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공연은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옆지기는 삼성역에서 기다리고 정부관계자와의 간담회는 퇴근시간이 지났는데도 계속 진행중이다. 블루스퀘어까지는 적어도 3~40분은 걸릴 텐데 몸이 바싹 타들어간다. 간담회는 7시를 조금 지나서 끝났다. 부랴부랴 책상정리 하고 삼성역에서 옆지기를 만난 것이 7시 15분경, 이대로라면 공연시간을 맞추기 촉박하다. 올림픽대로를 들어서자 차가 꽉 막힌다. 다행히 한남대교를 올라 섰을때의 교통흐름이 좋다. 공연시작 10분 남짓만에 가까스로 도착, 자리를 찾아 앉고나니 다리에 맥이 풀린다. 1층 4열 정가운데 옆지기와 나란히 앉았다. 이 정도면 배우들의 숨소리와 미세한 동작, 이마에 맺힌 땀방울까지 하나도 놓칠 것이 없을 듯 하다. 5분정도 여유가 있어 공연장을 둘러보니 1~3층까지 관객이 빼곡하고 자리를 찾아 앉느라 분주하다. 숨한번 고르고 나서야  까맣게 잊고 있던 시장끼가 몰려왔다. 190분 공연이기에 고스란히 굶었다.

 

무대엔 뮤지컬 '조로'를 상징하는 "Z"자가 씌어진 커튼이 불타는 모습이다. 불이 꺼지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며 발자욱 소리가 들린다. 무대를 주목하고 있는 데 객석 양쪽으로 등불을 든 남녀 집시들이 애닮은 노래를 부르며 등장했고 오프닝 자체부터 신비롭고 신선했으며,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집시들의 춤과 노래가 이어진 후 배경이 바뀌면서 19C초 캘리포니아를 지배하고 있던 스페인 귀족의 아들 디에고(조로->조승우)가 익살과 장난기 넘치는 얼굴로 등장한다. 가까이서 본 조승우는 미소년과 청년사이의 외면이었고 체구는 의외로 작았다. 마라톤과 타짜를 통해 본 그는 왠지 키도 크고 노숙해 보였는 데 이곳에서는 천진난만한 개구장이 청년이었다.

19세기 초 스페인이 지배하던 캘리포니아. 귀족의 아들이지만 자유로운 영혼 디에고가 어릴 적 친구 라몬의 폭정에서부터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조로로 변신해 활약한다는, 알만한 영웅 이야기다. 우리에겐 TV 만화를 통해 '쾌걸 조로'로 이미 알려진 바 있다. 

   

뮤지컬에서 비장한 영웅을 이야기하고자 했다면 지루했을 텐데 조승우의 조로는 아주 인간적이고 유머러스하다. 조로(여우) 보단 퓨마가 더 좋다며 투덜거리고, 마음에 드는 의상을 버렸다며 친구 이네즈에게 앙탈 같은 짜증을 내는가 하면, 옛 친구였지만 악당이 돼버린 라몬에게 ‘너의 하인이 돼도 좋다’며 엉겨 붙는 능청스러움까지. 정형적인 영웅의 모습을 살짝 비껴간 캐릭터는 오히려 더 매력적이다.

190분간의 공연중 2막 후반부 라몬의 폭정에 찌든 시민들의 몽환적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약간 지루한 느낌이 들었지만 대부분이 역동적이고 흥겨워서 즐겁고 신났다. 스페인 전통의 정열적인 플라멩코 군무, 집시 여인 이네즈의 매력, 뛰고 구르고 날아다니는 조로가 작품의 재미를 높여 줬다. 좁은 공간에서도 밧줄 하나에 의지해 객석 위를 가로지르는 액션은 조로 역을 맡은 조승우가 직접 해내 감탄을 이끌어 낸다. 플라멩코 군무는 <조로>의 신명 나는 풍미를, 때론 군중들의 고통을 비장하게 전달했다.

아쉽다면 조로와 숙적인 악당 라몬의 존재가 쉽사리 이해되지 않은 점이다. 주인공의 오랜 친구에서 천하의 몹쓸 악당으로 돌변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심리가 거의 설명되지 않아 그의 폭정과 그의 최후도 애매하고 어색했다. 그러나 조로역 조승우의 못 말리는 재치와 때론 경쾌하고 애절함으로 표현한 노래와 검투사보다 날렵한 칼솜씨, 서커스단원 뺨치는 줄타기 등의 곡예는 자칫 지루할 수 있었던 순간순간이 상쇄되었고, 루이사 역의 조정은님의 뛰어난 외모와 감미로운 목소리의 매력에 흠뻑 빠져 들게 했다.

특히 집시로 환생한 이네즈역의 김선영 님은 쌕쒸함과 집시여왕다운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압도하고 전체적인 극의 흐름에 에너지와 활력을 불어넣었다. 가슴이 반쯤 드러난 의상은 남성 관객들에게 엔돌핀을 무한정 생산시켰고 쿵쾅거리는 호흡을 더욱 가쁘게 했으며, 집시들과 함께 한 플라멩코의 경쾌하고 정열적인 춤사위와 노래에 신명이 절로 났다.

포악한 라몬(문종원역)과 정직한 가르시아상사(박성환역), 중후한 스페인 귀족 돈알레한드로(김봉한역)의 깨알 같은 섬세한 연기와 재치가 뮤지컬 조로를 더욱 탄탄한 극 구성이 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이어진 10여분간의 커튼 콜은 강도 높은 액션들이 많았는데도 관객의 심장을 뒤집어 놓는 플라멩코의 흥겨운 선율과 매혹적인 리듬이 가미된 춤사위로 집시의 열정을 느끼고 흥분하게 함으로써 매력적인 뮤지컬의 완결판을 선물받게 해주어 아쉬운 발걸음을 경쾌하게 만들어 주었다. 박건형, 김준현 조로 역시 놓치기 아쉬운 이유다. 

 
조로=> 루이사=> 이네즈=> 라몬=> 돈알레한드로=> 가르시아상사 

여우꼬랭지>
1. 10여분간의 커튼콜시 기립박수가 뜨거웠고 내내 흥겨움에 취했다. 플라맹코의 경쾌함과 정열적인 리듬에 한몸
    
되어 춤추고 노래(?)했다. 옆지기가 부끄럽다고 자꾸 바지를 잡아내리고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끄집어 올리면서
    흔들고ㅋㅋ 아무리 말려도 나는 집시 속에서 그들과 동화되어 노래하며 흔들거렸다.
    그대로 몸을 맡기면 또한 즐거운 것을 왜그리 말리는지......헤헤^^

2. 무대와 너무 가깝다보니 춤과 칼싸움할 때, 백작과 조로가 지하로 사라지며 뚜껑을 닫을 때 먼지폭풍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하는 고통이 있었다. 이럴 때는 VIP석이 그리 좋지만은 않더라ㅠㅠ 

3. 공연안내(www.zorrothemusical.co.kr/index.php)
    뮤지컬 조로는 한남동 "블루스퀘어삼성전자홀" 에서 2012. 1. 15일까지 공연할 예정이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7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1-11-28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190분이나 하는군요.
이 작품 보고 싶긴한데 공연비 만만찮아서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글치 않아도 한 뮤지컬 잡지 커버 스토리로 조승우를 다루고 있던데...

전호인 2011-12-02 08:43   좋아요 0 | URL
명성과 같이 작품성도 훌륭했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조로에 대한 스토리는 익히 알려졌기 때문에 자칫 지루할 수도 있었을 텐데 연기자들의 재치와 익살, 버라이어티한 춤과 노래로 충분히 커버되더군요. 플라멩코의 경쾌한 리듬에 몸을 맡겨 두니 절로 흥이 났습니다. 강추합니다

이매지 2011-11-28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저도 조로 보고 싶어요 ㅠㅠㅠㅠㅠㅠㅠ

전호인 2011-12-02 08:45   좋아요 0 | URL
강추합니다.
남다른 감동을 느끼게 될 겁니다.

무스탕 2011-11-28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악~~ 조로다!!! 라고 절규하고 싶을만큼 보고싶네요 ㅠㅠㅠㅠㅠㅠ

전호인 2011-12-02 08:46   좋아요 0 | URL
절규하시는 대로 이루어질 겁니다.
관람하고 나면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실감하게 될 겁니다.
조승우의 매력도 그렇고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등 너무 좋았습니다.
플라맹코의 리듬속으로 빠져 보시거씀까?ㅋㅋ

BRINY 2011-11-28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 싶어요~~~~~ 페임도 봐야하고 엘리자벳도 봐야하고~~~

전호인 2011-12-02 08:47   좋아요 0 | URL
특히 엘리자벳은 제가 좋아하는 옥주현씨가 주인공으로 나오더라구요.
기회가 되면 꼭 관람하시길 강추합니다.^^

순오기 2011-11-29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부럽습니다!!
지난 주말 서울에서 잠잘곳 찾아 헤맸는데...

전호인 2011-12-02 08:49   좋아요 0 | URL
ㅎㅎ 기회가 되면 공연관람 한번 해보세요, 그 만한 감동이 있습니다.
헐, 저를 호출하시지요.ㅋㅋ
모텔들이 시내엔 종로쪽에 있고 대부분이 외곽에 위치해 있어서 숙소잡기가 만만치 않을 수도 있을 겁니다. 에궁 고생하셨군요.ㅠㅠ
 

남북분단으로 인해 이념의 틀속에서 좌우로 갈리고
친미, 종미주의자와 민족주의자로 갈리고
FTA로 인해 찬, 반으로 갈리고
서민과 부자 1%로 갈리고
영남과 호남으로 갈리고
동서남북 갈기갈기 찢기어 갈라진 민족이여!

민족의 DNA는 스스로 타협과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군홧발에 짓이겨지거나 외세에 처절하게 유린당하고 억압받아야만
그 족속들에게 아첨으로 기생하며 의지해 왔던 것이
그리도 자랑스러운 백의 단일민족일 수 밖에 없는 것인가? 


도덕적 기준보다 당장 채운 배를 더 채워보겠다고
이제와선 채울 수도 없는 욕심때문에 이 시대 최악의 사기꾼을 가카로 만든 민족이지 않는가?  


그들에 의해
그들이 섬기는 외세와 굴종주위자들에 의해
그들을 주인 섬기듯 표를 던져준 노비근성의 스스로에 의해
다시한번 유린당한 위대한 대한국민들,
스스로가 그렇게 한 것을
누구 탓을 하고 누굴 미워하느냐. 


내년 총선 그리고 대선을 벼룬다고 하자.
개딴날당이 다수당이 되진 못하겠지만
박그네가 가카로 당선되는 일도 없겠지만
그때가 되는 날, 과연 오늘 만행의 역사현장을 똑똑히 기억하고 올바른 표를 행사할 것인가. 


그때가 되면 다시 노비근성의 집사정신과
일제의 주구가 되어 그들보다 더욱 날뛰듯 다시 딴날당의 주인님 후보들을 위해
개거품 물고 설칠 종자들은 아직도 많으니 그들은 오늘을 걱정하는 척 비웃음치고 말 것이다. 


밑바닥 노비를 족치는 자리를 만들어 줬음인 데
자기의 처지조차 착각하고
주인보다 더 잔인한 주구노릇을 하며
이미 설칠 준비가 되어 있는 노비근성의 다수 집사국민이 있는 한
오늘의 날치기 역사는 끝이 아니라 진행형일 수 밖에 없음을 모른다 할 것인가. 


주인 돼 보지도 못한 자들이
그래도 난 노비가 아니라고 한들
집사노릇은 개나 쳐먹으라고 한들
서로 같은 처지이면서도
단결치 못하고 갈라져 물고 뜯으며 저 잘났으니
우리편이 돼 달라고 한들
힘없고 빽없음에 비굴함을 참으며 살고 있는 민초들에게는
모두가 그놈이 그놈으로 밖에 보이지 않음이다.

투쟁할 곳은 오로지 현장뿐이며
오리농법의 오리를 식용이 아닌 애완동물 취급하는 수준의 시각으로는
국민이 우롱당하는 어제의 역사현장은 되풀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짓밟히고 찢겨져도 수구의 사탕발림에 굴종할 준비가 항상 되어 있는 민족근성인 DNA 탓만 할 것인가
그래도 우리에겐 부정적 시각의 민족근성 DNA보다
주린 배를 움켜잡고 시베리아 벌판의 혹독한 추위와 싸우며 
독립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던 투사들의 긍정적 민족정신 DNA가 아직도 더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안다.
그런 민족정신으로 어제의 치욕을 되풀이 하지 않게 각오를 다지자.

조금은 다를 수 있지만 결국은 같은 편을 개새끼로 만들지도 말고
오리농법의 오리를 애완동물인 양 취급하지 말고 그냥 식용으로 바라볼 때
FTA로 인해 서민들이 흘리게 될 눈물을
최루탄을 빌어 그들에게도 고통스런 눈물의 매운 맛을 보게 했던 투사의 정신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
   

=================================================================================================================

 그 사람을 가졌는가

< 함 석 헌 >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를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의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
'아니'라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9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녀고양이 2011-11-23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어찌 제 맘 속을 이리 잘 표현하셨단 말입니까!

전호인 2011-11-24 11:43   좋아요 0 | URL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1%부자들에게 92조원의 세금을 감면해준 종자들입니다.
결국 92조원의 세금은 서민들이 나누어 부담을 했지요.
우리의 고유 협동정신인 상부상조와 십시일반의 정신이라고 해야 할까요?
세금폭탄을 안긴 사람들과 세금폭탄을 맞은 것이 본인인줄도 모르고 그들의 편이 되어 설치는 꼴을 보면 울화통 터지는 일이긴 하죠. 그들에게서 나올 것은 떡이 아니라 콩고물 조금 얻어먹는 거잖아요. 떡을 얻어먹고 설치면 말이나 안하지요ㅠㅠ노비,거지,기생근성을 어찌하리오. 깝깝합니다.

양철나무꾼 2011-11-25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대포에 최루액 섞여 있어서 저 같은 여자들은 엄청 쓰라리고 후유가 심했을것 같아요.
어제는 급하게 준비하느라고, 아들 스카웃에서 야영갈때 입는 연두색 판쵸 우의 준비했었는데...
다행인지 물대포는 없었다는, ㅋ~.

근데, 여기 저기 우비 입은 사람들 보면서 엉뚱한 상상 했어요.
용산 참사때처럼 화염병 만들어 던지지나 않으려는지, 원~ㅠ.ㅠ

전호인 2011-11-28 10:36   좋아요 0 | URL
추웠을텐데 고생이 심하셨네요.
그런 용기에 무한한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엄마가 백화점에서 칼을 사오면서 벌어지는 코믹 일상이 드라마 같이 펼쳐지면서 월요일 아침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새 칼이 생기면서 아빠와 함께 헌 칼을 버리다 생긴 에피소드가 빵 터지게 한다.  
우리 팀원들이 폭발한 웃음을 참느라 얼굴 빨개진 모습을 보았다면 속으로
"저 양반 미쳤나?" 했을 것 같다.ㅋㅋ

컬투쇼에 소개된 사연을 요약해본다.  

   
 

얼마전 어머니께서 백화점에서 칼을 세트로 사 오셨어요. 며칠 뒤 재활용 하는 날에 전에 쓰던 칼도 버리게 되었어요.

제가 일반쓰레기 봉투에 넣어서 버리려고 하자 아버지께서
"이 자슥아! 거따 버리면 나중에 분리수거 해 가시는 분들 다친단 말이야!"

이렇게 호통을 치시면서
"칼은 일단 들고 내려갔다가 이따 밑에서 종이 한장 주워서 그거에 말아서 버리자" 라고 하셨어요
.
그렇게 해서 저는 일반쓰레기 봉투를 들고 아버지는 한 손엔 칼을 한손엔 의류수거함에 버릴 헌 가방을 들고 엘리베이터에 탔습니다.

1층으로 내려가던 도중 5층에서 엘리베이터가 섰어요. 그리고 오층에 사는 훈남 오퐈가 탔습니다. 훈남 오퐈가 제 옆에 바짝 섰습니다. 두근두근~ 그런데 훈남 오퐈가 3층 버튼을 누르더라구요. 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죠.
"띵동 3층입니다." 엘리베이터가 3층에 섰어요.

그런데 문이 열리는 그 순간 훈남 오퐈가 제 손목을 잡고 엘리베이터 밖으로 미친듯이 내 달렸어요.
"어머! 어머! 왜 이러세요" 저는 놀라서 소리쳤죠.
"잔말말고 뛰어! 방금 니 뒤에 미친X이 칼들고 서 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그 상황이 너무 웃겨서 해명도 못하고 오퐈와 손을 잡고 달리기만 했어요. 오퐈 미안해요. 한참을 달리다가 오퐈가 뒤를 한 번 돌아보더니
"으악!!!!!!!!!!!! 으아아아아아아 악!!!!!!!!!!!!!!!!!!!!!!!!!!!!!!!!!!!!!!!!"

엄청난 소리를 지르며 이번엔 아예 제 손을 놓고 빛의 속도로 도망가 버리는게 아니겠어요.
저도 뒤를 쳐다봤죠.
아버지께서 한 손에 칼을 들고 몇 오라기 안되는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미칠듯한 스피드로 쫓아오고 계셨습니다.
"야XX야!!!!!!! 내 딸 내놔라!! 이 XX 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딸을 빼앗긴 아버지도 극도의 흥분상태셨어요.
결국 동네에 경찰차가 오고 나서야 사건은 마무리 되었어요.
달아난 훈남오퐈가 경찰에 신고했더라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그 사건을 계기로 그 오퐈와 친해졌습니다만 우리 아버지께서는 아직 그 오퐈를 싫어하시는거 같아요.
조용한 동네에 경찰차까지 오게 된 사건으로 아버지는 아파트 주민들에게 제대로 눈도장 찍으셨고 며칠전에 동대표가 되셨습니다. -끝-   

-스포츠서울 제공-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8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진 2011-11-21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글 저도 봤답니다 ㅋㅋㅋㅋ 제게는 빵터진다거나 미친듯이 웃기다하는 건 없었는데 줄거리 자체가 재밌더라구요.. 게다가 그 오빠가 훈남 오빠라는 것에 더욱 비중을 주고 싶다는... 하하ㅏ

전호인 2011-11-22 15:53   좋아요 0 | URL
소이진님과는 세대차이인가요?
저는 너무 웃겨서 미치는 줄 알았답니다.
저의 강쥐들도 아빠의 설명에 빵 터지긴 했는데......ㅋㅋ

실비 2011-11-22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색어에 올라왔던데.
이제야 이내용을 보고 가네요 ㅎㅎㅎ
나중에 컬투목소리로 들으면 더 실감나겠는걸욤 ㅎㅎ

전호인 2011-11-22 15:54   좋아요 0 | URL
직접 육성을 통해 들었다면 더 뒤집어 졌을 겁니다.
읽는 동안도 정황이 상상되면서 어찌나 웃음이 튀어나오던지......ㅜㅜ

무스탕 2011-11-22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검색어만 보고 내용은 몰랐는데 이런 내용이었군요.
컬투가 읽었으면 정말 요란하게 난리도 아니었겠어요 ^^

전호인 2011-11-22 15:55   좋아요 0 | URL
그렇죠~~~!
워낙 재미있는 친구들이라 웃음소재가 아니어도 웃음을 주는 데 이런 소재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주변에 여러모로 긴용하게 써먹고 있는데 다들 빵 터지네요.ㅋㅋ

소나무집 2011-11-22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웃다 갑니다.ㅋㅋㅋㅋ

전호인 2011-11-25 13:48   좋아요 0 | URL
웃으면 복이 온다잖아요.
요즘 돌아가는 형국이 씁쓸한 웃음을 짓게 한다하더라도 겉으로는 유쾌하고 호탕하게 갑시다.^^

pjy 2011-11-23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컬투쇼는 사연도 참 희안하고? 정말 웃기지만, 읽어주는 컬투때문에 더 재미난거죠~~~덕분에 점심먹고 졸렸는데 잠 깹니다ㅋㅋㅋㅋㅋ

전호인 2011-11-25 13:49   좋아요 0 | URL
모두가 웃을 준비가 되어 있는 데 작금의 주변현실이 웃음을 저어하네요.
그래도 마음 껏 웃으며 삽시다.^^

가넷 2011-11-24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빵~ 터져버렸네요.ㅠㅠ;;

전호인 2011-11-25 13:50   좋아요 0 | URL
ㅎㅎ, 마음 껏 웃으세요.
저 또한 다시 읽어도 웃음이 납니다.
 

  

2011년 11월 11일 우리나라에만 있는 빼빼로데이에 옆지기와 함께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27년간 오로지 한 길만 걸어온 대한민국 대표 Rock밴드인 부활콘서트를 다녀왔다.

리더 김태원을 중심으로 우리 곁에 다시 부활한 그들의 인생스토리를 주제로 콘서트가 진행되었다. 부활은 노래만큼이나 보컬들도 유명하다. 부활에서 보컬로 유명세를 타면서 솔로로 전향한 대표적인 가수 이승철을 비롯, 1대 보컬 김종서, 박완규 등이 있다. 현재 정동하가 10대 보컬을 맡고 있는 것을 보면 부활을 거친 가수들이 많았음을 짐작케 한다. 대부분의 보컬들이 1~2년에 그쳤지만 정동하는 7년째 보컬리스트를 담당하고 있음을 새로 알게 되었다.

27년간의 역사가 말해주듯 그들이 걸어온 대한민국의 Rock은 그들을 중심으로 전설이 되었다. 부활의 음악은 기나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늘 한결 같았다. 부활의 음악이 폭넓은 팬들을 확보하며 사랑받을 수 있는 원동력은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가 만들어 내는 서정적 감수성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남자의 자격'과 '위대한 탄생'을 통해 예능의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고 있는 리더 김태원은 음악못지 않게 수많은 어록을 만들어 내며 국민멘토로 건재하며, 위암수술 상태에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워 색다른 감동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오늘날까지 부활이 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태원이라는 걸출한 대중음악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서울 콘서트 첫날인 11일, 4~5미터 거리(B구역(가운데)7열 3~4번-R석-)에서 그들을 직접 만나 함께 호흡하고 신명나게 춤추며 따라 부른 음악은 우리 부부에게 새로운 낭만과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무대와 지척이어서 호흡까지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었고 정동하가 간간이 뿌려대는 물세례를 고스란히 맞아야 했다. 두시간 동안 함께 노래부르고, 뛰고, 달리고, 소리 지르느라 후끈 달아오를 수 있어 좋았다. 옆지기도 나도 미친 듯이 소리지르고 춤추며 즐겼다. 목이 다 쉬고 다리가 후들거려도 몸과 마음으로 젊음을 함께 호흡하니 좋더라.

"소리질러! 뛰어!" 아직도 귓전에 윙윙거린다. ㅋㅋ

베이스 서재혁, 기타 김태원, 드럼 체재민 그리고 보컬 정동하가 만들어 내는 하모니와 흥겨움은 인고의 세월에 걸맞는 수 많은 명곡들과 더해 최고의 무대였다. 또한 위대한 탄생을 통해 리더 김태원의 멘티로 자리잡은 백청강, 이태권이 함께 했기에 신선함도 있었다. 백청강과 이태권도 잘 불렀지만 파트를 나눠 부를 때 정동하와 확연한(?) 차이가 났다. 노련한 프로와 갓 입문한 프로와의 차이라고나 할까 음색도, 음역의 크기도 정동하는 몇수 위였다. 부활에 걸 맞는 보컬이라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리더 김태원의 말처럼 수많은 시련을 견디고도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부활의 역사는 언제나 "지금부터"이며 그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걸어 새로운 길을 만드는 부활이길 기대한다.

김태원 "세상에 '여기까지'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항상 '지금부터'입니다."

부활의 대표적인 히트곡인 사랑할수록, 네버엔딩스토리, 마지막콘서트, 비와 당신이야기 등은 부활콘서트 Cross Road  전국 대도시 순회공연시에 만날 수 있으며, 금년 12월말 까지 진행된다.
 

ㅇ 부활콘서트 Cross Road 전국순회일정 ==>  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0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1-11-16 16: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7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7 0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7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1-11-18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여기까지'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항상 '지금부터'입니다.
다시 들어도 명문장이에요. 현장에서 라이브로 듣는 노래는 아주 벅찰 것 같아요. 좋은 시간 보내셨어요.^^

전호인 2011-11-22 15:51   좋아요 0 | URL
김태원 씨가 역경을 이겨내서 그런지 촌철살인의 멘트가 꽤 많습니다.
하는 말에 의미가 담겨 있어서 더욱 느낌을 받게 돼요.^^
신나게 지르고 뛰다 왔습니다.ㅋㅋ
 

오늘아침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안철수 원장께서 1,500억원(안철수 연구소 보유지분 37.1%의 절반)을 저소득층 자녀교육에 쓰였으면 하는 바램을 담아 사회환원한다는 보도를 접했다. 안철수님만이 할 수 있는 통큰 기부임에 틀림없다.  
가카를 비롯한 일부 재벌들은 불법상속과 탈세 등을 통해 한푼이라도 더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충격에 가까운 일이다. 한사람의 통큰 실천이 오늘아침 냉랭한 기온을 따스한 정이 넘치는 기운으로 전환해 준 기쁜소식이다.  
그런데 아직도 정신못차린 조중동과 딴날당은 깎아내리기에 여념이 없고 민주당은 묻어가기에 바쁘다. 2MB가 후보시절 BBK비리, 일부재벌들이 각종 탈세 등 불법행위를 무마하는 댓가로 억지로 내놓는 재물과는 차원이 다르다. 비교하는 것 자체가 꼼수다. 이런 인간들에게 나꼼수와 뿌리깊은 나무의 킹세종을 인용하여 작정하고 한마디 한다.
"우라질, 정신차려 씹쌔들아! 씨바" 
안철수 원장님께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
"고맙습니다.
당신은 혼탁한 시대에 맑은 영혼을 가진 리더이자 모두의 희망이 될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이메일 전문] "더불어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사회를 꿈꾸며"

안연구소 동료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작은 결심 하나를 실천에 옮기려고 합니다. 그것은 나눔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그동안 의사와 기업인, 그리고 교수의 길을 걸어오면서 우리 사회와 공동체로부터 과분한 은혜와 격려를 받아왔고, 그 결과 늘 도전의 설렘과 성취의 기쁨을 안고 살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한 가지 생각을 잊지 않고 간직해왔습니다. 그것은 제가 이룬 것은 저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저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나름대로 '영혼이 있는 기업'을 만들고자 애써왔습니다.

기업이 존재하는 것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숭고한 의미가 있으며, 여기에는 구성원 개개인의 자아실현은 물론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보다 큰 차원의 가치도 포함된다고 믿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가치를 실천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의 폐허와 분단의 아픔을 딛고 유례가 없는 성장과 발전을 이룩해온 우리 사회는 최근 큰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건강한 중산층의 삶이 무너지고 있고 특히 꿈과 비전을 갖고 보다 밝은 미래를 꿈꿔야 할 젊은 세대들이 좌절하고 실의에 빠져 있습니다. 저는 지난 십여 년 동안 여러분들과 같은 건강하고 패기 넘치는 젊은이들과 현장에서 동료로서 함께 일했고, 학교에서 스승과 제자로도 만났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이상과 비전을 들었고 고뇌와 눈물도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시련들을 국가 사회가 일거에 모두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국가와 공적 영역의 고민 못지않게 우리 자신들도 각각의 자리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받은 입장에서, 앞장서서 공동체를 위해 공헌하는 이른바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실의와 좌절에 빠진 젊은이들을 향한 진심어린 위로도 필요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동체의 상생을 위해 작은 실천을 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덕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10여 년 전 제가 책에 썼던 말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 그래서 우선 제가 가진 안연구소 지분의 반 정도를 사회를 위해서 쓸 생각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를 밟는 것이 좋을지, 또 어떻게 쓰이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것인지는 많은 분들의 의견을 겸허히 들어 결정하겠지만, 저소득층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쓰여졌으면 하는 바람은 갖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의 핵심중 하나는 가치의 혼란과 자원의 편중된 배분이며, 그 근본에는 교육이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선은 자신이 처한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마음껏 재능을 키워가지 못하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일에 쓰여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다른 목적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오래 전부터 생각해온 것을 실천한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오늘의 제 작은 생각이 마중물이 되어,다행히 지금 저와 뜻을 같이해 주기로 한 몇 명의 친구들처럼, 많은 분들의 동참이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뜻 있는 다른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11월 14일

안 철 수 드림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11-11-15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안철수님 만쉐이~~~~ 그나 저나 넘 통 큰 기부네용@.@

전호인 2011-11-16 18:13   좋아요 0 | URL
멋진 분이네요^^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자발적이고 깨끗한 선행입니다

saint236 2011-11-15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그래도 1500억 남는다며?라는 상식 이하의 말들을....

전호인 2011-11-16 18:14   좋아요 0 | URL
그러니 말입니다.
욕심이 한도 끝도 없고, 조그만 흠집이라도 잡아보려고 안달입니다.
우리 사회가 이러면 안되잖아요.
비리에 의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하는 재물과는 차원이 다른 환원이라 더욱 기분이 좋습니다

순오기 2011-11-15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따뜻한 소식입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빛이 납니다!!

전호인 2011-11-16 18:15   좋아요 0 | URL
그렇죠.
리더로서의 자격이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