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노트북 3
도리스 레싱 지음, 안재연 외 옮김 / 뿔(웅진)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272쪽 

안나는 문득 자신이 미쳐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예견했던 '붕괴' 혹은 '파탄'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조금도 미치지 않은 듯 여겨졌고,오히려 신문에 반영된 불완전한 세계에 그녀만큼 강박적으로 사로잡히지 않은 사람들 모두가 세상을 이해해야만 하는 끔찍한 필요성과 거리를 둔 광인들처럼 여겨졌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이 미쳤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쇄물 더미를 읽고, 조각들을 잘라내며, 그것들을 벽 위에 압정으로 고정시키는 섬세하고 강박적인 작업에 사로잡힌 자신을 스스로 어찌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자넷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날, 그녀는 다시 안나, 그 책임감 있는 안나로 되돌아가고 이 모든 강박관념이 사라지리리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건전한 정신의 책임감 있는 자넷의 엄마가 되는 것이 세상을 이해할 필요성보다 훨씬 중요함을 그리고 후자가 전자에게 의존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자넷의 엄마가 책임감 있는 여자로 남아 있지 않는 한, 세상은 절대 이해할 수도, 말로 질서를 세울 수도, 이름 부를 수도 없을 것이다.  

 

---> 나도 조금있다가 당도할 아침부터 낼까지는 책임감 있는 안나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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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행복한책읽기 작가선집 1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63쪽

이 전문가들을 보고 있자니 대학 시절의 교수들이 생각난다. 그들은 각자 애지중지하는 이론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고, 그 이론에 들어맞도록 연구 결과를 왜곡했다.


135~136쪽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수학의 명제가 현실에 관한 어떤 설명을 제공하는 한 그것은 불확실하며, 명제가 확실하다면 그것은 현실을 설명하고 있지 않다."


174쪽
네가 나와 쇼핑하러 가는 것을즐기던 것은 그리 오래 전의 얘기가 아냐. 네 성장 단계가 넘어가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놀라움이 끊이지 않는구나. 너와 함께 생활한다는 것은 마치 움직이는 목표를 조준하려는것과 같아. 너는 언제나 내가 예상하는 것보다 앞으로 나가 있는 거야.


312쪽
사라는 닐을 개종시키려고 하지는 않는다. 신앙심이란 내부에서 오든지, 아니면 아예 안 오든지 둘 중 하나라는 것이 그녀의 견해였다.


344~345쪽
얼굴이 예쁘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수동적인 특징입니다. 예뻐지기 위해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그건 수동적인 노력에 불과합니다. 저는 타메라가 자신이 얼마나 예쁜지가 아니라, 정신과 육체 양쪽을 단련해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서 자기 자신을 평가하기를 바랐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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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9-17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무척 좋아하는 책입니다,
정말 기발난 책이지 않아요?

icaru 2011-09-17 23:34   좋아요 0 | URL
하하 넵! 이 책을 접하고,sf의 세계로 인도받았다는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참 운이 좋은 사람들에 속하죠. 이런 기발난 작품을 첫 공상과학소설로 만나다니!
 
마구스 1
존 파울즈 지음, 현준만 옮김 / 문학동네 / 1996년 1월
평점 :
품절


17쪽
모든 냉소주의는 현실에 대처해 나가지 못하는 데서 오는 - 한마디로 말해 무능력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모든 노력을 경멸하는 데는 최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당시 풋내기에 불과한 나로서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67쪽
"사람들이 헤어질 때 어떤 상태가 되는지 알아요. 처음 일주일은 지옥처럼 괴롭겠죠. 그 다음 일주일은 아파할 거고요. 그리고는 잊기 시작하겠죠. 마치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식으로 그건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있었던 일이야, 라구 말이에요. 그 다음엔 어깨를 으쓱 올리며 이렇게 말할 거예요. 그래, 이게 인생이야. 산다는 것 이런 거라구. 이런 일에 연연해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그리고는 마치 아무것도 잃은 게 없는 사람처럼 행동하겠죠."
"난 잊지 못할 거야.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거야."
"당신은 잊을 거예요. 나도 그럴 거고요."

204쪽
"당신 말이 맞소. 그자도 자기를 배반하지는 않았지. 하지만 수백만의 독일인들은 자신을 배반했소. 그게 비극이지. 한 사람이 악인이 될 용기를 가진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수백만의 사람이 선인이 될 용기를 가지지 못했다는 점이 중요한 거요."

226쪽
"진실은 언제나 냉혹한 거요. 하지만 그 진실의 본질과 의미는 결코 냉혹하지 않소."

237쪽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자기 자신 이외에는 누구도 대답할 수 없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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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스 2
존 파울즈 지음, 현준만 옮김 / 문학동네 / 1996년 1월
평점 :
품절




192쪽
사람의 눈은 인간의 육체 중에서 거짓이라는 걸 모르는 유일한 기관이 아닐까.

213~214쪽
"아무리 좋은 남자라도, 당신처럼 말예요, 날 이용하려 한다는 의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사랑과 욕망을 잘도 구별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하지만 나만은 그럴 수 없었죠."
그녀는 머리를 손에 묻고 웅크린 자세가 되었다.
"미안해요. 하지만 난 비정상인 건 아녜요. 인내심을 갖고 날 기다려주기만 한다면요."
"언제까지라도 기다리겠소."

286쪽
전쟁이란 관계들을 보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 정신병 같은 거요. 동료 인간에 대한 우리의 관계, 경제적, 역사적 상황에 대한 우리의 관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무(無), 죽음에 대한 우리의 관계들 말이오.  

---->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에서  관련 문구 P.60 : 별안간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단지 밥을 먹고 숨을 쉬는 것이 아니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다. 사람은 커다란 기계에 있는 하나의 톱니바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기계에서 톱니바퀴 하나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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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스 3
존 파울즈 지음, 현준만 옮김 / 문학동네 / 1996년 1월
평점 :
품절


13쪽
모든 죽음은 살아남은 자에게 무시무시한 공범의 죄의식을 강요하는 법. 모든 죽음은 각기 다 다른 모습을 띠기에 그 죄의식은 돌이킬 수 없고, 그 슬픔은 가라앉지를 않는 법이다.

213쪽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 다시 말해 자기 자신의 거울과 같은 사람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269쪽
내가 미트포드를 싫어하는 것은, 이 남자가 천박하고 비열한 자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으로 나 자신이 가진 어떤 자질의 캐리커쳐 또는 연장을 이자에게서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 속에 있는 어떤 종양 같은 게 이자에게서는 겉으로 드러나 있었다.

311쪽
"나도 예뻤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추함을 감추려는 듯 그녀는 목까지 담요를 끌어 올렸다.
"아름답다는 건 덤에 불과해. 선물을 싼 포장지처럼. 선물 그 자체는 아니지."
길게 침묵이 이어졌다. 거짓말도 때로는 쓸모가 있는 법이다. 그러나 그녀의 실망을 막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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