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파는 상점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5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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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제1회 자음과 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이유보다는, 알라딘에서 다음과 같은 소개글을 읽고서였다.

흐르는 시간을 소재로 한 다분히 철학적이고 관념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놀랍도록 편안하고 재미있게 풀어냈다....추리소설 기법을 살짝 빌려다가 끊임없이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하는데, 그 흐름이 참으로 자연스럽다....주인공 온조는 인터넷 카페에 ‘크로노스’라는 닉네임을 달고 ‘시간을 파는 상점’ 을 오픈한다. 훌륭한 소방대원이었지만 젊은 나이에 죽은 아빠의 못다 이룬 뜻을 이어받은 온조는 손님들의 의뢰를 해결해주는 ‘시간을 파는 상점’의 주인, 크로노스가 되었다. 첫 번째 의뢰인의 닉네임은 ‘네곁에’. 온조의 옆반에서 일어난 PMP 분실 사건을 의뢰한다....

뭔가 참신한 이야기가 담겨있을거란 기대를 가지고 구입하여 읽기 시작하여, 그 기대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60쪽 쯤 읽어갔을 때였다. 주인공인 온조가 의뢰인의 부탁으로 어떤 할아버지를 대신 만나러 간 자리에서 그 할아버지는 시간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한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 시간에 쫓기며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며 바쁘게 살아간다는 내용. 그래서 소중한 것을 놓치며 산다는 내용은 새로울 것도 없거니와, 그 진부한 이야기를 처음 보는 할아버지가 주인공에게 너무 길고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가 말하고 싶은 대목이었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작가는 그것을 이렇게 지나치게 드러내놓지 않도록 주의했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의 독특한 제목에 가졌던 호기심도 무너지기 시작. 호기심은 서서히 뻔한 결말이 예측되는 것으로 바뀌어 갔다. 작가의 의도는 독자가 읽으며 찾아낼 수 있어야지, 이렇게 작가의 목소리로 직접, 강조까지 해가며 들어서는 읽는 재미가 없다.

'시간을 파는 상점'이라는 것도 결국 다른 사람의 의뢰를 받아 소소한 일거리들을 대신 해주는 인터넷 카페에 지나지 않는데 그것에 비해 너무 거창한 제목 아닌가 싶다. 작가의 아이디어였는지, 수상작으로 결정된 후 책으로 출판하기 전 출판사의 권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런 자신의 졸렬함과 수치스러움에 대해 통렬하게 복수해주고 싶다고 했어. (193쪽)

고등학생 누가 대화중에 이런 투로 이야기하는지.

공모전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우선 '구성이 탄탄해야'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일단 기승전결이 확실해야한다고. 이 책은 그런 면에선 손색이 없다. 시간에 대한 의미도 살리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너무 자주, 너무 빤히 보여 문제이지만.

참신성이 한참 뒤떨어지는 것이 그것으로 다 극복이 될 정도로 뛰어난 구성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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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5-04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제목과 표지가 참 시선을 끌던 책이었지요

hnine 2012-05-04 12:14   좋아요 0 | URL
예, 하늘바람님은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하네요. 전문가의 의견이 듣고 싶어요 ^^

하늘바람 2012-05-04 13:20   좋아요 0 | URL
헉 저 전문가 아니에요 님이 더 전문가시지요
전 그냥 단순해서요 언제나 독자의 입장이랍니다. ㅎㅎㅎ

2012-05-05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7 1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