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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의 종말 - 국제 질서의 몰락 이후 다가오는 파국적 미래의 예언
로버트 D. 카플란 지음, 이영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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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독서 동기
이 시대 질서의 종말이 새로운 질서를 구상하며 의도적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의혹이 일었는데 그에 대한 구체적인 담론을 들어볼 수 있으리라 기대되었다.
+ 저작 빛깔
: 저자에 대하여
오랫동안 국제 분쟁 지역을 취재하며 목격한 국제정치와 외교 문제를 분석해 온 저널리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외교정책연구소의 지정학 책임연구원이라고 한다. 30년간 [디 애틀랜틱]에 국제 문제에 대한 글을 기고했다고 한다. [온라인 서점의 저자 소개 인용]
나로서는 처음 접하는 저자였지만 경력이 미더움을 가져다 주는 작가라고 생각되었다.
: 저서에 대하여
본서는 현시대를 바이마르 공화국의 말기와 비슷한 구도라고 정의하고 있다. 정치 경제 외교 군사적인 불안과 혼돈 속의 그 시기와 비슷하다고 말이다. 더욱이 아테네와 시칠리아가 격돌했던 시기와 비슷한 형세로 미국이 중동 지역과 격돌하거나 개입할 수 있게 하는 건 기술의 진보로 지정학적 거리가 좁혀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술적인 이점이 없던 시대의 아테네와 시칠리아의 지정학적 거리는 현재의 미국과 중동과 다르지 않다고 말이다.
기술적 진보와 세계화가 분쟁과 격돌의 형세를 세계로 확장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정학적 거리가 좁혀진 시대의 다극화는 바이마르 공화국의 말년과 같은 영향을 전 세계가 공유하게 했고 바이마르의 마지막에 히틀러가 등장했듯 전 세계에 다수의 히틀러들이 등장하게 할 거라고 경고하고 있기도 하다.
이 시대에는 스탈린주의처럼 교리문답 같은 방식의 정의들이 스마트폰을 타고 공유되어 세계-도시에 패거리들을 양산하는데 이 패거리들은 전시였다면 서로를 말살하려 할 수위로 적대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미디어가 폭정에 맞서게도 하지만 국내적 혼란과 지정학적 격변을 초래할 수도 있는 시국이라고 말이다.
문학은 이런 시국을 붕괴와 와해의 시대로 미리 내다보기도 했는데 실존주의는 이 시대를 ‘비상상황’으로 정의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역사의 방향에서 자동적인 선형적 진보는 존재하지 않으며 결과는 누구에게도 미리 주어지지 않으므로 계속 싸워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우리의 궁극적 과제는 바이마르의 운명을 피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 감상
저자의 정의마따나 이 시기는 기술의 진보와 세계화로 인하여 더욱 좁아진 시대가 되었다. 저자의 말처럼 국지적으로 닫힌 시절이 민주주의를 배태하고 성장시켰으나, 세계화와 기술 발전으로 인해 민주주의의 위기가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일기도 했다. 이 시대적 발전으로 좁아진 세계에서 서로가 서로의 전쟁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세기의 혁신인 스마트폰과 AI는 우리에게 갈등의 요소를 주기도 하고, 개인의 귀에 달디단 속삭임으로 자기와 자기 집단의 세계에 갇히며 타자를 배척케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저자가 문학과 실존주의를 언급하며 ‘비상상황’, ‘비상사태’를 논하면서 언급한 [1984]와 [멋진 신세계]와 같은 시대 상황으로 나아가는 경향성을 이제는 막을 수도 없지 않나 싶다. AI와 기술 혁신은 소설 속 시절을 빠르게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저자는 본서의 원제를 엘리엇의 시 제목에서 본따 [Waste Land], 황무지를 제목으로 삼았다.
세계화로 부를 향유하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간다고 만족하던 시절을 지나, 인류에게 이점을 남기던 기술이란 것이 점점 절대 위협으로 나아가는 이때, 그럼에도 저항하고 싸워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언어도단 같기도 하고 격려 같기도 한 이상한 조언 같이 다가왔다.
이 시절에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포용하며 공존공영할 방법을 우리는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선뜻 생각나는 무엇 때문에 더 이율배반적인 시대 속에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시절에 갖는 의문에 타자의 입을 통해 공감과 수긍을 할 기회가 되기도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갈지 물러설 수는 있을지 자문해 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들어볼 만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 분명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