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립자 Mr. Know 세계문학 29
미셸 우엘벡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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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읽으면서 시종 그런 생각을 했다.

“이 작가 ‘갈 데까지 가본다’ 하는 마음으로 소설을 쓰는게지?”

어머니는 같고, 아버지가 다른 두 인물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마치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처럼 동생(미셀)은 성욕을 완전 배제한 이성의 최정점에, 형(브뤼너)은 지나친 육욕의 추구라는 다른 한 끝에 있다.  두 형제는 아버지의 존재는 미약하고, 마취과 의사인 엄마(히피들의 꽁무니나 쫓는)에게 거의 버림받다시피 해서 각각의 할머니에게 키워졌다. 

주인공 특히 형(브뤼너)를 통해 포르노는 널렸으나 사랑은 없는(그는 그저 젊은 여자의 몸에만 목매달 뿐) 세대의 파멸을 보여주는 이 소설은 성적 해방을 주도한 68년 혁명 세대를 비판하는 책이다.

브뤼너는 40대인 또래의 이혼녀를 ‘변화의 장-뉴에이지풍 캠프장’에서 만나고 드디어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결국 그녀는 무리한 파트루즈(그룹섹스-같은 역자가 번역한 ‘카트린 M의 성생활’이 생각나는 부분) 중 하반신 마비의 장애를 얻게 되고 자살한다.

미셸은 또 어떻고.

“인류는 이제 자기 자신을 다른 종으로 대체하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일은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인류는 스스로를 소멸시키고 다른 종으로 거듭 태어나는 최초의 동물 종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점을 자랑스러워하게 될 것입니다.”

원자, 분자 등의 소립자들은 그 자체는 생성 소멸하지 않지만 구성과 배열이 달라지면 물질이 달라진다. 이렇듯 뛰어난 능력을 지닌 미셸 같은 소수가 앞줄에서 인도하면서 인류는 자신 스스로를 분해, 재조립하여 새로운 종을 탄생시킨다는 것인데.

정말이지, 형과 아우를 섞어서 절반으로 나눌 수 있다면, 미래는 암울하지 않을 것이다.

청소년기에 미셸은 삶의 부조리나 실존적인 절망이나 일상의 어찌할 수 없는 공허함을 주제로 한 소설들을 여러 권 읽은 바, 순수한 도덕이나 유일하고 보편적인 어떤 것과 같은 거대 담론과 학문에 집중하는 인물이고, 형은 욕망, 섹스, 몸 같은 미세적이고 말초적인 것에 매몰된 사람인데, 이 둘이 씨줄과 날줄처럼 교직을 이루며 진행하는 이야기 방식이다. 

여기서 작가는 브뤼노를 세상에 하나쯤 있을 법한 한낱 개인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제목 “소립자”가 탄생했다.  그의 기관들이 썩어 가는 것 즉, 늙는 것은 그의 몫이다. 그러나 그의 쾌락주의적 인생관이나 그의 의식과 욕망을 구조화하는 힘은 그의 세대 전부에 속한다. 브뤼노를 일종의 역사적 흐름의 수동적인 요소의 하나 정도로 파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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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6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6-26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7-06-27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쉘~ 마베르~ 하는 비틀즈의 노래도 있죠 ^^
어떤 미쉘인지 대단히 궁금 ^^
근데근데.. 제가 마구잡이로 써서 그렇지... 어려운 책은 아니어요. 군데군데 막히는 부분도 없잖은데... 비교적 술술 읽히는 책이거든요.
 
핑거포스트, 1663 - 보급판 세트
이언 피어스 지음, 김석희 옮김 / 서해문집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핑거포스트”가 이렇게 대단한 작품일지, 일단 읽어보지 않고 어떻게 알겠는가? 이런저런 매체에서 아무리 광고를 해대도 내 머릿속에서의 “핑거포스트”는 마케팅에 “티핑포인트”와 혼선을 빚고 있는 중이었으니까, 마케팅 용어가 웬 역사 추리 소설 제목에.. 하면서 (지금 생각하면 참 무식한 건데..) 관심이 없었다고 해야 하나.

소설의 역사적 배경은 내란과 혁명, 공화정의 실험으로 범벅된 17세기 영국이고, 살인 사건의 배후에는 역사적 진실이 맞닿아 있다.  그리고 의회파와 왕당파의 갈등, 국교회와 가톨릭 사이의 갈등 신학과 철학 대 근대 과학과 의학의 충돌(합리적 이성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 등) 등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가 있기도 하다.  

 

이 책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4명의 인물이 자신의 입장에서 사건을 서술한다.

 

1장에 서술자 '콜라'는 붙임성 있고, 친절하여 만나는 사람마다 호감을 갖게 하는 순진하고 선량한 과학도이지만, 과연 이 모습이 진실일까. 베네치아 출신의 이방인 콜라와  영국인 의사 로어는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둘 사이에 끈끈한 우정이 싹튼다. 그러나 오해와 다툼이 생기고 결국엔 그 오해를 풀지 못하고 헤어진다.  이 둘의 이야기가 흥미로운데 서로 다른 말을 하고 다른 결론을 내고 있지만, 각각은 모두 진실이다.  

2장을 읽는 독자들은 서술자 '잭 프레스콧'을 교수형 직전까지 갔었지만, 풀려나고 파란만장한 과정 끝에 한 재산 모은 재력가로 자신을 소개하기에 그런 줄 알지만, 사실은...

3장에는 암호 전문가이자 수학자 '월리스 박사'가 증거를 서술한다. 수학을 통해서만 완벽의 기쁨을 느끼고 오직 관념을 사랑할 뿐 마음이 너무 맹목적이다.  범인이 노린 사람은 자신인데 그로브가 대신 죽었다는 수위가 지나친 망상에서 시작하여 복수를 하려는 데까지 이어지니, 적잖이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4장의 서술자 '우드'의 이미지는 이미 1장을 읽을 때, 콜라에 의해 '수다쟁이요, 소심쟁이인데다가 고발쟁이인 향토 사학자" 정도로 규정되어 있었는데 급수정을 해야 했다. 앞의 3명은 자신의 입장에서 서로 다른 범인을 지목한다. 4장에 나오는 인물은 자신이 “범인을 폭로해봤자 얻을 게 전혀 없는 완벽하게 독립적인 목격자”라면서 앞에 나온 인물들의 증언을 종합하며 진실(?)을 밝힌다.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 베이컨은 다양한 범주의 증거를 조사하여 그것이 모두 결함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어떤 증거도 확실성을 갖지 못한다고 결론짓고 있다.

역시 각각의 증언들은 시장의 우상, 동굴의 우상, 극장의 우상에 빠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읽어가야 한다. 여기서 종족의 우상은 빠져 있는데, 과연 4장을 종족의 우상을 염두하고 읽을 것인지는 독자들이 판단할 바.


이 인물들 외에도 언급하지 않으면 큰일(??)나는 중요한 인물이 있다. 바로 사라 블런디.

콜라에게는 호감이 가는 동정의 대상으로 서술되고, 잭 프레스콧에게는 주술을 걸어 자신을 괴롭히는 마녀로, 월리스에게는 자기가 잡아 처단하려는 급진파의 주요 인물이고, 우드에게는 사랑하는 여인이었던....

 

물론 이렇게 사람마다 다양하게 해석되는 인물이 사라 블런디만이랴. 살인을 당한 그로브 박사 또한, 월리스 박사는 호감가고 배려 깊어 우정을 나누었던 인물로 진술하였고, 우드는 상대를 곧잘 비참한 기분에 빠져들게 하고 자신은 타인의 고통에서 오히려 매력적인 기쁨을 느끼는 잔인함의 예술가로 진술하고 있으니.

 

그리고, 실존 인물 중에 과학책에서 이름이 오르락내리락 하여, 우리가 잘 알 법한 "로버트 보일"이 나오는데, 이 인물은 예외로 네 사람 모두 사려 깊고 명석한 사람으로 진술한다. 과학자인 동시에 신학자의 면모를 갖춘 무지 훌륭한 사람으로...(그러나 사건과는 별 관련이 없고 주인공들의 조력자 쯤의 역할을 하는 인물)

 



416쪽

'인류가 악에서 벗어나 더 이상 죄를 짓지 않게 될 때까지, 세대가 바뀔 때마다 메시아는 다시 태어나고, 다시 배신당하고 죽고 부활할 것이다.' 이것이 그가 한 말이었다. 사라도 불과 며칠 전에 똑같은 말을 했기 때문에, 나는 이 말을 듣고 간담이 서늘해질 만큼 놀랐다.




454쪽

“그 여자는 결백합니다. 저는 그걸 알고 있습니다.”

간단한 문장이었지만, 그 말을 입 밖에 내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었다. 그것은 벼랑 끝까지 걸어가서, 필연적으로 뒤따를 파멸의 구렁 속으로 내 몸을 내던지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결코 내가 용감하거나 고결하거나 불굴의 정신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내가 어떤 놈인지는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고 있다. 나는 영웅이 되도록 태어나지도 않았고ㅡ 후세가 귀감으로 삼을 만한 위인도 되지 못할 것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 나보다 나은 사람이라면 좀더 일찍 그 말을 했을 테고 진땀을 흘리며 부들부들 떠는 나보다 좀더 품위 있는 태도로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타고난 분수가 있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할 수밖에 없다. 나는 겨우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고, 나보다 용감한 사람들은 비웃을지 모르나 그것은 내 평생 가장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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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6-25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멋지 책이? 그랬답니다^^

icaru 2007-06-25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 님에게 역시 그랬군요 ^^
보통...전 이 정도 두께면 염증을 내고, 치워버리는데... 이책은 흠..

비로그인 2007-07-16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단한 작품이죠.
 
쿠바를 찍다 - 사진작가 이광호의 쿠바 사진여행
이광호 지음 / 북하우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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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하면 떠올리는 체 게바라나, 헤밍웨이의 유적..등등이 아니라, 남들 다 가는 관광지를 둘러본 사진이 아니라... 회색톤의 풍경이 사진 작업을 하는데 너무나 매력적이기에 선택했다는 사진작가 이광호의 쿠바 사진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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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7-06-22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쿠바 멋지군요! 근데 아들래미 많이 컷어요.^^

icaru 2007-06-25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리뷰를 쓰다가 뭔가 자꾸 오류가 나서 중도에 그만두었었는데... (위에꺼만 남고요...그래서 아직 완성이 안 됐다고 볼 수 있죠...) 완성되면 다시 함 구경해 주셔용 ^---^
그러게요. 애들은 자라네요 ~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타샤 튜더 캐주얼 에디션 2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6년 8월
구판절판


"난 항상 삽화의 가장자리에 나뭇가지나 리본, 꽃을 그린다.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가장자리를 꾸미지 않은 적도 없다. 사람들은 가장자리 그림 속에 숨어 있는 것들을 찾아내기를 즐긴다.
사람들이 내 그림을 좋아하는 것은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 나오기 때문일터다."

"난 고독을 만끽한다. 이기적일지는 모르지만, 그게 뭐 어때서. 오스카 와일드의 말마따나 인생이란 워낙 중요한 것이니 심각하게 맘에 담아둘 필요가 없다."

"과거는 생각만큼 낭만적이지 않았다. 특히 여자들이 힘들었다. ... 나도 새댁 시절엔 힘들었다. 막내가 다섯 살이 될 때까지 전기도 안 들어오고, 물통을 메고 물을 길어왔다. 인두를 데워 다림질했고, 하지만 달리 사는 법을 몰랐기에 그리 힘든 일로 보이지는 않았다.

인형의 집은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에게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작지만 완벽한 세상이다. 도토리가 그렇듯이,

바랄 나위 없이 삶이 만족스럽다. 개들, 염소들, 새들과 여기 사는 것 말고는 바라는 게 없다. 인생을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람들에게 해 줄 이야기는 없다. 철학이 있다면,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말에잘 표현되어 있다.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다.' 그게 내 신조다.

카누에는 묘하게 원시적인 구석이 있다. 아비(물새의 일종)가 노래 부르는 소리 같다고 할까. 아주 오래 전, 내 전생의 뭔가를 살살 흔드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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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7-06-17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매혹적인 책이죠. 글이 너무 요약, 축소판으로 나온게 좀 불만이긴하지만
저 코기마을 그림은 언제고 들쳐봐도 재밌어요.
이책 뽀동이에게 물려주실려고 사신거죠?^^

icaru 2007-06-17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사진리뷰 올리는데 지가 서툴러서..시간도 많이 잡아먹고 그러고 있네요.
이 책 ㅋ 뽀동이도 볼 수 있다면 참 좋겠는디~*

아영엄마 2007-06-18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저도 이 책 읽었어요. 코기마을 그림책 아직 못 봤는데 언젠가는 보고 싶어요. ^^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
존 반빌 지음, 정영목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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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몇 년만에 처음이었다. 초등 시절 다니던 등굣길, 그리고 발걸음을 돌려 그 시절 몇 년을 다녔던 성당에도 가봤다. 평일 오후인지라 조용했다. 길은 가늘어졌고 나이를 잃어버렸고, 널따랗던 교회 마당은 퍽 비좁아 보였다. 별로 변한 게 없는 듯 하면서도 예전의 그 곳이 아니었다. 퍽 이질적인 기분에 사로잡혀 한참을 서성거렸다. 성당의 묵직한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문고리를 지그시 잡았다가, 10개월도 안 된 아가를 업고 인적 드문 성당 앞마당에서 서성이다  내 모습의 그림이 좀 그래서, 도로 손을 내렸다.  


당시의 우리 부모님은 천주교 신자가 아니었는데, 어떻게 하다가 나는 성당에 나가게 되었을까. 선망의 대상이던 또래 친구 몇이 성당에 다녔었고, 나는 그들 속에 편입되고 싶었다. 그러나 몇 년 다니다 말았으므로 그것은, 신과의 제대로 된 조우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노년의 주인공에게 어린 시절, ‘신들’은 여름이면 바닷가 휴양지에 머물다 가곤 하던 부자 사람들인 그레이스 씨네 남매다. 일상을 꾸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못해 가난에 푹 절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던 나 소년은 그레이스 씨네 가족과 어울리면서 그 신분의 사람들을 동경한다. 신분 상승이라고 해서 비굴과 파렴치를 연상하면 곤란하다. 아이니까 순진하다. 어떤 파멸을 불러오게 되더라도 책임에 대한 면죄부를 주어야 한다.  


그의 아내는 얼마 전 죽었다. 아내의 투병기를 얼마간 함께 했다. 아내가 죽고 그는 50여년전 신들을 보낸 강철 같은 그 바다로 찾아온다. 그 바다에 얽힌 하나의 일화는 그에게 마치 낙인처럼 결정적인 흔적을 남겨 주었다.


바닷가 마을이 별로 변한 것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이제 더 이상 그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그 곳이 아니다.


50여년 전 사건이 일어난 현장을 찾아가 거기서부터 이야기를 꺼내며, 죽음을 앞둔 아내와 보냈던 나날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지나온 생을 돌아보는 일은 참으로 가차없으면서도 담담하다.  



나는 신랄하게 대꾸하려다가 말을 끊었다. 사실 그 애 말이 옳았다. 삶, 진정한 삶이란 투쟁, 지칠 줄 모르는 행동과 긍정, 세상의 벽에 뭉툭한 머리를 들이대는 의지, 그런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돌아보면 내 에너지의 많은 부분은 늘 피난처, 위안, 아늑함을 찾는 단순한 일에 흘러 들어가 버렸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망상이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숨겨지고, 보호받는 것, 그것이 내가 진정 원하던 것이다. 자궁처럼 따뜻한 곳으로 파고들어 거기에 웅크리는 것. 하늘의 무심한 눈길과 거친 바람의 파괴들로부터 숨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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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7-05-28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절제가 돋보이는 깔끔한 리뷰.
마지막 소설속의 구절이 한참을 서성거리게 만드네요.

icaru 2007-05-30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좋게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 이 책과 직접 관련은 아니지만, 읽으면서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도 좀 했어요 ^^

2007-05-30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6-01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히피드림~ 2007-06-01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 속 문장이 참 좋네요. 정말 오래도록 읽어보게 만드는 것 같아요. 소설 내용이 어떤 건지 궁금하게 하는 이카루님의 리뷰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