔야죳!
갈수록 수수께끼님의 말장난 내공이 깊어만 가는군요. ^^
 

버림받은 軍

입력 : 2004.07.20 18:42 12' / 수정 : 2004.07.20 23:42 53'

북한 경비정의 북방한계선(NLL) 침범 이후 우리 내부에서 벌어진 일은 지금 우리나라의 군대에 과연 주인이 있느냐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자기 군대가 적과 싸웠는데 청와대와 집권당이 아군(我軍)을 공개 비난하고 나선 것은 그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상식을 벗어나는 일이다.

근본 원인은 ‘군(軍)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집권측의 피해의식이다. 군 보고에 빠진 핵심은 북한 경비정이 경고사격을 받기 전에 한 차례 “중국 어선”이라고 거짓 통보했다는 내용 정도다.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중대한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이 청와대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이 “핵심적인 것은 (군이) 대통령의 지도력을 인정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라고 말한 게 바로 그것이다.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작년에 “정부 내에 아직도 우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집단이 3개 있는데 검찰, 군, 국가정보원”이라며 분개한 적이 있다고 한다. 군이 뭔가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니까, 그게 뭔지 앞뒤 상황이 어떤지에 앞서 그 ‘피해의식’부터 곧장 발동됐을 수 있다.

열린우리당은 사건이 벌어지자 “남북 평화체제를 가벼이 본, 또는 허술하게 처리한 군 당국의 의식에 대해 매우 심각한 접근이 있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엔 현 정부가 남북 군사회담을 통해 서해상 남북 핫라인 개설을 이뤄냈는데 군이 내심 불만을 품고 이를 무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짙게 깔려 있다. 이런 의구심이 잠재하고 있던 차에 보고 누락이 있었다고 하자 “그것 보라”고 군에 대한 비난이 터져나오는 양상이다.

청와대와 집권당이 북한은 놔두고 아군만 비난하고 있는 것은 이런 피해의식, 의구심 외에 지금 정부가 추진 중인 모종의 대북정책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2000년 6·15 공동선언의 핵심 내용이지만, 김 위원장은 서울 방문을 꺼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 우리 국무총리가 ‘답방’의 족쇄를 걷어냈다. 이제 제3의 장소 어디에서든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 이 와중에 벌어진 우리 해군의 대북 경고사격은 정권 핵심부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집권측이 이런 심리상태라면 그 바닥엔 ‘군이 반항할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정치적 의심이 깔려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집권측이 해서는 안될 오해다.

군은 이미 ‘햇볕군대’화돼 있다. 일부 장교들이 사석에서 정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지만 술자리 ‘용기’ 차원에 불과하다. 서해교전에서 전사한 장병들의 영결식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 우리 군 지휘부다. 군이 대북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다느니, 정권에 반항한다느니 하는 것은 지금의 군 지휘부로서는 아마도 상상조차 못할 일들일 것이다.

이런 군을 통수권자가 장악하지 못하고 심지어 마치 대립관계에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집권세력으로서의 ‘원천적 무능’을 광고(廣告)하고 다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가의 생명인 군 통수권조차 장악 못했다면 이를 누구 탓으로 돌릴 수 있겠는가.

별일이 다 일어나고 있지만 이제는 군 통수권을 보유한 측이 부하인 군과 마치 맞먹는 멱살잡이를 하는 듯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런 군 통수권과 군이 유사시에 나라를 보위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을 것인지는 물어볼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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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군은 비록 통수권자가 못마땅하다해도 통수권자의 지시에 따름니다. 지금뿐만 아니라 DJ가 대통령에 올랐을 때, 이에 반하는 보수성향의 군 집단도 남북 정상회담등 대통령의 정책에 반기를 든적이 없습니다. 당시의 상황은 지금의 개혁노선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군에서 보는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인식은 상당한 좌경인사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에서는 마치 군이 반기를 든것처럼 이야기 하고 있는데, 군은 반기를 들 의향도, 그리고 그럴 의도도 전혀 없습니다. 이는 청와대가 나름대로 군이 자신들과 대치하고 있지 않을까? 라는 불안감에서 나온 떳떳치 못한 집단의 우려입니다. 정말 떳떳하게 국방정책을 펴 나가고 NSC가 국토방위를 책임지는 국방부의 건의나 의견에 경청을 하였다면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하여 군 내부의 기류가 반감적일까? 라는 겁을 먹지는 않을것입니다. 군의 쿠데타 운운은 그야말로 군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쉰소리입니다. 군내의 제반 여건은 과거와 달리 성숙되어 있어 그런 후진적인 쿠데타는 아예 생각도 못하는 일입니다. 정부에서는 엉뚱한 일에 신경쓰지 말고, 대통령의 국내 지방시찰시에 공군 1호기나 헬기를 이용하므로써 막대한 항공연료를 쓰고 다니는데, 기름이 없어 공중훈련/작전을 줄이는 바보같은 짓거리를 어떻게 하면 정상 훈련할 수 있을까...라는데 신경을 써야합니다. 오늘 신문기사는 비밀은 아니지만 벌써 오래전부터 시행을 하여 왔던지라 전투기 조종사의 기량은 과거에 비하면 정말 형편없이 낮아졌다고 할 정도입니다. 진정 자신의 전투기에 대한 완벽한 관숙으로 전시에 완벽한 공중방어임무를 수행해야하는 조종사들을 위한다면 한번이라도 더 공중기동을 할 연료확보에 신경을 써야할것입니다.

 무력집단인 군을 통수하는 대통령이 자기의 말을 안듣는다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군을 질타한다면 군의 사기는 그야말로 땅바닥에 떨어지게 됩니다. 오죽했으면 합참 정보본부장이 기자를 불러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는 촌극을 벌여야 했을까요? 하여간.....앞으로 이 나라가 어디로 갈지가 걱정입니다. 수도는 어디로 무조건 간다지만 나라는 어디로 가야하는지...건설경기 활성화을 위하여 수도를 옮긴다니...증권경기, 부동산경기, 재래시장경기...등등 경기활성화를 위한 제반 조치가 이어지리라고 생각합니다. 또, 신행정수도니까 지하철도 파고 전철도 놓고 해야하니 경기가 활성화 될것은 당연하고 앞으로 잘사는 우리 나라가 되리라는 굳은 믿음을 가져야 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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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4-07-21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V에서 방영해 준 머털도사라는 만화영화가 있었습니다. 혹시 보셨나요. 108요괴와 대결인데, 그 중 이간질 요괴가 있었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위의 내용과 무관한 무기력 요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한 번 불신을 갖게 되면 좀처럼 회복되기 힘들죠.

수수께끼 2004-07-21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그런것 같습니다. 여당쪽에서는 그래도 군의 사기를 위해 갑짜기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김모의원의 현역 장성들이 중,대령때 군사정권에서 성장운운은 도대체가 말 같지도 않은 이야기로 군 전체를 모욕하는 언사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소령급들도 그런데....차라리 이번기회에 군사정권 시절에 군 생활을 했던 군인들을 모조리 갈아버리면 된다는 논리인데...그 말 한마디에 몹씨 흥분하고 있습니다. 소수의 인원에 의하여 그동안 도매금으로 넘어온것도 못마땅한데 군의 조직과 운영체계도 모르는 몰상식한 국회의원의 한마디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생각을 못했던것 같고, 여당에서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발언이라며 뒤늦게 진화에 나서는데 언제쯤 우리나라는 우두머리의 눈밖에 벗어나더라도 올바른 말을 할줄 아는 국민의 공복이 탄생할지...그저 대통령 말이라면 추종하려는 어리석은 집단이 오히려 개혁의 장애물임을 그들은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합참정보본부장은 그렇게 어리석게 보안을 유출할 사람이 아닙니다. 30년 넘은 군 생활에서 보안은 저절로 몸에 밴 습관이기에 보안유출 운운하며 청와대에서 노발대발 한다는것 자체가 우습게 느껴집니다. 막말로 뭣도 모르면 차라리 잠자코나 있어야 한다는 말이 딱 맞는 말인것 같습니다. 하여간 작금의 사태를 보면 한심(절대 두심이 아닙니다)하기 짝이 없습니다.

마립간 2004-07-22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그 국회의원 병역의 의무는 마쳤나요?

가을산 2004-07-22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수께끼님이 이정도면 군의 분위기가 어떨지 짐작이 가네요.
 

이상하군요. 다른분들은 새페이퍼쓰기라는 것이 위에 나타나지 않는데 수수께끼님의 마이페이퍼에는 새페이퍼쓰기가 나와있고 이렇게 들어와서 글을 남길수 있네요. 잠시 들어와서 시험을 했지만 수수께끼님..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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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은 D라는 고등학교에 다니던 학생은 제적이라는 최악의 처벌을 받았고, 이 학교의 교목은 이 학생을 두둔했다는 이유로 정직처분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학생의 경우를 보면서 제가 중학교 입학때의 경우에 대해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아직도 종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제가 개인적으로 신앙으로 삼는 종교를 갖지 못하고 있음을 미리 말씀을 드립니다. 종교가 없음은 조금은 고집스럽지만 생애에 죄가 있다면 어떤 종교든 그 죗가를 받으면 그만이라는 다소 편협한 인식이 잠재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다니던 중학교는 기독교계 학교였습니다. 입학식날부터 뭔지는 모르지만 음은 알고 있는 노래로 시작을 하여 여러차례 고개를 숙이고, 또 노래를 하고....그리고 마지막에는 원 머리가 훌러덩 벗겨지신분이 두 팔을 들고 뭐라뭐라 하던일....이것이 제 기억속의 입학식이었습니다. 기독교를 종교로 갖고 계신분은 찬송가와 마지막의 축도라고 금방 아실것입니다만 교회라고는 문앞에도 안 가본 저로서는 그 모든 일들이 신비스럽다기 보다는 귀찮게만 느껴졌습니다. 개학이 되니 학교에서는 제법 두툼한 용지로 만든 봉투와 출석표를 나눠줬습니다. 봉투는 헌금봉투이고 출석표란 일요일을 맞아 가까운 교회에 나가 예배에 참석하고 확인 도장을 받아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매주 한 차례의 예배와 2시간의 성경과목이 편성되어 성경 수업을 받게 되었는데 천성이 종교와는 거리가 멀었던 저에게는 성경시간은 고역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단 한가지 좋은 점은 그 시간에 졸든, 아니면 다른 책을 보든 담당 선생님게서는 야단을 치시지는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당시에 제가 반장이라는 위치에 있었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반장이 수업 전에 기도를 하고 수업을 시작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기도하는 방법과 기도의 내용 등등 예배에 관한 기본 지식을 가르쳤다고 생각하신 선생님의 의도였던것 같습니다. 저는 수업전에 기도를 하면서 이것 저것 너저리 너저리 다 기도에 집어 넣어 수업시간 전체를 기도로 때우고야 말았습니다. 아마 제가 생각해도 기도의 내용 자체만을 가지고는 어느 선생님도 시비를 걸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기도로 한 시간을 다 때운것이 아니었던가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이런 기도는 시간이 흘러가면서도 전혀 그 시간의 단축이 없이 성경시간 전체를 모두 다 기도만 하고 종이 울리면 "이 모든 말씀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가 동시에 나오면서 마치는 것이었습니다. 1학년 1학기는 초기 몇 주를 제외하고는 성경교과서의 진도가 단 한페이지도 나가지 못했고, 선생님은 숙제로 어디 어디를 예습해 오라는 말씀만 하셨습니다. 학기말 고사를 치루는데 배운게 없어 시험을 치루지 못하고 일괄적으로 기본점수를 주고 나머지 점수는 일요일의 교회 예배 참석율을 더하여 성경과목 성적을 작성하였습니다.  방학이 시작되던 날...교목이신 그 대머리 목사님이 저를 찾았습니다. 그 분은 당시 교단에서도 나름대로의 지위를 가지고 계셨던 박경식 목사님이셨는데 교목실에 들어 선 저에게 자리에 앉기를 권하시고는 "너는 예수님을 믿지 않느냐?"고 물으셨고, 저는 "예수님뿐만 아니라 그 어떤 신도 믿지 않습니다"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알려진대로 고명하신 목사님은 제게 예수가 어쩌니 저쩌니 하는 구차한 포교의 말씀을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를 왜 믿어야 하는지도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한참을 생각하시던 목사님께서 제게 하신 말씀은 "내가 너의 영혼의 구원을 위해 기도해 주마...네가 싫으면 교회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 고 하셨습니다. 쪼그만 꼬마의 당돌함에 목사님께서는 제 의사대로 하도록 맡겨버리신것 같습니다.

 수업시간을 기도로 때웠다는 소문은 학교에 자자해서 저라는 인물을 대하는 선생님들의 반응은 대단한 놈이라는 반응과 학교의 종교를 무시한다는 반응으로 크게 대별되었지만 구태어 저를 꼬드겨 교회에 나가라마라를 말씀 하시는 선생님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일요일에는 교회에 가서 꼭 예배에 참석을 하고 주보를 가져다가 예배에 참석했다는 증거물로 담임선생님께 제출을 하였습니다. 교회에 나가야 한다는 교칙에 구태어 반기를 들고 싶지도 않았지만 특별히 교회에 가면 목사님이 나쁜일을 하라는 말씀은 하지 않으시기에 겸사겸사 교회에 나가게 되었지만, 제 마음속에는 기독교를 제 신앙으로 삼아야 겠다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습니다. 교회에서 알게 된 분이 아동문학가로도 이름이 있는 이 현주 목사와 그 동생 이 덕주 목사입니다. 물론, 지금은 이 두 분과 연락이 없지만 제가 대학에 다닐 때 까지도 이 두분과는 기독교인의 신앙생활에 대하여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선은 제가 갖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듣는 것이었는데 그것은 적어도 종교를 갖는 사람들이라면 신앙이 없는 사람보다는 못되지 말아야 하며 남들의 모범이 되어야 하고, 정말로 자신의 생활에 떳떳해야 할것이 아니냐는 물음이었습니다. 어떤 분은 이런 저에게 신도를 보지말고 성경을 보라는 말씀을 해 주시기도 했습니다만, 제가 요리 조리 교회에 다니는 신도를 면밀히 분석해 본 결과는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수요예배나 주말 예배에 나와서는 정말로 열심히 자신의 죄를 뉘우치면서 기도를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격한 감정에 쌓여 한없이 울기도 합니다. 소위 개과천선의 기회를 그들은 갖는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행태는 교회에 나오기 전이나 그 다음이나 마찬가지로 나아지는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런 문제는 당시 젊은 교인그룹이었던 이 현주, 이 덕주 목사님에게도 매우 심각한 자기 모순으로 비춰졌던 모양입니다. 결국, 형인 이 현주 목사는 지금은 계룡산 입구의 개척교회에서 진정으로 죄인들을 구제하겠다는 의미로 일반인의 삶 속에서 목회 활동을 하고 있다고 들었고 동생인 이 덕주 목사는 어디인지는 모르나 나름대로의 목회활동에 열심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의 종교관은 비단 기독교뿐만 아니라 불교도 마찬가지 입니다. 저는 이상하게도 종교를 싫어함에도 알고 지내는 신부, 목사, 중이 많은 편입니다. 나름대로는 제각기의 중요한 위치에 있지만 제게는 그저 단순하게 여겨질 다름입니다. 언젠가는 육군의 군종감이 단 한번 법사로 보임된 적이 있는데 저는 사람이 많은 장소에거 차에서 내리는 그 법사에게 큰 소리로 "땡중"이라고 부르는 바람에 군종감이 안절부절 하기도 했지만 중은 중이고 목사는 목사이며 신부는 신부로 그 소임을 다하는 것이지 그들이 나름대로의 직분으로 신도들보다 상위의 그룹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들은 신앙의 대상이 되는 종교의 공복으로서 일반 신도에 대해 더 친절하고 자세하게 종교에 대한 안내를 해야 하는 입장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성직자들은 나름대로 어려운 과정을 거쳐 그 위치에 선다는 것도 잘 알지만 국회의원이 선거전에는 읊조리다가 선거가 끝난 다음에는 거들먹 거리는것과는 근분적으로 행동을 조심해야 할 위치가 바로 성직자의 위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리 말씀드렸듯이 저는 어느 종파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훨씬 자유롭답니다. 절을 찾아도 신도라면 우선은 한 단계 깔고 덤벼드는 중도 없고, 마음의 평정을 찾는 방법으로 아무도 없는 교회에 들어가 명상에 잠기는 시간을 가져도 특별히 나무라는 목사나 신부는 없습니다(그러나 모 교회에 들어갔다가 신도가 아니라는 답변을 들은 목회자가 나가라고 해서 쫒겨 나온적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 절간에서는 안그러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제 의지와는 관계없이 종교단체의 의식에 참여하게 되는 경우가 가끔 생깁니다. 그것은 결혼식이라든가, 영결식 등등 피치못해 가야할 사정입니다. 저는 나름대로의 기준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교회에 가서는 열심히 찬송가를 부르고 주기도문을 외우고, 십계명을 봉송하며, 절에 가서는 사홍서원을 외우고 찬불가를 부르면서 각각의 종교행사에 최선을 다해 임한다는 것입니다. 저를 지켜보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제가 독실한 신자로 보이기 쉽상일 것입니다만 제가 갖는 기준은 어느 종교이건 그 종교적 상황에 대해서는 존중하고 인정을 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우스개 소리로 제 신앙은 '기불릭+기타 잡교'로 되어 버린것 같습니다.

 저는 이 글에서 어느 종교를 비난하거나 폄하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음을 말씀 드립니다. 이번 D고교의 사태를 바라보는 제 의견은 적어도 이 학생보다 세상을 더 살아왔다는 사람들의 처사가 너무 속이 좁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 학생을 마귀로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제 저녁 이 학생을 다룬 프로그램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러한 처사가 오히려 그 종교에 대한 반감을 더욱 키운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리고 그 학교의 행정실장이 전화 인터뷰에서 밝히는 내용은 더욱 기가 막혔습니다. 기자의 종교에 대한 자유는 기본권이므로 인정을 해야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우리학교에서의 종교는 개인이 갖는 기본적 자유에 우선합니다"라는 답변입니다. 제 짧은 소견은 다른 사람에게 존경을 받으려면 자신도 남에게 존경을 표하듯 종교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종교가 인정을 받으려면 다른 종교도 인정을 해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배당이나 절간이나를 방문하였다면 최대한 그 종교에 대하여 예의를 갖추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교와 천주교는 활발한 교류는 아니더라도 비교적 교류가 많은 편임에도 개신교는 그렇지 못한것 같습니다. 물론, 전체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비 종교인인 제 눈에 비친 이번의 사태처럼 너무 편협한 사고로 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답답함을 느끼게 합니다. 그 학생은 학생회장도 했으며 전교 1등이라는 성적도 가지고 있었고, 그 학생의 인터뷰 내용에서 느낄 수 있는것은 나름대로 조리있는 자신의 논리를 전개한 똑똑한 학생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학생을 정말로 종교적인 사랑의 차원에서 감싸 안으려 했던 교목에게까지 제재가 가해졌다는 것은 아직 구원 받기를 원치 않아 무종교로 살아가는 제가 느끼기에는 정말로 아리송한 수수께끼 같습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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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4-07-19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주위에는 무종교, 유신론분도 계시지만, 안티 크리스찬으로 자처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그 분들의 생각이나 느낌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수수께끼 2004-07-19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교인이라는 범주에 들지 않음은 어느 종교이건 그 신앙에 심취하여 아집과 편견에 치우치지 않기 위함이나 마립간님의 말씀처럼 안티로 가는 이유를 크리스천뿐만 아니라 각 종교는 조금 심각하게 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안티라는 말은 그 종교에 대한 거부의 의사인데 단지 종교로서의 신앙의 형태에 대해서만인지...아니라면 그 종교(또는 종교인)의 행태때문인지 스스로가 생각을 해 보아야 할것이며 자신의 종교 이외의 종교에 대한 이단적인 취급이 다소 편협한 종교관에서 나오는것이 아닌가도 정확한 교리의 이해로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제가 제 생각을 글로 옮긴것은 어떤 종교 특정 종교를 비판이나 험잡고자 하는 의도가 없으며 제 글에 다소 억지가 있다손 치더라도 혜량해 주시기 바라면서 아울러 어떤 종교인으로서의 시비나 또는 믿음에 대한 권고도 사양함을 사족으로 말씀드립니다.

두심이 2004-07-20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의 선생님들보다 그 학교의 교목으로 계셨던 분의 목소리가 훨씬 이성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교의 자유라는 제목을 달지않아도 조금 상식밖의 행태라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