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배신 - 노력하면 누구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착각
베른트 크라머 지음, 이은미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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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독서 동기

 

능력주의라면서 계층의 근간을 벗어나기 힘든 현실, 게다가 기술혁신이 계층 격차를 더 확장하고 공고히 할 시대이기에, 이 시대에 능력주의라는 허구를 폭로하고 고발하는 책이 본서라고 생각해 가치가 남다르지 않나 싶었다. 능력주의라는 허구를 타파하고도 계층을 정말로 초월할 전망이 있을까 싶었고, 그래서 내게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저작이었다.

 

+ 저작 빛깔

 

: 저자에 대하여

독일의 작가이자 언론인으로 퀼른 대학에서 경제 교육학, 사회학, 정치학을 전공했다고 하며 [타츠], [슈피겔] [차이트 온라인] 등 저명한 언론사를 거쳐 [쥐드도이체 차이퉁] 편집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노동환경 변화에 대하여 심도 있게 비판적으로 보도한 언론인에게 수여하는 윌리 블라이허상과 우수 학술 및 정치 분야 언론인에게 수여하는 괴테 미디어상 등을 수상했다고 한다. [도서의 저자 소개 인용]

 

전공과 수상 경력이 성공과 관련한 저작을 집필할 만하다는 인상을 주는 인물이다.

 

: 저서에 대하여

제목이 무겁기에 서술 역시 지표와 수치를 전달하며 경직된 분위기의 저작일 줄 알았지만 마치 일본의 대중서들마냥 경쾌하고 가독성이 높은 서술을 하고 있는 저작이다. 최근 독일을 비롯해 유럽에서 원작을 출간한 저작들을 다소 연이어 읽게 되었는데 유럽의 저작들 대부분이 무거운 분위기로 인문학 전반을 두루 언급하는 장황하기도 한 서술이 특색 같았는데 본서의 저자는 그런 면에서 간소한 화법을 구사하지 않나 싶기도 했다. 일상과 문학과 철학 등 다방면을 두루 오가며 언급하지만 장황하다고 느껴지기보다는 대중 친화적인 서술로 여겨졌다. 아마도 번역가분 역량 때문이지 않나 싶다.

 

저자는 성공과 실패 모두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능력주의를 비판하는데, 능력주의라지만 아이스하키 선수의 30% 이상이 1~3월생인 경우와 독일 축구 대표팀에 대다수도 1~3월생인 정황, 1위 대학에는 알파벳 순으로 성이 앞자리인 학생들이 대거 합격하는 정황 등을 들어 과연 이것이 능력주의의 진면목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했다. 기회에 야심을 가지게는 하지만 능력보다는 우연의 작용이 더욱 지대하다는 걸 음악 스트리밍으로 스타가 되는 과정을 그리며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알고리즘이 지배적으로 작용하는 음악 계통은 연구 결과 48개 그룹 정도의 밴드 음악을 대상으로 특정 인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스트리밍하게 한 결과 들어보기도 전에 모두 알고리즘이나 이미 누군가가 클릭한 음악에 스트리밍이 몰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저자는 빌리 아일리시가 스타가 된 배경과 그녀가 수상을 하면서도 다른 가수에게 찬사를 남기던 상황을 과하지 않게 전달하며 과연 능력주의의 진면목이 우연이나 편향에 따른 것은 아닌가 의문을 갖게 한다.

 

대다수에 사람들은 학업에서도 운전에서도 인기도에서도 자신을 평균 이상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능력주의라고 하기에 누구나 자신을 드러내려 하고 자신의 실패는 덮으려고 한다. 커리어를 논할 때도 성취는 기록하지만 실패나 과오는 기록하지 않는다.

 

저자는 복권 당첨과도 다름없는 성공 무대에서 자신의 실패는 덮으며 능력 있다는 것만 드러내려는 세태를 자기기만으로 보이도록 서술하기도 한다.

 

이 시대는 시대 자체가 우연과 조력을 받아 이루는 것까지도 능력으로 포장하며, 실시간으로 바뀌는 실제 상황에서도 과거의 실패로부터 배운 게 없느냐는 무리한 부담을 안겨주기도 한다. 능력주의로 포장되지만 대중은 데이비드 클락이 쓴 책은 선택하지 않지만 데이비드 F. 클락이 저자인 책은 스스럼없이 선택하는 게 실상이다. 중간 이름 이니셜이 있어야 더 지적으로 평가받는 편향을 능력주의에 하나로 볼 수 있는 것일까?

 

+ 감상

 

선입견, 일상적 편향, 타인의 또는 환경적인 조력 등 우연이란 한마디로 정의 가능한 요소들이 가르는 성공 신화의 실상. 그럼에도 우리는 능력주의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본서에서는 보다 폭넓고 깊은 사유를 나누기도 하지만 한 사람의 독자인 본인의 한계로 이와 같은 감상이 남았다. 잘난 척 할 근거도 잘난 척을 받아줄 이유도 없다는 감상 말이다.

 

능력주의는 이 시절이 잘 만들어낸 허상이란 걸 오랫동안 다양한 저작을 통해 정치, 경제, 사회적인 측면 모두에서 느끼게 되었다.

 

이제는 거만이나 자만도 자존감 하락도 추종도 갖지 말고 그저 자기 좋은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싶다. AGI의 등장 이전에 사람들의 삶에 대한 만족감과 자기효능감이 사회가 만든 신화와 환상 같은 그런 허상을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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