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노트북 3
도리스 레싱 지음, 안재연 외 옮김 / 뿔(웅진)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272쪽 

안나는 문득 자신이 미쳐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예견했던 '붕괴' 혹은 '파탄'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조금도 미치지 않은 듯 여겨졌고,오히려 신문에 반영된 불완전한 세계에 그녀만큼 강박적으로 사로잡히지 않은 사람들 모두가 세상을 이해해야만 하는 끔찍한 필요성과 거리를 둔 광인들처럼 여겨졌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이 미쳤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쇄물 더미를 읽고, 조각들을 잘라내며, 그것들을 벽 위에 압정으로 고정시키는 섬세하고 강박적인 작업에 사로잡힌 자신을 스스로 어찌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자넷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날, 그녀는 다시 안나, 그 책임감 있는 안나로 되돌아가고 이 모든 강박관념이 사라지리리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건전한 정신의 책임감 있는 자넷의 엄마가 되는 것이 세상을 이해할 필요성보다 훨씬 중요함을 그리고 후자가 전자에게 의존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자넷의 엄마가 책임감 있는 여자로 남아 있지 않는 한, 세상은 절대 이해할 수도, 말로 질서를 세울 수도, 이름 부를 수도 없을 것이다.  

 

---> 나도 조금있다가 당도할 아침부터 낼까지는 책임감 있는 안나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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