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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즈 더 원 - If you are the on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엉뚱한 아이디어 상품 하나를 팔아먹어 순식간에 갑부가 된 50줄의 남자는 인터넷 구혼광고에 자신의 정혼자를 뒤늦게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그가 구인광고에 올린 독특한 소개 글 때문인지 이 남자와의 맞선을 위해 중국 각지에서 온 여성들과 면담의 시간의 가진다. 그 중 이루어질 수 없는 불륜의 사랑을 하는 소소 라는 여성을 만나게 된다. 영화는 장년의 나이에 뒤늦은 결혼을 준비하는 남자와 젊고 아름답지만 부적절한 사랑을 하는 여자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93201143516631.jpg)
사견이지만...서기라는 배우는 미인형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질리지 않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 두 남녀는 피천득의 수필 인연처럼 영화 속에서 3번의 만남을 가진다. 첫 번째 만남이 구혼자를 정하는 맞선이라는 형식을 갖춘 자리였다면 두 번째는 우연, 세 번째는 필연의 성격을 가지게 된다.
아무 생각 없이 만난 첫 번째 자리에서 두 사람은 결코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현실적 제약을 확인하고 술을 마시며 서로의 고민에 대해 털어놓는 순수하지만 시한부적인 친구의 모습을 보인다.
두 번째 만남은 그녀의 직업적인 특성상 항공기 내부에서 이루어진다. 상황은 최악의 상황이다. 그녀가 사랑하는 유부남이 아내를 대동하고 그녀가 근무하는 항공기에 승객으로 탑승하게 된 것. 이를 우연히 알게 된 남자는 항주로 향하는 문제의 항공기에 몸을 싣는다. 그리고 항주에서 본의 아니게 그녀를 위한 연극까지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세 번째 만남은 그녀의 주도로 이루어진다. 이루어질 수 없는 불륜의 사랑에 지친 그녀는 자신의 하나뿐인 사랑을 지우기 위해 이 남자와 함께 사랑의 시작점인 훗카이도로 향하게 된다. 굉장히 불합리한 조건을 내걸면서. 내 사랑은 하나뿐이지만 당신과의 결혼을 전제로 하는 교제를 시작하고자 한다. 하지만 내가 품은 하나의 사랑에 대해서 간섭은 하지 말아 달라는. 불합리하며 이기적인 조건에 이 남자는 투덜거리며 흔쾌히 수락을 하며 그들의 세 번째 만남은 이국에서의 여행으로 시작하게 된다.
두 남녀가 만남을 거듭하면서 사랑과 애정이 싹트는 건 당연지사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과정을 노골적으로 대놓고 보여주지 않는다. ‘진분’이란 남자가 ‘소소’라는 여자에게 대화를 통해 던지는 화두는 사탕발림이나 무분별한 칭송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때론 솔직하게 혹은 노골적으로 남자가 여자에게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그녀를 자극한다. 소소 역시 자신이 사랑의 불합리함을 숨기거나 감추는 것이 아닌 모든 것을 풀어놓고 이 남자의 말로써 던지는 화두에 응답한다. 이들이 마주 앉아 술을 마시며 나누는 대화는 이 영화에서 보석과도 같은 존재로 부각된다. 대화가 진행되며 현실적인 솔직한 사랑에 대해 두 남녀의 선문답과도 같은 대화는 아마도 현실의 세상에서 애정에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또 다른 이정표를 심어주기에 충분하게 느껴진다.
뱀꼬리1 : 서기 라는 여배우의 매력에 이끌려 영화를 선택했다면 갈우(야연에서 야망에 불타는 황제로 나오신 양반)라는 배우의 소박하지만 진한 매력을 만끽하게 되었다.
뱀꼬리2 : 개인적으로 마지막 베드엔딩으로 끝났으면 더 좋았을지 모르겠지만, 영화에 몰입하다 보니 해피엔딩도 나쁘지 않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