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번달만 다니면 4년 여 결근한번 없이 다녔던 직장과 안녕을 고한다.
너무 어질러 놓았던지 하나 하나 정리를 해야 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러다 안되겠다 싶어 지난 한 주 동안은 자질거리 게 늘어놓았던 것 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쌓아 둔 박스가 10개가 넘어 버렸다.
이번 달엔 남편이 일본으로 한 달 동안 출장을 가게 되기에 이 많은 짐을 혼자서 가져 갈 수도 없고 마침 오늘 출근을 해야 한다기에 그럼 내 짐 좀 가져가라 했다.
비는 그치지 않고 흩뿌려 대는데 짐을 나르다 보니 기분이 묘하다. 게다가 울 남편이 책이 든 박스를 떨어트려서 책 귀퉁이가 찌그러 들었다.. 속상해.. 조심해서 다루지라고 한마디 잔소리를 하고...
사무실에서 텅 빈 책상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허전하다.
내 책상아래 선반엔 책들이 켜켜이 있고 컴터책상아래도 박스 박스에 든 책이 수두룩했는데 그게 다 빠지고 나니 이 빠진 것처럼 허전하다. 어차피 집으로 가져 간 것인데 그래도 정리를 한다는 건 사람 기분을 묘하게 하나 보다.
10월의 첫날... 비가 오니깐 기분이 그냥 그렇다.
너무 깨끗해진 책상이 낯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