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무사리 숲의 느긋한 나날
미우라 시온 지음, 오세웅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이란 나라는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으면서도 많이 다른 나라라는 걸 이 책을 읽으며 또 느낀다. 이들만의 독특한 정신세계라고 해야할까. 태어나고 죽는 것에 대해 우리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훨씬 더 초연해보인다. 워낙 자연 재해에 많이 노출된 나라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우리처럼 울고 불고 하지 않으며 받아들인다. 종교와는 별개로,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 조상, 신, 이런 것을 받드는 문화도 그렇다. 바로 옆에 있는 나라이고 비슷한 외모에, 쌀을 주식으로 하고, 비슷한 문화권을 형성한다고 하지만 알고 보면 생각보다 훨씬 멀리 떨어져있는 다른 세계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일단 이야기의 배경이 특이하다.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학교 선생님과 부모의 추천에 따라 듣도 보도 못한 어느 산간 지방, 즉 가무사리 라는 곳으로 일자리를 소개받아 가게된 유키가 주인공이다. 임업을 주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사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위험이 있고, 어떤 즐거움이 있으며, 철에 따라 어떻게 일의 종류가 달라지는지, 맛보기 정도이겠지만 간접적으로 알수 있었다. 산간 지방에서 나무를 베고, 운반하고 하는 일련의 작업 과정들은 꽤 구체적이고 생동감있게 표현되어 있다.

제목과 달리 별로 느긋해보이는 일상은 아니다. 먹고 사는 일인데 마냥 느긋할 수만 있겠는가. 그렇게 마음을 가지면 그렇게 느껴질 뿐이지.

가무사리라는 곳은 어떻게 보면 하나의 폐쇄성을 지닌 사회이다. 그런 곳은 대개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끼리 더 끈끈하게 뭉쳐있기 마련이다. 그런 곳에 이제 갓 고등학교를 마친 남자 아이가 적응해가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울 수도 있었을 법 한데 새로운 장소, 새로운 일에 대한 주인공의 호기심이 그곳에서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기도 하고 (젊은이의 특성이 이런 거겠지) 그곳에서 만난 연상의 어떤 여인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곳은 더 이상 간신히 버텨내야할 지루한 장소가 아니라, 매일 새로운 기대를 갖게 하고 희망을 품게 하는 곳이 된다.

사백년 이상된 나무를 베는 장면이 나온다. 그것은 거의 의식의 수준이었으며, 물 흐르듯, 어떻게 보면 싱거운 이야기의 흐름 중에 절정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기계의 힘을 빌기 보다는 온 마을의 남자들이 모여 새벽부터 해질 때까지 치뤄내는 그 일은 의식의 수준이 아니라 의식 그 자체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방식을 택하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그 의식을 통해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한 경외심을 고취시키는 일은 곧 그들 자신의 존재감을 스스로 높이는 의식이고, 그들의 생을 질기게 이어나가게 하는 의식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일상 속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감상에 젖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알고 보면 우리가 매일 사는 이곳이 넓은 의미의 가무사리 아닐까 한다. 비슷한 일이 매일 계속되고 그래서 지루할 수도 있고, 또 그래서 스스로 그 의미를 되새기고 한번씩 부추켜야 하는.

 

조심스러운 얘기이지만 내가 일본 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또 느낀다. 어느 한도 이상으로 그 책에 빠져들게 하지 않는다는 것. 어느 정도까지만 보여주고 나머지는 오히려 신비감이랄까, 풀리지 않은 채 남겨두는 것, 그래서 읽고 난 마무리는 경우에 따라 담백하다는 말로 표현되기도 하고, 싱겁다는 말로 표현되기도 하고 한다. 내가 아는 일본 사람들의 특징과도 비슷하다.

저자가 얘기하고 싶었 던 것이 이것이었구나, 결국 내가 그것을 찾아내었구나, 작가와 통했구나! 뭐 이런 느낌으로 마무리를 하며 쾌감을 즐기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역시 담백하다는 마무리 외에는 별로 할 말이 없는 책이다.

느긋한 나날이라는 것, 그것이 꼭 그렇게 매력적인 일상은 아닐텐데 라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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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2-05-14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백 살이 넘은 나무가 아파서 베었을까요?
사백 살 넘은 나무를 가까이에서 보면 얼마나 거룩하고 아름답고 예뻐 보이는지 몰라요.
이백 살 넘은 나무만 하더라도 대단하던걸요.


hnine 2012-05-14 12:40   좋아요 0 | URL
사백 살 넘은 나무를 저는 아직 실제로 본 일이 없는 것 같아요. 봤어도 누가 얘기해주지 않으면 그 나무가 사백년 씩이나 되었는지 모르고 지나쳤겠지요.
나무 한 그루 심을 때 앞으로 수백년 커가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심는다면 마음 가짐이 달라질 것 같아요. 그러고보면 사람의 일생이 참 길지 않다는 생각도 드네요.

노이에자이트 2012-05-15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도 큰 나무를 벨 땐 저런 의식을 하는군요.우리나라도 비슷한 의식을 하던데...같은 나라 안에서도 지방마다 전혀 다른 면을 발견할 때가 있고, 외국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죠.

얼굴이 우리와 똑같은 몽골 사람들이 먹는 것은 우리와 전혀 다른 것도 신기했어요.다름과 같음의 오묘함을 발견하는 것도 외국을 알아가는 재미가 아닐까요?

hnine 2012-05-16 13:35   좋아요 0 | URL
나무를 벤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오래 동안 이어오던 생명줄을 끊는 것이니까 숭고하게 치를만 하다고 생각되어요. 아마 나무를 위해서라기 보다, 나무를 베는 사람의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하는 생각 아니었을까요?
다름과 같음의 오묘함을 발견하는 재미, 맞아요. 그런 재미이겠지요. 같으면 같아서 신기하고 다르면 달라서 신기하고요 ^^

노이에자이트 2012-05-17 13:25   좋아요 0 | URL
동물을 제물로 바칠 때 기도하는 의식과 비슷한 사고방식이라고 봐요.결국은 죄책감을 덜어보자는 것이겠죠.

hnine 2012-05-20 06:38   좋아요 0 | URL
그나마 죄책감을 느끼긴 하는구나,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요...
 

지난 주말 읽은 두권의 책.

한권은 스위스 작가 찰스 레빈스키의 499살 외계인, 지구에 오다,

다른 한권은 우리 나라 하은경 작가의 우리들의 작은 신이다.

 

 

 

비룡소의 일공일삼 시리즈 즉 초등 고학년 이상이면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작품 속 화자는 어린이가 아닌, 우리 같은 어른. 글 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작가이다. 글이 안써져 머리 쥐어짜던 어느 날 밤, 외계인이 느닷없이 방으로 들어와 말을 건다.

키와 몸집은 지구에 사는 어린 아이 정도 되어 보이는데 499살이 되었다고 소개하는 이 외계인은 학교 숙제때문에 모르는 별 지구에 떨어지게 된 것이란다. 그 별에서는 태어날 때 어른으로 태어나고, 나이를 먹을수록 어린이가 되어 간다. 그리고 더 지혜로와진다. 기발하다. 499살의 이 늙은 어린이가 지구에 와서 무엇을 느끼고, 숙제장에 뭐라고 적어갈까.

식상한 이야기가 아닌 것이, 독자로 하여금 결말이 어떻게 될지 '감히' 예측을 할 수 없게 한다.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으며, 그 뒤에 감춰진 의미와 가르침도 있고,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별점을 준다면 다섯개 중 다섯을 주겠다.

 

 

 

 

 

우리 나라 무속 신앙과 동학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청소년 대상 작품 속에 도입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읽어보고 싶은 관심을 끄는 작품이라 하겠다.

작가의 문장력, 묘사력, 표현 기법, 모두 출중하다. 이야기가 무리없이 매끈하게 진행된다.

그런데, 참신한 소재는 아니다. 독창성이 떨어진다.

어디서 비슷한 이야기를 듣거나 읽은 적 있다. 앞으로도 또 만나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결말이 예측 가능하다. 다음 페이지가 궁금하지 않다.

아...또 드러나고 마는 우리 나라 작가 작품들의 한계점이다.

쓰는 동안 작가가 주인공 연화에 몰입하여 일심동체가 되다시피 했다는데, 과연 문장이 매우 수려하고 심리묘사도 뛰어나다. 우리 나라 작품들의 강점이 스토리보다는 이런 세세한 묘사와 표현력에 있으니, 외국에 번역되어 소개되기에 불리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별점을 준다면 다섯 개 중 셋을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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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2-05-07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위의 책, 언젠가 우리 아들이 읽고 있는 걸 봤었는데...그렇게 그렇게 까먹었더랬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어린이가 되어간다는 설정, 잼난걸요~^^

hnine 2012-05-07 16:53   좋아요 0 | URL
재미있더라고요. 나이를 먹을수록 더 많이 알고 더 지혜로와지는 줄 알고 있지만 사실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작가의 그런 풍자가 들어가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 세상을 더 어렵고 복잡하게 만드는 것, 그것 말고 우리 어른들이 하는 일이란 뭘까요...
아드님은 책도 참 골고루 많이 읽는가봐요.

파란놀 2012-05-07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한국 작가들이 '줄거리' 있다는 대목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서양 작가들처럼 '문장과 묘사력'을 잘 한다고들 하더군요.

줄거리를 잃으면 문장과 묘사력이 있어도
이야기책을 읽을 맛이 사라지잖아요...

hnine 2012-05-07 18:40   좋아요 0 | URL
'줄거리'란 말, 오랜만에 들어요 ^^
아무리 아름다운 뜻이 담긴 책이라도 재미없으면 아이들이 안보려고 해요. 그나마 우리 나라는 엄마들의 적극적인 책구매욕으로, 추천목록에 있는 책들을 아이들에게 많이 읽히고 있어 다행인데 저처럼 아이에게 그냥 읽고 싶은 책 읽으라고 방치해두는 부모 밑에 있는 아이들은 번역물에 비해 우리 나라 작품들을 스스로 골라 읽는 예가 많지 않을 듯 싶어요.

비로그인 2012-05-07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나이 들수록 어린이가 되어간다면... 그건 또 모르겠네요. 지금보다는 더 좋을 것 같기도 하고~ 동화책 읽는 아이들 보면 참 신기해요.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왜 신기할까요? <내 친구 파란 곰>이라는 동화책이 생각나네요 :)

hnine 2012-05-07 18:49   좋아요 0 | URL
그래서 말이지요, 동화책을 읽는 시기가 일생에 두번 있는 것 같아요. 어릴 때, 그리고 저처럼 다 어른이 된 후에 다시 찾게 되더란 말이지요.
<내 친구 파란 곰>은 저도 아직 안 읽어본 책인데 전 왜 제목부터 겁이 나지요? 인형 말고 진짜 곰이 파란 색이라면 무섭지 않을까요? 에구구...
499살 저 책은 재미있어요, 권해드릴만 합니다. 저 외계인이 하필 지구로 오게 된 것도 저 499살이란 나이와 상관이 있답니다.

비로그인 2012-05-07 22:24   좋아요 0 | URL
ㅎㅎ 보관함에 담았어요! 아, 그런데 요새는 책 살 돈도 쪼들려서 걱정이에요. 생활비도 딱히 넉넉한 것이 아니니... 저도 투잡을 뛰어야겠어요 +_+

hnine 2012-05-08 05:22   좋아요 0 | URL
ㅋㅋ 그래도 이 책은 그리 부담가는 가격이 아니지요.
투잡, 저도 투잡입니다! ^^

세실 2012-05-09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에서 어린이로 변한다는 설정. 문득 우리 삶도 그렇다는 생각 듭니다. 치매도 같은 맥락 아닐까요?...... 얼굴도 어린이로 변한다. 음 그건 싫다 ㅎ

hnine 2012-05-09 07:34   좋아요 0 | URL
외모나 치매도 그렇지만, 어른이 되면서 더 '기본'을 잊고 사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다른 사람의 눈이 나의 마음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질때도 있고...아무튼 작가는 이 작품 속에서 그런 것을 밉지 않게 비꼬고 있는 것 같더군요.
 
채근담 동양고전 슬기바다 6
홍자성 지음, 김성중 옮김 / 홍익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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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난 달 아파트 문고가 문을 열었다. 말로만 듣고 있다가 어제 저녁 산책하고 들어오는 길 아이와 함께 들러보았다. 이미 늦은 시간이라서 문을 닫았을 거라 생각하고 밖에서 구경만 하자고 했는데 불이 켜져 있었고 나와 아이가 기웃거리는 것을 보고 안에 계시던 분이 들어오라고 하셨다. 이미 도서관은 닫은 시간이었지만 다른 일 때문에 남아있으신 듯 했다.

책들이 모두 새것이다. 나란히 꽂혀 있는 동양고전 시리즈에 눈길이 갔다. '논어'를 빼어들었다가 무슨 맘에서인지 다시 꽂아놓고 '채근담'을 꺼냈다. 웬지 더 친숙하게 느껴졌기 때문인가보다.

채근담은 명나라 홍자성이라는 사람이 쓴 책인데 특이한 제목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고 한다. 저자인 홍자성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는 바가 별로 없는데 채근담외에 "선불기종"이라는 다른 저서가 남아있을 뿐이다.

잠언 형식의 짤막한 글들이 전집, 후집 이렇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글들이 짧고 어려운 내용이 아니어서 읽기 어렵지 않다. 이 책 뒤에는 친절하게 한문 원문이 그대로 실려져 있고, 한문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한번 도전해보라고 부추기는 듯, 단어 뜻 풀이도 해놓았다.

전집 61: 배우는 사람은 조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하되 또한 소탈한 멋도 지녀야 한다. 만일 한결같이 단속하고 지나치게 청렴결백하기만 하면, 이는 쇠락해 가는 가을의 기운만 있고 소생하는 봄기운은 없는 것이니, 어떻게 만물을 자라게 할 수 있겠는가?

의외의 내용이다. 청렴결백일지라도 지나치면 좋지 않음을 일깨우고 있다.

전집 62: 진정한 청렴함은 청렴하다는 이름조차 없으니, 청렴함을 내세우는 사람은 탐욕스럽기 때문이다. 가장 뛰어난 재주는 특별한 기교가 없으니, 기교를 부리는 사람은 졸렬하기 때문이다.

전집150: 수면은 물결이 일지 않으면 저절로 평온하고 거울은 먼지가 끼지 않으면 자연히 밝다. 그러므로 마음도 굳이 맑게 할 필요가 없으니 마음속의 번뇌를 없애면 맑음이 절로 드러나며, 즐거움도 굳이 찾을 필요가 없으니 괴로움을 없애면 즐거움이 절로 깃들인다.

탁한 거울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는 그 위에 무엇을 덧씌우는게 아니라 덮여 있는 먼지를 닦아내는 것이란 말씀이구나.

전집169: 마음속에 잡념이 없어야 자기의 본성이 드러나니, 잡념을 끊지 않고 본성을 보려하는 것은 물살을 헤쳐서 달을 찾으려는 것과 같다. 뜻이 깨끗하면 마음이 맑아지니, 뜻을 명확히 알지 못하고 마음이 맑기를 구하는 것은 깨끗한 거울을 바라면서 거울에 먼지를 덧씌우는 것과 같다.

마음의 잡념이란 거울에 낀 먼지 같은 것.

후집 35: 선의 종지를 드러내는 말 중에 '배고프면 밥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는 표현이 있고, 시의 묘지를 드러내는 말 가운데 '눈앞의 경치를 사실대로, 평이한 말로 묘사한다'는 표현이 있다. 대체로 지극히 고원한 진리는 아주 평범한 가운데 깃들어 있고 지극히 어려운 경지는 가장 평이한 곳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일부러 의도하면 오히려 멀어질 것이요, 마음을 비우면 저절로 가까워지리라.

배고프면 밥을 먹으면 되고 피곤하면 잠을 자면 된다. 이 말이 다른 누구의 입에서 나왔으면 이렇게 옮겨 적어놓을 생각을 했을까. 대단한 행적을 쌓으려 하지 말고, 사람으로서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살라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의도하면 오히려 멀어지고 마음을 비우면 저절로 가까워지리라는 말은 집착을 버리라는 뜻인데, 불교 사상의 한자락을 전해주는 것 같다. 채근담은 유, 불, 도를 아우른 일종의 정신수양서이자 처세방법을 일러주는 책이라는 설명대로, 읽다보면 그런 것이 느껴진다.

짐작했듯이 무슨 대단한 가르침이 담겨 있다기 보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것, 그리고 무엇이든 지나치지 말라는 것이 핵심인 듯하다.

 

600번째 리뷰를 채근담에 대한 것으로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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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5-05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600번째!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h님의 깔끔하고도 속살 가득한 리뷰 700번째로 계속 이어가시길 기대합니다.^^

hnine 2012-05-05 10:41   좋아요 0 | URL
stella님, 감사합니다. 700번째, 800번째, 계속 이어나갈테니 stella님도 어디 가지 마시고 여기 있으셔야 합니다, 꼭! ^^

파란놀 2012-05-05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겁게 살아가면 돼요.

<채근담>은 여러 가지 번역판이 있는데,
이 가운데 한용운 시인이 옮긴 판하고
조지훈 시인이 옮긴 판을 나란히 읽어 보셔요.

맛과 결이 사뭇 다르리라 생각해요.

hnine 2012-05-05 21:39   좋아요 0 | URL
예, 검색해보니 있네요. 누가 어떻게 번역했느냐에 따라 또 다른 맛이 있겠지요.

하늘바람 2012-05-06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600번째 리뷰
그렇게 리뷰 숫자를 센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세니 참 근사하네요
채근담 아주 어릴떄 보아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저도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hnine 2012-05-07 13:14   좋아요 0 | URL
어느 새 그렇게 되었네요. 처음엔 페이퍼 수와 리뷰 수가 비슷하게 가더니 언제부터인가 리뷰가 페이퍼를 못따라 가길래 더 부지런히 읽고 써야겠다 했는데 갈수록 그 차이는 더 벌어지더군요 ㅋㅋ
고전이라서 읽기 전에 부담부터 가졌는데 번역이 잘 되어 있고 짧은 글들이라서 읽는데는 전혀 어렵지 않게 되어 있네요.

세실 2012-05-06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파트 작은문고가 인기네요.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좋을듯.
600번째 리뷰를 채근담으로^*^ 좋아요!
600번째 리뷰 축하드려요~~~

hnine 2012-05-07 13:16   좋아요 0 | URL
문을 연지 이제 한달 채 못되었는데 책이 1700여권 있다고 하더군요.
아이들 책만 있을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안그래도 이사온 후로 도서관이 멀어져서 서운했는데 아쉬운대로 자주 이용하려고요.
600번째 리뷰인데 요즘은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렸는지 읽고 돌아서면 잊어버려요 ㅠㅠ 공부하시는 세실님은 정말 대단하신거예요.

마녀고양이 2012-05-07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잔다,
너무나 공감되는 말이예요, 그렇게 살면 되는 것을 왜이리 복잡하게 생각하며 사는지. ㅡㅡ;

언니, 600번째 리뷰 축하드려요. 그것도
채근담으로.... 예전에, 채근담 읽어봤는데, 다시 사서 야금야금 읽고 싶다는 맘이 드네요.

hnine 2012-05-07 13:20   좋아요 0 | URL
야금야금 읽기에도 너무나 금방 읽겠더라고요 ^^
공부하고 과제하시느라 바쁘시죠? 제가 다 보고 있답니다 흐흠~ ㅋㅋ
 
시간을 파는 상점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5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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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제1회 자음과 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이유보다는, 알라딘에서 다음과 같은 소개글을 읽고서였다.

흐르는 시간을 소재로 한 다분히 철학적이고 관념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놀랍도록 편안하고 재미있게 풀어냈다....추리소설 기법을 살짝 빌려다가 끊임없이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하는데, 그 흐름이 참으로 자연스럽다....주인공 온조는 인터넷 카페에 ‘크로노스’라는 닉네임을 달고 ‘시간을 파는 상점’ 을 오픈한다. 훌륭한 소방대원이었지만 젊은 나이에 죽은 아빠의 못다 이룬 뜻을 이어받은 온조는 손님들의 의뢰를 해결해주는 ‘시간을 파는 상점’의 주인, 크로노스가 되었다. 첫 번째 의뢰인의 닉네임은 ‘네곁에’. 온조의 옆반에서 일어난 PMP 분실 사건을 의뢰한다....

뭔가 참신한 이야기가 담겨있을거란 기대를 가지고 구입하여 읽기 시작하여, 그 기대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60쪽 쯤 읽어갔을 때였다. 주인공인 온조가 의뢰인의 부탁으로 어떤 할아버지를 대신 만나러 간 자리에서 그 할아버지는 시간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한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 시간에 쫓기며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며 바쁘게 살아간다는 내용. 그래서 소중한 것을 놓치며 산다는 내용은 새로울 것도 없거니와, 그 진부한 이야기를 처음 보는 할아버지가 주인공에게 너무 길고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가 말하고 싶은 대목이었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작가는 그것을 이렇게 지나치게 드러내놓지 않도록 주의했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의 독특한 제목에 가졌던 호기심도 무너지기 시작. 호기심은 서서히 뻔한 결말이 예측되는 것으로 바뀌어 갔다. 작가의 의도는 독자가 읽으며 찾아낼 수 있어야지, 이렇게 작가의 목소리로 직접, 강조까지 해가며 들어서는 읽는 재미가 없다.

'시간을 파는 상점'이라는 것도 결국 다른 사람의 의뢰를 받아 소소한 일거리들을 대신 해주는 인터넷 카페에 지나지 않는데 그것에 비해 너무 거창한 제목 아닌가 싶다. 작가의 아이디어였는지, 수상작으로 결정된 후 책으로 출판하기 전 출판사의 권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런 자신의 졸렬함과 수치스러움에 대해 통렬하게 복수해주고 싶다고 했어. (193쪽)

고등학생 누가 대화중에 이런 투로 이야기하는지.

공모전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우선 '구성이 탄탄해야'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일단 기승전결이 확실해야한다고. 이 책은 그런 면에선 손색이 없다. 시간에 대한 의미도 살리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너무 자주, 너무 빤히 보여 문제이지만.

참신성이 한참 뒤떨어지는 것이 그것으로 다 극복이 될 정도로 뛰어난 구성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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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5-04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제목과 표지가 참 시선을 끌던 책이었지요

hnine 2012-05-04 12:14   좋아요 0 | URL
예, 하늘바람님은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하네요. 전문가의 의견이 듣고 싶어요 ^^

하늘바람 2012-05-04 13:20   좋아요 0 | URL
헉 저 전문가 아니에요 님이 더 전문가시지요
전 그냥 단순해서요 언제나 독자의 입장이랍니다. ㅎㅎㅎ

2012-05-05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7 1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인의 서랍 - 이정록 산문집
이정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을 써보라는 지인들의 권유에 시인은 시 속에 소설을 뭉뚱그려 품어보겠다고 했단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는 어려운 단어들의 조합 대신 이야기가 흐른다. 다른 시집들을 읽을 때 고개를 갸우뚱하며 한 줄에서 시간을 잡고 있을 때가 있는데 이 시인의 시집을 읽을 땐 갸우뚱 대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그리고 그 대목을 다시 읽어보느라 시간을 잡고 있게 된다.

이번에 나온 그의 산문집, 이번엔 산문에서 시가 보인다. 시인들이 쓴 산문집이라는 것을 처음 읽는게 아닌데 이런 산문집은 처음이다. 어느 페이지랄 것 없이 그저 주욱 베껴써보고 싶다. 눈으로 읽어내리는 것으로 성에 차지 않는다. 문학의 문자도 모르는 나이지만 감히 '문학성'있는 글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어떻게 이렇게 담백하고도 감동을 주는 글을 쓸 수 있을까. 화려한 감동이 아니다.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대단히 멋진 문구가 아니다. 그저 '아!'하고 혼자만 들을 수 있는 탄성 정도의, 무채색 감동이다.

 

시인들에게 시란 대체 무엇일까. 책을 받고 아무데나 펼쳐본 곳이 하필 이곳이었다 (200쪽).

 

쓰는 게 아니라

받아 모시는 거다.

시는, 온몸으로 줍는거다.

 

 

 

그 마음 하나로

감나무 밑을 서성거렸다.

손가락질은 하지 않았다.

바닥을 친 땡감의 상처, 그 진물에 펜을 찍었다

홍시 너머 푸른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사랑의 주소는 자주 바뀌었으나,

사랑의 본적은 늘 같은 자리였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두줄은 없어도, 아니, 없었으면 더 좋을 것 같으나, 아무튼 그가 어떤 마음으로 시를 써오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시를 지어냄으로써 그것 위에 군림하려 하지 않고, 그것을 다스리려 하지 않고, 받아 모시고, 온몸으로 줍는다는 그 마음.

시인은 우주의 아주 잡스럽고 비밀스런 곳까지 다가가서 살림을 차리는 연애주의자이자 바람둥이라고 하고(223쪽), 설렘과 그늘에 민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단다 (228쪽). 나이와 상관없이, 여전히 설레는 일이 있고, 남이 보지 못하는 (우주의 잡스럽고 비밀스런 곳까지) 그늘을 볼 줄 알고 그것에 마음 움직일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란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첫 페이지부터 벌써 푹 빠져 버려 다른 일을 놓아버렸다. 어머니 얘기, 고향 얘기, 이 책에서만 보는 이야기가 아님에도 말이다. 시인이 뒤에서 따로 얘기하지만 그는 어여쁘다, 곱다, 슬프다, 기분 좋다 등의 말을 쓰지 않고, 한 치 건너 다른 얘기를 하면서 그 마음을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었다. 시의 원천인 어머니. 시인이 무엇에 대하여 한 말씀만 해달라고 하면 "너 시 쓸라고 그러지. 얘는 인자 쓸 것 되게 없나보네." 그러신단다. 그런거 아니라고 했더니 "웃기지 말어. 네가 쓰는 시라는 거 거짐 내 얘기 받아 적은 거라고, 먼젓번에 왔던 글 쓴다는 네 선배가 그러드라. 너 그러니께 이 어미헌티 잘혀. 글삯 받으면 어미한티도 한몫 떼주고 말이여." (17쪽) 이런 부분을 읽으면서는 어찌나 웃음이 나오던지. 같은 고향이셨던 돌아가신 나의 할머니 목소리, 그 사투리가 떠올라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아무도 없는 샘가 도랑에 뜨거운 물을 버리면서 "훠어이 훠어이, 얼른 비켜라. 뜨건 물 나가신다."라고 말씀하시며 양팔을 흔드셨다는 시인의 할머니는 또 어떤가. 도랑 속 작은 생명들이 다칠까봐 헛손질로 위험 경고를 하신 것이란다. 말로 떠들고, 글로 난체하는 환경보호, 자연사랑이 이에 비길까.

책의 뒷부분에 가면 시를 짓는 것에 대한 저자의 낮으면서 힘있는 목소리가 따로 작은 제목으로 표시내지도 않고 실려 있다.

좋은 시인은 뼈로 가고자 합니다. 단도직입을 건너 단순무식으로 갑니다. 나쁜 시인은 살로, 옷으로, 장식으로 가고자합니다... 복잡한 치장으로, 요란한 유식으로 갑니다. (248쪽)

시만 그럴까. 어줍잖은 글 한줄 쓰면서 우리는 얼마나 치장과 포장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시나 이야기를 지을 때 요구되는 상상력이라는 것도 불현듯 어느 곳에서 해괴망측하게 왕림하는 것이 아니며,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이 서로 어깨를 부딪치며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252쪽) 내가 바라보고 겪어온 모든 시간 속에, 모든 상처 속에 시는 살아 있는 것이다.

 

마을이 가까울수록

나무는 흠집이 많다

 

 

내 몸이 너무 성하다.

 

<서시>라는 제목의 이 시 속 '마을', '흠집'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러면서 내 몸이 너무 성하다라고 하는 뜻이 무엇인지 헤아려본다. 그래서 시인은 흠집 많은 사람을 보면 기가 죽는다고 한다. 꽃다운 상처, 그건 싹수없는 용 문신과는 격이 다른 것이라고.

미숫가루보다도 잘 풀어지는 정신, 결의를 놓치면 언제나 흩어져버리는 게 마음이라서, 좋은 게 좋다고 느끼는 순간, 타락의 수챗구멍에 처박히고 마니까, 시인은 감히 외친다. 모나게 살자!

모나게 살자

샘이 솟는 곳

차고 맑은 모래처럼

 

 

모서리마다

빛나는 작은 칼날

찬물로 세수를 하며

 

 

서리 매운 새벽

샘이 솟는 곳

차고 맑은 모래처럼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칫 풀어지고 노곤해지려는 정신에 일침을 가하는 듯했다. 냉기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서리 매운 새벽의 차고 맑은 모래를 감싸는 샘물에서는 김이 무럭무럭 솟는다는 말도 잊지 않으면서.

 

시를 포함하여, 자신이 이루려는 것을 마음 속에 품고 사는 것은 어떠한 것인지 보여주는 다음의 시도 한번 쓰윽 읽고 넘어가기에는 아깝다.

어미의 부리가

닿는 곳마다

 

 

별이 뜬다

 

 

한 번에 깨지는

알 껍질이 있겠는가

 

 

밤하늘엔

나를 꺼내려는 어미의

빗나간 부리질이 있다

반짝, 먼 나라의 별빛이

젖은 내 눈을 친다

시를 쓰면서 되뇌는 문장은 "새가 난다" 인데, "어떤 새가, 어찌어찌 난다"라고 수식을 달지 않도록 다잡는다고 한다. "무엇 같은, 어떤 빛깔의 새가, 뭣 같은 몸짓으로, 어찌어찌 난다"라고 덕지덕지 휘황한 금박장식을 달지 않도록 펜 끝을 세운다고. 즉 시의 퇴고는 첨(添)이 아니라 삭(削)이어야 한다고.

 

"물끄러미. 단번에 쏘아보고 마는 눈빛이 아니라, 거두지 않겠다는 마음의 눈빛,물끄러미,

단숨에 내닫는 길이 아니라 구부러져 가더라도 끝까지,

엄살과 과장과 감상적 포즈를 배척하고,

이미 다 보여준 밋밋한 마무리가 아니라

치고 올라가는 기법으로 꿰어 차 올리는 결말"

 

이것은 내나름대로 다섯 줄로 요약한, 저자가 말한 ' 작법'인데 '인생 작법'이라고 이름 붙쳐도 좋겠다. 아니, 이것도 다 엄살과 과장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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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4-30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아주 괜찮은가 봅니다.
시 속에 소설을 뭉뚱그리고, 시 작법인데 인생 작법이라!
딱 저에게 맞는 책 같습니다. 기억하고 있겠슴다.^^

hnine 2012-04-30 13:38   좋아요 0 | URL
인생작법이란 말은 제가 붙인 소감인데 아무튼 stella님께도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앞 부분엔 시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어떻게 시인이 되었는지, 그걸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뒷부부엔 슬을 쓴다는 것에 대한 시인의 생각이 들어가있고요.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는다는 주의가 일단 마음에 들었답니다.

비로그인 2012-04-30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군요! 저한테도 꼭 맞는 책 같은데요? 히히~
시는 온몸으로 줍는 것이라... 뭐든지 간에 위에서 군림하려고 하면 안 되나봐요. 얼마 전에 끝난 노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심사위원이 참가자들한테 그런 얘기를 곧잘 하더라구요. 노래를 컨트롤 하려고 하지 말고, 노래가 자기를 컨트롤하게 만들어야 한다고요.
벌써 점심시간이네요! 뭘 먹을까... 고민고민 ( '')..

hnine 2012-04-30 13:39   좋아요 0 | URL
넵, 꼭 읽어보십시오~
점심때 고민하는 것은 저도 그렇답니다. 그나마 제일 잘 먹는게 점심이라서, 이것 저것 골고루 빠지지 않게 먹느라고 고민이랍니다 ㅋㅋ

파란놀 2012-04-30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그냥 "새가 난다"고만 말해요.
그러다가 가끔, 살을 붙이기도 하는데,
아이가 말을 차근차근 배우며 어버이 말투를 따라
새가 하늘을 난다느니, 저 산 너머로 난다느니 하고
말하기도 해요.

hnine 2012-05-01 06:25   좋아요 0 | URL
아이들처럼 말에 살을 붙여서 느낌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딱 그 정도여야 하는데 어른이 된 우리들은 그 이상의 목적으로 살을 붙이는 것 같아요.

보내주신 사진책 잘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책꽂이에 꽂아놓지 않고 가족들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고 오고 가며 수시로 보려 합니다.

반딧불이 2012-05-01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뜰한 마음이 묻어나는 글, 혼자만 들을 수 있는 탄성을 지르며 잘 읽었습니다. 읽고나니 입가에 미소가 번지네요.

hnine 2012-05-02 07:40   좋아요 0 | URL
이 책을 읽는 동안의 저의 느낌이 반딧불이님에게도 전달되었다면 저도 기쁩니다. 더구나 미소가 번지셨다면.
꽤 훈훈한 책이랍니다. 그러면서 하고 싶은 핵심은 놓치지 않더군요.
반딧불이님의 오늘 하루도 그런 날 되셨으면 합니다.

프레이야 2012-05-01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투유~~ 나인님^^
이정록시인의 시 참 좋아서 이 책도 급호감, 담아갑니다.
님의 글은 이시인처럼 대개 절제되고 탄력있어 제가 너무 좋아해요.
이 페이퍼에는 시인에 대한, 글에 대한, 작법에 대한 애정이 담뿍 느껴져 더더 좋아요.

hnine 2012-05-02 07:42   좋아요 0 | URL
'절제' 라는 것에 제가 좀 집착하는 것도 같아요. 장황하고 화려한 것보다 간결하고 절제된 것에 마음이 더 끌리더군요.
프레이야님 올리신 이 시인의 시집에 대한 글도 읽었습니다. 제 마음 속의 시인 리스트에 한명 더 보탰답니다 ^^

2012-05-05 0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5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