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뇌 

                                                                      ~전호인~

검붉게 타 들어가는 가로수 사이 스치듯
회색빌딩 속으로 사라지는
작은새 한쌍의 뒤엉킴 날개짓은

사랑 맺을 춤사위 한판일까?
이별 처한 싸움판일까?

번뇌 가득한 상상은
미물의 미동까지도 다양한 각본이 된다.

작은새 한쌍 지나간 저 밑
넓디 넓은 신작로 위엔
검정흰색푸르딩딩 자동차로 가득하고

제 갈길 바빠 허둥대느라
급정거하며 브레이크등 번쩍
확 끼어들며 좌우방향등 토짝또짝
미안한 마음에 비상등 꿈뻑꿈뻑
이리저리 바쁜 일상과 어울려
모두가 쉴새 없는 움직임이
어지럽고 혼란스럽다.

작은새 한쌍의
사랑맺음? 이별싸움?
지금쯤은 끝났으려나......

또 다른 시간, 세월 더해 찾아 드니
친했던 세월, 아쉬움 접고 긴 이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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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TV 드라마를 보면서 옆지기가 눈물을 펑펑 쏟아낸다. 무슨 드라마를 저리도 슬피 시청할까 의아해 하면서 살짝 보게 된 것이 "천일의 약속"이다. 수애와 김래원이 주연인 전형적인 멜로물인데 실연이 뒷받침된 사랑이야기다. 대부분 등장인물간의 관계을 파악하면 드라마의 설정이 짐작된다. 그때부터 극전개의 흐름에 맡겨서 시청해 보면 줄거리를 알게 된다. 옆지기가 눈물을 훔치면서 시청하는 이 드라마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모든 것을 다 갖춘 부잣집 외동딸 향기(정유미 분)는 결혼식 이틀전에 지형(김래원 분)으로부터 사랑하는 여자가 따로 있기 때문에 결혼할 수 없다는 고백을 듣는다. 향기와 지형은 본인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친구지간인 부모님들에 의해 어려서 부터 정혼자로 결정되어 있었고, 20여년을 함께 자랐다. 향기는 파혼하고 떠나는 지형을 끝까지 감싸고 품으면서 오랫동안 간직했던 사랑을 놓아준다.  

지형이 사랑하는 여자는 서연(수애 분)이다. 어린시절 부모님을 잃고 남동생과 고단한 삶을 살던 서연은 고모의 손에 의해 자란 후 성년이 되어 남동생과 분가해서 산다. 고종사촌 오빠와 친구인 서형을 만나 사랑이 싹트지만 서형의 집안내력으로 인해 서형의 결혼을 이유로 헤어졌다. 그렇지만 둘사이는 사랑의 깊은 공감이 있다. 

사랑을 잃어버린 서연에겐 알츠하이머(치매)라는 병마가 찾아든다. 알츠하이머병을 인정하려하지 않고 오기를 부리지만 매일매일 기억이 조금 씩 끊기는 것을 받아 들이면서 깊은 상실감을 겪는다. 서연의 병명을 알게된 지형이 파혼을 결정하고, 자신 때문에 파혼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서연이 지형에게 급히 전화하려 하지만 그 전화번호조차 생각해내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 매일 다니던 골목길이 어딘 지 몰라 절망한다. 상실감의 극치다. 기억의 사라짐은 결국 사랑했던 추억까지도 모두 삼켜 버릴 태세다.

드라마 전체의 느낌은 못 가진 것이 없는 향기가 단 하나, 사랑을 얻지 못해 비틀거린다면 서연은 많은 것을 잃었지만 다시 돌아온 사랑이 남았다. 사랑을 잃고 오열하는 향기, 기억을 하나씩 잃어버리면서 돌아온 사랑을 마음 껏 받아들일 수 없음에 아파하는 서연. 이들의 가지지 못한 아픈 사랑과 가졌지만 아픈 사랑 사이에서 눈물 샘이 자극되는 원인이다.   

이 드라마를 잠시 접하면서 아름 다운 사랑만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을 새삼 실감하고 느낀다.
사랑했던 추억까지도 잃게 된다면 더욱 아픈 사랑이 되겠지?
그것도 사랑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사랑, 참 아프다. 아퍼.ㅜㅜ 

 

 

 

 

 

 

 

====================================================================================================================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천일의 약속> 8회 대사에 삽입된 박인환의 시 <세월이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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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동자도 티파니에서 아침을 맞고 사랑을 한다!
    from 맺고,따고,볶고,내리고,느끼고,사랑하라! 2011-11-14 01:46 
    1. 노동11월13일, '노동'을 더 유심히봤다. 버스를 타고 버스노동자를, 커피하우스에선 커피노동자를, 영화관에선극장노동자를, 서점에선 책노동자를. 구체적인 존재들의 노동을 봤다. 광화문에선 노동자대회가 열렸고,노동자들이 점점이 박혀 있었다.경찰도시 서울의 볼품 없는 풍경이지만, 명령에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했을경찰노동자들의 노고까지도오늘, 그냥 품었다.11월13일, 전태일 열사의 41주기.오늘, 나는 쉬는날을 맞은 커피노동자지만, 어머니 아버지를 위
 
 
이진 2011-11-09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애가 나와서 보려고 했던것을 미루고 미루고 있었는데.. 이런 줄거리였다니요.. 꼭 봐야겠군요!

전호인 2011-11-14 10:47   좋아요 0 | URL
보실 수 있으면 보세요.
잠깐 시청을 했는데도 강한 임팩트가 남긴 하네요.ㅋㅋ

실비 2011-11-15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깐 봤는데.. 참 상황들이 슬픈거같아욤....
집중해서 보면 저도 눈물이 나올거 같아욤 ^^:;
 
 전출처 : 전호인 > Musical 넌센세이션

 

가을날 저녁! 
늘 바쁜 옆지기와 짬을 내서 함께 한 것이 뮤지컬 넌센세이션이다.
공교롭게도 그날 모두 시간에 쫓겨 1부는 따로 떨어져서 관람을 했지만 두 사람 모두에게 가을밤을 유쾌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충분한 뮤지컬이었다.

라스베가스 모수녀원! 익명의 교구가 수녀님들이 공연을 해준다면 1만 달러를 수녀학교에 기부하겠다는 제안이 들어온다. 아프리카에 우물을 파주기로 한 수녀들은 기부금을 받고자 공연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만 쉽지가 않다. 그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를 코믹한 춤과 노래로 구성한 뮤지컬이다. 

5명의 수녀들의 좌충우돌 해프닝은 경건하고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만 알던 수녀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수도 있었다. 극 전개 및 공연 소재 등도 탄탄했기에 관람하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예상을 뒤엎는 다섯수녀들의  유머와 개인기, 춤과 노래로 모처럼 나들이한 옆지기와 나, 관객들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또한 고결한 수녀복 안에 희로애락에 울고 웃는 한 영혼이 있음을 깨닫게 하는 대목에서는 코끝이 짠하기도 했다. 직접 관객들과 호흡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했던 초입부분과 넌센스 퀴즈 부분은 관객들로 하여금 폭발적인 호응을 끌어냈다. 설운도의 상하이상하이를 군가로 불러준 뚱꿍한 관객 아저씨때문에 다시한번 빵 터졌다.ㅋㅋ

지금은 수녀시대!! 넌센세이션은 12월 18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공연한다.
특히 삼성홀은 "퐁피듀센터"처럼 예술성을 겸비한 건물로도 유명하다. 밤이라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 했던 옆지기가 다시한번 건물을 감상하러 오자는 약속을 뒤로하고  유쾌한 가을밤 공기를 흡입하며, 강쥐들이 기다리는 따스한 보금자리를 찾아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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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1-03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랑 딸아이는 뮤지컬이나 여러가지 관람을 좋아하는데 울 신랑은 고개를 절래절래 젓지요.
아우, 두분이 다정하게 보시다니 너무 부러워요.

울 신랑에게두 보여주고픈 페이퍼지만, 부부 사이에 비교는 금물이라지요. ㅎㅎ

전호인 2011-11-04 14:59   좋아요 0 | URL
부부간에 금기시 해야할 것이 다른 신랑, 신부에 대한 비교이지요. 비교하면 화딱지나서 더 어깃장 놓게 되죠.ㅋㅋ 잘하셨어요^^역시 현명하신 나의(?ㅋㅋ)마고님이십니다.
가족 네명중 세명이 가는 곳에 따라가는 것이, 세명을 제 방식대로 끌고가는 것 보다 쉽잖아요.ㅋㅋ 저역시 독서,영화등 문화계와 골프,여행, 놀이등 스포츠오락방면 등 두루 다 좋아하다보니 가족들이 크게 배척하진 않더라고요. 나름 가족들 틈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터득한 거죠ㅋㅋ 가족들틈에서 왕따당하지 않고 생존하기 위한 아빠의 외로운 분투기라고 합시다ㅠㅠ

순오기 2011-11-06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부부를 위한 행복한 가을밤이었군요.^^

전호인 2011-11-07 15:23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게요, 가을밤의 정서와 맞물려 아주 좋았습니다.^^
 

부부 

  

간혹 원망하고 서운하여 살아온 지난 세월보다
항상 애틋하고 사랑하여 살아갈 남은 세월이기에
오늘도 부부라는 우리가 함께 계절을 걷습니다


사진.글 - 류 철 / 칠곡에서
(사색의 향기 퍼옴) 

------------------------------------------------------------------------------------------------
부부는 죽음이 다 하는 날까지
희로애락을 함께 할 동반자입니다.
서로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고 돌보아주며
마지막 여행지로 가는 길까지
함 께 손잡고 걸어가야 겠지요 

사랑을 등받이 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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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3 1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4 15: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3 2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4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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