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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멘탈
스티븐 포더 지음, 김은영 옮김 / 원더박스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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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박스로부터 #도서제공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서의 저자는 브라운 대학에서 생태학, 진화 및 개체 생물학, 환경과 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교수라고 한다. 저자는 ‘생물지구화학(Biogeochemistry)’이라는 일반인에게 생소한 학문적 시각에서 지구 생명의 역사를 지구연대기로 그려내고 있다.
본서의 주제를 우선 키워드로 파악하며 중요도에 따라 나열해 보자면 ‘3 월드 체인저’, ‘5 원소’, ‘원소 순환’, ‘환경변화’, ‘하버-보슈법’, ‘원소 순환 관리’의 6가지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수동적으로 환경에 적응만 한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구의 화학적 변화를 구축해온 주체였다”는 논점에서 이 책을 집필하였다. ‘진화론은 생명체를 환경에 적응하는 존재로 정의’하였지만, 과학은 발전해 가며 ‘생명체는 적응만 하는 게 아니라 조성하고 구축하는 존재라고 생명에 대해 재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생명체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주제를 저자는 화학을 근거로 주장하고 있다. 주장의 근거에 지구의 ‘세 번의 위기’가 등장한다.
첫 번째 위기는 남세균에 의해서인데 약 24억 년 전에 등장한 이 단세포 생물은 광합성을 하며 산소를 뿜어냈다고 한다. 이때 대량 발생한 산소가 당시 지구 생명체들에게는 맹독성 물질이었다. 이로 인해 ‘대멸종’이 일었고 다시 복잡한 다세포 생물이 탄생하는 기반이 되었다. 생명체 하나의 생존 방식이 다른 모든 종의 ‘멸종과 탄생, 지구 자체의 화학적 구성을 뒤바꿔’ 버린 거대한 사건이 되었던 것이다.
두 번째 위기는 육상식물의 출현에 의해서이다. 이 식물들은 뿌리로 바위에서 인을 추출하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땅에 묻었다. 이들의 생존 방식은 지구 기온을 낮추고 빙하기를 초래해 ‘기후 시스템’ 자체를 뒤바꿨다. 생존 방식 자체가 탄소와 인의 순환 고리를 재배치하여 ‘지구 환경을 조작’한 것이다.
세 번째 위기는 인류라고 조망하고 있다. 인류는 ‘화석 연료’를 태워 탄소를 대기로 되돌리고, ‘하버-보슈법’을 통해 ‘공기 중의 질소를 인공적으로 고정’하여 비료를 만들었다. 이로 인해 탄소의 배출은 지구를 가열하고 과도하게 양산된 질소는 강과 바다로 흘러가 수생 생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하버-보슈법에 대해 간략히 보자면 20세기 초 독일의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가 개발한 기술로 대기 중에 무한히 존재하는 질소를 고온고압에서 촉매를 이용해 암모니아 형태로 합성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자연적인 질소 순환의 속도를 인위적으로 수천 배로 끌어올렸다고 한다. 물론 이로 인해 제2의 농업혁명이 가능했고 그래서 대규모 기근을 완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기술이 없이 현재의 식량 생산 규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농산물을 생산하려 했다면 훨씬 더 많은 숲이 농지로 개간되어야 했을 거라는 역설적 분석도 있다. 하지만 농작물에 뿌려지는 질소의 50~70%는 작물에 흡수되지 않고 빗물과 함께 강, 호수, 바다로 흘러가고 이 질소가 조류와 박테리아를 과도하게 증식시킨다고 한다. 이 조류들이 죽어서 부패하는 과정에 물속에 산소를 모두 소모하여 모든 해양 생물들이 살 수 없는 ‘무산소 구역’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토양에 뿌려진 질소의 일부는 미생물의 작용으로 아산화질소로 변환되어 대기로 방출되는데 이 아산화질소가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산화탄소의 약 300배에 이른다고 한다. 또 하버-보슈 공정에는 엄청난 양의 열과 압력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는 화석 연료를 태워 얻는 것이다. 이 과정에 엄청난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배출’된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인류가 양산하는 이 세 번째 위기를 막으려면 ‘원소 순환의 과학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에너지 시스템 전체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이다. 저자는 탄소, 질소, 인에 대한 관리와 순환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과 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본서는 생명체가 환경에 적응만 하는 게 아니라 환경을 조성하고 구축하는 환경변화의 주체라는 일깨움을 전하며 그를 기반해 우리 인류가 이번 지구 환경 변화의 주체이며 다시 우리가 그 변화를 막을 주체이기도 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고 환경을 변화시킬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제는 비단 환경 문제만이 아니라 존재에 대한 재정의를 통해 “행성 하나의 환경도 바꿀 수 있는 생명체인 우리 인간은 운명 앞에 무력히 주저앉기만 해서는 안 되는 존재다”라고 해석해도 되지 않나 싶다. “하나의 지식을 쌓으면 하나의 가치관이 변할 수 있고 하나의 운명이 변할 수 있다”는 감상도 함께 갖게 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