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내 딸을 이렇게 키워주세요”
[뉴스메이커 2005-05-13 11:27]
영국 시한부 엄마가 남긴 ‘지침서’ 잔잔한 감동

적어도 2주에 한번은 침구를 갈아줄 것. 매년 9월에는 교복을 사줄 것. 끼니마다 과일이나 채소를 꼭 먹게 할 것.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영국 엄마라면 누구나 잊어서는 안 되는 일로 조금은 귀찮다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만약 이런 일들을 다시는 해줄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암 선고를 받고 죽음을 앞두고 한 엄마가 남긴 ‘엄마 지침서(Mummy Manual)’가 영국인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엄마 지침서’에는 남편과 친지들이 일곱살짜리 딸을 어떻게 돌봐주기를 바라는지, 그리고 그 딸이 어떻게 자라길 바라는지가 꼼꼼하게 적혀 있다.

남부 웨일스에 사는 헬렌 하콤(29)은 2002년 유방암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방암은 영국의 여성 암환자 가운데 30%를 차지할 정도로 무서운 질병이지만 당시 헬렌은 스물여섯살로 젊은데다 초기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9개월 후 재검진에서 그녀는 암세포가 급작스럽게 퍼져 앞으로 6개월밖에 살 수 없다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헬렌은 자신의 생사보다 이제 겨우 일곱살인 딸 피온이 더 걱정됐다. 6개월밖에 함께 할 시간이 없음을 피온에게 알려주며 그녀는 이 ‘엄마 지침서’를 쓰기로 마음 먹었다.

아빠에 대한 당부도 곁들여

전체 3쪽짜리 이 지침서는 자신이 죽은 뒤 누구라도 엄마 노릇을 잘 할 수 있도록 평소 그녀의 말투 그대로 조목조목 적고 있다. ‘피온의 머리에 이가 옮지 않았는지 정기적으로 체크할 것’ ‘학부모 모임에는 빠지지 말고 참석할 것’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있지는 않은지 항상 관심을 둘 것’ 등 보호자로서 엄마가 할 일 뿐 아니라 ‘피온이 열살이 되었을 때 욕실에 잠금장치를 달아준다면 피온이 무척 고마워할 것’이라며 혹시라도 아빠가 놓칠 수 있는 부분도 세심하게 배려했다.

이밖에도 ‘매년 자신의 생일은 물론 딸의 생일과 크리스마스·결혼기념일에는 자신의 무덤에 꽃을 가져다 주기를 잊지 말 것이며 물론 그 사이 사이 꽃을 갖다주어도 무방하다’는 애교섞인 충고도 들어 있다. 남편에게는 ‘내가 죽은 후에도 내 사진을 치우지 말고 피온을 위해 잘 보관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이 지침서를 적어 내려갔지만 헬렌은 결코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남편에게 남긴 “피온을 위해서 피온의 대부와 친구들, 특히 부모님을 자주 만나세요. 그러지 않으면 내가 귀신이 돼서 밤마다 찾아와 괴롭힐 거예요”라는 농담으로 지침서를 마무리했다.

남편 안소니 하콤은 “‘아이가 냄새나지 않게 이틀에 한번은 머리를 감기고 목욕을 시켜라’라고 적는 대신 ‘나는 내 아이가 냄새를 풍기며 다니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평소 말투 그대로 쓴 이 지침서를 읽을 때마다 그녀가 항상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고 말했다.

<런던/정수진통신원 jungsuj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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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5-05-13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엄마 마음이네요...

물만두 2005-05-13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주 2005-05-13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헬렌 하콤이 왜 저런 글을 썼는지 이해가 됩니다.....

세실 2005-05-13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저 지금 <피아노 치는 변호사> 서평 쓰고 있습니다...
박지영씨는 행복한거네요. 완치가 되어서 변호사 활동을 하고 있으니....
진주님...이해가 되신다니.....
겸손하게 살아야겠습니다..유한의 삶....

sweetmagic 2005-05-13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울지마세요. 제 마음이 징~~ 하고 따라 울어요

미설 2005-05-13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눈시울을 붉히면서 읽었습니다..

진/우맘 2005-05-14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또.^^ 누가 울 조선인님을 울렸나, 버럭~ 하며 달려왔잖아요.^^

숨은아이 2005-05-15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버럭~ 했는데. ^^
 

[안내] 편의점 배송 이용 안내

공지일 : 200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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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겐 2005-05-12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나도 어제 주문했는데....이걸 못봤네요..

2005-05-12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05-05-12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내가 결코 받을 수 없는 적립금이군요!!

sweetmagic 2005-05-12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600원이 !! 흑흑흑

ceylontea 2005-05-13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알면서도 하루에 2건을 편의점으로 배송해버렸어요...
항상 편의점 배송을 선택하는 저에겐.. 이런 이벤트는 쭉 되기를 .. ^^

호랑녀 2005-05-13 0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게 있었네요. 아까워라... 3백원...

2005-05-13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놀자 2005-05-14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아도 받을 수 없는 적립금...ㅠ.ㅠ

조선인 2005-05-15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자님도 제주 사세요?
 
 전출처 : 딸기엄마 > 인문서적 10% 추가할인 쿠폰

 

 

 

 

 

알라딘에 5월 말까지 인문서적 10% 추가할인쿠폰을 준단다. 이번에는 고민하지 않고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을 얼른 사버려야지 생각하며 보관함과 장바구니를 왔다갔다 하다 요런 사실을 발견했다.

미학오디세이를 세트로 사면 마일리지가 3%인데 각각 따로 사면 마일리지가 5%이다. 몇 푼 안되긴 하지만 인터넷서점 여러 곳 다니며 가격 비교를 하고다니는 사람들도 제법 있는 걸로 안다. 조금이라도 싼 곳을 찾아다니는 분들에겐 마일리지 조금도 크게 느껴질텐데~

가끔 세트 상품보다 낱권으로 사면 마일리지가 더 많을 때가 많던데 (다른 분들도 알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혹시나 이걸 모르는 분들이 있다면 이런 소식이 아깝긴 하다. 허나 폐허나 다름 없는 서재에 걸어놓은 글이니 읽는 분이 얼마나 될라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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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vis 2005-05-12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요! 읽었습니다~폐허였나요?생존1착!

진주 2005-05-12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봤는데요....^^
 
 전출처 : stella.K > 유용한 계산기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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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kr.blog.yahoo.com/rlatjrrnjs00/123208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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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진이라면 얼마든지 싸이에 올려도 된다. 흐뭇.
4월 17일 4.19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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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5-05-1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쁘게 잘 나왔네요: )

세실 2005-05-10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귀여워~ 참 예뻐요~

chika 2005-05-10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글 남겨요!(근데 이건 댓글이쟎아~ ^^;)
마로랑 같이 놀고 싶어요. 진짜 너무 이쁘지않나요? ^^

nemuko 2005-05-1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마로도 머리 되게 길어요. 여태껏 한번도 안 자르고 계속 기른건가요? 양갈래 머리 넘 귀여워요^^

물만두 2005-05-10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뻐요^^

sweetmagic 2005-05-10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 이쁘당 저걸 저걸 어째
콱 깨물어주고 싶다는 말 이런 느낌이 구낭 ..

점점 더 조선인님을 닮아가느 것 같아요

호랑녀 2005-05-10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명록 대신... 댓글도 괜찮아요?
마로야 뭐... 어떤 사진도 다 이쁘게 나오겄지...

릴케 현상 2005-05-10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V자는 세대를 가로지르는 포즈군요...앗!예뻐요^^

날개 2005-05-10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귀엽당~~~>.< 저 혀 내밀고 있는것 좀 봐요!

줄리 2005-05-10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야 너 아이스크림 먹고 이뻐진거니?^^

비로그인 2005-05-10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정말 귀여워요....;;;

조선인 2005-05-10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오해의 여지가 있었군요.
함께 4.19공원에 갔던 지인이 마로 사진을 잔뜩 찍어서 저렇게 싸이에 올렸더라구요.
그걸 그냥 옮겼을 뿐이에요. ㅋㄷㅋㄷ

paviana 2005-05-10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싸이에도 올리고 싶네요..
넘 예뻐요..

水巖 2005-05-10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지인 그냥 올리다니요? 우리 마로에게 마네져를 붙여 놓아야 할듯. ㅎㅎㅎ

숨은아이 2005-05-10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목에 휘날리는 스카프도 멋져요!

2005-05-10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05-05-11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이뻐요,,헤어스타일에 따라 마로의 느낌이 틀려요,,

조선인 2005-05-11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헤헤헤, 이맛에 딸 사진을 올리는 거죠. 키키키

ceylontea 2005-05-13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에구.. 이뽀라... 흐흐...

itgii 2005-05-14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빠나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 감탄 또 감탄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서평을 보고 들어왔어요.
저는 지난 목요일 최순우옛집에서 있었던 한국의 미와 혜곡이란 주제의 강연을
들으러 오후월차를 냈지요. 한국문화나 한국미에 대한 추천해 주실만한 알려주실 수 있으신지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itgii@hanmail.net

조선인 2005-05-15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잇지님? 반갑습니다. 오후월차를 내고 최순우옛집에 가셨었다니, 무지 부럽습니다. 음, 저는 주로 국립중앙박물관이나 서울시립박물관에서 하는 강연을 쫒아다니는 편입니다. 거의 매주말마다 있거든요. 저는 강연 듣고 옆지기랑 아이는 바깥에서 놀고. 혹은 그 반대로. *^^*
에, 또, 우리문화나 미에 관해서는 강추하는 서재가 있습니다. 수수께끼님의 여촌제
http://www.aladdin.co.kr/blog/mylibrary/wmyroom.aspx?CNO=702491133
수련님의 서재
http://www.aladdin.co.kr/blog/mylibrary/wmyroom.aspx?CNO=760421183
이 두 곳을 꼭 가보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