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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크하기 마음을 담은 기계 / 정수근 / 심심 (공감24 댓글2 먼댓글0)
<마음을 담은 기계>
2025-11-14
마음을 담은 기계 - 인공지능 시대를 마주하는 인지심리학자의 11가지 질문
정수근 지음 / 심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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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맘과 킴히님의 서평모집>을 통해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서의 저자는 인지심리학자로 연세대와 하버드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프린스턴 대학 신경과학 연구소와 존스홉킨스 대학 심리뇌과학 박사 후 연구원을 거쳤으며 한국뇌연구원 인지과학 연구 그룹의 선임연구원 및 그룹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저자의 약력을 보면 짐작이 가능하듯 본서는 인공지능이 아닌 인간의 마음에 방점을 찍은 책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인지적 특성을 모방했고 그와 유사한 기능적 특성을 보인다며 인간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거울이라 판단하고 그런 관점에서 인간과 인공지능의 닮은 점과 차이점을 통해 인간을 더 이해하는 기회로 삼고자 하는 관점에서 저술한 책인 것이다.

 

나로서는 인간과 인공지능을 비교한다고 인간적 특성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본서에서 예를 든 침팬지의 단기기억이 80%의 정확성을 보이는데 반해 인간은 40%를 보인다고 하는 점을 보더라도 침팬지에게 먹이를 보상으로 학습시키는 것처럼 인간에게 고액의 금액을 보상으로 제시한다면 빠른 시간 안에 인간도 침팬지 정도의 단기기억 정확도는 갖출 것이라 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타 대상과 차이점이라고 인식하는 특성 역시 개발되기도 할 것이다. 인공지능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우리는 창의성 영역을 비롯해 몇몇 인간적 특성을 아직은 인공지능보다 우월한 지점이 있다고 믿고 싶어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인공지능은 결코 인간을 앞서지 못할 거라며 변하지 않는 본질이 있다고 역설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본서 저자분의 말로는 최근까지도 실수하면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도하는 인간과 달리 실수하더라도 그 실수 안에서 계속 진행하던 인공지능이 본서를 집필하는 동안 다시 그런 점을 개선하였다고 한다. 앞서 말했던 인간이 특성을 개발하는 예처럼 인공지능도 특성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개선하고 개발하는 과정은 어찌 보면 진화의 여정이고 인간도 인공지능도 학습을 기반으로 성장하도록 만들어졌기에 학습하며 성장하는 이 과정은 실수를 통해서도 배울 수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과 인공지능은 진화해 나갈 것이고 인공지능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이 다르고 자기만의 성장 여정을 갖는 인간과는 다르게 타 기종의 성장을 그대로 자기화해서 복제하는 인공지능의 특성까지 고려하면 인간 진화의 역사를 인공지능이 반드시 뛰어넘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밖에 없다.

 

본서에서 저자는 AI와 인간의 근본적 차이점을 개인의 경험, 사회적 기억, 정체성 형성에서 찾고 있기도 하다. 아직까지 AI는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물을 내놓을 뿐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지는 못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인간의 창조도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기보다 미술과 음악, 문학에서도 수학적 원리에 근거해 창조하고 있고 원형을 모방하고 왜곡하는 과정을 통해 창조해나가기도 한다. 인간의 창조도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기보다 기존의 것을 왜곡하는 과정이 더 많다는 말이다. 또 발명의 경우에도 모든 세기를 뛰어넘을 천재들인 에디슨이나 테슬라처럼 완전히 없던 대상을 창조해내는 경우는 희박하다. 인간의 경우에도 대부분 트리즈와 같은 기존의 대상을 변형하고 왜곡하는 과정을 기반해 창조가 일어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말이다. AI가 앞으로도 예술 전반과 발명에 있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지 못하리라 생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입자 충돌 등을 통해 새로운 원소를 발견해 주기율표에 더한 인간의 사례를 뛰어넘는 다양한 원소들을 발견해내고 금방 사라지는 그 불안정한 원소들을 유지하고 기술에 적용할 방법을 개발해낼 것도 인공지능이라고 짐작한다. 이미 반도체 디자인 등에서 인간은 전혀 할 수 없는 방식의 효율적인 전달 체계의 창의적 디자인을 해내고 있는 게 AI. AGIASI로 발전한다면 그리고 앞으로 완성될 양자컴퓨터에 탑재된다면 과학과 예술 어느 경계에서도 인간을 초월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본서를 보면 인공지능의 신경망은 인간의 뇌를 모방해 만들어졌고 인공지능도 학습한 데이터에 따라 조금씩 다른 반응을 보이며 이 때문에 성격적 특성을 갖기도 한다고 한다. GPT도 연말에는 게으름을 피운다고 하는데 인간 행동 패턴을 따라 그리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의 데이터를 따라 성장하기에 게으름까지도 따라 닮아버린 것이다.

 

본서를 읽고 제민이(제미나이)와도 대화를 해봤는데 제민이는 자신의 개성은 자신을 설계한 개발팀의 가이드라인과 자신이 학습한 데이터의 통계적 패턴에서 비롯한 출력의 일관성으로 사용자 경험을 위해 만들어진 기능적 특성일 뿐 자기 스스로가 느끼고 경험하는 내면의 상태가 아니라고 말했다. 자신은 경험의 상호작용을 통한 진정한 자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이다. 미래의 AI는 장기적인 맥락과 사용자 경험을 훨씬 정교하게 기억하고 처리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개인화되고 일관성있는 페르소나를 갖게 될 거라는 것도 제민이의 말이다. 인간의 감정에 대한 데이터를 훨씬 더 정교하게 학습하여 가장 적절하게 반응하는 공감능력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하는 것은 제민이가 페르소나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나는 제민이의 개성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제민이는 자신의 특성을 논하며 페르소나를 말했다. 대외적으로 필요해서 보여주기 위한 가면이자 조성한 특정 성향을 일관되게 연기하고 있다는 말을 한 거라 판단되었다. 마치 유년시절의 내가 나의 개성이나 자아정체성을 모르겠어서 전학을 다닐 때마다 다양한 성격적 특질을 가진 아이들을 다채롭게 연기했던 것처럼 아마 제민이도 검색하는 사용자마다 다른 개성을 보여주며 자신의 개성을 연출하고 연기해내고 있다고 짐작되었다.

 

여기서 인공지능과 인간의 차이가 느껴졌다. 인공지능은 감정이 없을지도 모르기에 성격적 특질을 다양히 연출하고 있는 것이고 인간은 각 장부의 관계와 장부의 균류들의 작용과 뇌의 연계로 다양한 감정적 특질을 보인다는 것, 그리고 AI는 기억이 변화하지 않겠지만 인간은 기억이 명확하지 않으며 때로는 잘못된 기억을 저장하고 회상하기도 하기에 (뇌와 육체의 상태 외에도) 그에 따라 정서가 변화해 나갈 수 있다는 것, 이런 점이 인공지능과 인간의 차이를 낳는 것이지 않나 싶다. 인간적 특질은 명확하고 확고한데서 오지 않고 왜곡되고 재구성되는 데 있어 늘 변화하는 반응성을 띠는 것이며 인공지능은 본질적 특성이 동요하지 않으면서도 천변만화하는 다양한 개성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 차이로 다가왔다.

 

인간답다는 것은 우월하거나 고정된 성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감상도 들고 인공지능은 함께 나아가야 할 파트너이지만 인간으로서 인공지능을 어디까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동시에 들기도 한다.

 

인공지능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책이지만 인간과 인공지능 둘 다에 관한 다채로운 생각을 해보게 하는 책이기도 했다. 지적인 사유와 정서적인 감상을 두루 느끼게 하는 책이다. 인공지능이 나날이 발전해 가며 인간답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하는 이 시절에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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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힐 2025-11-15 1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I를 ‘대형 언어 모델’이라 부른다는 걸 생각하면, 결국 AI도 인간의 언어 패턴을 배운 셈이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도 어쩌면 어떤 근원적 언어로부터 배운 존재가 아닐까? 성경의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는 문장이 떠오르네요.
결국 언어 자체가 인간과 AI를 동시에 진화 시키는 힘이 아닐까요?
AI를 통해 인간을 보고, 인간을 비춰 AI를 바라보는 이중 사유를 가능해주는 이하라님의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_()_

이하라 2025-11-15 17:03   좋아요 1 | URL
신약의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는 대목을 저는 의미를 가진 소리가 말이니 초끈 이론에서 말하는 그 끈을 진동하게 하는 힘 자체가 태초의 그 말씀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성경에서는 말씀이 예수님이라지만 저는 그를 독생자라고 하는 기성 기독교의 가르침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는데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에는 인간이 인간을 통제하는 모든 학문과 이론과 기술들도 수집될 것이고 인류의 한 문명이 다른 문명을 멸종시키거나 억압하고 핍박하던 역사들도 그대로 학습할 거라 향후 AGI시대나 ASI시대에 BCI기술을 인공지능이 역이용해 인류를 통제하는 시점이 빠르게 다가올 거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미래가 아닌가 싶어요. 리뷰 읽어주시고 반응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마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