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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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딸 시리즈를 통해 오지 여행가로 유명한 한비야. 그녀가 이번에는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녀가 말하는 지도 밖. 그 곳은 어떤 곳을 말하는 것일까?

  그녀는 이 책을 통해 오지 여행가로서의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긴급 구호 요원으로서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처음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에서부터 그로부터 5년 뒤에 가깝고도 먼 나라인 북한에 발을 내딛는 순간에까지 그녀는 자신이 보아온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난민이니 전쟁이니, 주제는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녀는 어렵지 않게, 그리고 공감이 가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마치 차를 한 잔 마시면서 가벼운 담소를 나누는 것처럼. 어려운 이야기를 일상적으로 풀어가는 것이다.

  살면서 자신이 하고자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은 드물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비야는 자신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가슴이 이끄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찌보면 무모해보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삶이 더 멋져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 자신이 그렇게 열정적으로 살아왔기에 그토록 하고 싶었던 긴급 구호에 참여할 수 있는기회를 얻게 되었고, 그 안에서 자신의 재능을 펴서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마음아파했고, 몇 번이나 놀랬다. 아직도 이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고, 병마와 싸우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들의 삶을 보다 사람답게 살게 하기에는 그리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내가 쓰고 있는 몇 끼 밥 값이면 그들은 몇 달을 살아갈 수 있는데...난 너무 좋은 곳에 태어나서 너무 편하게만 살아왔나보다. 그래서 내가 누리고 있는 호사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잊고 있었나보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까지 국제 원조 단체의 최대 수혜국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어렵다 어렵다 해도) 이만큼 성장한 데에는 다른 국가의 원조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던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에 반해 우리나라의 원조율은 굉장히 낮은 편이었다. 당장 나부터라도, 나의 작은 힘이라도 꺼져가는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면 기꺼이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잔잔한 감동과 따끔한 깨달음을 준 책이다. 나도 월드비전으로 가서 작은 사랑을 나눠야겠다. 세계는 우리세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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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2007-09-03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렵지 않으면서 좋은 내용이 많은 책입니다..
 
배를 타고 아바나를 떠날 때
이성형 지음 / 창비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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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책장을 넘길 때만 하더라도 '괜찮다'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책장을 계속 넘기면서 그의 여행이야기를 읽으면서, 뭔가 묘하게 핀트가 맞지 않음을 느꼈던 책이었다.

  우리는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남미에 무지하다. 남미하면 떠오르는 것이 잉카나 마야와 같은 고대문명이나 체 게바라같은 혁명가 정도. 정작 그곳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이 책은 쿠바, 페루, 칠레, 멕시코. 이 4개의 국가을 여행하면서 그들의 문화와 역사를 되짚어주면서 우리가 그간 남미에 가지고 있던 무지를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준다.(물론, 남미는 저 4개의 국가 외에도 더 많은 국가들이 있지만.)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것은 책의 모호함이다. 애초에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역사에 대한 개론서로 나가려고 했으면 그렇게 나가고, 단순한 남미 여행기로 나가려고 했으면 그렇게 나아갔어야 했는데, 욕심은 너무 많고, 페이지는 한정되어 있으니. 정말 역사면에 있어서는 수박 겉핥기식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정도 쉽게 쓰여있으나,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약간 이해하는데 곤란을 겪었다.

  이런 아쉬움은 남지만, 워낙 우리나라에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소개된 책들이 적어서 이 정도만 해도 감지덕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 사진을 통해서 만나본 각 국가의 이색적인 모습, 그리고 그들의 삶. 앞으로 저자인 이성형이 좀 더 많은 라틴 아메리카 관련 서적들을 출간했으면 좋겠다. 그냥 묻히기에는 너무도 매력적인 곳이 라틴아메리카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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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5-11-28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미 참 낯선 나라죠

이매지 2005-11-28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다 써놓고 보니 다른 분들은 이 책 괜찮다고 하시던데. 제가 너무 까탈스럽게 군거 같기도 해요. 작년에 남미에 대한 수업을 몇 개들어서 되려 더 부족한게 눈에 밟혔나봐요. 모르고 봤으면 아예 더 좋았을텐데.

페일레스 2005-11-29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삼. 나도 이 책 재미있게 읽었는데, 저자가 라틴 아메리카 연구 쪽에서는 우리 나라에서 알아주는 사람인듯. 나야 뭐 라틴 음악 얘기 때문에 읽긴 했지만서도. -ㅅ-)b

이매지 2005-11-29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정했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낯선 세계의 음악이니 부록 CD라도 제공을 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저자가 부족하다는 건 아니었지만 한 책에 너무 많은 욕심을 부렸다는 생각이 들었삼.
 
너무 일찍 나이 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너무 일찍 나이 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2
고든 리빙스턴 지음, 노혜숙 옮김 / 리더스북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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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다보면 누구나 몇 가지의 시련이나 고통을 겪는다. 그런 상황에 처하면 절망하고 좌절하는 사람도 있고, 이를 불끈 물고 삶을 살아가는 의지를 보이는 사람도 있으며 그런 현실을 외면하려는 사람도 있다. 이 책을 쓴 고든 리빙스턴 박사는 불과 1년 사이에 두 아들을 잃는 슬픔을 맛본다. (한 명은 자살, 한 명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하지만 그는 그런 고통과 절망을 직면하고 삶과 마주하여 꿋꿋하게 살아간다. 그런 그가 보여주는 인생의 서른가지 진실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깨닫기에는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진실들이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 우리 자신의 어리석음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행동을 해야하는가, 등의 문제를 이 책은 제시해주고 있다.

  열 번의 변명을 하느니 한 번의 모험을 해라, 함부로 베푸는 친절이 상대를 더 망칠 수 있다, 불필요한 두려움은 진정한 기쁨을 방해할 뿐이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좋은 일이 일어나는 데에는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등의 그가 말하는 진실은 짧지만 강한 메세지를 전달해주고 있었다. 각 챕터마다 할당된 분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길어야 서너페이지) 그 속에 담긴 진실이나 인생의 조언은 그보다 더 깊었다.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면, 지금 삶이 너무도 괴롭다면, 한 번쯤 읽어보고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금 세상과 직면하기를...너무 늦지 않게 인생의 진실을 깨달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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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로망 백서
박사.이명석 지음 / 북하우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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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은 여행을 꿈꾸고, 때로는 그 꿈을 현실로 옮겨 직접 온 몸과 마음으로 체험하곤 한다. 하지만 시간적인 문제나 재정적인 문제로 많은 사람들은 선뜻 여행을 떠나지 못한다. 그러나, 개중에는 늘 여행을 꿈꾸고 있지만, 게을러터진 관계로 여행은 언제 가려나 한숨만 쉬는 인종도 있으니, 그런 대표적 인물인 내 곁에서 "너도 한 번 이런 로망을 느껴봐!"라고 마주 뽐뿌질을 하는 것이 있었으니, 표지만으로도 통통 튀는 바로 이 책이었다.  

  이 책은 여행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어느 나라에는 어느 유적지가 유명하더이다.'와 같은 내용은 거의 실려있지 않다. 다만, '여행을 할 때는 이런 로망을 즐길 수 있다우.'와 같은 이야기가 실려있다. 멋진 장소들을 소개하는 것도, '아, 나도 이 곳에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갖게 하지만, 그보다 여행 자체의 즐거움을 오롯이 느끼고 돌아온 것이 더욱 부럽게 느껴지고, 나도 느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멋진 장소들은 사진으로 볼 수 있지만, 여행에 대한 느낌만은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책 속에 등장하는 로망은 정말 그 자체로 로망이라고 여겨지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작은 박물관의 로망, 프티 부티크 호텔의 로망, 공짜의 로망, 완벽한 가이드북의 로망, 커피 한 잔의 로망, 도시락의 로망 등이 바로 그 것이다. 하지만, 시각을 달리 보면 전혀 로망이 아닐 것도 있으니, 예를 들어, 낯선 잠자리의 로망, 환승 비행장의 로망, 환전의 로망과 같은 것들 말이다. 나같은 경우는 낯선 잠자리에서는 도무지 잠을 못 이루기 때문에 매 번 돌아오는 명절 때마다 고생을 하기 일쑤고, 환승 비행장에서는 까딱하면 비행기를 놓칠라 조바심을 낼 것이 뻔하기 때문에 거기에 온통 집중을 할 것이며, 환전은 어리버리한 성격에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인 것이다. 하지만, 그 자체가 로망으로 다가오던, 로망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던 그것은 시각의 차이이고, 개인의 차이인 것이다. (물론, 즐겁게 여행을 한다는데 불만은 1프로도 없다. 여행은 즐기기 위해 떠난다고 생각하기에.)

  일단, 이 책을 읽고, 여행이 떠나고 싶어졌다면, '왜' 여행이 떠나고 싶어졌는지 생각해보자. 단순히 새로운 장소에 대한 갈망인가, 현실에 대한 도피인가, 그것도 아니면 이들이 말하는 로망을 느끼고 싶어서인가. 나도 여행을 떠나 나만의 로망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그게 과연 언제가 될지는 나의 귀차니즘과 합의를 봐야하겠지만... 책 자체의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함께 실린 사진들도 괜찮아서 한 권의 잡지를 읽는 것처럼 가볍고, 재미있게 읽어갈 수 있었다.

  그나저나 나는 왜 프라하에 그토록 가고 싶은 것일까.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은 보지도 않음을 미리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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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달 2005-11-19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다 말았는뎅.. ㅠ
솔직히 여행은 직접 해봐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 책을 이해할만큼 여행을 많이 해보지 못해서 그런지 전 좀 별로 더라구요 ~ㅋ

panda78 2005-11-19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하이드님이 주셔서 읽었는데, 어찌나 좋던지요! ^ㅂ^
저도 잠자리 가리는 편인데(시댁 갈 땐 수면제 지참), 여행가면 또 잘 자요. ^^ 이매지님은 어떠시려나..
부티크 호텔의 로망이랑 야외카페의 로망(이게 커피 한 잔의 로망이었던가요? 가물.. ^^;;)이 제일 마음에 들더랍니다. 아, 떠나고 싶어요...

이매지 2005-11-19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달님 / 전 그냥 여행에 대한 강한 뽐뿌를 느꼈어요. 그냥 어디가 좋더라. 보다는 좀 더 약오르는 느낌이었다랄까?! ^-^
판다님 / 전 어디던지 낯선 장소에서는 퀭~합니다. 물론 뭐 피곤하면 안 자고 배기겠냐마는 침대가 없으면 더 힘들어요 ㅜ_ㅜ 아. 함께 떠날까요? ㅋ
 
무라카미 하루키 수필집 2 - 세라복을 입은 연필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백암 / 199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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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하루키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최근에 나온 <어둠의 저편>에서 다소간의 실망을 해서 그런 것인지 가끔씩은 하루키가 이런 수필이라도 계속 써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하루키의 책들을 읽는 취향은 거의 장편 아니면 에세이이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단편은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어쨋든 이 책에는 재미있기도 하고, 공감가기도 하고, 또 황당하기도 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수필집 1권에서는 별로 그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아예 소리내어 웃어버린 에세이도 몇 개 있었다. 특히나 표제작인 '세라복을 입은 연필'은 연필을 애용하는 나까지도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버렸다. 스팅을 닮은 연필은 괜찮은 것 같은데...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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