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의 변증법 - 페미니스트 혁명을 위하여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지음, 김민예숙.유숙열 옮김 / 꾸리에 / 2016년 5월
평점 :
언니 컴백한 기념 1일 1페이퍼 할까… 말 꺼내기 무섭게 ‘사랑’에 대해 글을 쓰라는 요청을 받았고. 나는 나의 사랑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에 대해 쓰기로 한다. 불돌 언니. 너무 좋아하게 될까 봐(급박한 동일시를 한 나머지 저도 삶을 병동에서 보내게 될까 봐… 아무리 정상성의 폭력을 의문시한다 한들 난 거기까지가고 싶지는 않…) 읽기를 꺼렸던. 나의 최애 페미니스트.
일찍이 여성들에게 *임신과 출산 없는 유토피아*(아니, 그렇다면 모든 남성은 이미 유토피아에 살고 있다는 뜻 아닙니까?ㅋ 남자한테 열폭하지 말라고 자주 지적 받는데. 태어나자마자 유토피아 사는 사람들에게 느끼는 박탈감을 니들이 아냐?)를 제안해 주신 성림의 책 <성의 변증법>은 왜 섹스가 계급인지를 세 가지 층위에서 분석 하신다.
지난주에 1장까지만 읽었고. 다 까먹기 전에 써두기.
1장 노트. 제 멘트 보이나요? “큰일 났다. 너무 재밌다. 망함.”
나는 너무 재밌으면 망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재밌는걸, 읽으려면 체력과 집중력이 필요한데. 집중하고 나면 체력이 떨어져서 잠을 많이 자야 하기 때문이다. 잠을 많이 자고 나면, 텐션이 쳐져서 근로 의욕이 사라지기 때문에… 돈 버는 게 힘들게 느껴진다. 그래서 너.무. 재밌으면 안 됨. 누가 책 실컷 읽으라고 방에 가둬주고 밥 주고 돈 주면 좋겠다. 이따가 로또 사야지.
자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설명 가겠다.
불돌 언니는 이 저서를 통해
1. 엥겔스가 경제 환원주의(남자라서) 때문에 다 못 본 것 !!
2. 보부아르가 넘나 철학자(명예 남..읍읍)여서 못 본 것 !! [**이 부분은 뒤에서 설명]
3. 프로이트가 (변퇴라서…) 남자라서 못 본 것!!
을 자기는 봤다고 주장하고 계신다.
거칠게 한마디로 정리하면. 생식단위 👨👩👧 즉 생물학적 가족(인간 종의 착취와 폭력의 재생산 구조)의 압제…. 당신은 웃을 것이다. 압제라고? 오바육바칠바. 그리고 묻겠지. 그렇다면, 공쟝쟝 너는 이게 보이냐? 당연한 거 아닌가. 그래서 이 압제와 구속을 찢고 자유-해방을 위한 대의적 결심으로 혼자 삽니다. 절.대.고.독… (은 뻥!)
누누이 말하지만 처음에 결혼 때려치울 때 섹스까지 끊으려던 건 아니었는데. 페미니즘 읽다 보니. 섹스가 클라스여. sex class 성적 계급. 철폐 만세. 어어, 이거 아닌데?ㅋㅋ 이거 아닙니다. 으아아, 지금 내가 뭘 쓰고 있냐. 이런 거 안 써야 하는 데. 나도 모르게 내 손꾸락이 이걸 쓰고 있…으아아악. 섹스 철… 으아악 아니, 나는 불돌 언니를 사랑하고요. 울 언니, 힘죠!!
간단한 도식화를 해보자.
엥겔스의 가족[노동]분업은
남편(소유자) - 아내(생산수단) 그리고 그사이의
||
자식(노동)에서
일어나는 이들 사이의 (섹슈얼리티 실천과 따로 떼 놓을 수 없는) 생식reproduction을 생산 수단과 구별되는 경제 체계로 보았다. 보긴했는 데. 노-자간의 계급 분석하느라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못 봤다. 자궁은 인간 생산 수단. 노동자 계급을 재생산하는 것은 여성. 계급 모순 보다 일차적인 *성적 계급 모순*. 일단 아직까지 생식 없이 태어난 존재는 없으니까 ㅋㅋㅋ 생식 단위🥹가 사회의 기본 구성이라고 치고요. 섹슈얼리티까지도 경제환원주의로 봐 버려서 생기는 자본주의 분석의 오작동들은 아마도 분석자인 맑-엥의 몸은 생식에 매여(그들의 성욕은 난 모르고요) 본 적이 별로 없었을 남자 몸이라서란 것이 내 생각.
엥겔스 님하. 나도 일 년 365일 중에 60일 씩 피를 흘리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에라이. 쓰지도 못할 거. 왜 이리 아프고 귀찮은가. 퉷퉷.) 근데 인류 절반은 그래요. 성인 남자 몸을 기본 값으로 한 분석은 아무리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고 해도 ‘부분적 분석’이라고요. 여성 노동자가 단결하느라 바깥일 하면 밥은 누가 차리나? 그러니. 페미니즘 개 무시하는 좌파들. 닥쳐랏. 아, 옆으로 새지 말자.
여기 서 중요한 것은 생물학적 생식단위.
여-남 그 사이에 생겨버린 유아.
이 세 사람에게서 자본가-노동자 보다 더 원초적인 ‘근본적 압제’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또 정리를 해보자.
1. (피임의 등장 이전까지) 여성은 생식에 종속
2. 유아는 성인에게 종속
3. 여성(엄마)- 아이의 상호 의존적인 심리의 형성(여기는 프로이트 필요)
4. 여-남 생식의 차이는 최초의 분업
멀리 윤석열 팰 필요 없이(아, 근데 패고 싶네). 우리가 최초로 경험하는 부조리는 바로 (가부장적) 가족이라는 사랑(이라고 온 사회가 주입한)의 제도. 대체로 가족 안에서 임금을 벌어다 주는 남성이 여성 위에 군림(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으신 분. 페미니즘 운동에 동참합시다)하며, 아이는 여남 모부에게 종속(나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충이 곧 효이며 효가 곧 도리인 유교 걸로서는 매우 어려운 인식이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된. 이것은 너무도 당연해 마치 생물학적 조건처럼 보이지만 생식과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발전되어온 사회적 조건이기에 곧 정치적인 조건인 것이며. 파이어스톤의 말대로 계급. 그것도 성적 계급sex class이다.
기존의 계급class을 타파하자는 것이 혁명이라면. 그 클라스의 원천인 클라스(가족)를 부수자는 파이어스톤식 급진 페미니즘 주장은 “(13) 만약 혁명보다 더 포괄적인 말이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사용할 것이다” …
ㅜㅅㅜ 저 문장 읽는 데. 제가 영화 <레미제라블> 정말 좋아하는 데. 갑자기 그 노래… 뒤에서 들려왔음. (그러고 보면 가족의 압제는 세상의 그토록 많은 혁명들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신자유주의가 박살내 주고 계신 듯.)
다시 돌아가서. 성적 계급 타파하기 위한 최후의 파업은 섹스 파업인데.
네? 뭐라고요? 2020년대의 한녀들은 그걸 걍 한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
자, 그렇다면 2. 보부아르는 뭘 못 본 것일까요?
이건 앞으로 계속 등장하니까 개념 정리 한번 하고 가겠습니다. 철학이 까탈스러운 것은 개념으로 사유하기 때문인 데 철학자들은 개념을 다시 자신의 개념화 하는 작업을 하기 때문예용. 철학자마다 개념의 내용이 미묘하게 다르지만… <아 프리오리 a priori>라는 서양 철학 고유의 개념은. 이렇게 이해를 해보아요. 푸코에도 등장하고, 뭐 칸트에서도 등장하는 데. 우리에게는 BTS 정국이가 있다.
"너는 내 삶에 다시 뜬 햇빛 어린 시절 내 꿈들의 재림
모르겠어, 이 감정이 뭔지 혹시 여기도 꿈속인 건지
꿈은 사막의 푸른 신기루 내 안 깊은 곳에 a priori
숨이 막힐 듯이 행복해져 주변이 점점 더 투명해져"
- 정국의 노래 <유포리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고 썼는지 모르고 썼는지 모를 정국이 안의 깊은 곳의 아 프리오리를 한국말로 하면 ‘선험’. 경험 이전에 있는 것.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인 데… 푸코는 그런 건 없다고 봤고, (역사적 아프리오리는 있음. 해당 시기의 사람들이 미리 합의하는 지도와 달력 안에서 질서 지어진 조건들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자!!) 우리의 불돌 언니는 ‘선험적인 것은 없다’라고 생각하는 아프리오리에 적대적인 변증법적 유물론자(빨갱이…)!! 임ㅋㅋㅋ 그녀의 기본적인 렌즈는 사회적 존재인 인간의 모든 것은 사회, 역사적 조건에서 발생했다.인 것입니다.
불돌 언니의 변유 렌즈로 보기엔. 철학자 보부아르가 상정한 기본적인 ‘동일자-타자’라는 개념조차 개념화가 가능하게 된 역사적 조건에 기인한다는 거죠. 어쩌면 이 근본적 이원론은 생식에 대한 분업을 원천으로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까지 생각을 밀어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단순하게. 더더 단순하게. 전 그런 추상화 작업이 철학이 가진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게 철학의 나쁜 점이죠 ㅋㅋ)
근데 프로이트 마저도 인간 무의식의 역동을 타나토스(죽음충동)-에로스(생,성충동)라는 일종의 아프리오리 적 도식으로 해결 봤다고 까는 것이 서문까지 (제가 이해한) 파이어스톤의 주장인 것 같고. 이 세 가지에 대한 자세한 분석 내용들이 이 책 <성의 변증법>의 주되는 내용일 것이라고 사료되는 가운데.
2019년에 도전했을 당시에는 도저히 읽을 수 없었던 책을
다시 펴보니 이제는 좀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
이 글을 통해서 제가 하고 싶었던 자랑이었습니다. 헤헷. 나 많이 읽을 수 있어졌다.
점심 먹고 잠시 짬 내서 휘리릭 뚝딱뚝딱 썼는데.
사실 저는 사랑에 대해서 쓰라는 요구를 받은 바 ㅋㅋㅋㅋㅋ
그래서 불돌을 왜 사랑하냐고요?
천재니까. 이걸 25살에 썼으니까.
… ….
전 사랑은 내 안에 있으나 아직 발현되지 않은 것을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때 무의식적으로 생겨난다.고 생각해요. (근본적으로는 자기애적인 거죠. 그런데 대상이 가지고 있다고 여깁니다.) 가부장제 하에서 남성을 너무 많이 사랑하는 여성에 대해서도 그런 식으로 이해하면 쉽죠.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정말 싫지만. 늙고 있을 거 다 있는 아재들이 젊은 여성에게 느끼는 사랑도 일정 정도 그런 부분(사실 아름답고 젊은 여성이란 트로피…이기 때문인데. 지들은 사랑이라고 생각하겠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홍상수-김민희에 대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ㅋㅋㅋㅋ
자, 여기서 라캉 도식을 추가해 볼까 했는데.
벌써 두시 반.
사랑할 때 내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 무엇인 지에 집중하는 사람이 사랑을 참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데, 사실 사랑은 대상에 푹빠져 나를 잊어버리는 경험이기도 한 것 같고요. 나를 잊고, 나를 변화시키면서 살아가는 삶이. 나를 갱신하지 않기 위해 타인들을 멋대로 억압하는 삶 보다 훨씬 근사하다고 생각해요. 애초에 내가 원했던 변화이니, 그러니 간절한 사랑만큼. 내 안에 많은 것을 넣어주는 경험도 없죠.
앞서서 보부아르도, 엥겔스도, 프로이트도 못 본 것을 파이어스톤은 봤다고 제가 써잖아요. 아무리 위대한 철학자도 그 스스로는 그 스스로를 못 봐요.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사랑을 느끼는 타자는 중요합니다. 내가 삶에 치여 보지 못했던 던 것을 보여주는 나와 다른 세계니까요.
다른 사람은 못 보는 데 내게 만 보이는 것. 사랑하는 대상에게서 내가 보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성분이라 내게‘만’ 보여요. 다양한 고정관념들로 개별 인간의 고유한 부분을 지워버리는 세상에서. 사랑에 빠지면 그런 것도 있잖아여. 나는 왜 나 인가. 너는 왜 너 인가. 하는 고유해지는 질문. 그건 질문일 뿐. 대답할 수 없어서 그래서 사랑은 재밌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반한 너가 왜 하필 다른 사람이 아니라 너이고, 그게 왜 지금 이 순간인가 하는 건. 어쩌면 그건 내 준비와는 상관없이 우연이고. 그런 우연은 인간의 의식으로는 규명, 해명되지 않는 것이라.
분명한 건.
2023년의 나는. 불돌을 사랑하고.
내 안에 있으나 아직 발현되지 않은 그것은.
나의 천재임….
내 안의 천재. 🔥
오늘의 페이퍼 끗.
제가 이해하고 있는 내용에 혹 틀린 부분이 있다면 기꺼이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