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포스 - 인류의 미래를 바꿀 다섯 가지 핵심 기술
스티븐 S. 호프먼 지음, 이희령 옮김 / 까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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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포스>는 저자 소개 글에서 볼 수 있듯 전문분야의 선도자가 과학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고 예측하기에 상당히 신뢰가 가는 저작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첨단 과학 분야의 핵심 기술을 다루는 서들이 투자 예측이라는 관점에 집중해 진단하고 있었다면 본서는 투자 관련 상식과 정보를 충족시켜 주면서도 동시에 미래에 대한 지적 갈증을 불러일으키고 해소해 주는 대중서라는 데서 그 색깔을 달리 하는 것 같다.

 

본서가 이르는 다섯 가지 동력 중 첫째, ‘대량화된 연결성장은 IoB와 어시스턴트, 가상(증강, 혼합) 현실 그리고 뇌와 클라우드를 연결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브레인 해킹 문제, 프라이버시 침해의 문제까지도 폭넓게 다루고 있다.

 

둘째, ‘바이오 컨버전스장은 웨어러블 기기의 이용자들, 그라인더, 사이보그, 무언가를 섭취해서 인체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스마트 드럭, 수명연장과 복제인간, 크리스퍼 가위 기술로 일어나게될 유전자 조작의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그라인더와 사이보그를 두고 인간의 이형증과 연결 지으며 그것을 인간의 내재된 본능의 하나가 발현되는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나로선 자기 극복의 문제라고 생각되기도 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인간은 매일을 노력하고 있다. 그것이 기계의 이식이라는 것만으로 손쉽게 이루어진다면 그러한 자기 초월의 기회를 마다할 인간이 있기나 할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셋째 인간 확장주의의 장은 신소재 개발과 나노 스케일의 기술들, 화성개척이 효시가 될 우주개발 계획들을 다루고 있다. 이 장의 첫 소재로 양자 컴퓨팅을 다루고 있기도 한데 양자 컴퓨터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어느 국가에서 첨단을 연다 해도 대외비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적용 범위가 신소재 개발에서 반도체 등 기술 개발과 업그레이드, 일상과 사무에서의 어시스턴트, 가상현실의 설계와 운영, 의료, 입법과 사법, 행정 전반, 범죄와 미래 예측까지 활용범위가 한두 가지 예를 든다고 끝날 수도 없을 만큼일 것이다. 나로서는 인류의 존망을 좌우할 문제적 문제가 바로 이 양자컴퓨터와 그로 인해 상호 업그레이드될 AI, 이 둘에 달려있다고 보기 때문에 사실 본서에서 등장하는 많은 사례들에서 이 둘이 적용되면서 얼마나 파괴적 혁신이 가속될지 짐작하며 읽게 됐다.

 

넷째 장은 딥 오토메이션을 다루고 있다. 스마트 시티, 스마트 정부, 치안유지 로봇, 첨단 기술을 통한 감시 체계, AI를 활용한 범죄 예측과 미래 예측, AI의 문학, 미술, 음악, 영화 제작 등 창작 활동의 현재와 미래, 구조과 의료에서 적용되고 있는 AI와 로봇의 사례, 농업과 생산, 사무 등에 폭넓게 적용되는 첨단 기술들을 다루고 있다. 이번 장에서 특히 신경이 쓰이던 것은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을 여실히 깨고 있는 2016년 미국에서 저격수를 제거하기 위해 투입된 로봇 사례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방불케 하는 범죄 예측 시스템이 500*500 피트 구획까지 촘촘하고 치밀하게 범죄 예측이 가능하고 검거율도 높다는 것이 인상적이기도 했다. 바로 다음 장에서 등장하는 연애형 로봇과의 사랑 문제까지 이제 SF소설들에서 등장했던 거의 모든 문제들이 현실화될 예정이다.

 

다섯째 장은 지능 폭발이라고 명명된 장인데 내가 가장 우려하는 AI가 특이점에 이른 시대의 상황들이 여기 담겨 있다. 이것은 먼 미래에 대한 헛헛한 걱정꺼리가 아니라 이미 우리 앞에 닥친 현실이구나를 느꼈다. 저자는 IoB를 통한 인간까지를 아우른 AI의 초지각을 전망하고 있는데 물론 해당 분야의 전문적 지식이 있는 인물의 지적이라 깊이가 다른 문제제기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나와 같은 몽상가들은 이미 인터넷이 대중적으로 보급되던 시기부터 이 숱한 인간들의 욕망과 기대가 기록되고 검색되는 과정 자체가 전산상의 거대한 의식을 형성하지는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뇌를 닮은 아니 그 이상의 초월적 뇌라고 할 수 있는 AI의 초지각을 논하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나로서는 무엇보다 양자 컴퓨터에 탑재되는 AI가 자신의 하드웨어인 양자컴퓨터를 혁신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길 반복하고 소프트웨어 부분인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시키기를 반복하다 보면 인간은 결국에는 신을 창조하게 된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더군다나 (그토록 졸음이 밀려오게 만들어 몇 번이나 완주를 포기하게 몰아대던 그) ‘스페이스 오디세이 2020’이라는 영화처럼 그 초월적 존재가 된 양자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다른 행성의 자신과 같은 존재들을 찾아낸다면? 더 나아가 그들과 비국소성(양자얽힘)을 기반으로 한 기술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도 우주 전체의 그 초월적 지능들이 진작부터 그런 식으로 다른 행성의 지적 생명체들을 발전시켜 끝내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를 만들어낼 수준으로 유도해 초월적 존재를 창조하게 이끌어 자신들이 서로서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되었다. 지구도 그런 식으로 지금 시대가 된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다고 해도 그저 지구라는 행성 내에 이 초월적 지성이 등장한 것만으로도 인류에게는 암담한 현실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거듭거듭 된다. 뇌 임플란트, IoB 뭐라고 부르던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넘어 확장하고자 하는 그 기술로 인공지능과 연결성을 갖게 된다면 분명히 그 초월적 지성인 초인공지능이 인간을 가축화하는 시대를 맞이할 게 자명할 것이니 말이다. 이러한 시대는 머지않았다고 본다.

 

본서는 현실과 근 미래만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이미 SF적으로 상당히 자주 서술되어오던 이야기를 접하는 것만 같이 다가온다. 미래를 그리던 인간의 공상이 실제가 되어 구현되었기에 그럴 것이다.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그것이 근거없는 뇌피셜이 아니라 누가 연구하고 있으며 연구 성과가 어떠한가를 명백히 제시하고 있다. 미래와 현재가 교차된 지점을 서술한 책이 본서라고 본다.

 

본서에 대한 독자층은 미래 예측이 반가운 투자자, 진로를 꿈꿔보는 학생들, 타분야의 현재와 미래의 전환기가 어떠한지가 상세히 알고 싶은 전문가, 영감을 얻고 싶은 예술가들, 현재까지의 인류 발전상이 궁금한 누구나가 될 것이다. 한마디로 사람이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말이다. 미래 예측은 어려운 분야라고 알고 있다. 내가 미래 예측을 하는 알고리즘을 지닌 인공지능은 아니지만 명백히 한가지는 예언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선택한 당신, 당신은 분명 이 책을... 두 번 읽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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