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제일 하기 힘든 것 중 하나가 '대화'가 아닐까 한다.

대화로 해결안되는 일은 없다고, 일단 대화부터 하라고, 다른 사람의 일에 조언이랍시고 하지만,

제일 어려운 일을 하라고 하는 것이다.

 

대화를 시도하는 것 부터가 용기는 물론, 사유와 성찰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어렵고도 가치있는 일 아닐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동 아닐까.

 

...

 

영국 사람들이 만나면 날씨 얘기만 주고 받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날씨 얘기마저도 삼키고 마는 이런 사람은, 그저 꽃이나 보고, 사진이나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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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4-21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화도 가능한 사람이 있어야죠. 진정한 대화는 정말 어려워요
저 처럼 말주변없는 사람 더하고요.

hnine 2012-04-21 08:43   좋아요 0 | URL
예전에 부모님께서 느닷없이 대화를 하자고 할때가 생각나요.
결국 부모님의 의견과 결정을 듣게 하기 위한 또다른 기회였을 뿐, 제가 알고 있는 대화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ㅋㅋ 그리고는 한동안 입을 꼭 다물고 있기도 했어요.

파란놀 2012-04-21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를 아끼거나 사랑하려는 마음이 있을 때에만 '이야기'를 이루고,
서로를 아끼지 않거나 사랑하지 못할 때에는 '논쟁'이나 '비판'만 한다고 느껴요.

서로 좋은 꽃
좋은 날씨 마주 바라보며
좋은 마음만 되어도
아름다울 텐데요..

..

그나저나 hnine 님 서재지수가 아쉽게 '100005'가 되었네요 ^^;;;
5점만 적었어도 딱 00000이 되었을 텐데~
그래도 끝에 5만 들어가는 숫자도 재미있군요 @.@

hnine 2012-04-22 18:46   좋아요 0 | URL
서로 아끼거나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도 늘 같은 생각을 할 수가 없고 서로 의견을 맞춰야 하는 때가 있기 마련인데...참 어려운 일이어요.
서재지수가 어느새 저렇게 되었네요. '만'이 넘었나 했더니 '십만'이 넘은걸 보고 제가 깜짝 놀랐지 뭡니까 ^^

다락방 2012-04-2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길 지나다가 꽃만 보면 사진 찍고 싶어서 자꾸만 멈춰서게 되요, hnine 님. 핸드폰에 꽃 사진이 하나씩 쌓이고 있어요.

저는 위의 된장님이랑 생각이 좀 다른데요, 논쟁이나 비판이 '아끼지 않거나 사랑하지 못할때'나온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논쟁이나 비판이 있기 때문에 결국은 우리는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이 있기 때문에 '내 생각이 틀릴수도 있겠구나' 혹은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하는걸 비로소 알 수 있는것 같구요. 논쟁이나 비판은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엔 '사랑 없이도' 이루어지는 일들이 많으니까요.

저도 조만간 꽃 사진 올려야겠어요. 집 앞에서 예쁜 사진을 찍었거든요.

hnine 2012-04-22 18:50   좋아요 0 | URL
논쟁이나 비판이 있기 때문에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것 맞는데, 그 과정은 참 쓰리고 아려요. 몸에 좋은 건 입에 쓰다, 이런 말이 여기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
어제 유홍준 작가님, 나영석 PD님과 함께 하는 창덕궁 답사 가서 창덕궁 후원의 꽃, 많이 보고 왔답니다. 비, 바람 휘몰아치는 속에서 어찌나 춥던지...ㅋㅋ

프레이야 2012-04-21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자목련이닷
파란하늘 배경으로 참 싱그러워요.
나인님, 여긴 오늘 아침부터 봄비가 촉촉히 내려요.
마음에 평안이 깃들길 소원해요^^

hnine 2012-04-22 18:54   좋아요 0 | URL
자목련은 하얀 목련에 비해 꽃송이가 많이 달린 것이 드문 것 같아요. 저희 동네 산책하다가 찍었어요. 홀쭉하게 위로 뻗었더군요.
어제, 전국적으로 비가 왔지요. 우산을 써도 젖는 날씨 속에서, 아이 데리고 서울 다녀왔답니다.
마음의 평화 빌어주셔서 감사해요. 사람 사는 것이 풍요로와 질수록 왜 마음의 평화 갖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 같은지 모르겠어요.
 
[1인분 인생]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1인분 인생 - 진짜 나답게 살기 위한 우석훈의 액션大로망
우석훈 지음 / 상상너머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88만원 세대'라는 말을 유행시킨 사람 우석훈. 그의 에세이집이다. 이번에도 역시 눈에 띄는 제목, 1인분 인생이라. 누군가에 기대어 살지 않고, 누군가의 기대대로 살지 않고 내 의지대로, 내 힘으로, 내 있는 그대로 사는 인생을 의미한다. 그럴 수 있을까? 나는 사실 이 책 내용만큼이나 저자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책 읽기를 시작했다. 어차피 에세이을 읽는다는 것은 그것을 쓴 사람을 읽어나가는 것이라고, 적어도 나는 그렇게 보기 때문이다.

읽어나가다보면 몇개의 키워드가 쉽게 잡히는데 마흔, 우파, 좌파, 빨갱이, 그리고 명박이가 그것이다. 스스로 자신을 좌파, 그것도 모자라서 빨갱이라는 표현을 서슴치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다 읽고나서도 나는 그에 대해 읽기 전 보다 더 알게 된 것 같지 않다. 그는 이루고 싶은 것이 머리 속에 꽉 차 있는 것도 같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그는 자신이 좌파라고 이 책에서 아주 여러번 강조하지만 어딘지 꼭 그렇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말로 풀어놓기 좋아하는 것 같은데 본인은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무척 싫어하고 방에 틀어박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썼다. 낙천적인듯 하지만 매우 회의적이고 심지어는 염세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길 위에 서있는 것 같기도 하다가, 저기 한편에서 뒷짐지고 관조하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박사가 될 때 내가 학위를 그렇게 목숨 걸고 받았나? 혹은 그걸 꿈이라고 생각했나? 떠올려보면 난 그렇지는 않았다. 그냥 공부를 하다 보면 학위는 받을 수도 있고 못 받을 수도 있고. 학위를 받는다고 해서 삶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사실, 꿈 같은 건 꾸지않아도 삶을 행복하게 꾸려나가는 데에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꿈이 있고, 그 꿈에 동반하는 엄청난 열정이 있어야 성공한 사람이 되고, 그래야 돈과 명예가 따르고, 그래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하는 '조선일보'식 가르침......그건 사람을 로봇으로 보는 것이다. (334쪽)

꿈을 가져야 한다고, 현실은 척박할지라도 그 꿈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꿈을 강요하는 사회에 대해 의의를 제기하는 그에게 나는 동의하는 쪽이다. 하지만 난 동의할뿐 주장하기엔 조심스럽다. 과연 다른 사람들에게, 특히 나보다 나이가 훨씬 어린 젊은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인지에 대하여 확신이 서지 않는다. 저자 역시 10대와 만나는 자리가 많은 사람으로서 그런 고충을 이야기했다. '내려놓을수록 더 많이 찬다'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는 말을 나는 그냥 혼자 새기고 있을 뿐인데.

누가 봐도 안정된 자리라고 하는 조직화된 관료 체계 속에서 몇 년 일하는 동안 그 당시는 원인을 알 수없는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하는 저자는 결국 그 자리에서 스스로 걸어나오면서 그 우울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사는 의미를 찾을 수 없어 술먹고 성산대교를 걸어서 건너면서, 난지도에 살고 있는 쓰레기 치우는 사람들이 먼지 뽀얗게 앉은 라면을 먹는 것을 보고 문득, 그냥 죽을 바엔, 저 난지도의 어린이들을 위해서 야학 선생이라도 할 수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하고서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게 되었다고 한다.

인간의 삶에서 평생을 바쳐서 해야할 일 따위는 존재하지 않고, 목숨을 걸어서 만들어야 할 작품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행복이든 목표든 불안한 균형일 뿐. (355쪽)

내가 마흔 넘게 살아오면서 알게 된 것은 겨우, 고작, 뜻밖에 그것이라고, 일기장 같은 곳에 그렇게 써대고 있는, 하지만 그게 무척 유감스러워 혼잣말로만 하고 마는 말을 그도 이 책에서 하고 있었다. 마흔이라는 나이가 거치는 생각의 경로일까? 그는 마흔이라는 나이를 참 진지한 마음으로 대하고 있었다.

아닐 불, 혹시 혹

혹시 나는 잘될지도 몰라.

그럴 일이 마흔이 되면 없어지는 것.

그게 내가 마흔이 되면서 이해한 불혹이다.

(...)
혹시는 없다. (70쪽)

저자에게, 그리고 나에게 다짐받고 싶다. 문제는 그 다음이라고. 제발, 그런 생각을, 이 시기를 허무로 끝내지 말고, 더 넓고 더 깊게 볼수 있는 징검다리로 딛고 나아가자고.

 

의외의 느낌으로 읽었고, 의외의 공감을 할 수 있어 좋았음에도 별 세개로 평점을 준 이유는, 그가 좀 더 감정을 절제하고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옥의 티 수준을 넘어서 꽤 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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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2-04-15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구별에
좌파도 우파도 없다고 느껴요.

얼마 앞서 백기완 할아버지는 당신을 찾아온 젊은(사십대 기자) 사람한테
'좌파 우파'는 처음부터 없었고,
오직 하나,
'옳고 그름'만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더군요.

나는 이 말이 참 맞다고 생각해요.
온누리에는 옳은 길과 그른 길이 있을 뿐,
좌이니 우이니가 있을 턱이 없어요.

그래서, 스스로 좌파라 밝히든 우파라 밝히든
이렇게 말할 때에는 모두 '거짓말'이 아닌가 하고 느껴요.

hnine 2012-04-16 09:35   좋아요 0 | URL
옳은 길과 그른 길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더 자세하게 분류하고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는 것이 그것에 대해 더 잘 알고 많이 아는 것으로 생각하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 기준과 범위를 스스로 허물으려 하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나이 들면서 더 혼돈에 빠지는 것 같기도 해요.
좌, 우...돌아서면 그 좌, 우가 뒤바뀌지 않나요? 후후...

LAYLA 2012-04-16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88만원 세대 절판한다고 하였을 때, 이 사람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참 여리고 약한 사람이구나 싶었어요.

hnine 2012-04-16 09:34   좋아요 0 | URL
저도 절판 소식은 들었는데 이유는 잘 모르고 있어요.
LAYLA님 말씀이 맞는지도 몰라요. 본인이 잘 하는 것이라고는 책 읽는 것과 눈물 흘리는 것이라고 책에도 썼더라고요. 감정이 흠씬 묻어나게 쓴 것을 봐도 그렇고요.
 
[나는 알래스카에서 죽었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나는 알래스카에서 죽었다 - 호시노 미치오의 마지막 여정
호시노 미치오 글.사진, 임정은 옮김 / 다반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평생을 엄혹한 자연과 함께 살아온 노인의 얼굴은 평화로웠다. (220쪽)

이 책에서 한 문장을 고르라면 이 문장을 고르겠다. 자연과 투쟁하며 산 삶의 흔적이 어찌 평화로울 수 있을까? 투쟁의 역사가 얼굴에, 표정에, 말씨에, 행동에 굴곡으로 새겨있을 것 같은데 평화롭다니.

수십년전, 알래스카를 여행하고 오신 이모는 뭐라고 형언할 수 없는 곳이라고 말씀하셨다. 얼음 바다에, 풀도 겨우 자라는 척박한 곳으로 상상하고 있던 나는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 호시노 미치오는 어느 날 내셔널 지오그라픽 소사이어티에서 출간된 알래스카 마을의 사진을 보고 마음을 빼앗기게 되고 1973년 알래스카를 방문하여 그곳에서 머문다. 그의 나이 스물을 갓 넘었을 때의 일이다. 대학을 졸업한 후 알래스카대학 야생동물 관리학부로 유학을 떠났고 이후 동물 사진뿐 아니라 알래스카의 자연을 꾸준히 카메라에 담아 작품을 발표하고 사진전을 열었다. 1996년, 알래스카를 마주보는 러시아 연방 추코트 반도를 거쳐 캄차카 반도로 떠났고 쿠릴 호숫가에 텐트를 치고 자다가 불곰의 습격을 받아 급사한다. 그러니까 이 책은 어찌보면 미완의 작품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사진도 훌륭하지만 글은 마음 속 더 깊은 곳까지 스미고 들어온다. 어떤 의욕이나 욕심이 느껴지지 않는 참선의 분위기가 묻어나는 글. 알래스카에 마음을 빼앗긴 사람 아닌가. 인간이 지어놓은 결과물이 아닌,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그 속에서 자연의 일부로 살고 있는 알래스카 사람들에 마음을 빼앗긴 사람의 글에서 그런 무채색의 물결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알래스카에는 큰까마귀 (raven)가 이 세상을 만들었다는 큰까마귀 신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그래서 큰까마귀 모양의 토템이 여기 저기 남아 있고, 대부분 나무에 새겨져 있는 이것들이 썩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캐나다 박물관이나 대학에서는 이것들을 자국으로 이전하여 제대로 보존하려고 하는데, 알래스카 사람들은 그것이 원래 있던 자리에서 그대로 썩어가게 두는 것이 순리에 맞다고 여긴다고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었기에 평생을 엄혹한 자연과 함께 살아오면서도 평화로운 얼굴을 할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

큰까마귀 신화에 의하면 큰까마귀가 처음 창조한 것이 곰이라고 한다. 이 책에는 아주 가까이에서 찍은 불곰, 흑곰, 그리즐리곰의 사진이 여러 장 들어있다. 물로 녹아들어가 얼음과 물의 경계가 모호한 강의 모습, 까만 밤하늘에 펼쳐진 오로라, 흑고래가 숨쉬는 소리를 듣는 기분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누가 잡아끄는 것도 아닌데 천천히,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빙하와 크레바스, 빙하 사이를 카약을 타고 이동하며 그곳의 동물과 자연을 관찰하여 카메라에 담는 저자의 머리 속에 다른 잡념이란 없었을 것이다. 빙하의 대평원에서 큰까마귀도, 곰도, 인간도, 사진에서 잘 찾아야 보이는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자연의 영적인 힘을 믿고, 자연을 함부로 다루지 않으며 살고 있는 알래스카 부족들이 언제까지 이 지구상에 그 믿음이 사라지지 않게 존속시킬 수 있을 것인가.

 

"자네에게 인디언의 말을 하나 가르쳐 주지...."
"네....."

"초우친."

"그건 무슨 뜻인가요?"
"사랑한다는 말이네."

(208쪽, 96세가 된 아사바스칸족 인디언 장로 피터 존과 저자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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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2-04-1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호시노 미치오의 사진과 글을 보고 있으면 자연에 대한 경외심 같은 게 생겨요.
마치 제가 저자가 서있는 그 자리에 선 느낌도 들고요.
이 책은 보관함에 담아두었는데 다음 주문 때는 장바구니로 갈 듯해요. ^^

hnine 2012-04-15 00:35   좋아요 0 | URL
예, 그거요, '경외심'.
그냥 감탄만 하는데 그치지 않고 두려운 마음이 따라오지요.
저에게는 이 책이 저자의 첫작품인데 이전 작품들도 찾아보려고해요. 어떻게 마지막 작품집을 제일 먼저 읽게 된 셈이네요.

노이에자이트 2012-04-15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시노 씨의 알래스카 사진 중에 북극곰(흰곰)을 찍은 것이 있나요? 동물다큐를 보면 알래스카에선 불곰(갈색)만 나오거든요. 알고 싶어요.

hnine 2012-04-15 21:17   좋아요 0 | URL
예! 이 책엔 나와요. 코카콜라 선전에 나온 그 흰곰이요 ^^

노이에자이트 2012-04-16 16:12   좋아요 0 | URL
오...그렇군요!
 

 

 

 

 

 

백만 명의 사람들이 백만 가지의 이유로 우울하다.

 

백만 명의 사람들이 백만 가지의 이유로 그 우울을 견디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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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2-04-12 0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픔을 기쁨으로
스스로 바꿀 수 있기를 빌어요

hnine 2012-04-12 17:03   좋아요 0 | URL
추천수가 민망할 따름입니다 ㅠㅠ

무스탕 2012-04-12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포함된 숫자에요;;
잘 지내고 계시죠? 오랜만에 글 남겨요 ^^

hnine 2012-04-12 22:12   좋아요 0 | URL
반가와라 무스탕님.
전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만 조금 전에 무스탕님 서재에 들러보니 아직도 회사에 있으시다고요. 회사가 무스탕님을 그토록 간절히 원하는군요 ^^
짬내어 들러 안부 남겨주시니 감사합니다.
 
[빌브라이슨의 대단한 호주여행기]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빌 브라이슨의 대단한 호주 여행기
빌 브라이슨 지음, 이미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참 희한한 책이다. 여행기이면서 사진 한장 없고, 그림 한장 없다. 자세한 지도도 없다. 글자 말고 눈으로 볼 자료라고는 제목 페이지 다음에 아주 썰렁하게 단순한 그림 지도 하나가 전부이다. 그나마도 오스트레일리아라는 그 넓은 나라에 지명 몇 개정도 밖에 표시되어 있지 않다. 책을 읽다가 여기가 어디쯤일까 궁금해서 이 그림 지도 페이지를 몇번을 들추어보았는데 찾는 곳이 나타나 있지 않기 일쑤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읽기에 지루하지 않다. 나는 개인적으로 오스트레일리아라는 나라에 지금까지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할때 역시 그랬기에 서평단 책이 아니었다면 아마 읽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책이다. 빌 브라이슨이라는 작가를 알고 있고 그의 다른 책을 재미있게 읽은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오스트레일리아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들이 꽤 있다. 다음에 정리해 올리는 것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내가 이 나라에 대해 참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것.

 

1. 만들어진 나라

오스트레일리아를 기준으로 대륙과 섬을 구분한다는 것을 예전에 지리 관련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면서 오스트레일리아보다 작은 땅은 '섬'으로 부른다는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큰 나라이다. 땅덩이가 그렇게 큰데 반해서 그 땅에 살고 있는 인구는 그리 많지 않다. 영국인에 의해 발견되었고 원주민 (이 책에서 '애버리저니'라는 말로 표현되는)들의 존재를 무시하고 영국의 식민지화 정책에 의해 자국의 죄인들을 강제 이주시켰고, 식물 동물까지 강제로 수입해다가 풀어놓아 토착 동물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 130여종에 달하는 오스트레일리아 포유류가 멸종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2.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살아남기

푸른 초원에 캥거루가 뛰어다니고, '호주청정우'라는 브랜드명에서 연상되는 것 처럼 낙농업이 발달해있고 양떼가 자라는, 그런 곳으로만 생각하면 오해. 독사, 독거미, 독해파리 등, 야생 곤충, 파충류등의 공습, 그리고 상어떼, 악어떼의 습격으로 지금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곳이다.

 

3. 미국과 영국을 묘하게 매력적으로 섞어놓은 곳 (195쪽)

저자 빌 브라이슨은 미국에서 반평생을, 영국에서 반평생을 살았다는 사람으로서, 오스트레일리아를 영국적인 배경에 미국적인 분위기를 뚜렷이 느낄 수 있는 편안함과 활기가 있는 곳으로 그려놓았다. 영국적인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역사적인 배경위에, 미국적인 분위기란 아마 제약이 없고 이방인을 편하게 여기는 분위기를 말하는 것 같다. (영국은 이방인에게 그닥 개방적인 나라는 아니니까).

 

4. 1950년대까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태어난 사람은 원칙적으로 오스트레일리아가 아니라 영국 국민이었다. 콘월이나 스코틀랜드 출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국민이었다 (211쪽).

2차 세계 대전을 계기로 오스트레일리아는 더 이상 영국에만 의존했다가는 안되겠다는, 오스트레일리아가 위기에 처했을 때 영국이 도와줄 거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후로 오스트레일리아는 완전히 새로운 나라로 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1970년대에는 백호주의를 버리고 모든 지역으로부터 수만 명에 이르는 이주민의 입국을 허용하기에 이른다. 오늘날 오스트레일리아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문화가 공존하는 국가중의 하나이다. 예를 들어 시드니 시민 가운데 3분의 1은 다른 나라에서 출생한 사람.

 

5. 오스트레일리아는 지형적으로 세계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생물종의 천국. 오스트레일리아이 한쪽 귀퉁이에 최소한 1만 2천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그중 87%는 세계 다른 지역에서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6. 오스트레일리아의 수도는 시드니도 아니고 멜버른도 아닌, 캔버라.

 

7. 여행하면서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데 그 거리가 보통 '수천 km'이다. 수백도 아니고 수천 km. 한 나라로 정체성이 유지되는 것이 특이할 정도이다.

그래서 아직도 세상에 드러나지 않고,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 많다.  그것은 장소뿐 아니라 이곳에 서식하는 생물종도 마찬가지여서, 아직도 보고되지 않은 생물종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자기가 생태학을 공부하는 학자라면 어디로 가야할지 망설이지 않고 결정하겠다는 저자의 말이 재미있다.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에도 이곳의 원주민의 역사를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현지에서 조차 이들에게는 어떤 관심도 기울여지지 않고 그들도 그저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살아간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이 책을 쓰면서 그들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았지만 그들에 대한 책이나 자료가 너무나 없는 것에 대해 저자도 놀랐다면서, 그들의 역사에 관심을 보이고, 그 관심을 다른 사람에게도 드러내려고 한 저자의 의도가 보인다.

 

빌 브라이슨이 글 잘쓰고 말 잘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바이지만 그러기 위해 그가 얼마나 자료 조사를 열심히 하고, 자기 일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노력하는지 이 책 구석구석에 잘 드러난다. 사진 한장 없이, 그림 한장 없이, 이렇게 한 나라에 대해 잘 보여주기란, 빌 브라이슨의 특허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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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4-10 오후 5:47:00 저장된 글입니다.
    from 유리동물원 2012-04-10 17:49 
    hnine님이 쓰신 <빌 브라이슨의 대단한 호주 여행기 > 리뷰에서 6. 오스트레일리아의 수도는 시드니도 아니고 멜버른도 아닌, 캔버라.저는 호주 수도보다 뉴질랜드 수도가 좀 더 뜻밖이었어요.오클랜드나 크라이스트 처치인줄... 어렸을때 "부루마블 세계일주"로 세계 여러나라의 수도이름을 깨우쳤는데 부루마블엔 뉴질랜드가 없었지요. :-) 그리고, 이 글 읽고 갑자기 생각났는데, 얼마전 여행프로그램 보다가 완전 기절초풍할 뻔한 이야기. 제가
 
 
다락방 2012-04-09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여행기를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빌 브라이슨의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가 바로 그거에요. 사진 한장 없이도 재미있는 여행기를 써냈다는거요. 전 [나를 부르는 숲]으로 그의 책을 처음 만났는데, 숲을 가고 사진이 없는데, 글쎄 그게 재미있더라구요. 그래서 [발칙한 유럽여행기]를 읽었는데, 그 책 역시 재미있는 거에요. 어떻게 여행기가 사진도 없이 지루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이 책도 역시 그런가보군요. 내내 망설였는데 안되겠어요. 읽어야겠어요.

hnine 2012-04-09 16:59   좋아요 0 | URL
이 사람, 여행하면서 사진 찍을 필요는 없었을테니 짐도 단촐하고 부담없었겠다 생각할뻔 했는데 읽으면서 유심히 보니 공부를 참 많이 하면서 다니더군요. 그 지역 신문사, 박물관, 기념관, 그냥 눈요기로 다니는 것이 아니라 자료 조사를 참 많이 하고 있었어요. 눈에 보이는 것을 글로 쓰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 공부한 것을 자료로 쓴다는 것을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답니다.
역시 거저 되는 것은 없구나, 이 책 읽으며 얻은 뜻밖의 배움이었지요.
이 책, 재미있어요!

비로그인 2012-04-09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6번에서 공감이 팍~ 왔네요. 글을 읽다보니까 저도 오스트레일리아에 대해 정말 무지한 사람이었다는걸 알게되네요. 사진 한 장 없는 재미난 여행기라니 구미가 당겨요! 제가 여행기를 써도 참 재밌게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응?) ^^;;

hnine 2012-04-09 16:51   좋아요 0 | URL
ㅎㅎ 말없는 수다쟁이님도 저처럼 멜버른이나 시드니를 먼저 떠올리셨나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 같아요.
같은 곳을 가더라도 사람마다 다른 소감을 말하고 다른 글을 쓴다는 것, 나는 이런 사람이요 라고 말하지 않아도 드러나는 것, 여행기의 매력인것 같아요.
오늘 읽기 시작한 '나는 알래스카에서 죽었다'라는 책은 호시노 미치오 라는 사람이 알래스카를 여행하며 찍은 사진들과 글 모음집인데 또 다른 느낌이네요. 흠~

파란놀 2012-04-09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스트레일리아라는 나라는,
빌 브라이슨 같은 사람은 못 느낄 테지만,
'살결 하얀' 사람이 아니면
드러내고 푸대접을 하는
아주 손꼽히는 나라 가운데 하나예요.

그래서, 서양사람과 동양사람이
이 나라를 여행하고 나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이 대목에서 많이 갈립니다...

hnine 2012-04-09 16:54   좋아요 0 | URL
저도 학교 다닐때 오스트레일리아 하면 '백호주의'정책을 가지고 있는 나라로 배운 기억이 나요. 요즘엔 많이 바뀐 모양이더라고요. 요즘 우리 나라에서도 관광으로, 또 어학연수 목적으로 많이들 가던데, 직접 들어볼 기회가 없었어요. 이 책을 읽어보면 빌 브라이슨에게 조차도 이 나라 사람들이 항상 호의적인 것은 아니더라고요.

stella.K 2012-04-10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시드닌 줄 알았는데 캔버라라니.
그만큼 그 나라를 대표하는 도시가 수도가 아니라는 말이네요.
하긴, 미국은 워싱턴 보다 뉴욕을 더 알아주잖아요.
우리도 외국 사람이 서울 보다 다른 곳을 더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이를테면 대전이나 부산 같은.
왠지 있어 보이잖아요.ㅋㅋ

hnine 2012-04-11 09:29   좋아요 0 | URL
우리 나라는 서울에 너무나 많은 것이 다 집중되어 있지요. 솔직히 대전은 잘 모르겠고 (ㅋㅋ) 부산은 서울 못지 않은 국제 도시 맞지요. 서울이라도 서울만의 분위기로 잘 가꿔나가면 좋을텐데, 다른 어느 도시와 다를 것 없는, 빌딩만 꽉꽉 찬 도시가 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해요.
이 책 서평단 책으로 받았을땐 정말 안 땡긴다 싶었는데 (호주에 대한 관심이 별로였기 때문에), 생각보다 재미있고 페이지가 금방 넘어가더라고요.

파란놀 2012-04-12 0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형이 호주로 몇 차례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도,
또 둘레에 호주로 여행을 오래 다닌 사람들도
으레 이런 '차별' 이야기를 들려줘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에서뿐 아니라,
저는 호주를 영 좋아할 수 없는데,
마거릿 D 로우먼이라는 아줌마가 쓴
<나무 위 나의 인생>이라는 책을 읽으면,
호주 남자가 얼마나 성차별을 많이 하는가를
잘 헤아릴 수 있어요.

사람들한테 잘 드러나지 않는 대목인데,
호주는,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지구별에서 손꼽히는 나라 가운데 하나예요.

어쩌면 요새는
한국이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더 끔찍히 하는지 모르지만,
아직 호주만큼 대단하지는 않다고 느껴요 @.@

hnine 2012-04-12 16:59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우리 나라도 만만치 않은데 말이지요.

호롱불 2012-04-12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아니에요 아니에요. 제가 호주에 15년 넘게 살고 있는데 호주는 정말 열린 사회랍니다.

hnine 2012-04-12 22:1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호롱불님.
호주에 15년 넘게 살고 계시다니 이민 가셨나봐요?
언제 한번 그곳 이야기 좀 들려주세요. 책보다 더 생생할 것 같아요.

담쟁이 2012-04-13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겠네요. 호주 남부 주도 애들레이드 며칠 있었는디,
캥거루가 사람이 오던말던 신경 안쓰고 벌러덩 누워있던거
인상깊었어요(?) 전혀 뛰어다니지 않더라구요 ㅋㅋ
여튼 그나라 자연 풍광 하나는 정말 끝내주더군여.

hnine 2012-04-13 16:52   좋아요 0 | URL
가슴믕클님, 다녀오셨군요!
몇줄 댓글속에 담으신 느낌이 이 책에서 말하는 분위기와 아주 흡사하네요.
그 꿑내준다는 자연풍광을 사진 한컷, 그림 한컷 없이 이 책에서는 다 말로만 표현되어 있다는거 아닙니까 ^^
캥거루는 왜 호주에만 있을까, 전 그것도 궁금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