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추석 연휴를 쓸모없이 보냈다. 벌써 추석도 지난주 일이 되었군. 2, 3권의 책을 너끈히 읽어낼 줄 알았는데 결국 영상미디어와 잠에 지고 말았다. 티아라 멤버들의 말대로 이건 '의지의 문제'다. Aㅏ..

 

2. 도서관 반납기한이 지난 책이 한 두 권이 아니다. 지금 갖고 있는 책 중 대부분이 연체 도서다. 내가 이렇게 불량 대출자가 될 줄은 몰랐다. 2012년 3월인가부터 연체료를 낸 적이 없었는데 지난 9월에 사고를 치더니, 이번에도 연체료를 물게 생겼다. 책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는 건 좋지만, 책을 가장 사랑하는 방법은 '읽는 것'인데 품고만 있다 이 사단을 냈다.

 

3. 『디지털 단식』과 『페미니스트라는 낙인』을 읽고 자려고 했는데 어제 전자를 한 10페이지 읽은 게 전부다.

 

4. 그에 비해 대여기간이 좀 남은 『악기들의 도서관』은 첫 편 '자동피아노'를 다 읽었다. 김중혁의 『펭귄뉴스』를 즐겁게 봤던 독자로서 기대가 여간 큰 게 아니었는데, 역시나 김중혁 글은 나와 궁합이 잘 맞았다. 이게 현실인지 가상인지 아니면 그것을 교묘히 섞어 놓은 것인지 고개가 갸웃거릴만큼, 그는 감쪽같은 글을 쓴다. 그것도 재밌는 글을. 수록된 다른 단편들도 어서 읽고 싶다. 그러니 컴퓨터 시간을 줄이렴.

 

5. 오늘 반납한 책은 당일 재대출이 안 되는 제도가 한 사람의 독점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데에 동의한다. 그래도 불편하다. 같은 책이 더 있다면 그 책들은 빌려주게 해줬으면 좋겠다. 알바 그만두고 나니 나도 이렇게 사용자 위주로만 생각하게 됐다. 사람 맘은 참 간사하다.

 

6. 아직 할 일이 쏟아지지 않는 신출내기니 짬 날 때마다 뭐라도 조금씩 읽어야겠다. 점점 무식해지는 소리가 들린다.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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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8 17: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들꽃 2012-10-11 13:49   좋아요 0 | URL
꺅! 근데 경향신문에서 주는 책 목록이 뭔지 모르겠어요ㅜㅜ

2012-10-12 0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들꽃 2012-10-17 01:03   좋아요 0 | URL
저 여적이요!!! 안되면 독도를 부탁해도 좋아요!

2012-10-19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2-10-09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늘한달빛님, 연휴 후유증이 아직 좀 남았나요ㅎㅎ 저도 연체를 좀 해서 당분간 안 빌릴까해요. 있는것부터 좀 읽자! 그런 결심을 해봅니다.^^

들꽃 2012-10-11 13:49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전 이제 연체책 없어요 꺅! 그래도 일단 있는 책부터 읽어야 한다는 건 공감이요ㅠㅠ

2012-10-22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들꽃 2012-10-23 15:56   좋아요 0 | URL
네>< 잘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알라딘에서는 이주의 추천 도서와 각종 이벤트 소식 메일을 잘 받고 있어요. 반값도서는 뭔지 이번에 잘썼다고 칭찬받은 리뷰는 뭔지 늘 예의주시해요. 알라딘 자체달력도 잘 보고 있어요. 역사를 새롭게 배우는 기분!

 

 yes24는 인터뷰 같은 다양한 콘텐츠가 좋더라구요. 아주 느리고 긴 호흡으로 진행된 인터뷰(물론 내용도 알차죠)가 많아서 지켜보고 있었답니다. 좋은 인터뷰는 저만의 카페에 따로 갈무리해 놓지요.

 

교보문고는 자체제작 콘텐츠가 많아서 좋아요. 예전에 헌책방 찾기 연재물을 즐겁게 봤더랬지요. 좋은 작품이 많아서 뒤늦게 다시 봐도 괜찮던걸요. 마음이 훈훈해지는 귀여운 웹툰도 좋고요.

 

반디앤루니스는 오늘의 책 시리즈가 압권입니다. 무엇보다 반디앤루니스 회원들의 글을 주로 싣는다는 게 매력이에요. 경향신문 1면에 나오는 시리즈물과 비슷한데, 리뷰의 길이나 형식 면에서 훨씬 자유롭죠. 책뿐 아니라 음반도 리뷰하는 게 특징입니다.

 

 

 회원가입할 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관심사 클릭하고 소식메일 받기 클릭해 놓고는 편지가 수북히 쌓이도록 미루어 두었는데, 요즘 들어서야 하나 둘 열어본다. 다행히 글은 짤리지 않았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고객을 위해 보내는 메일 한 통에도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지 모른다. 경쟁자들과는 다른 '오직 하나뿐인'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겠지? 누군가에게는 스치는 그렇고 그런 메일 하나에 불과할지 몰라도 내게는 시야를 넓혀주는 유익한 쉬어가기 꼭지다. 아무 노력 없이 넙죽 받아먹는 기분이라 조금 미안하지만, 그래서 그보다 몇 배로 더 고맙다. 고맙습니다. 늘 잘 보고 있습니다. 이만큼 열심히 보는 독자도 있으니 앞으로도 각기 빛깔이 다른 여러 가지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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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 2012-09-24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 쇼핑몰 메일은 대부분 안 열어보고 휴지통으로 직행시키는데,
저도 인터넷 서점 메일만큼은 꼭꼭 읽어보게 되더라구요 ^^

들꽃 2012-10-08 14:58   좋아요 0 | URL
근데 매일 꼬박꼬박 읽는 건 잘 안되더라구요ㅜㅜ
 
성적은 짧고 직업은 길다 직업에 관한 고찰 1
탁석산 지음 / 창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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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 논문을 쓰는 일은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단상들의 스케치가 아닙니다. 그것은 많은 자료를 읽고 분석하고 스스로 사유하며 고민하는 과정이지요.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입니다.-1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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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0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성적은 짧고 직업은 길다 직업에 관한 고찰 1
탁석산 지음 / 창비 / 200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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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읽은 날짜 : 2012년 9월 17일 월요일

 

 

 

 "우리나라 사람들은 중3, 고3, 27세, 40세에 직업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하고, 한 직장에서 평균 8년 근무하며, 한곳에서 3년 이상 근무하면 옮기고 싶어한다." (「조선일보」, 2008년 2월 12일)

 

 "40대 이후엔 명문대 못 나온 게 흠이 안 되죠. 그간 쌓아온 경력과 인맥, 자신의 의지가 더 중요해요. 미래학자들은 120세까지 일하는 날이 도래하고 일생에 8번 직업을 바꿀 수 있다고 예견합니다."

 

 

 본문에서 가장 처음 책 귀퉁이를 접은 곳이다. 직업 고민을 가장 많이 한다는 중3, 고3을 지나 25살이 되었다. 군대도 가지 않는 25살 여자로 학교에 다니는 게 드문 풍경은 아니지만, 확실히 취업시장에서 리즈시절은 지났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에 본 면접에서도 '학교를 좀 오래 다녔네요?' 라는 소리를 들었으니. 딴에는 다른 '생각없이 사는' 20대보다는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살아왔다고 자부해 왔다. 가고 싶은 길 하나만 보고 걸어오기도 했고. 좋게 말하면 일관적이나, 나쁘게 말하면 다른 쪽으로 대비가 전혀 안 돼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지원했던 회사에 덜컥, 하고 붙었다. 그제서야 두려워져서 직업 관련 책을 빌렸다. '100점짜리 자소서 쓰기'나 '면접 전날 보는 책' 따위가 아니라, 직업을 구할 때 무엇을 중시해야 하는지 돌아보는 그런 책으로.

 

 『성적은 짧고 직업은 길다』는 글쓰기 관련책 필자로 자주 마주쳤던 것 같은(정작 나는 탁석산의 책을 그동안 1권밖에 읽지 않았다) 탁석산의 직업론을 담은 책이다. 두 권 중에 첫째 권이다. "흥, 니가 이래도 날 안 집어들어?"라고 도발하는 듯한 제목이었다. 20대가 되면 성적에서 좀 자유로워지나 했는데 웬걸, 지금도 내 가장 큰 컴플렉스는 바로 성적이다. 평균 평점이 높지 않아 항상 자신감이 없었다. 지금도 아주 떳떳하지는 못하다. 학점은 성실성을 가늠하는 척도라는데, 그렇다고 내가 수업 땡땡이나 치고 딴짓만 하며 산 건 아니다. 다만 적성에 안 맞는데도 무서운 줄 모르고 남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공부한 게 문제였다. 부족한 만큼 몇 배는 열심히 했어야 하는 걸 알면서 실천하지 않았다. 구직 적령기에 다다르니 자신감은 더 수직하강했다. 고등학교 때 수능 점수로 커트라인을 정하듯, 기업도 취업 적정선이 정해져 있었다. 저자는 성적에 맞춰서 자기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직업을 생각하는 걸 두고 경각심을 주려고 제목을 지었겠지만, 내게는 한편으로 위로가 되었다. 맞다. 성적이 낮다고 내 꿈의 크기까지 낮출 필요는 없는 것이다. 부화뇌동하며 남들 가는대로 따라가기보다, 더 깊이있는 고민과 궁리 끝에 직업을 결정하라는 애정어린 조언이었다.

 

 3부로 나뉘어진 이 책에서 제일 인상적인 부분은 2부 '그냥 놀고 먹으면 안 될까'였다. 여기서 스스로 돈을 벌어 생활하는 사람들의 자존감 이야기를 비중있게 다룬다. 그가 제시한 사례 하나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노숙자라고 해서 아무 일도 안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도 일거리를 찾아 나섭니다. 카메라는 길거리에 버려진 파지를 주워 리어카에 싣고 팔러 다니는 노숙자를 따라다니며 그 모습을 담았습니다. 그는 하루에 2만 원 정도 벌어 그 돈으로 밥을 사 먹습니다. 자기가 번 돈으로 밥 사 먹는 것에 그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다른 노숙자들처럼 무료 급식에 의지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중략) 그런데 불황이 깊어지면서 벌이가 많이 줄었습니다. (중략) 그러다가 마침내 그도 무료 급식 줄에 서게 됩니다. 이때부터 이 노숙자는 말이 없어집니다. 평소 성격이 활달하고 말주변이 좋았던 그는 풀이 죽어 지냅니다. 자기 손으로 벌어먹는 것이 그동안 그의 존엄성을 지켜 주었던 것입니다. 자기 손으로 먹고산다는 것, 이것은 인간 존엄의 기본입니다.

 

 탁석산은 먹고 살기 위해 직업을 갖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보통 자아실현을 위해서, 행복 추구를 위해서 직업을 찾는다는 답이 더 그럴듯해 보인다고 생각하는데 거기에 반기를 든 것이다. 직업을 갖는 제 1의 이유는 누가 뭐라고 해도 '먹고 살기 위해서'라고 잘라 말했다. 앞에 나왔던 노숙자 사례처럼 인간은 자기가 벌어서 사는 그것 자체로 본인의 존엄성을 확인한다. 그러니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건 너무 1차원적인 이유라며 천대해 왔다. 나만 하더라도 누가 '먹고 살기 위해 일한다'고 하면 안타까워 하거나 편견어린 시선으로 보았다. 또 가식적으로 군 것도 같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생활 유지 때문인데 기본은 제처두고 멋진 말만 골라서 포장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문득 쉴 새 없이 아르바이트에 몰두했던 지난날들이 떠오른다. 그동안 대학 입학한 이후로 학교 다니며 드는 기본 생활비는 혼자 힘으로 마련해 왔다. 용돈 받아 쓰는 친구들이 가끔 부럽긴 했지만 난 내 돈으로 생활한다는 게 좋았다. 수입을 낼 수 있다는 것, 한 달 계획을 가지고 생활을 운용하는 것 등등 장기적으로 보면 더 유익할 일들을 먼저 시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직업을 갖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때로 일하기 팍팍할 때 '먹고 살기 위해 일한다'고 투덜댈지라도 나를 너무 구박하지는 말아야겠다.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을 때, 자기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그만의 방법도 특징적이어서 여기에 옮겨 둔다. 70퍼센트 정도의 힘을 쏟고도 잘해야 능력이 있다고 말해도 좋다는 것이 요지다. 100퍼센트 이상 힘을 쏟아 좋은 결과를 단기간에 만들지라도 나중에는 기진맥진하여 활력을 잃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70퍼센트의 힘만 들이더라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나중에 정말 젖먹던 힘까지 써야 하는 시기에 전력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무슨 일을 할 때 얼마만큼 힘을 쓰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결과에만 집착했다. 나는 70퍼센트만 쓰고도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항상 혼신의 힘을 다했던 건 아닐까? 나중까지 버티기엔 버거울 정도로? 70퍼센트론(?)을 들었는데 오히려 결론은 이상한 쪽으로 흐른다. 70퍼센트만 집중해도 수려한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내공을 많이 쌓아야겠다는 쪽으로. 열심히 하는 자에게 설마 불운을 가져다주진 않겠지.

 

 쓰인 내용이나 글투가 대학 진학을 앞두거나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을 위한 책으로 보였으나 내게도 귀중한 가르침을 주었다. 좀 더 일찍 직업관이나 직업론 관련 책을 읽어둘걸 하는 후회가 든다. 자료는 차고 넘친다는 말을 또 다시 실감한다. 게으른 내가 받아먹지 못한 게다. 첫 출근 전까지 직업을 다룬 책들을 차곡차곡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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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9-19 2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들이 고2였던 2010년 6월에 읽고 리뷰를 썼던 책이네요.
나름 도움은 됐지만 해답을 딱히 쥐어주지는 않더라는...^^
취업하기 어려운 때에 지원했던 회사에 '덜컥' 붙었다니 축하합니다~ ^^

들꽃 2022-11-07 11:44   좋아요 0 | URL
블로그에 자주 들어오지 않아 댓글을 이제야 발견했네요. 따뜻한 댓글 고맙습니다.
 

 

 

 

 

= 답.jpg

 

 

 별 거 아니어도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광장에 내 글이 올라가면 기쁘다. 두어 번밖에 서재글에 선정되지 않았으면서 객기 부려 나름의 법칙(?)을 생각해 보면, 의외로 힘을 많이 준 글은 실리지 않는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써야 간택받는 것 같다. 요새 내 리뷰가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어서 나조차도 걱정이었는데, 역시 본인이 느끼는 문제점을 남이라고 못 느낄 리 없었다. 어떻게 하면 리뷰를 잘 쓸 수 있을까.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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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9 1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