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라운지](83)LG의 선택 ‘실력보다 열정’
 이용균기자 noda@kyunghyang.com

LG는 지옥에서도 구해오라는 왼손 투수를 두고 왜 이택근을 골랐을까. 박종훈 감독은 “처음 트레이드 논의를 시작할 때부터 이택근이 최우선 대상이었다”며 “팀 내에 정신적으로 긍정적 전염이 가능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겉보기 실력이 아니라, 이택근이 갖고 있는 야구를 향한 자세가 우선이었다는 대답이다.

열정을 가진 한 명의 선수가 팀 전체를 바꿀 수 있을까. 동시대를 살고 있는 야구 선수 중 적어도 한 명은 존재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미국 스포츠 전문잡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2009년 ‘올해의 선수’로 뽑은 뉴욕 양키스의 데릭 지터(35)다. SI에 따르면 그를 최고의 선수로 만든 비결은 간단하다. ‘머니 볼’로 유명한 오클랜드의 빌리 빈 단장은 8년 전(2001년)을 언급했다. “우리 팀과의 경기였다. 3점차로 양키스가 뒤진 7회초, 지터는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때렸는데도 1루까지 전력질주하더라. 깜짝 놀라서 나중에 비디오를 돌려보니 4.1초였다. 수비수들이 최선을 다해야 아웃을 잡을 수 있는 속도였다.”

빈 단장은 곧장 다음 스프링캠프 때부터 오클랜드 선수들에게 이 비디오를 틀어줬다. “너희들이 열심히 뛴다고 생각하지? 일단 이것부터 보고 말해. 이게 바로 돈과 명예를 모두 가진 선수가 플레이하는 방식이야”라고 강조했다. 빈 단장은 “지터가 이렇게 매일 뛴다면, 그 팀 선수들은 ‘넌 왜 안뛰어’라는 질문에 답할 거리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지터의 대답은 너무 간단해서 오히려 무안할 지경. “야구 선수는 결국 하루에 3시간 정도 일하는 셈이다. 타석으로 치면 겨우 4, 5번? 그리고 뛰는 것은 100% 전력을 다한다고 해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하나를 덧붙였다. “그건 노력만 하면 되는 일이다. 그리고 노력은 특별한 재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모범생’ 지터가 딱 한 번 화를 낸 적이 있다. 2001년 애리조나와의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0-15로 지고 있을 때. 교체된 지터가 라커룸에 들어가자, 9실점한 투수 제이 위타식은 “뭐, 적어도 난 재미있었어”라며 웃었다. 지터는 그 자리에서 뛰어올랐고, 위타식은 거의 맞을 뻔했다.

지터는 승리를 방해하는 요소 5가지를 꼽았다. △승리에 신경쓰지 않는 선수들 △잘난 체 하는 선수 △개인성적만으로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일 △부상 핑계(“선수에게는 뛸 수 있느냐 없느냐만 있을 뿐, 뛰었는데 부상 때문에 잘 못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부정적인 생각(“조금 어려운 일은 있지만, 불가능한 일은 없다”)

지터는 그렇게 팀을 바꾸었다. 그래서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순순히 3루로 옮겼고, 자니 데이먼은 ‘원시인’ 같던 수염을 싹 밀었다. 그리고 지난해 자신의 5번째 우승 반지이자, 팀 역사상 27번째 반지를 손에 끼었다. 빈 단장은 “양키스가 이기는 법을 알고 있는 것은 모두 지터 덕분”이라고 말했다.

과연 LG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1181746185&code=980101 


 



LG라는 팀이 어찌되건 크게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기사에서 언급한 데릭 지터의 발언만큼은 수긍할 수밖에 없기에 옮겨 와 봤다. 우리나라 표현대로라면 아마 그는 양키스 팬들에게 "지터신"이라고 불려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위치에 있을 꺼라 보고 싶다. 연봉 245억원(캑!)의 몸값에서 풍겨지는 거만함이나 우월감 따윈 존재하지 않고 언제나 성실히 몸값, 돈값하는 이 선수를 왜 대단하게 보는가 단번에 이해하게 되었다는.

프로 야구 판에 국한시켜야 할 이야기일까? 그의 연봉에 비하면 거의 코끼리 발톱에 붙어있는 미생물 같은 연봉일지라도 연봉 값 제대로 못하는 사람은 은근히 많은 것 또한 사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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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10-01-22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정을 가진 한명의 선수가 팀 전체를 바꿀 수 있을까?"
저의 대답은 "충분히 바꿀 수 있다" 입니다.
어떤 일에 종사하던지 비슷하지 않을까요.
프로세계에서는 개인주의가 강한 듯 하지만 어쨌든 팀웍을 이끌 정신적지주의 카리스마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선수범하는 고참선수라면 금상첨화!! ^*^

Mephistopheles 2010-01-22 00:36   좋아요 0 | URL
데릭지터 정도의 거물급이 저렇게 열심히 운동하고 뛰면...솔선수범이죠. 어디 빠지거나 기강 흐려질 일이 절대 없겠죠. 우리나라 야구선수 중에도 양준혁이라는 선수가 그 연세에(40대) 땅볼 치고도 진짜 열심히 1루로 달려갑니다..^^

하이드 2010-01-21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검증된 지터 이야기에는 공감하구요,

엘지는..

LG가 분위기가 아무리 개차반이라도, 누구 한선수가 들어가서 그것도 이택근 정도가, 풉-
바꾸긴 뭘 바꾸겠습니까. 무슨. 박감독이 바꾸면 몰라도, 지금까지의 엘지를 보면, 과연 감독이 바꿀 수 있을까.싶기도 하고,

꿈타령 하며, 분위기 반전으로 데려 온 선수가 이택근이라는게 참..
첫째로, 누가 터지기만을 바라기엔, 투수가 좀 심하게 시망이죠. 박명환 허리부상 기사는 보셨나요? 박명환도 참.. 견갑골, 어깨, 허벅지, 종아리, 이제 허리네요. 또 어디 남았나요? 작년에 팀타격 1위면서 일찌감치 2위에서 7위로 (그나마 한화가 받쳐줘서) 가을시즌 접은거, 왜 그랬는지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지 않고, 꿈타령 하니, 야구란게 뚜껑 열어봐야 하는거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걸 운때에 맞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있는건 해야 하는데, 참.. 우리팀은 아니지만,

외야가 박용택,이진영,이대형에 이택근 영입이라.
페타 보냈으니깐 국민우익수 이진영을 (작년에 몸 아프다고 지타로 나오긴 했지만, 그러려고 그 돈 주고 데려왔나요? ) 지타로 돌리려나요? 아님, 타격 1위 박용택을 지타로? 것도 아니면 도루 1위 이대형을? 설마, 이건 안되겠네요, 누구는 이대형 대주자드립도 치던데, 정말 코믹한 상황을 만들었지요.

그러니깐, '꿈'(이라고 쓰고 희망사항 내지는 백일몽이라고 읽겠지요)꾸면서, 현실 외면하는건지, 뭐, 어떤 상황에서 이택근이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왕 대꾸온거, 언플이나 확실히 하려는 걸로밖에 안 보이네요.

더러운 세상!!! 써글 크보 !#@#$ㄲ^#%*&
아, 이정훈 때문에 너무 화나는 밤이네요.
야구에 대해 씨니컬해지는 밤.
진짜 내가 이상구 길거리에서 볼 일은 없겠고, 어디가서 차라도 보면, 진짜 똥바가지라도 퍼붓고 올꺼에요. 어우 진짜! 작년에 홍포 데꾸 왔다고 병신같은 꼴빠들은 그간 상구의 만행을 기억상실 하고 있었던거죠.

Mephistopheles 2010-01-21 20:27   좋아요 0 | URL
이택근을 데리고 온 이유...다른 거 있겠습니까. 타격 1위 용택이, 도루 1위 이대형, 거액FA 이진영이 있는데도 팀 성적은 개차반...위의 3선수 긴장하란 소리죠. 늬들이 타격 1위 도루 1위이건 몸값이 비싸건 못하면 끝장이란 위기 의식이겠죠..그리고 LG는 애시당초 박감독 두산에서 빼온 이유도 2군 시스템을 두산 시스템을 배낀다는 목적이 있습니다.(엘쥐빠들은 이 얘기 들으면 아주 거품을 물더군요..ㅋㅋ) 여러모로 두산이라는 팀을 분석하고 그 시스템을 따라갈려고 하는 그 첫단추가 박감독과 이택근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리고 박감독도 지적했듯. LG선수들은 지나치게 겉멋이 들고 스타의식에 사로잡혀 있다고 하더군요. 박감독 갔으니까 이제 국물도 없을 껍니다. 발뻗고 오냐오냐 해주며 검증된 선수만 찾다 쪽박 찬 김번트가 이젠 감독이 아니니까요..^^

아 롯데...스토브 리그에서 짜증나게 하는 고질적 모습이 또 다시 부각되기 시작하네요. 대호 차라리 딴팀 가는게 나을 것 같아 보이네요. 그간 돈 쫌 들였다고 단장양반이 본전생각이 간절한가 봅니다.

비연 2010-01-21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 찾기는 정말 사막에서 바늘찾기인 듯.
그 점에서 LG의 선택이 흥미롭습니다. 이번에 기대해볼만 하려나.
그나저나 연봉값 제대로 하는 사람을 찾기란...20:80의 법칙이겠죠..;;;;;

Mephistopheles 2010-01-21 20:29   좋아요 0 | URL
엘쥐는 애시당초 박감독 영입 이유는 당장의 성적보다 2군 시스템 정립과 더불어 물갈이에 목표를 두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은근히 LG빠들 박감독 꽤나 못마땅해하는데....올해 성적이 어찌 나올진 모르겠지만 입방아에 자주도 오르내릴 것 같아 보입니다.

우리 사무실만해도..연봉이 대단한 사무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것마저도 못하는 사람들이 몇..있습니다. 같이 일하면 정말 복장 터질 때가 종종 있죠.

pjy 2010-01-21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범하기도 쉽지않은 세상에서 돈키호테식의 긍정적인 에너지~~라도 아쉽습니다..목표를 가지고 아자!아자!홧팅!!!

Mephistopheles 2010-01-21 20:30   좋아요 0 | URL
요즘 돈키호테는 돌진할 풍차의 구조적 약점부터 시작해서 특성까지 다 파악하고 돌진한다고 하더군요..^^

카스피 2010-01-21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재 LG라면 열정도 필요하지만 일단 실력있는 선수부터 수급해야 되지않을까요?

Mephistopheles 2010-01-21 20:32   좋아요 0 | URL
LG 선수들이 결코 실력이 없는 선수들이 아니어요. 야구라는 것이 개개인이 잘한다기 보다 분위기와 팀웍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는데....LG라는 야구팀은 분위기 개판이고 팀웍은 말아먹어서 작년에 그 꼴이 난거랍니다. 아시겠지만 포수와 투수가 경기중에 싸우질 않나. 2군에선 투수가 야구배트로 후배를 건드리다 머리 터지지 않나...암튼 잡음이 너무 많았던 작년이었으니까.

2010-01-21 2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2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스터 앤드 커맨더 1 오브리-머투린 시리즈 1
패트릭 오브라이언 지음, 이원경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9월
절판


"물론이지. 프랑스 혁명이 완전한 실패로 돌아갔을 때 내 열정은 이미 식을 대로 식어 버렸네. 그리고 1798년 봉기 때 양쪽 진영의 사악한 어리석음과 사악한 잔인성을 목격한 뒤로 군중과 명분에 대해 완전히 신물이 나서 누가 아무리 의회 개혁이니 영국과의 합병 반대, 혹은 천년왕국의 건설 따위를 하자고 해도 이 방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생각이네. 나는 오로지 내 자신과 내 정신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네. 그게 내가 가진 유일한 진실이니까. 하지만 정치 운동이나 군중을 추수하는 인간은 관심 없네. 그런 인간은 비인간적이거든. 국가나 국가주의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네. 내 관심사는 오직 개인으로서의 인간과 그들의 존재뿐이라네. 내게 헌신이라는 게 있다면 오로지 개개인을 위한 것일세."

"애국심도 무의미한가?"

"이보게, 제임스. 더 이상의 논쟁은 그만두세. 하지만 자네도 잘 알다시피 애국심은 단어에 불과해. 그건 대개 ‘내 나라’ 와 ‘옳고 그름’을 의미하기 마련이니 한심한 노릇이지. 거기에다 ‘내 나라는 항상 옳다.’ 라고 한다면 천치나 다름없고."
-2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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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10-01-20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 표지. 어릴 때 많이 봤던 그림들의...그립구낭~

Mephistopheles 2010-01-21 09:12   좋아요 0 | URL
소설도 좋습니다. 일단 범선시대의 모습을 디테일하게 그리고 있으니까요.

poptrash 2010-01-21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런 그림 많이 봤어요.
대항해시대 2... 그립다는...

Mephistopheles 2010-01-21 09:12   좋아요 0 | URL
명작게임이죠. 그리고 소설또한 대단한 위용을 갖추고 있습니다.

메르헨 2010-01-21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거...영화도 있쬬?

Mephistopheles 2010-01-21 09:34   좋아요 0 | URL
http://blog.aladdin.co.kr/mephisto/883673

이겁니다. 영화도 좋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21권짜리(국내는 2편까지 출간) 소설의 한 챕터만 가져왔어요.

메르헨 2010-01-21 09:38   좋아요 0 | URL
오...........바로바로...이거 맞군요.
보다가...잠을 잤다는...언제부턴가 영화를 보면서 졸아요.
늙어가는겐지...ㅡㅡ
책이 21권이나 되는군요. 유후~~~대단대단~~

[해이] 2010-01-22 00:38   좋아요 0 | URL
저도 잤습니다...

Mephistopheles 2010-01-22 09:19   좋아요 0 | URL
음...생각해보니 이 영화가 "여배우"가 나오질 않는군요...=3=3=3=3

BRINY 2010-01-22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문용어가 난무해서 어려운 책이었습니다...

Mephistopheles 2010-01-24 01:11   좋아요 0 | URL
제가 18세기 범선시대 관련하여 전문용어 해설되어 있는 책이 한 권 있어서 그 덕을 좀 봤습니다.
 
쉬즈 더 원 - If you are the on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엉뚱한 아이디어 상품 하나를 팔아먹어 순식간에 갑부가 된 50줄의 남자는 인터넷 구혼광고에 자신의 정혼자를 뒤늦게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그가 구인광고에 올린 독특한 소개 글 때문인지 이 남자와의 맞선을 위해 중국 각지에서 온 여성들과 면담의 시간의 가진다. 그 중 이루어질 수 없는 불륜의 사랑을 하는 소소 라는 여성을 만나게 된다. 영화는 장년의 나이에 뒤늦은 결혼을 준비하는 남자와 젊고 아름답지만 부적절한 사랑을 하는 여자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견이지만...서기라는 배우는 미인형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질리지 않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 두 남녀는 피천득의 수필 인연처럼 영화 속에서 3번의 만남을 가진다. 첫 번째 만남이 구혼자를 정하는 맞선이라는 형식을 갖춘 자리였다면 두 번째는 우연, 세 번째는 필연의 성격을 가지게 된다.

아무 생각 없이 만난 첫 번째 자리에서 두 사람은 결코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현실적 제약을 확인하고 술을 마시며 서로의 고민에 대해 털어놓는 순수하지만 시한부적인 친구의 모습을 보인다.

두 번째 만남은 그녀의 직업적인 특성상 항공기 내부에서 이루어진다. 상황은 최악의 상황이다. 그녀가 사랑하는 유부남이 아내를 대동하고 그녀가 근무하는 항공기에 승객으로 탑승하게 된 것. 이를 우연히 알게 된 남자는 항주로 향하는 문제의 항공기에 몸을 싣는다. 그리고 항주에서 본의 아니게 그녀를 위한 연극까지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세 번째 만남은 그녀의 주도로 이루어진다. 이루어질 수 없는 불륜의 사랑에 지친 그녀는 자신의 하나뿐인 사랑을 지우기 위해 이 남자와 함께 사랑의 시작점인 훗카이도로 향하게 된다. 굉장히 불합리한 조건을 내걸면서. 내 사랑은 하나뿐이지만 당신과의 결혼을 전제로 하는 교제를 시작하고자 한다. 하지만 내가 품은 하나의 사랑에 대해서 간섭은 하지 말아 달라는. 불합리하며 이기적인 조건에 이 남자는 투덜거리며 흔쾌히 수락을 하며 그들의 세 번째 만남은 이국에서의 여행으로 시작하게 된다.

두 남녀가 만남을 거듭하면서 사랑과 애정이 싹트는 건 당연지사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과정을 노골적으로 대놓고 보여주지 않는다. ‘진분’이란 남자가 ‘소소’라는 여자에게 대화를 통해 던지는 화두는 사탕발림이나 무분별한 칭송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때론 솔직하게 혹은 노골적으로 남자가 여자에게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그녀를 자극한다. 소소 역시 자신이 사랑의 불합리함을 숨기거나 감추는 것이 아닌 모든 것을 풀어놓고 이 남자의 말로써 던지는 화두에 응답한다. 이들이 마주 앉아 술을 마시며 나누는 대화는 이 영화에서 보석과도 같은 존재로 부각된다. 대화가 진행되며 현실적인 솔직한 사랑에 대해 두 남녀의 선문답과도 같은 대화는 아마도 현실의 세상에서 애정에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또 다른 이정표를 심어주기에 충분하게 느껴진다.

뱀꼬리1 : 서기 라는 여배우의 매력에 이끌려 영화를 선택했다면 갈우(야연에서 야망에 불타는 황제로 나오신 양반)라는 배우의 소박하지만 진한 매력을 만끽하게 되었다.
뱀꼬리2 : 개인적으로 마지막 베드엔딩으로 끝났으면 더 좋았을지 모르겠지만, 영화에 몰입하다 보니 해피엔딩도 나쁘지 않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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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1-20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피님이 소개하는 영화는 왜 다 땡기는걸까???

Mephistopheles 2010-01-21 09:38   좋아요 0 | URL
낚이시는 걸지도 모릅니다..^^

다락방 2010-01-20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뭐지뭐지? 디비디 검색해봐야 겠어요. 완전 땡겨요.

라고 쓰고 잠시후,
'개봉예정'이군요. ㅡ,.ㅡ

L.SHIN 2010-01-20 18:43   좋아요 0 | URL
후하하하하!
귀여운 다락님. 나와 같은 실수를 범할 때가 있다니.ㅋㅋ

Mephistopheles 2010-01-21 09:39   좋아요 0 | URL
아마도 다락방님은 이 영화 보시면 만족하실지도 몰라요..^^ 음악도 좋고 배우들 연기도 좋고..^^

LAYLA 2010-01-20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인맞아요 ㅠㅠㅠㅠ 메피님 눈이 높으시구나

Mephistopheles 2010-01-21 09:39   좋아요 0 | URL
아니..저기 제 말은 이목구비구비 따지면 미적기준에서 조금..떨어진다 뿐이지....^^

L.SHIN 2010-01-20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서기라는 배우 좋던데.^^
원래 로맨스적인 내용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웬지 땡기네요, 이 영화.

Mephistopheles 2010-01-21 09:40   좋아요 0 | URL
남자배우인 갈우가 서기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 대화 내용 하나하나가 굉장히 재미있고 의미심장합니다.

메르헨 2010-01-21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통...영화를 볼 수 없는 형편...
이렇게 님들께서 올려주시는 글만 하염없이 들여다 봅니다.ㅜㅜ

Mephistopheles 2010-01-21 09:40   좋아요 0 | URL
그래도 약간의 짬을 내신다면...! 즐거운 시간은 보장되겠죠..^^
조금만 틈을 내보세요..

토토랑 2010-01-21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야연 잼나게 봤었는데
야연에서는 그 갈우라는 캐릭이 젤 매력적이었었거든요.
'내가 어찌 그대가 주는 잔을 거절하겠소~' 였던가요
서기는 쏘쏘 지만.. 갈우 땜에 저두 기대되네요

Mephistopheles 2010-01-21 09:42   좋아요 0 | URL
엉뚱하며 몽상가스럽지만. 이상주의자...그리고 현실을 살아나가는 처세술도 익힌 남자. 매력적이죠 정말...아마 야연에서의 갈우의 매력에 100을 곱하면 이 영화에서 나온 진분이라는 캐릭터입니다..^^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월 3주

상당히 편파적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페이퍼이오니 노약자, 임신부가 읽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500일의 썸머. 



작년에 봤던 영화 중 인상 깊은 배우들을 몇 몇 꼽자면 남자 배우 중에 조셉 고든 레빗이라는 배우가 있었다. 이름만으로는 심히 토끼 같은 외모를 소유했나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선입견. 그렇다고 그가 꽃미남과에 속한다고 말하기는 약간 모자란 듯 한 기분. 하지만 배우는 외모보단 연기를 보고 판단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그를 처음 만난 "브릭"이라는 영화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단순하게 보면 고교생들의 폭력과 약물, 치정살인이라는 심각한 소재에 하드보일드 스타일을 입혀 포지션이 어중간한 영화로 전락할 수 있었다. 이런 무리수를 배우들이 제대로 커버해주고 있다. 분명 배경이 고등학교. 나오는 등장인물들 역시 고등학생이라는 설정을 우습게 만들어 보이는 툭툭 내뱉는 잔뼈 굵은 사립형사 같은 말투나 뒷골목에서 침 꽤나 뱉었을 불한당 같은 대사는 심각한 영화임에도 시종일관 낄낄거리게 만들어 주는 기대치 이상의 느낌을 주었던 영화 였다. 당연 그 주축엔 조셉 고든 레빗이라는 배우가 존재한다. 



혹자는 천박하다. 가볍고 유치하다는 이유로 외면하는 짐 캐리 표 코미디를 좋아한다. 제아무리 유치하고 격한 몸 개그가 작렬해도 이상하게 그의 코미디에서는 코미디 너머의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다는 기분에 계속해서 그의 영화를 찾게 되곤 했다. 최근작 예스맨 역시 이와 다를 바 없이 당연히 봐야만 했던 영화. 하지만 짐 캐리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이 영화에서 난 짐 캐리보다 상대역으로 나온 여배우에게 제대로 꽂혔다. 주이 데샤넬. 이름 또한 범상치 않다. 영화에서 그녀는 예스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남자 짐 캐리와 사랑을 공유하는 4차원에 평범하지 않은 괴짜 배역을 억지스럽지도 부자연스럽지도 않게 깜찍과 귀여움이란 무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나긋나긋하고 억양 없이 귀찮은 듯 내뱉는 귀여운 목소리와 그에 알맞게 움직이는 몸 동작 하나까지 과격한 짐캐리의 코미디가 난무하는 영화에서 유난히 반짝반짝 빛이 났었다.

작년에 영화를 통해 만나봤던 이 두 명의 남녀배우가 한 편의 영화에서 만났으니 기대치는 꽤 높게 나온다. 더불어 절대적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상대적인 참고나 평가에 도움이 되는 평론들 역시 좋은 영화 일색으로 도배되다시피 하니 영화 선택 시 발생할 수 있는 모험지수나 리스크 역시 낮게 봐도 무방하리라 보인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존재가 이번 주에 너무 크기에 다른 영화는 미안하게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주의해야 할 사항은 절대...절대..절대...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는 사실. 이것 하나만큼은 이 영화를 관람하기에 앞서 숙지해야 할 필수사항이라고 보고 싶다. 



 

*. 8인 : 최후의 결사대 



아차! 생각해보니 견자단 형님 나오는 영화도 개봉하신단다. (죄송합니다. 빼먹었으면 영춘권에 떡실신 되었을 수도..) 근래 중국영화들의 무협물을 살펴보며 느끼는 생각은 판타지적 요소를 여간해선 배제시키고 레알(리얼이라고도 읽습니다.)을 강조하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고대 활자나 구전으로만 떠돌던 이야기나 소설속 허구 보다 근대의 신화적 인물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는 방법을 취하는 것 같다. 이소룡의 스승으로 유명한 엽문이라는 인물에 관한 영화가 그러했고 이번에 개봉되는 영화 역시 손문(쑨원)이라는 중국의 근대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에 대해 팩션을 가미한 모양을 취하고 있다.

지금은 국내 영화에서 인지도가 많이 빠져나간 모습을 보이지만 중화권 쟁쟁한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캐스팅에서는 어느 영화에도 뒤지지 않는 위용을 가지고 있다. 단지 스토리 라인이 왠지 모르게 구로자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나 절대반지의 파멸을 위해 파티를 짜고 움직이는 반지원정대 1편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부분에서 신선하거나 참신하게 보이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자단이라는 배우가 출연한다면 어느 정도 기본은 충분히 한다고 보고 싶다. 그는 무협과 무술도 충분히 예술적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드는 흔히 볼 수 없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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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1-19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0일썸머는 보기전부터 제가 페이퍼 쓸려고 대기중인 영화에요. 아, 그런데 메피스토님이 먼저 올려주셨네요. 저 이 영화 꼭 볼거에요, 진짜 볼거에요, 증말 볼거라구욧! ㅠㅠ

Mephistopheles 2010-01-19 23:38   좋아요 0 | URL
제가 초큼 빨랐습니다요. 그래도 다락방님 스타일대로 500일썸머 페이퍼 기다리고 있을께요.(다락방님이 본다는 이 영화를 혼자 보는 건 아니겠지~~♪♬)

머큐리 2010-01-19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불끈!!

Mephistopheles 2010-01-19 23:38   좋아요 0 | URL
저기...머리띠까지 동여매고 으쌰으쌰 하실 필요까지는.....

노이에자이트 2010-01-19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견자단은 '도화선' 마지막 장면,지구상 온갖 무술을 다 동원하여 싸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지요.

Mephistopheles 2010-01-19 23:39   좋아요 0 | URL
전 깜짝 놀랐습니다. 그 영화에서 그래플링과 암바를 시전하는 견자단을 볼 줄은...

비로그인 2010-01-19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0일 썸머'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하


Mephistopheles 2010-01-19 23:39   좋아요 0 | URL
이미 보셨군요...빠르십니다.

pjy 2010-01-19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아는 동생들은 견자단을 새로 나온 떡인줄 알지요^^;

Mephistopheles 2010-01-19 23:40   좋아요 0 | URL
아니 그럼 저 영화에 등장하는 "여명"이란 배우는 숙취해소음료로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순오기 2010-01-19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인의 최후의 결사대가 땡깁니다.^^

Mephistopheles 2010-01-19 23:40   좋아요 0 | URL
일단은 재미가 있고 없고를 떠나 꽤나 비장미가 철철 흘러넘치는 영화일 것 같다는..

마냐 2010-01-19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0일썸머...좋았어요. 전 정말 잼나게 봤어요...ㅎㅎㅎ

Mephistopheles 2010-01-19 23:40   좋아요 0 | URL
벌써 보셨군요..빠르시기도 하셔라..^^

무스탕 2010-01-19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0일의썸머가 여러분들이 좋다 하시네요.
이런거 막 궁금해져요. 그럼 어느새 극장 앞에 서 있구요 ^^

Mephistopheles 2010-01-20 23:32   좋아요 0 | URL
일단 배우좋고 평 좋으니까..관람하는 관객들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갈리겠죠.

비연 2010-01-19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0일 썸머까지 봐야 할 영화목록에 넣어야 한다니. 정말 넘 많아요 볼게. ㅠㅠ

Mephistopheles 2010-01-19 23:41   좋아요 0 | URL
그렇다고 한꺼번에 2~3편 보진 마세요. 전 3편이상 보면 영화가 섞이더군요.

카스피 2010-01-20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견자단이라 실제 무술 실력은 아마 홍콩 영화배우중 으뜸일 겁니다.실전 무술의 고수라고 하더군요.하지만 젊어선 외모가 좀 딸려서 크게 빛을 보지 못했는데(아마 코믹 무술작품에도 꽤 나오더군.개인적으론 황비홍2에서 이연걸과 천몽둥이로 싸우는 장면이 생각나네요) 나이가 들어서는 좀 중후해 지는것이 대가의 풍모를 띠게 되더군요.

Mephistopheles 2010-01-20 14:47   좋아요 0 | URL
견자단이라는 배우는 사실 영춘권의 직속 후계자이기도 하더군요. 아시겠지만 블레이드2편에서 무술감독이 견자단이었습니다. 배우이기도 하지만 무술감독으로도 명망이 높다는...^^

2010-01-20 1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0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님엄마 2010-01-20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인: 최후의 결사대] 별로 관심 갖지 않던 영화였는데 님 덕분에 막 보고 싶네요^^;
즐겨찾기 추가하고 갑니다.

Mephistopheles 2010-01-21 09:4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달님엄마님 반갑습니다.
그런데..견자단이라는 배우에 대한 평가는 사심이 팍팍 들어가있는지라..감안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1.
내가 파스타라는 음식을 처음 접한 건 초등학생 때 아니 엄밀히 말해 국민학생 때였다. 그렇다고 우리 집이 외교관 집안이어서도 아니고 집안형편이 대박 나게 잘 살아서도 아닌 단지 미국으로 오래 전에 이민을 가셨던 외삼촌 내외분이 잠깐 한국에 나오셨을 때 외숙모가 만들어 주셨던 스파게티를 처음 맛보았던 기억이다.

지금에서야 스파게티가 파스타의 면 종류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았고 통칭 이탈리아 사람들이 만들어 먹는 면 요리는 죄다 스파게티인 줄 알고 있었던 나는 그 신기한 요리의 조리과정을 주방 옆에서 지켜봤었다. 토마토 페이스트와 각종 야채와 육류를 넣고 마치 카레처럼 신나게 볶은 후 면은 따로 삶으셨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요즘에 봤던 방식이 아닌 삶은 면 위에 그냥 토마토소스를 부어 덮밥처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외숙모에게 죄송한 말씀이지만 무슨 맛이라고 표현하기 힘든 맛이 났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소스에 면을 볶지 않고 끼얹어 나왔으니 면 따로, 소스 따로 겉도는 맛이 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나중에 남은 토마토소스를 밥에 얹어 카레라이스처럼 먹었던 것이 더 맛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이제는 나이도 많이 들으셔 노쇠하시고 집안문제 때문에 더 이상 연락할 이유가 없는 외숙모표 스파게티는 저승에 가서나 다시 맛 볼 수 있을 것 같다.

2.
파스타의 면 종류가 다양하고 많다는 사실은 압구정동 쪽에 있던 어떤 이탈리아 전문 레스토랑에서였다. 한참 놀 때 이 동네에 오는 이유는 나이트나 부킹이 아닌 불법비디오를 교환하기 위해(야동 아니라 애니-갤러리아 백화점 건너편 이런 비디오를 구비한 가게가 하나 있었음.) 혹은 칠리를 먹기 위해서였다. (돈 없으면 웬디스 칠리, 돈 있으면 칠리스표 칠리) 다른 걸 좀 먹어볼까 라는 생각에 칠리스 밑에 있던 레스토랑(하도 오래 전 일이라 이름을 까먹었다. 리틀 이탈리안 인가 뭔가. 암튼 이탈리아 전문이며 건물 하나가 레스토랑이었다.)은 생각보다 사람이 붐볐고 이름 석 자 올리고 대기실에서 호명을 기다리며 홀의 유리장식장 안에 전시되어 있는 파스타 면의 종류에 대해 본의 아니게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기다란 샴페인 잔에 장식한 파스타 면의 종류는 생각보다 많았었다. 굵기, 형태에 따라 가지각색으로 분류를 해놓고 한글로 명칭을 기재했음에도 따라 읽다 보면 혀가 꼬이는 묘한 단어들의 조합. 스파게티가 파스타 면의 한 종류라는 사실. 면이라고 말하기 주저스러운 형태를 가진 커다란 빨대를 어슷썰기 한 것 같은 모양의 파스타까지 별별 종류의 면을 마주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으로 모험을 하지 않는 취향 때문인지 면은 언제나 스파게티만을 고집했던 기억이 난다. 

3.
파란색을 좋아하는 나는 유독 “그랑 블루”라는 영화를 좋아한다. 유명한 영화니 내용은 재끼고 영화 속 등장인물 중 엔조의 라이벌인 불X친구 자끄(장 르노)라는 터프남이 제일 무서워하는 존재인 엄마가 등장한다. 아들을 위해 파스타를 만드는 엄마. 그 양이 무지막지 하다. 그런데 흔히 알고 있는 토마토소스나 크림소스가 안 보인다. 그냥 허여멀건 하게 기름기만 찰랑찰랑하게 보인다. 역시 우리엄마 파스타가 최고! 라며 게걸스럽게 동료들과 퍼먹는 장면이 나온다. 나중에야 알았다. 이 파스타가 알리오올리오. 혹은 봉골레 스타일이라는 것을. 나도 언젠가는 영화 속 자끄처럼 산처럼 쌓아 놓은 파스타를 게걸스럽게 먹어 보고 싶지만 아직 이루진 못했다.

4.
파스타라는 음식이 밖에서 외식용으로만 즐겨 찾던 시기를 지나 이젠 집에서 먹는 방법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저런 가게를 다녀봤고 내 수준에서 그래도 맛나게 먹었던 집은 세종문화회관 옆구리 골목길에 위치한 집이었다. 이런 것도 이제 과거 지사. 결혼 후 어디 나돌아 다니는 걸 귀찮아하는 마님과 나는 웬만한 건 집에서 만들어 먹어버리는 행동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파스타도 마찬가지. 이게 의외로 만드는 방법이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더라는. 시중에서 파는 소스 재료 사서 간편하게 팬에다 넣어 부닥부닥 거리며 볶아 내버리면 파스타 완성. 조금 호사스럽게 먹자고 작심하면 오븐용 도기에 파스타 넣고 치즈 얹어 구워버리거나 하는 방법을 택하기도 했다. 고든 램지 왈 “이탈리아 요리의 특징은 재료의 신선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재빠르게 요리해야 한다.”는 이론만큼은 신선한 재료는 빼먹고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셈일지도 모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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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0-01-19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누구에게나 칭찬받는 요리가 있다면 아마 마늘토마토양파 스파게티일 거에요. 히히

무명 2010-01-19 12:46   좋아요 0 | URL
마늘, 토마토, 양파.... 그 얄싸한 풍미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ㅎㅎ~

Mephistopheles 2010-01-19 23:41   좋아요 0 | URL
레시피를 올려주시면 되겠습니다 조선인님.

무명 2010-01-19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리오 올리골 먹고싶네요. 그랑블루도 봐야할듯..
많이 안다고 해서 넘기신 이야기들 중에 제가 모르는 것이 무척 많아요. 부가설명을 위한 '각주' 부탁드리고 싶지만 실례같네요. 잘 봤습니다.

Mephistopheles 2010-01-19 23:42   좋아요 0 | URL
각주 까지는 좀 무리고요..더불어 특정스럽게 어디가 궁금하신지 제가 모르다 보니...^^ 암튼 감사합니다.

2010-01-19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9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1-19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건 무효예요.
요리하신 사진이 없잖아욧!

Mephistopheles 2010-01-19 23:43   좋아요 0 | URL
그게 그게.....집에서 파스타 만들어 먹은지 어언 4개월이 넘은지라...

[해이] 2010-01-19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집에서 파스타 만드시면 저좀 초대해주세요. 감사히 먹을게요ㅋㅋ

Mephistopheles 2010-01-19 23:48   좋아요 0 | URL
이선균을 납치해 주방에 감금해놓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음 좀 시끄럽겠군요.)

메르헨 2010-01-19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무실 근처에 좀 잘하는 곳이 있어서 종종 가는데
요즘은 그것도 질려서 그냥 구내식당 밥만 먹어요.
파스타...저는 언제부터 먹었는지 기억이 안나요. 흠...

Mephistopheles 2010-01-19 23:49   좋아요 0 | URL
자자자 이제 메르헨님도 핸드메이드 파스타의 길에 접어들으실 때가 된겁니다.

카스피 2010-01-20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스타는 오*기가 좋아요.미수다의 이태리 아줌마도 시어머니한테 국내산 스파게티 소스와 면으로 대접했다고 한던데요^^

Mephistopheles 2010-01-20 14:52   좋아요 0 | URL
오 뭐시기도 괜찮다고 하긴 하지만 제 입맛에 바질이 들어간 토마토 소스가 맛나더라고요...^^

L.SHIN 2010-01-20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파스타를 처음 먹은게 도대체...언제였더라...=_=

Mephistopheles 2010-01-21 09:45   좋아요 0 | URL
지구에서는 아닐 것 같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