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대한 과학적 실험을 주제로 하는 봉크를 읽고있다.
일찍이 인간사체에 대해 유쾌발랄한 수다를 선보인적 있는 작가는 섹스에 대해 행해진 거의 모든 과학적 실험을 다뤄보려는 의지를 보인다. (도대체 섹스 중 코분비물이 많아지고, 침이 앞으로 튀어나가는 거에 누가 관심이 있는가는 별개로 하자)
지금까지의 독서 성과는 내 몸에 대해서 몰랐던 점 한가지를(겨우?! 아마도 남자과학자들이 더 많고, 과학자들이 흔히 자기몸을 실험대상으로 삼은 탓일까? 그 유명한 킨제이도 남자지 않는가ㅎ) 발견한 점을 제외하고는 인간이 얼마나 창의적인가 놀라울 따름이다.
진공청소기와 자위를 하다 심장마비로 죽은 사람, 화장실 정화조 구멍과 자위하다 화장실 물탱크를 메단 채 병원으로 가야했던 사람, 킨제이는 칫솔과 칵테일 젓개를 어딘가로 넣어보았단다. 이런 사례들이 진지한 제목이 달린 논문에(이를 테면 자위행위에서의 진공청소기 이용사례 같은 제목말이다) 인용되어있다니, 앞으론 궁금한게 있으면 지식인이 아니라 논문 데이터베이스를 종종 활용해야겠다. 이를 통해 페티쉬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물건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 특별하다는 사실을 새삼 수긍했다. 현재는 페니스를 단 기계(클리토리스에 대한 고려가 없는)를 사용해서 어떻게 실험에 참가한 여성들의 상당수가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었는가라는 의문을 저자가 해결해 가고 있는 대목을 읽고 있다. 음.. 해당 과학자가 황우석 같은 인간이거나, 여성참가자들이 연기의 달인이었거나,(혈압등을 측정했는지 모르겠다. 했다면 이건 아니고) 여성 실험참가자들이 능력자들의 모임이었을 수도 있다. 상상만으로도 오르가즘에 도달할 수 있는데 왔다갔다하는 실리콘 뭉치와 도달하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
어쨌거나 거추장스러운 겉표지는 벗기고 알맹이만 들고 출근해서 회사 화장실에다 놓아두었는데, 조금있다보면 20~30살 사이 우리회사 여직원 십여명의 침으로 반들해서 있는 것을 발견하진 않을지 모르겠다. 내가 가져다둔 책은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크게 작용하고 있고 표지가 없으니, 역대 내가 가져다둔 화장실 책 최고 인기였던 장동건이 표지모델이었던 에스콰이어에는 좀 모자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