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보안 관련의 법규 강화와 더불어 회사에서도 산업 보안 사규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얼마전까지도 눈 가리고 아웅식의 명목상의 관리만이 존재했는데 이번 신규 사규는 기밀이 새어나갈수 있는 길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정보화 시대에 정보 유출이 가져오는 파장이 얼마나 큰지는 설명 안해도 알고 있지만 사원 개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부분을 어떻게 충돌없이 통제해 나갈지가 의문이다.
여러가지 통제 방법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사원의 사생활과 관련된 부분에 가해진 통제가 몇개 있다. 회사내에서는 조직 구성원의 입장을 언급하지만 회사의 기계 부속품이 아닌 인간이기에 그런 무조건적인 원칙은 마찰을 불러올 소지가 있다. 사내 MSN을 제외한 MSN 전면 차단, 팝폴더 차단, P2P차단, USB PORT 통제, 블로그 차단이 주된 부분이고 회사 메일을 제외한 웹 메일에 대한 송신기능까지 차단할 예정이다. 조지 오웰이 말한 BIG BROTHER의 작은 축소판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회사에 출근하는 순간 회사 이름을 내건 작은 통제 시스템에 갇혀 퇴근시까지 근무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시행착오를 거쳐 양자 입장의 절충안을 찾아내겠지만 아무튼 씁쓸한 처사이다.
블로그의 차단 항목을 보면서 알라딘은 어떻게 분류될 것인가가 문득 궁금했다. 알라딘은 인터넷 서점이지만 현재의 서재는 분명 블로그임에는 틀림없다. 인터넷상에 무수히 존재하는 블로그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어떤 룰을 적용할지는 모르지만 서재만큼은 블로그로 분류되지를 않기 바란다. 아침 출근과 점심 식사후에 읽는 소중한 글들, 업무 틈틈이 들어와 한편씩 읽던 서재의 글들은 참으로 소중한 활력소였다. 시계 바늘처럼 째깍째깍 움직이는 틀에 박힌 몸놀림에서 모처럼 자유로울수 있는 공간이 바로 알라딘의 서재였다. 그곳에는 꿈이 있고 정이 있고 무엇보다도 사람이 있다.
알라딘 서재, 과연 블로그로 분류될 것인가. 괜히 초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