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설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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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취하고 사진에 미치다 - 어느 배낭여행자의 유럽 소도시 여행
백상현 지음 / 넥서스BOOKS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진정 여행은 떠나는 자만의 특권이다.
여기가 좋아요 해도 내가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알 수 없는 거 아닐까 싶다.
대기업에 다니다 떠났던 여행에 빠져 회사도 그만두고 여행가가 되었다는 작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나는 늘 그런 자들에게 박수만 보내면서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나는 여행기를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끼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내 눈으로 느끼지 못하는 삶에 대해 타인의 눈을 통해 대리 만족하면서 언젠가 나도 그렇게 훌쩍 떠날 수 있다는 최면을 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이니깐 이리도 하고 싶은게 많은거겠지.
멋진 사진을 보면 사진이 배우고 싶고 멋진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보면 그림을 배우고 싶고..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을 보면 피아노가 배우고 싶고..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유럽의 소도시의 매력에 빠지기 보다 사진에 떠 빠졌는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글 속에서는 작가가 말 하고 싶어 하는 소도시의 매력은 크게 느끼지 못했다.
작가의 마음이 내게 전해 지지 않아서 였는지 모르지만 난 사진을 보면서 글에서 느끼지 못한 매력을 느꼈다.
두브로브니크의 빨간 지붕을 보면서 예전 다른 책에서 느끼지 못했던 아기자기함을 느꼈다.
웬지 두브로브니크 하면 웅장할꺼란 막연한 상상을 했는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음에 놀랐고 성벽을 따라 걷는 길가에 널린 빨래들을 보면서 삶은 어디가나 똑같구나 하는 동질감을 느꼈다.
언제든 마음은 훌쩍 떠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데 몸은 그렇지 못한 현실이라니...
이번 추석에 떠날 일본 여행을 꿈꾸면서 그래도 위안을 삼는다.
전 세계를 배낭 하나 둘러메고 둘러 볼 내 꿈은 언제나 이뤄 질런지.. 그래도 이 더운 여름 날 책 한권으로 인해 내 마음은 행복하다.
언젠가 나도 떠날 수 있다는 기대와 내가 가고픈 곳이 추가되고 그 곳을 가기 위해 꿈꾸는 삶은 언제나 희망에 차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