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알드 달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전반과 후반에는 실사로, 중간에 제임스가 거대한 복숭아 안에 들어가 겪는 일은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팀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이나 <유령 신부>에서 볼 수 있었던)으로 보여줌으로 재미있게 진행된다. 로알드 달을 워낙 좋아해서 보게 된 작품인데 원작을 읽지 않아도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듯 싶었다. (하기사 나도 원작 소설은 원서로 읽어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한 건가하는 긴가 민가한 부분도 있었는데도 뭐)



  바닷가에서 엄마, 아빠와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 제임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제임스의 부모는 코뿔소에 의해 사고로 죽게 되고, 제임스는 이모들에게 맡겨진다. 제임스에게 온갖 잡일을 시키며 밥도 제대로 주지 않는 두 이모들. 제임스는 신데렐라처럼 비참한 하루 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제임스는 우연히 이상한 아저씨를 만나게 되고, 그 아저씨가 준 신비한 마법의 약을 받게 된다. 약을 먹으면 신비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아저씨의 말. 하지만 제임스가 집으로 급히 돌아가던 중 약은 엎어지고 제임스 대신 복숭아 나무가 그 약을 먹어버린다. 그 약의 효능으로 열린 거대한 복숭아. 두 이모는 거대한 복숭아를 구경거리고 삼아 돈을 벌어들이기 시작하지만 제임스의 사정은 나아질 기미도 안 보인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마지막 남은 마법의 약을 먹게 된 제임스는 복숭아 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곳에서 여러 곤충들을 만나 집을 떠나 뉴욕으로 향한다. 과연 제임스는 무사히 뉴욕에 도착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어린아이들을 주 타겟으로 삼고 있는만큼 어린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들이 가득하다. 제임스가 이모들로부터 엄청난 구박을 받으며 지내다가 결국 복숭아를 타고 뉴욕으로 향하는 모습이나 거대한 곤충들과 함께 지내는 모습, 마침내 두 이모를 멋지게 처벌하는 모습 등에서 아이들은 대리만족을 느끼며 짜릿한 기분을 맛보게 될 것같다. 하지만 아이들만 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 영화 중에 어떤 영화들은 너무 유치해서 차마 민망해서 못 보겠다라는 것도 있지만 이 영화는 어른들에게도 재미와 감동을 안겨준다. 



  이 영화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부분은 팀 버튼이 담당했다. 물론 팀 버튼이 직접 연출에 나선 것은 아니고 제작만 담당했지만. 그 때문인지 이 영화는 확실히 <크리스마스 악몽>이나 <유령 신부>에서의 기괴하고 어두운 분위기보다 밝고 따뜻한 분위기가 감돈다. 기존에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즐겁게 본 로알드 달의 팬이라면, 혹은 팀 버튼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른이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싶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보면 재미있어할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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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긴다이치 시리즈. <옥문도>나 <팔묘촌>을 재미있게 읽어서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를 스페셜 드라마로 만든 것도 몇 번 봤는데 모두 만족스러웠던. <악마의 공놀이 노래>는 아직 드라마로는 못 접했는데 이전의 작품들을 생각한다면 이 역시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드라마로 인상깊게 본 <이누가미 가의 일족>이나 <악마가 오라고 피리를 분다>도 기대되는데 요건 언제쯤 책으로 만날 수 있을런지.

<옥문도>, <팔묘촌>, <이누가미 가의 일족>들과 비교할 때 이 작품은 가장 후반기 작품이라 할수 있는데 변해가는 시대 속에서 고뇌에 찬 거장이 자신의 역량을 모두 모아 내민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후 요코미조 세이지는 영화화된 이누가미 가의 일족으로 10년 뒤 제 2의 전성기를 맞게 된다고) 어쨌거나, 이번에는 어떤 재미로 찾아올런지 궁금.


이제 온다리쿠의 소설이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것도 끝물이 아닐까 싶은. 뭐 아직 2~3 작품 정도는 남은 것 같긴 하지만. (구형의 계절, 불안한 동화 요 정도 남은 듯)

2006년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으로 온다리쿠 미스터리의 절정으로 불리는 작품. 온다 리쿠 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윤기가 이번에는 그리스가 아닌 우리나라의 신화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전공 수업을 들을 때 몇 번 우리나라의 신화들에 대해 접한 적이 있는데 구비문학의 보편적인 특성과 함께 우리 민족 특유의 독특함도 있어서 나름 재미있었다. 신화나 전설이 단순히 할머니 할아버지가 들려주시는 옛날 이야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님을 느꼈던. 이윤기는 우리 신화들에 대해서 어떤 눈으로 바라볼 지 궁금해진다.




<기발한 자살 여행>, <목 매달린 여우의 숲>의 작가의 초기작. 신문사 기자인 주인공이 처음에는 부당한 일에 맞선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갖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의 근원적 병폐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걸 깨닫게 된다. 답답한 심정으로 운전을 하던 중 어린 토끼를 들이받은 그. 느닷없이 토끼와 함께 여행을 시작한다. 육체노동을 하면서 여행을 이어가는 그가 만난 사람들과 그가 겪는 일들. 이번에는 어떤 웃음을 줄 지 궁금해진다.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으로 과집중증 환자, 2류 양아치, 모델 출신의 인물이 야쿠자의 도박장에 돈을 훔치러 갔다가 만나게 되며 겪는 일들.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기에 짧은 일본어로 검색했는데 2007년 4월에 <真夜中のマーチ>라는 제목으로 wowow tv에서 방영된 바 있다. 사진 출처는 http://www.wowow.co.jp/dramaw/mayonaka/gallery/



이 작품은 교고쿠도 시리즈가 아니라 에노키즈 시리즈로 <우부메의 여름>과 <망량의 상자>와는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라고 한다. 이 책에도 교고쿠도는 등장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좀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많은 교고쿠도보다 왠지 정감가는 에노키즈가 더 좋아서 그런지 이 작품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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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2007-07-14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다 리쿠는 워낙 다작하는 작가라 미번역작이 더 많이 남은 듯 싶어요. 듣도보도 못한 제목의 책들이 많더군요. <코끼리와 귀울움>같은 이상한 제목도^^;; 저도 이윤기님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했던지라, 우리나라 신화를 다룬 이번 신간에 관심이 갑니다^^

이매지 2007-07-14 18:24   좋아요 0 | URL
그죠. 사실 출간된 책보다 미출간된 게 더 많으니.
일본에서는 100권 가까운 책들이 있다던데
그게 다 번역되서 나오는 건 무리일 것 같고,
일단 큰 작품만 나온다고 해도 꽤 오랫동안 나올 것 같아요. :)
이윤기의 신화라면 대중적인 느낌이 강해서 저 책은 어떨런지 궁금해요.

jedai2000 2007-07-14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에서 100권 가까운 책은 사실 무근이래요. <굽이치는 강가에서>의 번역자 분께서 잘못 알고 후기에 적은 것 같답니다. 사실은 30권 정도라고 하더군요 ^^

이매지 2007-07-14 20:41   좋아요 0 | URL
어멋. 어쩐지 너무 많다했더니 ㅎㅎ
그래도 온다 리쿠 작품은 너무 많아서 언제 다 읽을런지.ㅎ

nemuko 2007-07-18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기도연대 표지 죽이는군요 ㅎㅎㅎㅎ 그나저나 너무 쏟아져 나오니까 이젠 겁나요. 이러다 잘 안팔리면 아예 안 나올까봐.

이매지 2007-07-18 20:33   좋아요 0 | URL
아직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도 남았고,
스카페타 시리즈도 대기중이고,
온다리쿠 작품도 또 나오는 것 같고.
전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주문하는 거 포기했어요.
그냥 제 페이스대로 천천히 가려구요 ㅎㅎ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처럼 고립된 섬에서 잇달아 살인사건이 일어난다는 설정이다라는 점을 듣고는 꽤 구미가 당겼는데 많은 분들이 결말이 너무 실망스러웠다라고 하셔서 미루다가 DVD가 나온 이제서야 보게 된 영화. 나 역시 결말은 마음에 안 들었지만 한국 영화치고 애썼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사실 박해일 보는 재미로 본 것도 있지만)


  어느 날 낚시꾼에 의해 발견된 죽은 사람의 머리. 극락도 주민의 것임이 파악된다. 이윽고 찾아간 극락도. 섬 안에는 사람이라고는 흔적을 찾을 수 없었고,혈흔과 어지러워진 모습만 감돈다. 그리고 군데 군데 지워져 내용을 파악할 수 없는 쪽지 한 장. 과연 극락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고, 사람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미스터리 추리극을 표방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스터리'한 구석은 있어도 '추리'의 요소는 부재하다. 기껏 '추리'라고 해봐야 과연 쪽지를 누가 쓴 것이고, 쪽지의 내용이 가르키는 것은 무엇인가 뭐 이정도인데 이 부분은 크게 궁금하지 않다. 게다가 영화 속에서 사람들이 한 명씩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 긴장이 되야할 터인데 이 영화는 긴장은 커녕 왜 저렇게 어이없이 죽는건가 싶은 생각도. 이 영화는 '미스터리'와 '추리'에만 집중하고 있지 않다. 저마다의 개성을 가진 섬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 때로는 코믹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열녀 귀신을 통해서 공포스러운 분위기도 풍긴다. 때문에 뭔가 어수선하고 산만한 느낌도 없잖아 들었다. 

  스릴러 영화의 긴장감이나 추리/미스터리 영화의 두뇌게임적 요소는 부재하지만 그래도 뭐라도 해보려고 애썼다는 사실에 만족을 해야하나 싶었다. 앞뒤 설명없이 무작정 시작되는 캐릭터 설정, 갑작스럽게 변하는 그네들의 모습, 되도 않은 공포영화적 요소, 개연성없는 사건의 전개(그래놓고 결말에서 진상을 통해 그런 행동들을 합리화해버리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등이 이 영화를 깎아먹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뭐 그래도 그 와중에 배우들은 꽤 안정되고 리얼한 연기를 보여주는 것 같았지만. 아. 그리고 아쉬움 하나 더. 왜 이렇게 대사 전달이 안되는지 무슨 말은 하는지 귀기울이다가 힘 다 뺐다. 그나마 극장이 아니라 집에서 본 게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살짝 들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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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npix 2007-07-14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풍문으로 들었던 것을 영화화 한 터라 확실히 무리였던 모습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극장에서 꽤 괜찮게 웃기도 하면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뭐, 박해일 팬분들은 박해일을 본 것만으로도 만족했다는 사람들도 많으니.^^

이매지 2007-07-14 18:22   좋아요 0 | URL
저도 박해일을 본 것만으로도 만족이지만 내용은 영 부실하데요.
그래도 이 영화에서 성지루가 코믹연기에서 벗어난 느낌도 살짝 ^^

프레이야 2007-07-14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영화도 봐야하는데.. 박해일도 보고 싶고요..
내용은 좀 부실한가 봐요? ㅜㅜ

이매지 2007-07-14 19:17   좋아요 0 | URL
큰 기대를 안하고 보면 되려 더 나을 것 같아요.
중반까지는 괜찮은데 이야기의 비약이 좀 심한 것 같았어요.
박해일 좋아하시면 그런대로 참고 보실 정도는 될 것 같아요.
(저도 박해일 때문에 본거라^^;)

비로그인 2007-07-15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음향효과때문에 꺄우뚱한 영화가 좀 많지요. CG말고 좀 더 신경써주면 좋을터인데...

이매지 2007-07-15 11:18   좋아요 0 | URL
게다가 이 영화는 대사가 사투리라서 좀 더 어려웠어요.
가끔씩 한국영화도 차라리 자막을 만들어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_-

비로그인 2007-07-16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정말 너무 재미있겠네요. 자막을 넣으면요! 전 사투리 무척 듣기 좋아하는데, 그래서 더 해보라고 그러면 무안해하드라구요..-.,-

이매지 2007-07-16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남친님은 경상도 토박이인데 사투리를 전혀 안 써요. 그래서 네 놈은 집에서도 사투리 안 쓰냐 그랬더니 쓴다길래 시켜봤더니 무안해하더군요 ㅎㅎㅎ 전 쭉 서울에서 살긴했는데 친척들이 경상도에 대거 포진해있는 관계로 그쪽 사투리를 쬐금 쓰는데 가끔 튀어나올 때면 머쓱해지는.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라면 사투리도 듣기 나쁘지 않은데. 그죠? ^^
 
그로테스크
기리노 나쓰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올 여름에 기리오 나쓰오의 작품이 몇 개나 쏟아지고 있었지만 시큰둥했던 것은 <아임 소리 마마>때문이었다.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읽고 났을 때의 그 묘한 찝찝함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리오 나쓰오를 멀리하려던 차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셈치고 접한 게 바로 이 책 <그로테스크>이다. 여름이라 여기저기서 많은 분들의 추리소설 추천을 보곤 하는데 그 때마다 기리오 나쓰오의 작품(<아웃> 혹은 <그로테스크>)의 추천이 의외로 많았기 때문이다. 내가 섣불리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닐까하고 다시 만난 기리오 나쓰오. 여전히 찜찜한 기분도 주긴 했지만, 그보다 서글픔을 더 강하게 느꼈다. 

  이 책은 1997년에 있었던 '동경전력 여사원 매춘부 살인 사건'을 소재로 삼고 있다. 대기업의 여사원이 어떻게 골목의 여자가 되었는지에 대해, 그리고 그녀는 왜 살해당했는지에 대해 여러 인물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었다. 사실 이 책의 중심에 놓이는 것은 여사원이 아니다. 도무지 인간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아름다움을 가진 유리코가 중심에 놓여 그녀에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고 삶이 틀어져버린 여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유리코의 아름다움과는 반대로 오히려 추녀였던 언니 '나', 나와 명문인 Q학원의 동창생이었던 미쓰루와 가즈에. 그네들의 비뚤어질대로 비뚤어진 삶이 이 두꺼운 책에는 펼쳐지고 있었다. 

  Q 학원에서 나와 주변인물이 행하거나 겪은 행동들은 씁쓸하면서도 차마 비난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다. 악의를 뿜어 자신을 방어하는 모습, 상대방이 단지 이용가치가 있기 때문에 접근해 단물을 빨아먹는 모습, 자신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을 따라가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등은 그들 나름대로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방식이었고, 어쩌면 그것은 그들이 험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켜낼 방패로 선택한 것이었다. Q학원에서의 생활, 그리고 유리코와의 만남은 직,간접적으로 그들의 삶을 바꿔놓았고 이미 보통의 범주를 벗어난 그들의 삶은 뒤틀릴대로 뒤틀려 그야말로 '그로테스크'한 모습만을 남긴다. 

  이 책에서는 범인이 누구인지, 왜 그가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왜 그들이 매춘을 시작했는지, 어떻게 그들의 삶은 변해갔는지, 그리고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현대 사회 속에서 여성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아니, 어떻게 버텨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저자는 비뚤어진 여성들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책을 읽고 '난 이렇게까지 괴물같지 않아'라고 말할 독자도 분명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우리는 누구나 마음에 괴물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그것이 어떻게 표현되느냐의 차이일 뿐.

  이야기 속에서 정상적인 범주에 속하는 사람은 찾을 수 없기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러나 그런 일그러진 모습을 통해 독자 스스로 자신 안에 숨어있는 괴물성과 대면할 수 있게 되고, 나아가 현대 사회 속에서 여성의 위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임 소리 마마>를 읽었을 때처럼 읽고나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기리오 나쓰오를 나의 기분때문에 더이상 피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찝찝하면서도 왠지 마음이 무거워져 연달아 읽지는 못할 것 같지만 시간을 두고 기리오 나쓰오의 작품들을 조금씩 접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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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나누며 살아가지만, 그 중 엄마와 딸의 관계는 다른 어떤 인간관계보다 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이 품었던 소망, 희망을 딸을 통해 보고 싶어하는 엄마와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꺼야!"라고 이야기하는 딸. 하지만 이들은 탯줄로 연결됐었기때문인지 그 누구보다도 서로를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이 영화에는 네 모녀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가난과 고통을 떨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4명의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된다.

  모두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었던 4명의 어머니. 이들의 불행은 동양적인 관습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살 때 이미 결혼할 남자가 정해져버리거나, 아들을 못 낳는다고 구박을 받는 모습, 남편이 자꾸 바깥으로만 돌아 참다 참다 자신의 손으로 갓난아이를 자신도 모르게 익사시키는 모습 등은 중국, 더 크게는 유교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동양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이들은 이런 불행을 씻고 새로운 생활을 하고자 미국으로 건너온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 속에는 중국에서의 생활이 늘 아픔으로 자리잡고 있고, 자신의 딸들은 그런 아픔과 불행을 다시 겪지 않지를 바라지만 딸들의 삶도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고 저마다의 아픔을 겪는다. 사랑에서 오는 아픔도, 엄마와의 관계에서 오는 아픔도, 그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겪는다.

  사실 이 영화를 본 것은 과제때문에 미국 내에서 차별받는 중국인 이민자들에 대해서 참고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영화 속에는 그런 장면이 많지 않아서 과제하는데에는 큰 도움을 못 받을 듯 싶다. 그렇지만 바쁜 생활 속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 잠시나마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에 대해서 느낄 수 있었고, 영화이지만 현실적인 그들의 삶이 와닿았다. 누가봐도 좋을 것 같은 영화이지만 엄마와 갈등을 겪고 있는 딸들이 본다면 더욱 더 가슴에 와닿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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