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처럼 고립된 섬에서 잇달아 살인사건이 일어난다는 설정이다라는 점을 듣고는 꽤 구미가 당겼는데 많은 분들이 결말이 너무 실망스러웠다라고 하셔서 미루다가 DVD가 나온 이제서야 보게 된 영화. 나 역시 결말은 마음에 안 들었지만 한국 영화치고 애썼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사실 박해일 보는 재미로 본 것도 있지만)

어느 날 낚시꾼에 의해 발견된 죽은 사람의 머리. 극락도 주민의 것임이 파악된다. 이윽고 찾아간 극락도. 섬 안에는 사람이라고는 흔적을 찾을 수 없었고,혈흔과 어지러워진 모습만 감돈다. 그리고 군데 군데 지워져 내용을 파악할 수 없는 쪽지 한 장. 과연 극락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고, 사람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미스터리 추리극을 표방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스터리'한 구석은 있어도 '추리'의 요소는 부재하다. 기껏 '추리'라고 해봐야 과연 쪽지를 누가 쓴 것이고, 쪽지의 내용이 가르키는 것은 무엇인가 뭐 이정도인데 이 부분은 크게 궁금하지 않다. 게다가 영화 속에서 사람들이 한 명씩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 긴장이 되야할 터인데 이 영화는 긴장은 커녕 왜 저렇게 어이없이 죽는건가 싶은 생각도. 이 영화는 '미스터리'와 '추리'에만 집중하고 있지 않다. 저마다의 개성을 가진 섬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 때로는 코믹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열녀 귀신을 통해서 공포스러운 분위기도 풍긴다. 때문에 뭔가 어수선하고 산만한 느낌도 없잖아 들었다.

스릴러 영화의 긴장감이나 추리/미스터리 영화의 두뇌게임적 요소는 부재하지만 그래도 뭐라도 해보려고 애썼다는 사실에 만족을 해야하나 싶었다. 앞뒤 설명없이 무작정 시작되는 캐릭터 설정, 갑작스럽게 변하는 그네들의 모습, 되도 않은 공포영화적 요소, 개연성없는 사건의 전개(그래놓고 결말에서 진상을 통해 그런 행동들을 합리화해버리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등이 이 영화를 깎아먹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뭐 그래도 그 와중에 배우들은 꽤 안정되고 리얼한 연기를 보여주는 것 같았지만. 아. 그리고 아쉬움 하나 더. 왜 이렇게 대사 전달이 안되는지 무슨 말은 하는지 귀기울이다가 힘 다 뺐다. 그나마 극장이 아니라 집에서 본 게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살짝 들었던 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