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이상한 생각이 달라붙어요 - 강박이라는 늪에서 탈출하기
샐리 M. 윈스턴.마틴 N. 세이프 지음, 정지인 옮김 / 교양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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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거듭 일어나 불편하고 동요하고 연연하고 괴롭게 하는 생각들을 저자는 침투하는 생각이라 정의한다.

저자의 해결책의 핵심은 침투하는 생각에 동요하지 말고 없애려고 애를 쓰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허용하라는 것이다.

없애려 애쓰는 그 노력 자체가 노력의 역설을 불러와 더욱 침투하는 생각이 집요하게 자신을 괴롭히게 된다고 하니 말이다.


저자는 침투하는 생각을 중단하는데 3가지 방해 요인으로 ①끈적끈적한 마음과, ②노력의 역설, ③얽힘을 들고 있다.

끈적끈적한 마음이라는 것은 그 말 자체에서 연상되듯 우울하거나 감상적이 되거나 무언가가 자꾸만 연상되는 그런 상태를 이야기한다.

노력의 역설은 무언가를 해내려고 할수록 그 일의 성취와는 멀어지거나 더 노력하는 날 더 지지부진할 때를 이야기한다.

얽힘은 해당 내용에 연연해 내적 대화를 이어가게 되는 상태를 이야기하고 있다.

더 설명할 것도 없이 이런 상태가 어떻게 더 침투하는 생각을 불러오는지는 충분히 생각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괴로움을 줄이는 방법을 6단계로 제시한다.

①알아차리기

②그냥 생각일 뿐

③수용과 허용

④휘말리지 않고 그냥 느끼기

⑤시간 흘려보내기

⑥하던 일 계속하기


설명이 필요 없는 밥법들이다. 핵심은 있는 그대로 그냥 받아들이고 지나가게 두라는 것이다.

무언가를 없애려고 애를 쓰다 보면 에너지가 그 대상에 더욱 집중되어 노력의 역설을 불러오니

수용하고 허용해버리고 그냥 흘러가게 두라는 것이다.


다만 본서의 마지막에서는 그냥 침투하는 생각과는 달리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예를 들고 있는데

첫째로는 자기 파괴적인 충동이나 자살 충동이 그저 침투하는 생각이 아닌 경우다. 

자해하고 자살하는 생각만 드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경우까지 간다면 

이때는 전문의와의 상담이 꼭 필요한 것이다. 이것은 타인에 대한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두 번째로는 소아성애를 떠올리게 되는 경우만이 아니라 그에 대한 영상을 시청하거나 

그런 성적 욕망을 충족하려는 마음이 일어나는 경우도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단지 절망 어린 분위기가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절망감에 빠져버렸을 때 역시 마찬가지다.


네 번째는 침투하는 생각이 아닌 급속 사고 racing thoughts(질주하듯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생각)의 경우이다. 

급속 사고는 우울증이나 양극성 장애, 특정한 의학적 질병과 관련된 초조의 한 증상이라고 한다.

이것은 보통 한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건너뛴다는 특징이 있고 한 생각을 채 끝내기도 전에 다른 생각이 닥쳐오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초조 agitation는 거의 항상 다른 증상과 함께 일어난다고 하는데, 삶의 즐거움을 느낄 수 없는 무쾌감증과

새벽 일찍 잠이 깨는 증상 등이 동반된다고 한다.

그 외에도 식욕, 섹스, 평범한 일상에서 상당히 큰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고 한다.

쉽게 짜증이 나고, 집중하기 몹시 어려우며, 도저히 긴장을 풀 수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데 유머 감각에도 변화가 생긴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침투하는 생각으로 괴로움을 느끼는 분들에게 유익할 책이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고 초조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듣고 보면 

책을 처음 펼쳐들었을 때는 침투하는 생각이라 단정 지었던 것이 초조에 해당하는 증상이었구나 판단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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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위에 풀 한 포기 하나마저 사라졌다고 나는 너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 

내 어깨에 내려 앉으려던 종달새 하나가 날아가버렸다고 나는 너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 

내 턱끝에서 떨어지는 눈물 한방울의 이유로도 나는 너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 

자! 그러니 너의 세계가 파괴됨에 나 너를 외면한다고 너도 나를 탓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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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내일이던 때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내일이 오늘이 되는 날 그때도 나는 이미 살아봤으리라 그 지옥을... 

어제가 지옥이었기에 나는 이미 알았다 

오늘도 내일도 지옥일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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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는 건 그저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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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가 머리 위에 마법써클이 그려진 채 빛의 속도에 가까울 정도로 빠르게 어느 집까지 끌려갔다.


집 내부까지 이동하자 자신의 몸에 조금의 자유가 주어지는 듯했다.


천정이 높고 넓은 방 안으로 밀려들어가자 반라의 상태에 유향이 눈을 감은 채 세 개의 마법진 중 왼쪽에 있는 마법진 안에 서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그 어두운 기운이 서린 소녀.. 이령이의 뒷모습이 보였다. 


유로는 자신의 의지와 달리 오른쪽 마법진에 서게 되었다. 


-너였어? 너였다구?

 

-오빠 오랜만이야. 정식으로 이렇게 대화할 수 있는 거 말야.


-니가 그렇게 수이를 죽이려 한 범인이었어?


-오빠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어. 처음엔 그냥 오빠와 수이를 헤어지게 하려고만 했어.


-그럼 지금 이건 뭐야. 니가 날 죽인 거 아니야?


-오빠 오해하지 마. 난 단 한 번도 오빠를 죽이려 한 적이 없어. 그냥 수이가 사라지길 바랐던 것뿐이야.


-수이를 죽이려다가 날 죽이게 된 거겠지?


-오빠 만약 내 마법 때문에 오빠가 죽은 거라면... 오빠 혹시 수이에게 오는 모든 주술을 오빠가 감당하겠다던가 하는 그런 마법을 쓴 거 아니야?


유로는 곰곰히 기억을 되짚어 봤다. 수이가 걸그룹 멤버로 확정된 그날 자신이 한 기도가 떠올랐다.


=하나님 수이에게 오는 모든 무거운 짐을 제가 감당하게 해주세요. 수이가 앞으로 힘겹지 않고 포근하게 꽃길만 걸을 수 있도록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모든 걸 감당하겠습니다.


맞다. 유로는 그리 기도했었다. 유로는 문득 생각했다. '그래, 다행이야'


그 기도가 아니었다면 지금 죽어있는 건 유로 자신이 아니라 수이였을 거란 생각을 하니 차라리 자신이 죽은 것이 너무 다행스러웠다.


-오빠 정말 그런 마법을 쓴 거야?


-마법이 아니야 난 그냥 사랑을 했던 거야.


-오빠 그 사랑이 오빠를 죽인 거야.


-그래도 내가 죽은 게 수이가 죽는 것보단 나아! 


-오빠 미쳤어. 어떻게 대신 죽는 게 나을 수 있어?


-미친 건 너지.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도 양심의 가책은 커녕 또 죽이려 들 수 있는 거야. 싸이코패스라는 말이 너 같은 애들을 두고 생겨난 말인 것 같다.


-양심의 가책은 수이가 느껴야지. 수이 때문에 오빠가 죽은 건데. 그 애만 없었더라면 수이 그 기지배만 없었더라면 오늘 같은 일도 없었을 거야.


-오늘 같은 일? 너 진짜 내 동생은 왜 저렇게 세워둔 건데? 나를 불러오는 주술에 내 동생이라도 필요했던 거야?


유로는 이령의 말도 안 되는 적반하장에 기가 막혔다. '양심이라곤 1도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애 아니야?' 그러다 문득 자기 동생인 유향이가 서있는 모습이 심상치 않아 보여 이령에게 물었다. 하지만 왠지 저 섬찟한 아이에게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같아 불안하기도 했다.


-오빠, 난 오빠를 살려내기로 했어!


-그게 무슨 소리야. 


유로는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저 괴물 같은 아이가 이젠 또 무슨 짓을 하려는 걸까?'


-나 오빠 없이 살 수 없을 것 같아. 오빠가 다시 살아나야 나도 사는 것 같을 거란 말야.


-그러니까 그게 무슨 소리냐구? 날 살리겠다면서 내 동생은 왜 저렇게 세워뒀냔 말이야?


-나 오빠랑 유향일 바꾸려고 해?


-뭐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너 설마 내 동생을 죽이면 날 살릴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거야? 너 정말 미쳤어? 제 정신이 아니구나.


-오빠, 이미 한번 유향이 몸속으로 들어가 봤잖아. 그냥 빙의하는 거라고 생각해. 유향이 몸에서 오빠 영혼으로 살아가면 되는 거야.


-너.. 너.. 내 동생한테 무슨 짓이라도 해 봐. 내가 가만히 있나. 넌 살인자고 싸이코패스고 연쇄살인범이야.


-오빠, 오빠가 모두 기억하는 게 버겁다면 내가 오빠 기억을 지워줄 게. 그리고 더 이상 수이를 괴롭히지도 않을 게. 그냥 내 곁에만 있어 줘. 영원히.


유로는 영원히 곁에 있어 달라는 말이 이렇게까지 소름 끼치는 말일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유로는 저 미친 여자아이로부터 어떻게 동생을 구할 수 있을지 궁리했다. 그러면서 발버둥쳤다. 유로의 발이 마법진 밖으로 조금 나왔다.


-오빠 어떻게 한 거야. 마법진 밖으로 나오려고 하면 위험해. 거기 그대로 있어.


그렇게 말하고는 이령인 가운데의 더 큰 반경의 마법진으로 다가갔다. 


-벨레트, 내가 시킨 대로 모든 준비는 마쳤어. 하지만 유로 오빠가 발버둥 치며 벗어나려 해. 이젠 마법을 진행할까?


빈 마법진 앞에서 이령이 그렇게 말하며 마법진 안에서 흑마를 탄 기사 같은 남자가 나타났다.


-이령, 그런데 문제가 생겼네. 나보다 높은 분께서 이 자리로 오시려고 해.


-아니, 난 소환하지 않을 거야. 소환하지 않는 악마는 나타날 수 없는 거잖아. 너희 멋대로 나온다면 그건 마법이 아니지. 마법은 약속이야. 악마도 약속은 철저히 지키잖아.


-이령 이건 약속이나 마법의 문제가 아니야. 마왕께선 니가 일깨운 우리 64 마신들에게 이 세계를 정복할 새로운 사명을 주셨어.


-뭐? 그게 무슨 말이야. 마법 소환을 이용해서 이 세계를 장악하겠다는 거야.


그때 가운데 커다란 마법진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어 나가며 지옥의 화염이 불타고 있는 공간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마엘이 망토를 휘날리며 나타났다.


-이제까지 사악한 인간들은 많이 봤지만 너처럼 순수한 악일 수 있는 소녀는 보지 못했다. 너를 통해 우리는 다시 지상을 정복하게 될 것이다. 이 세계를 위해 희생되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라.


유로는 사마엘의 등장과 집이 있던 공간을 넘어 모든 공간들이 차원 중첩되며 지옥의 모습으로 변해가자 놀라 지도령을 불렀다.


-지도령님. 큰일 났어요. 


-오빠 이젠 어떡해. 


잠에서 깨어난 듯한 수이의 목소리가 유로 등 뒤에서 들렸다.


-너 여긴 어떻게 온 거야? 하필이면 이런 때.


-나도 모르겠어 잠들었다 깨니까 여기야.


-수이는 지금 영혼이 너와 함께 끌려온 거야. 얘 몸은 마포대교에서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어.


지난번에 봤던 수이의 수호천사 목소리가 들리자 유로는 반갑고 다행스러웠다. '이젠 무슨 방법이 있을 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수호천사님?


-나도 몇 백 년 산전 수전 겪으면서 마녀사냥까지 경험해 봤지만 사마엘은 실제로 처음 봐. 이건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아니지 넌 너희 소속에서 수호신급이라고 했으니까 감당할 여지가 있을지도 모르겠네.



자신들이 갇힌 마법진 밖은 이미 지옥의 화염들이 가득 채우고 있고 악마들과 마군이 전투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들은 대대적으로 차원의 틈에서 인간 세상으로 이동하려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유로는 다시 한번 다급하게 지도령을 불렀다. 


-지도령님 어디 계세요. 오늘 따라 왜 이렇게 굼뜨신 건데요.


그때 수이의 수호천사가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봐. 수호령군 저기를 봐!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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