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월 3주
상당히 편파적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페이퍼이오니 노약자, 임신부가 읽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500일의 썸머.

작년에 봤던 영화 중 인상 깊은 배우들을 몇 몇 꼽자면 남자 배우 중에 조셉 고든 레빗이라는 배우가 있었다. 이름만으로는 심히 토끼 같은 외모를 소유했나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선입견. 그렇다고 그가 꽃미남과에 속한다고 말하기는 약간 모자란 듯 한 기분. 하지만 배우는 외모보단 연기를 보고 판단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그를 처음 만난 "브릭"이라는 영화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단순하게 보면 고교생들의 폭력과 약물, 치정살인이라는 심각한 소재에 하드보일드 스타일을 입혀 포지션이 어중간한 영화로 전락할 수 있었다. 이런 무리수를 배우들이 제대로 커버해주고 있다. 분명 배경이 고등학교. 나오는 등장인물들 역시 고등학생이라는 설정을 우습게 만들어 보이는 툭툭 내뱉는 잔뼈 굵은 사립형사 같은 말투나 뒷골목에서 침 꽤나 뱉었을 불한당 같은 대사는 심각한 영화임에도 시종일관 낄낄거리게 만들어 주는 기대치 이상의 느낌을 주었던 영화 였다. 당연 그 주축엔 조셉 고든 레빗이라는 배우가 존재한다.

혹자는 천박하다. 가볍고 유치하다는 이유로 외면하는 짐 캐리 표 코미디를 좋아한다. 제아무리 유치하고 격한 몸 개그가 작렬해도 이상하게 그의 코미디에서는 코미디 너머의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다는 기분에 계속해서 그의 영화를 찾게 되곤 했다. 최근작 예스맨 역시 이와 다를 바 없이 당연히 봐야만 했던 영화. 하지만 짐 캐리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이 영화에서 난 짐 캐리보다 상대역으로 나온 여배우에게 제대로 꽂혔다. 주이 데샤넬. 이름 또한 범상치 않다. 영화에서 그녀는 예스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남자 짐 캐리와 사랑을 공유하는 4차원에 평범하지 않은 괴짜 배역을 억지스럽지도 부자연스럽지도 않게 깜찍과 귀여움이란 무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나긋나긋하고 억양 없이 귀찮은 듯 내뱉는 귀여운 목소리와 그에 알맞게 움직이는 몸 동작 하나까지 과격한 짐캐리의 코미디가 난무하는 영화에서 유난히 반짝반짝 빛이 났었다.
작년에 영화를 통해 만나봤던 이 두 명의 남녀배우가 한 편의 영화에서 만났으니 기대치는 꽤 높게 나온다. 더불어 절대적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상대적인 참고나 평가에 도움이 되는 평론들 역시 좋은 영화 일색으로 도배되다시피 하니 영화 선택 시 발생할 수 있는 모험지수나 리스크 역시 낮게 봐도 무방하리라 보인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존재가 이번 주에 너무 크기에 다른 영화는 미안하게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주의해야 할 사항은 절대...절대..절대...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는 사실. 이것 하나만큼은 이 영화를 관람하기에 앞서 숙지해야 할 필수사항이라고 보고 싶다.

*. 8인 : 최후의 결사대

아차! 생각해보니 견자단 형님 나오는 영화도 개봉하신단다. (죄송합니다. 빼먹었으면 영춘권에 떡실신 되었을 수도..) 근래 중국영화들의 무협물을 살펴보며 느끼는 생각은 판타지적 요소를 여간해선 배제시키고 레알(리얼이라고도 읽습니다.)을 강조하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고대 활자나 구전으로만 떠돌던 이야기나 소설속 허구 보다 근대의 신화적 인물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는 방법을 취하는 것 같다. 이소룡의 스승으로 유명한 엽문이라는 인물에 관한 영화가 그러했고 이번에 개봉되는 영화 역시 손문(쑨원)이라는 중국의 근대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에 대해 팩션을 가미한 모양을 취하고 있다.
지금은 국내 영화에서 인지도가 많이 빠져나간 모습을 보이지만 중화권 쟁쟁한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캐스팅에서는 어느 영화에도 뒤지지 않는 위용을 가지고 있다. 단지 스토리 라인이 왠지 모르게 구로자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나 절대반지의 파멸을 위해 파티를 짜고 움직이는 반지원정대 1편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부분에서 신선하거나 참신하게 보이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자단이라는 배우가 출연한다면 어느 정도 기본은 충분히 한다고 보고 싶다. 그는 무협과 무술도 충분히 예술적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드는 흔히 볼 수 없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