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stella.K >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아!
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심순덕 -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출처 : [이소현님 미니홈피]Tomorrow never c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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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8-2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
가끔 외할머니 이야기 하시면서 눈물짓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어머니, 언제 들어도 언제 불러보아도 가슴 한구석 짠해지다가도 따스해지는 어머니.
남은 여생 항상 기쁘고 웃음짓는 일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stella.K 2004-08-25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님 뭉클한 마음 저에게도 전해 옵니다.^^

水巖 2004-08-25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읽어 보아도 가슴 뭉클한 어머님 이야기. 어머님의 남은 여생을 이야기 하시는 잉크냄새님은 행복하신 분에 틀림이 없습니다.

icaru 2004-08-25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재작년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그 이후로 저희 엄마도 부쩍 늙으신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저는 아직까지 엄마가 있어서 잘 모르는데.... 엄마를 여읜 저의 엄마의 저 허전한 심정은 부쩍 는 흰머리로...대신하는구나...라는 생각....

아...참...!! 오랜만이죵? ^^

호밀밭 2004-08-25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한테 미안한 게 너무 많아요. 외할머니께도요. 외할머니 돌아가셨는데 별로 슬퍼하지 않아서 죄송해요. 저희 엄마도 요새 너무 많이 나이 들어 보여서 맘이 아파요. 조카들이 있으니까 할머니이시기는 하지만 그래도 엄마는 안 늙으시면 좋겠는데 아빠보다 더 나이 들어 보여서 속상해요.

잉크냄새 2004-08-25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의 말씀을 들이니 진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복순이 언니님 너무 반갑고 호밀밭님의 애틋한 마음도 느껴지네요.
 
 전출처 : 진주 > 잉크냄새님의 서재에서 느낀 것

알라딘에 서재를 개설한지가 일년이 다 되어간다.
나는 여태 수업준비를 위해 책을 정리하는 정도로 서재를 이용해 왔었다. 그러다가 지난 주 였나? 아무튼 불과 얼마전에 알라딘을 둘러보다가 다른 서재들을 둘러 볼 기회가 생겼다.

"페이퍼"를 통해 다양하게 자신의 서재를 운영하면서 다른 서재 주인들과 다정다감하게 소통하는 것을 보았다. 그 가운데 "잉크냄새"님의 서재를 보면서 신선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아직 그의 서재를 샅샅이 다 둘러 보진 못했지만 리뷰와 페이퍼를 읽으면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씩 느껴졌다. 성별은 남자일거고(혹시 아닌가?ㅎㅎ) 나이는 나보다 대여섯 살 정도 아래. 그리고 성실하면서 섬세한 성품에 마음은 여리고 따뜻하리라고-  소문에 의하면 미적감각도 대단하다는데 그 말도 맞을 것 같다.

수업나가기 전 아침에 잉크님의 서재를 잠깐 들렸을 뿐이었는데 간간이 서재에서 본 이야기가 떠올라 오늘 하루 내내 마음이 포근했다.

며칠 전 잉크님이 이벤트를 열었다. 축구시합에서 자신이 예측한 스코어를 알아맞추라는 아주 주관적인(ㅋㅋ)문제에 선물을 주는 이벤트였다. 두 사람이 당첨되었는데 한 사람에겐 책, 한 사람에겐 커피잔과 수첩을 보냈나 보다. 나는 잘 몰랐지만 이런 이벤트는 알라디너들만의 특이한 행사였다. 알라딘 본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서재주인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서로에게 자그마한 선물을 주고받으며 우정을 돈독히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잉크님의 서재에서 본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선물을 받은 님(스텔라님이라고 기억남)이 보내준 물건에 감격하여 소상하게 페이퍼에 올렸던 것이다.
포장은 어떠하고 물건은 어떠어떠하더라 하며~  하도 소상하게 밝혀서 글만 읽어도 잉크님이 얼마나 정성을 다하여 선물을 보냈는지가 짐작이 갔다. 나는 그 모습을 보는 것이 왜 그리 흐뭇하던지!
낯모르는 이에게 성심껏 포장을 하는 이의 손길도 아름답고 그 정성을 알아보는 눈도 순박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읽고 댓글을 달아주는 다른 이들도 참 예뻤다.많은 사람이 응모했는데(나도 응모했는데 흑~) 그렇게 예쁜 선물을 못 받은 것이 서운하기도 할텐데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다.

바쁜 삶 가운데서도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내면을 가꾸어 온 사람들이라 역시 그들의 우정도 순수하고 아름다운가 보다. 나는 억지가 아닌 자의에 의해 선물을 보낸 것이 언제였던가!  나도 아무 이해관계도 없는 낯모르는 이들과 그런 즐거움을 나누고 싶단 생각이 불쑥 들었다. 조촐한 선물이라도 순수한 마음을 실어 나눌 수 있는 것도 행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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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8-24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잘것 없는 서재를 좋게 바라보신 박찬미님의 글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님의 말처럼 이곳은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고 소중한 하나하나의 사람들이 모여 우리를 만들어가는 그런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상에 지친 날개를 쉬어가는 곳, 올해 무더운 여름날 알라딘의 고마운 주인장들은 나에게 시원한 그늘이었다.

진주 2004-08-24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내가 쓴 걸 보니까 좀 쑥스럽네요~~헤^^;
저는 지금 막 잉크뚜껑 닫고, 커텐 치고, 불끄고 나가려고 하는데 잉크님이 제 글 퍼간다는 소리에 화들짝 놀래서 따라 나왔지요. 지금 안 주무시고 여기 계신거죠? 아~ 이거 재밌네^^
아웅~ 졸려라. 앞으로도 서재를 통해 좋은 일 많이 있길 바라며 갑니다. 안녕히....

stella.K 2004-08-24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찬미님, 찬미님이 잘 보셨어요!!
저에겐 잉크님을 알게 된 것도 행운이고, 잉크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것도 행운이어요.
나에겐 왠만해서 그런 일이 잘 일어나지 않는데, 어떻게 그런 행운이 내게 주어졌는지 지금도 미소가 나와요.^^
요즘도 주신 컵에다 매일 커피와 함께 서재질 열심히 합니다. 하하.
수첩은 어떻게 써야할지 아직도 고민 중이구요. 아마 영원히 못 쓸지도...너무 예뻐서.^^

호밀밭 2004-08-24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곳 알라딘은 그 사람이 보이는 듯 해서 좋아요. 찬미님이 보신 잉크냄새님과 제가 본 잉크냄새님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람이 사람을 보는 눈은 비슷한 듯해요. 선물 받으신 스텔라님 부러웠어요. 저는 그 축구 답을 참 하늘에 공중볼 차듯이 써 버려서 후회하고 있다니까요. 여름의 끝에서 서재 분들 모두모두 건강 조심하세요.

ceylontea 2004-08-24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찬미님이 쓰신 글을 읽으니..제 마음도 따뜻해 집니다.. ^^
잉크냄새님은 바로 그런 분이지요.. ^____^

Laika 2004-08-25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잉크님도 멋지시고, 잉크님을 탐색하고 멋지게 글을 써주신...찬미님도 멋지십니다. 너무 멋진 사람들 때문에 잠잘 시간이 부족한게 문제라니까요...^^

icaru 2004-08-25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잉크냄새 2004-08-25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시죠? 여러분 모두 저에게 소중한 분이시랍니다.^^
 


이 영화를 본것은 91년도이다. 당시 인천 부평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를 조조할인시간에 들어가서 상영시간 224분의 대작을 무려 세번을 보고 나왔다. 두번째부터는 한구석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 무언가에 흘린듯 보았다. 그때도 이 영화의 OST <존덴버의 테마>가 머릿속에 가득 남아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도 머릿속은 온통 이 음악으로 가득차 있었다. 이 OST는 <원스 어픈 어 타임 인 아메리카>과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OST이다.

인디언을 다룬 영화는 몇편 있었다. 버트 랭카스터 주연의 <아파치>, 다니엘 데이 루이스 주연의 <라스트 모히칸> 그러나 그 영화속의 인디언은 전사였다. 그들은 목적의 정당성을 떠나서 일단은 도끼와 총을 둘러멘 전사였다.<늑대와 춤을>의 수우족들의 삶처럼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영화는 아니었다.이 영화는 나름대로 인디언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았던것 같다. 잔인한 전사나 무식한 야만인이 아닌 자연에 동화되어 사는 사람들로 표현하고 있다. 인디언의 삶처럼 남북전쟁의 영웅 존 덴버 중위가 수우족 인디언 "늑대와 춤을"로 점차 동화되어 가는 순간 그 넓은 평원 어디에도 영웅은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늑대와 춤을"만이 있을뿐...

케빈 코스트너는 이 영화를 본 이후 상당히 좋아하게 되었다. 그러나 <보디가드> <JFK> <로빈훗>등의 영화에서 전성기를 누렸으나 <워터월드> <포스트맨>의 참패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특히  <3000마일>속의 그의 모습은 왠지 그의 이미지와는 너무 동떨어진것 같아 아쉬웠다.

Dances with wolves, Kicking Bird, Wind in his head, Ten bears, Stand with a fist....문득 이런 류의 이름으로 불리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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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08-22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지막 장면에서 인디언들이 한 겨울에 백인들의 추격을 피하여 거주지 이동을 해야만 하는 것을 보면서 서부의 역사는 다시 씌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백인들의 인디언 침략사는 이런 영화를 낳았지만 인디언들의 서러운 패전사는 별로 많지 않다는 점이 아이러니 이지요.

stella.K 2004-08-22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본 것 같은데, 왜 기억이 없을까요? 음악 정말 좋으네요.^^

잉크냄새 2004-08-23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케빈 코스트너가 마지막 장면에서 파란여우님이 이야기한 메시지를 담았다고 생각해요. 백인에게 배신자로 낙인찍힌 "늑대와 춤을"이 수우족에게 구출되어 결국은 백인도 수우족도 아닌 곳으로 떠나는 것이 서로 동화되지 못하고 결국은 백인의 침략으로 마무리짓는 잔혹한 침략사를 표현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미네르바 2004-08-23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 영화 생각나요. 아주 오래 되었지만 그 분위기는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저는 인디언 얘기 나오면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책이 생각나요. 인디언의 사고방식이나 삶의 태도, 자연을 대하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가슴을 적시는 것 같아요. 저도 인디언식 이름을 하나 만들고 싶어요. 오늘 밤 멋진 이름 하나 더 지어야겠네요.^^

호밀밭 2004-08-23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늑대와 춤을 전 대한극장에서 보았어요. 그 당시에는 화면이 가장 큰 극장이었어요. 중간 고사 끝나던 날 친구들과 가서 보았던 생각이 나요. 보고 나서 마음이 참 막막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후로 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본 적이 없네요. 저도 이 음악 좋아해요. <원스 어픈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CD를 사서 자주 듣고요. 음악, 화면 모두가 잘 조화된 영화였는데 그립네요.

잉크냄새 2004-08-23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히 버팔로가 달려갈때는 극장 전체가 떠날갈것 같았던 착각에 빠졌던 기억이 나네요.상영시간이 너무 길어 다시 보는 것이 쉽지는 않을것 같아요. 그래도 하루 날잡아서 봐도 그 감동은 여전할것 같네요.

icaru 2004-08-25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가 개봉된 것이 고등학교 2학년였죠...음...그랬어요... 애들이랑 "늑대와 춤을 이랑 주먹쥐고 일어서랑...둘이..야한 씬 하나 있어..." 그럼서..보러간다 어쩐다 그럼서..하하하...
그때...모여서 수다떨던 친구들....웅남이 순희 소란이 보연이...경애...효숙이... 그 그리운 이름들 하나하나 불러봅니다.

잉크냄새 2004-08-25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늑대와 춤을과 주먹쥐고 일어서의 야한 씬...저도 그 장면 손가락으로 눈을 가리고 보았죠.^^
 
 전출처 : stella.K > 디카가 없는 것이 아쉽다.

난 어쩌자고 디카 하나 없을까? 물만두님은 자기가 알라딘 사람들한테 선물 받은 거 디카로 찍어 올려놓곤 하던데...나도 그러고 싶다!

오늘 잉크냄새님으로 부터 선물이 도착했다. 잉크님은 본인이 미적감각이 별로라서 마음에 들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난 그렇게 말하는 사람 안 믿는다.

받는 순간 포장지는 고급 한지로 싸였고, 우리 똘똘이 뭐든 네모나고 각진 건 모조리부터 뜯을려고 달려드는 경향이 있어, 녀석의 공격으로부터 선물을 지켜내드라 정말 육탄 방어전을 방불했다. 그리고 조용히 뜯는데, 아, 정말 아무리 이벤트 당첨되서 받는 선물이라곤 하지만, 과연 내가 이런 선물을 받아도 되는지 싶게 약간은 투박하면서도 정감 넘치는 손잡이가 달린 컵 하나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잉크님, 나 글쓰는 줄 알고(요즘엔 전혀 못 쓰고 있는데)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글쓰라고 보내신 거란다. 이제 꼼짝없이 다시 글 써야겠다.

그것도 모자라, 이건 도저히 기계로 찍어 냈을리 없는, 한지로 직접 손으로 제작했을 법한 수첩과 나무 무늬 몽당연필도 보내 주셨다.  세상에 이런 것도 다 있나 싶을 정도다. 수첩 겉표지에 꽃잎 장식이 무척 예쁘고 인상적이다. 너무 행복했다. 내가 남자들 선물을 받아봐서 알지만 이 정도의 선물은 나로선 꿈도 못꿔 볼 선물이다.  

뚝배기 보다 장맛이라고 하지만,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달리질 수 있는 게 음식이라 했거늘, 당장 이 컵에 커피를 타서 먹어 보았더니 장난 아니게 맛있다. 우리 엄마도 큼지막 해서 좋다고, 좋아하셨다.   이 기쁨은 받아 본 사람 만이 안다.

잉크님 또 이벤트 안 하시나? 그땐 아쉽지만 난 참여 안 할까 한다. 왜냐하면 다른 분도 잉크님이 선물 받아 보면, 잉크님이 얼마나 멋지고 감각있으신 분인지 알아야 하니까. 그 영광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려는 것이다.

설마 그럴리야 없겠지만, 잉크님, 이렇게 페이퍼 올렸다고 화내시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좋은 건 좋은 거니까.  

늘 보잘 것 없는 내 서재에 오셔서 댓글 달아 주시고, 지난 봄 내가 봄을 타는 관계로 한참 우울해 할 때 앤티크님과 함께 위로해 주시고, 나 하려는 일에 격려해 주시는 잉크님과의 인연이 참 소중하단 생각이 든다. 정말 이 글을 빌어 잉크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잉크님, 고마워요. 제 맘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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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8-2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쑥쓰럽지만 퍼오다.^^

다연엉가 2004-08-22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보고 싶어요...저도 오늘은 좀 예쁜 컵에 커피를 마실랍니다.^^^^

호밀밭 2004-08-22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컵, 수첩, 몽당연필까지. 정말 섬세한 선물이네요. 혹시 님, 몽당연필을 모으시는 것 아닌가요. 저도 예전에 잠깐 모으려고 했었는데 연필이 닳지를 않더라고요. 그래서 기다리다 지쳐서 모으지를 못했어요. 님, 이벤트 제가 너무 생각없이 담을 써서 조금 후회되네요. 남은 일요일 잘 보내시고 좋은 한 주 맞으세요.

2004-08-22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4-08-22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에 또 작은 선물 드릴수 있는 기회가 있을겁니다.^^
남자분한테는 책을, 여자분한테는 잔과 수첩을 드린것이 오히려 잘된것 같네요.^^

진주 2004-08-23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심껏 선물을 포장하시는 얼굴 모르는 잉크님도 상상해보고, 강아지가 팔딱거리는 배경으로 선물풀며 감동하는 스텔라님도 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서운한 맘 뒤로하고 함께 즐거워하는 서재의 여러 님들도 상상해봅니다.선물을 주신 분도, 받으신 분도, 지켜 보는 분들도 모두 모두 귀하단 생각이 듭니다. / 작은 선물이라도 주고받는 것이 이렇게 소중하군요. 이럴줄 알았으면 제 서재도 곧 777명 되던데 이벤트 준비할 걸 그랬어요^^;

잉크냄새 2004-08-23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77이벤트 지금 달려갔더니 778이네요.^^
다음 기회를 노리고 있겠습니다.
 
길을 지우며 길을 걷다
이원규 지음 / 좋은생각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시인은 참 많은 길을 걸었습니다. 강원도 황지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낙동강 1,300리를 걷고, 지리산 아랫자락 850리를 도보순례하고, 백두대간 종주 1,500리 길을 걷고, 새만금 삼보일배 800리를 걸었습니다. 욕망의 무한질주가 아닌 사람의 걷는 속도로 천천히 걷는 길 위에서 걷는 목적마저도 잊어버리고 무아지경에 빠지는 순간, 시인은 무릎을 치며 깨닫습니다. 기다림이란 대문 앞에서 서성이는 것이 아니라 걸어서 누군가에게로 가는 것을. 그 깨달음이 시인을 지리산 자락으로 데려간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신의 몸을 눕힐만큼의 공간, 굶주리지 않을 정도의 생활, 지리산을 닮은 이웃사람들, 저절로 삶의 진리를 깨우쳐주는 자연. 시인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하더군요. 섬진강과 평사리 들판의 봄, 어름나무의 그늘속에서 보내는 여름, 낙엽을 쓸면서 바라보는 낙엽 하나하나의 손금에 얽힌 사연속의 가을, 지붕을 소복히 덮으며 고립무원의 절대고독을 선사하는 겨울, 그곳에 뿌리내린 그에게는 자연이 곧 삶이요 진리입니다.

그러나 여기 우리가 있는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소시민의 삶이 그렇게 쉽게 그 자리를 옮길수는 없을겁니다. 가슴속에 무아지경의 도원경 하나 꿈꾸지 않는 이가 누가 있겠습니까. 다만 뿌리를 들고 이 자리를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를 붙잡지요. 어쩌면 그 두려움이 삶을 이루어가는 하나의 원동력이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휴가철마다 꿈꾸어왔던 도원경으로 짧은 일탈을 감행하지만 결국은 작은 미련이나 애증조차도 버리지 못하고 고스란히 돌아옵니다. 그리고 다시 우리 삶의 모습을 가꾸어가지요. 그것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 삶인가요. 현재 자신의 자리에서 가치를 가꾸어가는 삶, 서로의 뿌리가 엉켜 잡아주고 서로의 그늘을 만들어가는 숲과 같은 삶, 전 그 삶 속에서 살기를 오히려 희망합니다.

그래도 올해 가을은 한번 걸어볼까 하고 꿈꾸어 봅니다. 단풍이 남하하는 속도를 따라 걸어간다면 하루 백리길, 해남의 땅끝 마을까지 단풍의 향연속에서 길을 걸을수 있을겁니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그 길에서 만나는 들꽃의 키만큼만 사랑하고 생각하며 길을 걸어볼까 합니다. 모자라면 미련이 남고 넘치면 애증이 남는 것이라면 딱 그 키만큼만 사랑하고 생각할까 합니다. 어차피 돌아오는 길에는 여행길을 동행한 나의 그림자속에 미련과 애증의 그림자 또한 품고 돌아오겠지만 나의 삶은 더 풍요로워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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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4-08-22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쉽게 그 자리를 옮길수 없는 소시민의 삶" 이라 우린 여행에 더 목말라하는것 같네요.. 우리 국토 구석구석의 아름다움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한 올해라서 이번 가을엔 저도 많이 걸어보고 싶어지네요..

stella.K 2004-08-22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은 마음만 먹으면 갈수도 있을텐데, 전 이렇게도 못 떠나는군요. 당장 정선에 언니가 살고 있는데도 못가니 말입니다. B형은 한곳에 오래 있지 못하고 떠도는 뭔가가 있다는데, 전 그런 점에선 B형이 아닌듯도 하네요.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잉크님 글은 참 정갈해요. 특히 오늘 글은 더더욱. 두분이나 추천을 받으셨는데 저도하고 가요.^^

미네르바 2004-08-22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 여행동안 참 많이 걸어보았어요. 물론 들꽃을 찾아 떠나는 목적있는 발걸음이지만, 한없이 길을 걷고, 또 걷다보면 목적은 사라지고 나 스스로 자연의 일부가 되어 숨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 욕망들, 애증들 모두 벗어버리고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 그 느낌이 참 좋아요. 참 정갈하게 쓰셨어요. 저도 단풍길 따라 걷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올 가을에는...

비로그인 2004-08-22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겸손하면서도 행간 행간, 말로는 다 풀어 내지 못한 자연과 삶에 대한 감사함이 묻어 나오는 책이죠? ^^
"길을 지우며 길을 걷다" 이만큼, 욕심 없이 자연에 귀 기울이며 사심 없이 길 위에서 길을 찾는, 그리하야 길에서 돌아오자마자 또다시 길을 나서는 작가의 맘을 잘 대변해 주는 제목도 없을 듯 해요.
성큼 다가온 가을.. 님이 꿈꾸는 가을, 이루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잉크냄새 2004-08-22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과 삶에 대한 겸손함과 감사함, 그런 가슴을 지닌 시인이 걸어간 길은 분명 스스로가 자연의 일부가 되어버린 삶이었을겁니다. 그런 시인에게 욕심없고 사심없는 삶이 아름다운 풍경이었지만 저에게는 아직 지금의 삶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아있나 봅니다. 그래도 올해 가을은 단풍드는 숲으로 길을 나서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