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라운지](83)LG의 선택 ‘실력보다 열정’
이용균기자 noda@kyunghyang.com
LG는 지옥에서도 구해오라는 왼손 투수를 두고 왜 이택근을 골랐을까. 박종훈 감독은 “처음 트레이드 논의를 시작할 때부터 이택근이 최우선 대상이었다”며 “팀 내에 정신적으로 긍정적 전염이 가능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겉보기 실력이 아니라, 이택근이 갖고 있는 야구를 향한 자세가 우선이었다는 대답이다.
열정을 가진 한 명의 선수가 팀 전체를 바꿀 수 있을까. 동시대를 살고 있는 야구 선수 중 적어도 한 명은 존재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미국 스포츠 전문잡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2009년 ‘올해의 선수’로 뽑은 뉴욕 양키스의 데릭 지터(35)다. SI에 따르면 그를 최고의 선수로 만든 비결은 간단하다. ‘머니 볼’로 유명한 오클랜드의 빌리 빈 단장은 8년 전(2001년)을 언급했다. “우리 팀과의 경기였다. 3점차로 양키스가 뒤진 7회초, 지터는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때렸는데도 1루까지 전력질주하더라. 깜짝 놀라서 나중에 비디오를 돌려보니 4.1초였다. 수비수들이 최선을 다해야 아웃을 잡을 수 있는 속도였다.”
빈 단장은 곧장 다음 스프링캠프 때부터 오클랜드 선수들에게 이 비디오를 틀어줬다. “너희들이 열심히 뛴다고 생각하지? 일단 이것부터 보고 말해. 이게 바로 돈과 명예를 모두 가진 선수가 플레이하는 방식이야”라고 강조했다. 빈 단장은 “지터가 이렇게 매일 뛴다면, 그 팀 선수들은 ‘넌 왜 안뛰어’라는 질문에 답할 거리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지터의 대답은 너무 간단해서 오히려 무안할 지경. “야구 선수는 결국 하루에 3시간 정도 일하는 셈이다. 타석으로 치면 겨우 4, 5번? 그리고 뛰는 것은 100% 전력을 다한다고 해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하나를 덧붙였다. “그건 노력만 하면 되는 일이다. 그리고 노력은 특별한 재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모범생’ 지터가 딱 한 번 화를 낸 적이 있다. 2001년 애리조나와의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0-15로 지고 있을 때. 교체된 지터가 라커룸에 들어가자, 9실점한 투수 제이 위타식은 “뭐, 적어도 난 재미있었어”라며 웃었다. 지터는 그 자리에서 뛰어올랐고, 위타식은 거의 맞을 뻔했다.
지터는 승리를 방해하는 요소 5가지를 꼽았다. △승리에 신경쓰지 않는 선수들 △잘난 체 하는 선수 △개인성적만으로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일 △부상 핑계(“선수에게는 뛸 수 있느냐 없느냐만 있을 뿐, 뛰었는데 부상 때문에 잘 못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부정적인 생각(“조금 어려운 일은 있지만, 불가능한 일은 없다”)
지터는 그렇게 팀을 바꾸었다. 그래서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순순히 3루로 옮겼고, 자니 데이먼은 ‘원시인’ 같던 수염을 싹 밀었다. 그리고 지난해 자신의 5번째 우승 반지이자, 팀 역사상 27번째 반지를 손에 끼었다. 빈 단장은 “양키스가 이기는 법을 알고 있는 것은 모두 지터 덕분”이라고 말했다.
과연 LG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1181746185&code=980101
LG라는 팀이 어찌되건 크게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기사에서 언급한 데릭 지터의 발언만큼은 수긍할 수밖에 없기에 옮겨 와 봤다. 우리나라 표현대로라면 아마 그는 양키스 팬들에게 "지터신"이라고 불려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위치에 있을 꺼라 보고 싶다. 연봉 245억원(캑!)의 몸값에서 풍겨지는 거만함이나 우월감 따윈 존재하지 않고 언제나 성실히 몸값, 돈값하는 이 선수를 왜 대단하게 보는가 단번에 이해하게 되었다는.
프로 야구 판에 국한시켜야 할 이야기일까? 그의 연봉에 비하면 거의 코끼리 발톱에 붙어있는 미생물 같은 연봉일지라도 연봉 값 제대로 못하는 사람은 은근히 많은 것 또한 사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