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에 나오는 범인들은 아름다운 외모와 강력한 정신력, 세련된 매너와 우아한 사교 생활로 완전 무장을 한 완벽한 사람들이다. 살인을 눈 깜짝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사실 외에는 누구라도 홀딱 빠져 버릴 매력 덩어리들이다. 그에 비해 범죄를 밝히는 탐정들은 결점 투성이들이다. 심각한 자기 도취로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우스꽝스러운 외모의 벨기에 출신 노신사 에큘 포와르나, 마을에서 한 발짝도 못 나가본 노처녀 할머니 미스 마플은 범인들에 비해 너무 못나 보인다.
그러나 그들은 매번 에큘 포와르가 자랑하는 회색 뇌세포와 미스 마플이 가진 경험의 함정에 빠지고 만다. 범인들은 인간에 대한 연민과 이해가 없어서 매번 범죄를 들키고 만다. 온갖 추악한 범죄 수법만을 머리를 굴려 짜낼 뿐 인간에 대한 연민과 이해가 없어서 번번이 두 탐정들에게 지고 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