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우님과 난티나무님 페이퍼 따라.

난 따우님처럼 착하지 못 하다.
뒷사람을 위해 무심코 문을 잡아주더라도 근 1분이나 말 못하고 서 있지 않는다.
하지만 애를 낳고 나니 아이를 위해 하염없이 문을 잡아주게 된다.
그리하여 닥친 문제.
아이를 위해 문을 열어주고 있다 보면 아이를 밀치고 쏘옥 나가는 사람들이 줄줄줄
내 속은 부글부글부글부글.
하지만 애 앞에서 성질 내기 싫어 참게 된다. ㅠ.ㅠ

임산부나 애 앞에서 담배 피는 사람, 절대 넘어가는 법 없이 무지막지한 잔소리 공격을 퍼붓는다.
아무데나 담배꽁초 버리는 사람이 있으면 줏어들고 쫒아가서 기어이 넘겨준다.
그런데, 정말 강적이 있다.
직속 실장님의 경우 담배피는 동작과 내버리는 동작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일체화되어 있다.
이 문제로 지난달까지 싸우다 주변의 만류로 결국 내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오늘도 실장님이 길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걸 봤다.
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 ㅠ.ㅠ

하나 더!
초등학교 때부터 선도부, 규율부, 학생부만 줄기장창 했던 터라 좌측통행에 대한 집착이 있다.
좁은 길을 가다 맞은편 사람과 딱 마주치면 난 왼쪽으로 피하는데,
상대편이 자신의 오른쪽, 즉 내쪽으로 피하면 참 난감하다.
굳이 잔소리할 상황은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오른쪽으로 도로 피하긴 싫고. -.-;;
그런데 오늘 아침 상황.
길은 좁고 빙판이요, 마로는 내 왼손을 붙잡고 있었다.
반대편의 사람이 오른쪽, 즉 내 정면으로 또각거리며 오며 마주치게 되자,
난 마로와 같이 멈춰서서 최대한 왼쪽 벽에 붙어 서 있었다.
그런데, 반대편 사람, 피하는 기색 없이 곧장 오더니 내 바로 맞은편에 서는 거다.
난 그 사람이 비키길 기다리며 계속 서 있었고, 그 사람은 내가 비키길 계속 기다렸다.
내가 비킬 기색이 없자 결국 그 사람은 상소리를 남기고 몸을 비켜 제 갈 길을 갔다.
우띠.

따우님 페이퍼 :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80838

난티나무님 페이퍼 :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80854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만두 2005-12-07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ㅜ.ㅜ

chika 2005-12-07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 동료나 아랫사람정도만 돼도 그자가 버린 꽁초 다 주워 모아서 책상위에 놔버리라고 말하고 싶지만!! ㅠ.ㅠ

비로그인 2005-12-07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른생활 아줌마님 바르게 살기 조금 부글부글부글 하시죠.그래도 워~ 워` 화 푸시고...

숨은아이 2005-12-07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까지 데리고 벽에 붙어 서 있는데도 그 앞을 비켜 갈 줄 모르다니... ㅠ.ㅠ

엔리꼬 2005-12-07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말이죠.. 사람은 좌측 통행이란 것이 어디서 유래가 된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자동차도로는 물론 자전거 도로도 당연히 우측 통행인데, 보행자만 좌측통행이란 것 말이죠. 한강시민공원 같은 곳도 자전거와 보행자는 함께 우측통행을 해야 좋지 보행자 좌측, 자전거 우측 통행을 하다보면 참 난감합니다. 혹자는 일본의 자동차도로가 좌측통행이기에 일제시대에서 유래되었다라는 말까지 하고 있죠. 아무튼 지금은 좌측통행이 익숙해졌을지는 몰라도 저희 교통체계로는 사람도 우측통행을 해야 하는게 아닐까..

paviana 2005-12-07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백화점앞에서 유모차 미는 엄마들을 위해 문 잡고 있는데 그사이로 지나가는 인가말종들 정말 짜증나요...아무리 옷 잘 입고 있어도 뒤사람 쳐다도 안보고 문도 안잡아주는 남자들은 경찰이 출동해서 잡아갔음 좋겟어요..

난티나무 2005-12-07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강적들은 어케 해야 하남요...ㅠㅠ

조선인 2005-12-07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ㅠ.ㅠ
치카님, 정말 그러고 싶어요. 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
따우님, 별로 유쾌한 시리즈는 아니겠죠? ^^;;
따개비님, 헉, 제 별명을 어찌 아시고. -.-;;
숨은아이님, 그 사람은 우측통행에 대한 신념이 있는지도 모르죠. 저의 충격은 애 앞에서 하는 상소리 땜시. ㅠ.ㅠ
서림님, 저도 유래는 몰라요. 다만 너무 습관이 굳었다고 할까.
파비아나님, 진짜 괘씸하지 않아요? 할머니 지나가시라고 잡아주고 있는데 요란뻑적지근 아가씨가 새치기하길래 욱 해서 휘휘 감긴 스카프를 낚아챈 적도 있어요. 정말 제 성질이란. ㅠ.ㅠ
난티나무님, 직속 상관이 제 인생 최대의 강적인 듯 싶어요. 꺼이꺼이.

가시장미 2005-12-08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좌측통행 잘 지키지 않는 편인데.. 이 글보고 각성하고 갑니다요. 으흐흐흐
조선인님. 오랫만에 글을 남기네요. 제가 요즘 이벤트 때문에 정신이 없었어요. ^-^;
날 추운데.. 잘 계시죠? 다음에는 겨울에 마로가 어떤 무장을 하고 다니는지 사진좀 올려주세요. 갑자기 궁금하네요. 으흐흐흐 좋은 꿈 꾸시길. 추천! (씨리즈 다 추천) ^-^

하늘바람 2005-12-14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여자 앞에서는 담배 피면 안되지요. 혹 임신 초기일 수도 있고 아무튼 말도 않하고거나 나 담배핀다 식의 임시 양해를 구해 피는 건 나빠요.

조선인 2005-12-15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나무님, 좌측통행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저도 웃긴 거죠. 히히
하늘바람님, 맞아요, 맞아, 몰랐지만 임신 상태일 수도 있는데, 양해도 없이!!!
 

대통령에게 꼭 소 한 마리를 바치는 농부가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에게 농부가 소를 바치자 대통령은 김종필을 불렀다.
"100마리로 불려"
김종필은 자기 고향가는 길에 고속도로를 뚫고 뒷산의 나무를 몽창 뽑아 목장을 만든 뒤,
99마리의 소를 강제기증받아 100마리를 채우고, 100마리를 더 기증받아 자기가 가졌다.

전두환 대통령에게 농부가 소를 바치자 대통령은 장세동을 불렀다.
"저 소 때려잡아!"
대통령은 그날 밤 심복들을 불러모아 고기 파티를 열었다.

노태우 대통령에게 농부가 소를 바치자 대통령은 부인 김옥숙에게 맡긴 뒤 까먹었다.
며칠 뒤 김옥숙은 박철언을 불러 소를 줬고, 박철언은 이 사건을 가지고 회고록을 썼다.

김영삼 대통령에게 농부가 소를 바치자 대통령은 김현철을 불러 소를 줬다.
"아들아, 내 모든 것은 다 너의 것이니라."

김대중 대통령에게 농부가 소를 바치자 대통령은 농부를 얼싸안고 감사인사를 하였다.
"고맙소. 당신의 이름은 통일 조국에 길이 남을 것이오."
그리고 대통령은 이북으로 소를 보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농부가 소를 바치자 대통령은 우희정과 좌광재를 불렀다.
3사람은 몇날 며칠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자는 것도 잊은 채
어떻게 하면 소를 100마리로 늘릴 수 있을 것인가를 가지고 회의를 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토론에 지쳐 3사람이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보니...
소가 없어졌다. -.-;;


댓글(8)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깍두기 2005-12-07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노무현 안쓰러워서 어떡해....
(근데 요즘은 별로 동정할 마음 생기지 않음 ㅡ..ㅡ;;;)

조선인 2005-12-07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곡을 찌르죠? -.-;;

물만두 2005-12-07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ㅡ.ㅡ

세실 2005-12-07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제가 그 분을 찍었는뎅....

비로그인 2005-12-07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정곡을 찌르네요.

ceylontea 2005-12-07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말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더 신기해요... --;

조선인 2005-12-07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의도 증권계 유머랍니다. 대단하죠?

비로그인 2005-12-07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누가 더 좋은건지 감이 안 오네요;;
 

고마운 선물을 받아놓고 여지껏 시치미떼고 있었네요.

죄송합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사무실에 우편물이 쌓여 미처 몰랐다고나 할까...
그러니까... 쩝... 사실은... 업무폭주에 시달리느라... 모든 우편물을 애써 외면했다고나 할까... ㅠ.ㅠ
오늘에서야 화들짝 놀라 우편물들을 점검해보니 새벽별님과 나무님의 것도 있더라구요. 죄송.

 

 

 

 

모두 모두 잘 받았습니다.

세계지도는 꼭 포토리뷰를 쓸 거에요.

설득의 법칙은... 실장님께 들켜 회사에 리뷰를 제출해야 해요. 흑.

실장님이 강권하는 책 리스트가 장난 아닌데 말이죠. ㅠ.ㅠ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5-12-07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축하축하^^

mong 2005-12-07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축하축하~

아영엄마 2005-12-07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리, 설득. 글쓰기와 관련된 책들이 줄줄이~ ^^ 축하합니다~^^

blowup 2005-12-07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히 숙제하게 만들었군요. 잘 읽히는 책이니 술술 읽으시고. 회사용 리뷰는 어떻게 써야 해요? 궁금하다.

조선인 2005-12-07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몽님, 혹시 숙제가 생긴 것을 축하? ㅎㅎㅎ
아영엄마님, 흑, 제가 협상 스킬이 부족하대요. 완전히 찍혔죠. ㅠ.ㅠ
나무님, 정확히 말하면 리뷰라기 보다 보고서인 거죠. 책을 읽고 개선이 된 것을 업무상에서 보여주래요. 꺼이 꺼이

하늘바람 2005-12-07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축하합니다

조선인 2005-12-07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무엇을 축하하시는 걸까요? 히히

조선인 2005-12-12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포토리뷰 못 써서 미안해요. 메모리 정리를 안 한 지 오래라. ㅠ.ㅠ
 

마로방에 걸 달력은 시공주니어 것으로, 사무실 책상달력은 알라딘으로.
음... 2만원 이상으로 주문할 것이냐, 4만원 이상으로 주문할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영엄마 2005-12-06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달력을 받기 위해 주문을 할 것이냐, 지름신을 계속 멀리할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플레져 2005-12-06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주문하세요!

urblue 2005-12-06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주에 주문 안 하려고 참고 있었는데, 결국...흑흑...

진주 2005-12-06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5년꺼도 예뻐서 넘 잘 쓰고 있는데..꼭 질러야죠!!
(배보다 배꼽?)

2005-12-07 1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12-06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주문하러 가야겠네요.고마워요.

하늘바람 2005-12-06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력들 모두 예쁘고 탐나네요

부리 2005-12-06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전 달력이 별로 탐나지 않아서요... 올해 책은 더이상 안사려구요

비로그인 2005-12-06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달력을 잘 사용하지 않지만(대신 다이어리 사용) 달력을 사용하시는 분이라면 재차 주문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예뻐요^^

산사춘 2005-12-06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문을 외워보자~ 야바라바 달력, 야바라바 히기야모 하이마모 하이달력~
지르시면... 다 제 덕입니다. ㅎㅎㅎ

2005-12-06 2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5-12-07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꺼이 꺼이 아직도 괴로워하는 중입니다.
이번 달 아버님 생신이 있고, 다음달은 신정이 있잖아요. 흑흑

2005-12-07 1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정한 사랑 주식회사 느림보 동화 9
손정혜 지음, 심미아 그림 / 느림보 / 200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딱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이었다.
죄다 그렇듯이 나와 짝도 책상에 금을 그어놓고
몸이 넘어가면 한대 툭 때리고, 물건이 넘어가면 뺏어버리는 짓을 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날인가 쉬는 시간에 금을 넘었다는 이유로 짝의 등을 좀 심하게 내리쳤다.
얼마나 세게 내리쳤는지 반 아이들 대부분이 뭔 소리인가 둘러볼 정도였고,
짝은 주변에 앉은 남자아이들에게 여자에게 맞고 사는 남자라며 마구 놀림까지 받았다.
부아가 치민 짝은 복수의 기회를 벼르고 벼르다 수업시간 도중 내 공책이 금을 넘어갔다며 확 잡아당겼고
나는 안 뺏기려고 바둥대다가 결국 종이가 찢어지고 실밥이 죄다 풀려 공책이 엉망이 되었다.
둘이 싸우는 꼴을 보다 못한 담임선생님은 나란히 복도에 세우는 벌을 내렸는데
우린 벌받는 동안에도 서로 째려보고 훌겨보고 노려보고 하여간 생쑈~를 하고 있자니,
지나가던 교감선생님께서 '짜식들, 연애하냐?' 이러는 거다.

우린 둘 다 교감선생님께 화가 나서 얼굴이 씨벌개졌고, 그 여파는 다시 싸움으로 이어졌던 기억이...
아, 맞어, 그런 일이 있었어...
난 마로에게 책을 읽어주다 꼭 백일몽처럼 그날의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맞어 맞어, 그러고 보니, 그 짝이랑 인연이 참 질겼지.
4학년 때 반이 달라졌다고 좋아했고 그러다 내가 전학을 했는데,
하필 내가 전학한 학교로 그 녀석이 또 전학을 올게 뭐람.
5학년 때 또 같은 반이 되고, 짝이 되는 바람에 우리 둘 다 어이없어했지.
심지어 중학교도 같아서 중1때 짝이 된 적도 있었어. 그때도 앙숙이었고.
중3때 비록 다른 반이었지만 그 친구가 방학 동안 점빼는 수술을 받았다고 따라다니며 놀렸던 기억도 나네.
그러고보면 난 남자아이들에게 무지하게 짖꿎고 못된 아이였어. ㅎㅎㅎ

사랑이와 영웅이가 치고받고 싸운 뒤, 선생님이 시키자 할 수 없이 화해악수를 하면서
'손바닥이 닿지 않게 조심하면서 대충 악수'를 하는 대목을 읽다 말고 그렇게 난 추억여행에 빠졌다.
나도 초등학교 3학년 때 결국 짝과 그런 악수를 했었기 때문이다.
나로선 까맣게 잊고 있던 기억인데, 작가는 그 상황과 감정을 어찌 다 기억하고 있었는지
그 대목을 생생하게 살려 책을 썼고, 난 왠지 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분명 이 작가는 초등학교 밖에 못 나온 게야. 그러니 그 시절의 추억을 지금껏 곱씹은 게지.'
(작가의 약력을 살펴보고)
'음, 대학까지 나왔군. 그럼 이 여자 머리가 무지하게 좋은가보군. 기억력 짱이야, 음, 항복해야겠다.'
결국 난 잠깐의 질시를 포기하고 작가가 쏟아붓는 유년의 추억 공세에 깨끗이 항복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사랑의 친구 윤다정 회장 때문에 떠오른 여자친구도 있다.
초등학교 내내 단짝이었던 그녀와의 인연은 대학까지 이어졌었는데,
공부도 잘 하고 이쁘고 착하고 피아노도 잘 치고 맨날 반장만 도맡아 하는 그녀를 참 자랑스러워했다.
게다가 그녀의 집은 정말 완벽하기까지 했다!!!
다정하고 잘생기고 너그러운 아빠, 상냥하고 친절하고 요리도 잘 하는 엄마,
숙제도 도와주고 자기 용돈으로 동생에게 팬시제품을 선물하는 2살 위 언니, 귀엽고 착한 남동생 등
그녀의 집은 너무 너무 완벽해서 내 동경의 대상이었다.
툭하면 부부싸움이 나는 우리집이랑 하늘과 땅 차이였고, 짖꿎은 오빠들과도 달랐다.
솔직히 고백하면 난 내심 그녀를 질투했다.
그녀가 우리집 딸이고 내가 그녀를 대신했다면, 나도 그녀처럼 잘날 수 있었을텐데 라고 비꼬아 생각했다.
하지만 아빠의 가출, 이혼한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생활, 엄마의 재혼 등을
어른스럽게 받아들이는 다정이를 보니, 그녀의 처지가 달랐어도 다정이와 같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다정한 사랑 주식회사는 선생님 맺어주기 작전 실패 후 장기휴가에 들어갔지만,
4학년이 되면 휴가가 끝난다고 하니, 얼른 한 해가 지나 다시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
다정이와 사랑이라면, 분명 내가 잊고 있었던 4학년 어느 때의 노오란 추억을 끄집어내줄꺼라 믿기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05-12-0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주 비슷한 추억이 있습니다. 저는 조선인님 글로 인해 추억이 되살아났네요^^ 책 내용보돠 조선인님의 뒷이야기가 더 궁금한 것은 왜일까요?

조선인 2005-12-07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의 추억도 털어놔주세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