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잘 안 읽히는 요즘이다.

 

 

일이 좀 밀려있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지금 읽고 있는 책 두권 모두 책장이 휙휙 넘어가는 책들이 아니어서 그렇다.

 

 

 

 

 

 

 

 

 

 

 

 

 

 

 

 

 

 

10월의 어느 일요일.

특별한 계획이 없는 한, 주부에게 주말은 그저 세끼 밥상을 차려야 하는 날.

나야 평일이나 주말이나 비슷한 시각에 일어나지만 그건 나만 그렇고, 남편과 아이는 그렇지 않다. 늦게 일어난 두 사람, 아침 차려낸지 얼마 안되어 또 점심. 그렇게 점심까지 먹고 나더니 남편은 또 잠. 아이는 컴퓨터 삼매경.

혼자 산책이나 하자고 집을 나섰다.

 

 

 

 

 

 

 

해바라기와 가을은 좀 안어울리지만 저렇게 고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찰칵.

 

 

 

 

 

 

이 무당벌레는 점이 별로 없어서 특이하다.

 

 

 

 

빈땅이 여기 저기 많은 우리 동네. 건물과 건물 사이에 느닷없는 텃밭이 나타나고 거기엔 대개 먹을 수 있는 채소들이 자라고 있다. 무가 반짝반짝, 작고 탄탄하다.

 

 

 

 

가을엔 유난히 보라색 계열의 꽃이 많은 것 같다. 보라색 브로치처럼 생긴 이 꽃의 이름은 물론 모르고 ^^.

 

 

 

 

 

 

 

천변을 따라 이 꽃이 집단을 이루어 잔뜩 피어있었는데 흰색과 붉은 색 섞여 있는 비율이 꽃마다 같지 않다.

'고마리'가 아닐까 하는데 (자신없음).

 

 

 

 

 

이꽃엔 흰색 부분이 거의 없다.

 

 

 

 

나는 코스모스가 일제히 활짝 피었을때보다 이 상태일때가 제일 끌린다. 삶의 여러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하면 과연 공감해주는 누군가가 있을까.

 

 

 

가운데 진한 밤색 부분이 있는 이것은 갈대도 아니고 억새도 아니었다.

 

 

 

 

 

 

 

 

 

산딸나무 단풍든 모습은 처음  보기에 찰칵. 열매처럼 단풍도 빨갛게 드는구나.

 

 

 

 

 

요기로 돌아가면 우리 집이 있는 동.

 

 

 

 

아파트 주위에 돌아다니는 고양이인데 주인이 없는 것 같다. 위의 저 고양이 말고 몇마리 더 있다.

 

 

 

 

 

산책할때마다 멀리서 보면 꽃이 핀줄 아는 나무. 잎 색깔이 꽃 만큼 확실하게 붉다.

 

 

 

 

떨어진 잎도 아름답네.

 

 

 

 

 

들깨를 심었다가 깨 털고 남은 가지인가보다. 바짝 말리면 옛날엔 땔깜으로 좋았다던데.

이런걸 다 구경할 수 있는 곳에 나는 살고 있구나.

 

 

 

 

 

동네에 체육고등학교가 있다. 가다보니 어느새 이 학교 운동장 둘레길을 걷고 있었다.

쭉 뻗어있는 길을 보면 괜히 마음이 찡하다. 아니, 아무때나 찡하다 요즘은.

 

 

 

 

미술시간에 배웠던 소실점 생 나게하는 지점. 이 길로 쭉 걸었다.

 

 

 

 

 

이렇게 생긴 나무는 가까이 가보지않고도 대뜸 느티나무일거라 생각하게 된다.

크지만 위압적이지 않고 푸근해보이는 나무. <아낌없이 주는 나무>란 책에 나오는 나무는 아마도 이런 나무가 아니었을까. 남의 얘기 잘 들어주게 생긴 나무.

전체가 다 나오게 찍어보았다.

 

 

 

 

 

잎은 반짝거리고 열매는 동글동글, 먹어보고 싶게 생겼다.

 

 

 

 

 

하지만 안 먹었다.

 

 

한 바퀴 돌고 집에 들어오니 또 슬슬 저녁을 준비해야할 시간.

일요일이 아니라 밥요일이야 밥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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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11-05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사진에 코멘트를 달아야 할지 모르겠네요. 모든 사진이 제게 말을 걸어와서...라는 말밖엔..^^
그래서 그냥 총평(?)을 하자면, `아무때나 찡한` 나인님의 가을을, 저 역시 눈물을 훔치듯 훔치고 싶습니다.

hnine 2014-11-05 05:13   좋아요 0 | URL
솔직히 말하면 아무때나 찡한 정도보다 좀 더 심해요. 지금은 이런 시기인가보다,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지요. 어찌보면 아무 의미 없는 사진들이지만 저들과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랄까요. 저들을 보는 저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거라고 해야겠죠?
이제 다음 사진 일기에는 또 다른 모습의 나무와 잎과, 풍경이 담길거예요. 그게 좋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그래요. 컨디션님의 짧은 일기, 잘 훔쳐보고 (!) 있습니다 ^^

파란놀 2014-11-05 0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가을 코스모스는
씨앗이 참으로 대단하게 맺어요.
도깨비바늘보다 더 도깨비바늘 같은 씨앗이
촘촘히 박힌 모습이 재미있더라구요.

가을내음을 푸근하게 맡으면서
마음을 달래셨네요

hnine 2014-11-05 06:05   좋아요 0 | URL
코스모스 씨앗 맺은 것 찍어놓은 사진도 있는데 안 올렸네요. 바짝 말라서 손으로 비비니 부스스 떨어지더라고요. 좀더 멀리 나가보면 새로이 담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을텐데 매번 다니는데만 다녀요.

순오기 2014-11-05 0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을 모른다고 하면 왠지 내가 답을 남겨야 될 거 같은 느낌~ 아시죠?^^
보라색꽃은 뭔지 확실히 모르고, 고마리는 맞고,
갈대도 아니고 억새도 아닌 건 수크령인 듯.
꽃처럼 붉은 잎은 매단 건 가지를 보니 화살나무 같고...
먹어보고 싶게 생긴 열매는 피라칸다(피라칸사스)....달큼한 맛이 나는데 직박구리가 좋아한대요.^^

hnine 2014-11-05 07:16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덕분에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감사드려요 ^^
수크령이군요. 갈대와 억새만 알았는데 이제 한가지 더 알았어요.
피라칸다 (피라칸다, 피라칸사스, 공룡이름 같아요 ^^), 말씀듣고 검색해서 사진 보니 제가 본거 딱 맞고요. 화살나무도 새로이 알았습니다.
순오기님, 고맙습니다~~

무스탕 2014-11-05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먹어보고 싶게 생긴 피라칸다는 키가 별로 안 큰 나무 맞지요? 울타리처름 둘러쳐진 나무요.
울 사무실 근처에도 저 나무가 있는데 전 보면서 제가 먹는게 아니라 새들이 겨울에 먹지 않을까 생각했지요 ^^
글구, 제가 꽃중에 제일 좋아라 하는 꽃이 해바라기에요. 그것도 얼굴 대따 큰 해바라기요.
저 아이를 보니 반갑기 그지없네요. 요즘 얼굴 큰 해바라기 만나기 정말 어렵거든요.

hnine 2014-11-05 14:23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맞아요 맞아요! 울타리처럼 둘러쳐진 나무요. 저희 집 근처에 체육고등학교가 있는데 운동장 둘레길을 따라 쭉 저 나무가 있더라고요. 무스탕님은 새가 먹을거라는 생각까지 하셨다니 저보다 논리적이시네요. 저는 그냥 감상에 젖어~ ^^
해바라기는 눈에 안띌수가 없지요. 그래서 더 머쓱해보이기도 하고, 분명해보이기도 하고, 한자에 ˝규경향일 (葵傾向日)˝이라는 말이 있는데 몇년도였나 제 수첩 첫장에 크게 써놓았더랬죠. 그때는 지금과 달리 아마 무슨 목표가 있었던 때일거예요.
이제 해바라기 보면 무스탕님 생각도 할께요. 제일 좋아하시는 꽃이라니까요.

네꼬 2014-11-05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만추 서재로군요! 저도 요즘 걸을 일이 많아서 낙엽 좀 본다 했는데(응?) hnine님 가을에 졌습니다. @_@

hnine 2014-11-06 07:19   좋아요 0 | URL
만추 서재라고 하시니 근사한걸요.
요즘 걸으실 일이 많다고 하시니 네꼬님도 언제 한번 어떤 길을 걸어가시는지 보여주세요. 사진 아니면 글로라도 (네꼬님은 글을 잘 쓰시니까 ^^).
아마 제 가을이가 깨갱 할걸요.

서니데이 2014-11-05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아주 오래전에, <크로이첼 소나타>라는 영화를 본 거 같아요. 내용은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도 무척 무서운 영화였던거 같은데, 너무 오래되어 자신은 없어요. 나중에 톨스토이 책 제목중에 있다고 듣긴 했는데, 그 생각이 나서 아직 읽어보지 못했어요. ^^;

요즘에 집 근처 지나다보면, 어딘가엔 감이 조금 매달려있고, 낙엽도 떨어지고, 가을에 피는 꽃도 피는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까 느낌이 다른걸요. 어쩐지 여긴 날도 맑고 햇볕도 따뜻해보이구요. 여긴 오늘 내내 흐리고 비올 것 같은 날이어서 저 환한 해바라기가 더 좋게 보여요.

hnine 2014-11-06 07:23   좋아요 0 | URL
영화로도 나왔나보군요. 저도 제목을 많이 들었는데 이번에 펭귄클래식 전집 사면서 거기 들어있기에 읽어보게 되었어요. 고전이라고 하면 어떤 선입견을 제가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진지하고 무겁고 심오한 뜻이 담겨있고 등등. 기대가 크면 실망하기가 쉬우니까요.
해바라기가 저렇게 우뚝 피어있으면 (꽃 피어있는 모습을 ˝우뚝˝이라고 쓰네요 ^^ 해바라기니까요) 주위까지 훤한 느낌이 들지요.
어제는 날이 맑더니 오늘 아침은 하늘이 무겁군요. 빗방울이 잔뜩 들어있는 것 같아요.

oren 2014-11-05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해바라기 사진이 정말 `환한 웃음으로` 말을 걸어 오는 듯하네요. 제발 좀 찡그리지 말고 방긋 방긋 웃으면서 살라고 말이지요. 늦가을 코스모스도 참 애처롭도록 예쁘네요. 요즘 날씨에는 그냥 `일은 다 팽개쳐 두고` 여기 저기 온 세상 가득 펼쳐진 `가을 속으로` 풍덩 빠져서 하루 종일 그 속에서 노닐고 싶은 생각 뿐이네요. 예쁜 사진들 잘 보고 갑니다.

hnine 2014-11-06 07:25   좋아요 0 | URL
가을 해바라기. 좀 색다르죠? ^^
가을 속으로 풍덩! 아, 말씀만 들어도 좋네요. 주말도 다가오는데 못할것도 없지 않나, 잠시 머리를 좀 굴려보고...^^
저는 주말이 되면 나가고 싶어하고, 남편은 집에서 쉬고 싶어하고, 사춘기 들어선 아이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하고. 이게 문제네요 ㅠㅠ
사진 같이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14-11-06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덕분에 편안히 앉아 가을 풍경 감상했어요.
산책을 즐기는 저는 학교 운동장 둘레길에 가장 끌리네요.
길이 있는 사진을 선호합니다. 미지의 세계로 뻗어 있는 것 같아서
그 끝에 뭐가 있을까 기대하게 되거든요. 걷고 싶고요. 그래서 길이 좋아요.

일요일은 밥요일... 공감해요. 저도 그게 싫어서 예전에 몇 년 동안 일요일을 밥 하지 않는 요일로 정했었어요.
아침엔 어제의 반찬과 어제의 밥으로 먹기, 점심은 시켜 먹기, 저녁은 외식하기, 그랬답니다. 일요일에만요.
그런데 이젠 그렇게 안 합니다. 여러 가지 반찬 만들어 놓고 한데 섞어 한 번은 비빔밥으로 먹고
한 번은 볶음밥을 해 먹으니 편해요. 일요일에만요. ㅋ

hnine 2014-11-07 22:48   좋아요 0 | URL
이 가을 풍경도 이제 곧 겨울에 넘겨줄거라 생각하니 좀 섭섭하네요. pek님, 산책을 즐기시는군요. 일요일이라도 학교 운동장엔 몇명의 학생들이 나와서 연습을 하고 있더군요.
일요일 하루 외식하는 것도 좋은데 저희 집은 가고 싶어하는 곳이 세 사람 다 달라서 결국은 누구는 가고 싶지 않은 곳에 가서 먹어야 하는 결과를 낳게 되지요.
그러고보니 내일이 또 주말이네요. 이왕 차릴꺼, 즐거운 마음으로 차려야겠어요.
편안한 주말 밤 되시기 바랍니다.

icaru 2014-11-11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밥요일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가 왜 생각나나요... 뜬금없이..
사진도 좋지만, (항상 좋아요!!) 코스모스 단상, 아 애잔하여라,, 저,, 공감해요! 뇌리를 때리네요,,

hnine 2014-11-11 23:59   좋아요 0 | URL
icaru님도 밥요일 아시죠? ^^ 그런데 막상 아침은 빵으로, 점심 저녁 모두 사먹고 나면 분명히 몸은 편한데 웬지 좀 미안한 생각이 슬금슬금 들더라고요. 그러니까 저는 마마님과가 아니라 무수리과에 속한다고 할수 있지요.
지난 일요일에도 한바퀴 돌았는데 이제 꽃이 없더라고요. 가끔 꽃보다 붉은 단풍 일색. 카메라에 담아왔는데 정리도 못하고 있어요.
활짝 핀 모습보다 저렇게 저물어가는, 그러나 버티고 있는 모습을 볼때 더 마음이 짠해요. 그래서 더 좋아하나봐요.
공감해주시니 고맙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데이지 밀러 펭귄클래식 27
헨리 제임스 지음, 최인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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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 어떻게 리뷰를 써야할지 난감하다.

줄거리는 아주 단순하다. 미국 상류 출신 청년 윈터본이 스위스의 친척 아주머니를 방문한 길에, 역시 미국 출신이며 유럽을 여행중인 미모의 아가씨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청년은 매우 상류 출신 다운 인물이었고, 청년이 한눈에 반한 이 아가씨는 청년의 친척 아주머니 표현을 빌자면 천박하고 경우 없고 예의도 모르는, 그저 미모가 전부인 자유분방한 미국 아가씨, 바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데이지 밀러'이다. 그녀도 윈터본이 싫지 않았지만 윈터본이 그녀를 만족시킬만큼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지 않자 요즘말로 밀고당기기를 벌인다. 여기에 자연스럽게 등장해주어야 하는 제3의 인물. 이탈리아의 미남 청년 조바넬리가 바로 그 제3의 인물로 등장하여 데이지 밀러와 가깝게 지내며 윈터본에게는 불안과 고민을, 데이지 밀러에게는 윈터본을 자극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결국 데이지 밀러와 윈터본은 사랑의 감정을 맘껏 표현하지 못한 채 뜻하지 않은 이별,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다.

해설을 읽어보니 굉장하다. 헨리 제임스라는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 작품이 헨리 제임스의 대표작이고, 가장 많이 읽힌 작품이란다. 정말? '유럽으로 대표되는 구세계와 미국으로 대표되는 신세계의 문화적 충돌과 갈등을 훌륭하게 극화했다'는 것을 물론 감도 못 잡았을뿐더러, 지금도 이 소설이 그렇게까지 의미를 붙일만한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 솔직한 내 생각이다.

이 작품이 재미없었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구성이 복잡하지 않고 사건 보다 인물 묘사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속도감있게 읽을 수 있었다. 1800년대 작품인데도 등장 인물들의 대화가 식상하거나 고리타분하지않고 꽤 재치있고 위트 있어 재미를 더해주었다. 인물들로 하여금 직접 그들의 생각을 말로 드러내게 하기보다는 비유, 둘러말하기, 상대의 심중을 타진하기 위한 화살 같은 말들을 주고 받게 하는 대목들이, 톡톡 튀는 느낌을 주었다. 발표되었을 당시엔 상당히 튀는 작품이 아니었을까 짐작된다 이렇게 단순한 줄거리임에도.

역시 남자들은 그나마 직설적으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데 반해 여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자기 느낌이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예가 드물다. 데이지 밀러의 자유분방하고 가볍고 정숙하지 못한 성격을 좋지 않게 말하는 비평도 많았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헨리 제임스는 '천진난만'과 '순수함'으로 작품속 여자의 특성을 정리하여 답변했다고 한다. 자유분방 대 천진난만이라.

다른 분들의 리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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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4-10-27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제목이 데이지라서 공감을 하나 더합니다^^

hnine 2014-10-27 18:41   좋아요 0 | URL
바느질하는 데이지...^^ 위대한 개츠비의 여주인공 이름도 데이지였죠. 실제로 헨리 제임스가 이 여자 이름을 짓기 위해 꽤 고심했대요. 서니데이님도 언제 한번 써해주세요. 왜 바느질하는 데이지라고 지으셨는지 ^^
 
정확한 사랑의 실험
신형철 지음 / 마음산책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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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누가 묻는다면 나는 아직도 뭐라고 대답할지 준비해놓지 못했다. 준비해놓지 못했다기보다 아직 내 머리속에 정리되어 있지 않다. 그말은 곧 그것에 대해 충분히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것.

사랑은 "진실도(眞實度)"라고 생각한다며, 억지로 만든 것 같은 말을 편지에 써서 보내주었던 대학교때 친구 생각이 난다. 상대방에게 얼마나 진실하고자 하느냐, 그게 곧 사랑에 대한 척도라고 생각한다는 설명을 읽으며 무슨 소리야, 건성으로 읽었던 나. 그로부터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뚜렷한 생각을 갖지 못하고 있는 나에 비해 그 애는 그때 벌써 자기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거지.

저자에게 사랑은 정확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정확하고자 하는 노력이 사랑이라는 것을 실제로 증명해보이고자 함'. 이 책의 제목 <정확한 사랑의 실험>을 내 나름대로 풀어서 써본 것이다.

웬 사랑 타령이냐고?

사랑에 대한 글은 이제는 읽기도 쓰기도 싫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것이 실은 본능, 충동, 욕망 들의 변장일 뿐이라고 단정하며 짐짓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자신이 성숙하다고 믿는 미성숙한 소년들을 뿌듯하게 만들기는 하겠으나, 그것은 사랑에 대한 온갖 미신과 기만을 재생산하는 담론들속에서 달콤하게 허우적거리는 것보다 더 생산적인 태도라고 할 수도 없다. (26쪽)

 

미성숙한 소년들이었구나 나는.

 

욕망과 사랑의 구조적 차이를 이렇게 요약해보려고 한다.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은 욕망의 세계다.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지 않은지가 중요한 것이 사랑의 세계다. 나의 '없음'과 너의 '없음'이 서로를 알아볼 때, 우리 사이에는 격렬하지 않지만 무언가 고요하고 단호한 일이 일어난다. 함께 있을 때만 견뎌지는 결여가 있다. (26쪽)

 

이 구절은 '나의 없음을 당신에게 줄게요'라는 제목으로 쓴, 영화 <러스트 앤 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 대한 비평글에 나온다. 이 영화를 나는 아직 못봤지만 중간에 영화의 내용을 살짝살짝 소개해주고 있기 때문에, 아니, 영화 내용을 몰라도 글 속에 빠져들게 하기 때문에, 읽는데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떤 영화에 대해 말하든지 저자는 어느 한쪽 편에 서서 말하지 않는다. <케빈에 대하여>를 그렇게 자세히 파헤쳐 분석하고 있음에도 영화 속의 엄마 에바나 아들 케빈, 그 어느 한쪽을 더 공감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으려 노력하였다. 하지만 가끔은 그렇지 않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에바가 케빈에게 "엄마는 네가 태어나기 전에 더 행복했어."라고, 결정적이고 치명적인 말을 했다는 인용글 (51쪽)을 읽으면서, 또 자신이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견뎌내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사랑받지 못하는게 당연한 존재로 만드는 것,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비참한 아들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엄마에게 지독하게 구는 나쁜 아들이 되는 것이 더 견딜 만한 일이었을 것이라는 해석 (53쪽)을 읽으며, 저자는 어쩌면 케빈의 소시어패스적인 행동 뒤에는 엄마가 있다고 해석하는구나, 라고 느낀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아무르>라는 영화를 보지 않길 잘했다고,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죽어가는 자에게 정작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육체적 통증이 아니라 정서적 고립이다 (59쪽)

 

죽어가는 자란 꼭 죽음을 눈 앞에 둔 주인공 안느 같은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태어난 이상 누구나 죽음을 향해 가는거니까. 늙어가는 과정은 곧 죽음으로 가는 과정이기도 하니까. 이 영화를 보았다면 나는 얼마나 한참동안 이 영화의 기운에서 헤어나지 못했을것인가.

이 영화에 대한 비평 속에 '왜 서사(이야기)라는 것이 필요한가' 라고 시작하는 구절은 문학의 역할에 대한 멋진 비유이다.

 

어떤 조건하에서 80명이 오른쪽을 선택할 때, 문학은 왼쪽을 선택한 20명의 내면으로 들어가려 하 것이다. 그 20명에게서 어떤 경향성을 찾아내려고? 아니다. 20명이 모두 제각각의 이유로 왼쪽을 선택했음을 20개의 이야기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어떤 사람도 정확히 동일한 상황에 처할 수는 없을 그런 상황을 창조하고, 오로지 그 상황 속에서만 가능할 수 있고 이해될 수 있는 선택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는 시도, 이것이 문학이다. (65쪽)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 대한 글에서 저자는 시야말로 마음과 특권적인 관계를 맺는 장르라고 했으며, 시는 마음의 투명한 재현을 추구하는 1인칭의 독백이기 때문에 시에 어떤 화자가 등장하건 그는 곧 시인 자신이라고 했다. 그가 문학 중에서도 시 (poem이 아니라 poetry)에 얼마나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그의 전작을 읽은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는 있을 것이다.<시>란 영화에서 주인공 양미자 씨가 시가 아니라 소설을 썼더라면? 이 영화에 대한 글의 소제목이기도 하다.

 

<그래비티> 웅장하고 광활한, 그래서 존재의 허무함을 느끼기도 했던 그 영화.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허무함 속에는 사실 '왜 지구로 돌아가려 하는가'라는, 단순히 허무감을 넘어서는  존재론적 질문이 있었고, 그것은 '우리는 왜 죽지 않고 살아야 하는가?'라는, 카뮈가 <시지프 신화>에서 이것이 철학의 유일한 근본문제라고 했다는 물음까지 이어지게 한다고 했다. 영화 속에서 라이언 (샌드라 블럭)은 남편도 없고 자식도 사고로 잃어 그 충격으로 그저 매일 운전하듯이 삶을 이어나가고 있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꼭 살아서 지구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라는 물음. 영화를 보며 그냥 허무함을 느꼈을 뿐 이런 문제까지 생각 못했다가 책 속에서 만나는 이 물음에 당황스럽기만 했다. 그러나 저자는 물음을 던져만 놓고 답없는 질문이라며 글을 마무리하지 않았다. 신형철이란 사람은, 글을 위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책임있는 글, 사유의 결과로 글을 쓴다는 믿음을 주는 이유가 있다. 생명을 그 자체로 긍정하기. 이것도 하나의 가능한 대답으로 생각한다는 겸손함과 함께 내놓은 결론이다. 삶이 아니라 생명. 그것은 그 자체로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얕은 감정만 발달한 나 같은 사람은 이런 글을 읽으며 그저 울컥하는게 전부이다.

 

<노예12년> 2013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 감독의 이름이 스티브 매퀸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가 이 스티브 매퀸은 내가 아는 그 스티브 매퀸이 아님을 알아내고 내 연식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영어도 Steve McQueen으로 똑같다니.

 

한편의 글을 쓰기 위해 이 사람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까. 인간이 가지고 있는 1000억개의 뇌세포 중에,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10억개 정도라는데, 이 사람이 한편의 글을 쓰는 동안 사용하는 뇌세포는 일시적으로나마 폭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까지 해본다. 문학에 대한 애정, 애정에서 비롯한 책임감, 책임감있는 사유, 한줄의 글도 건성으로 대충 쓰지 않겠다는 책임감. 그것은 곧 그가 말한 다음 구절과 일치하는 작업일 것이다. 이 책에서 내가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뽑은 부분이다.

 

문학(글쓰기)의 근원적인 욕망 중 하나는 정확해지고 싶다는 욕망이다. 그래서 훌륭한 작가들은 정확한 문장을 쓴다. 문법적으로 틀린 데가 없는 문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의 본질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다른 문장으로 대체될 수 없는 문장을 말한다. (27쪽)

 

정확하고자 하는 노력이 사랑이라고 말한 그는, 자기의 그 생각을 '문학'에서도 실험하고 있는 중이다.

 

 

 

(영화 <그래비티>에 대한 글 중 212쪽 아홉번째줄, '라이언을 태운 소유즈가 우주선의 파편들과 함께 지구를 향해 착륙하는 장면은 무심코 봐도 지구라는 난소를 향해 정자가 돌진하는 장면처럼 보인다.' 라는 구절이 나온다. 그림이 그려지는데 '난소'가 아니라 '난자'가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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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10-23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 좀 더 공들여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일단 댓글부터 성급하게 답니다. 왜냐면...(지금 너무 늦었으니까)

난소를 난자로 정정하신 데에는 나인님 오타 잡아내는 눈썰미라기 보다는 `생물` 전공하신 분의 식견으로 사료되옵니다.^^

hnine 2014-10-23 02:00   좋아요 0 | URL
저도 다시 읽어보며 제 글 속의 오타를 잡아내야 하는데, 내일 해야겠습니다. 지금 너무 늦었으니까~ ^^
늦은 밤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꾸벅~

비로그인 2014-10-23 11:36   좋아요 0 | URL
신.형.철. 문학평론으로 이미 대단한 일가를 이룬 분이 영화를 건드리면 이런 일이 일어나는군요. 요즘 어쩌면 가장 핫한 인물, 중의 하나일텐데(특히 우리여성들 사이에서) 아무튼 신형철의 문장은 대단히 옳다(좋다를 넘어서는)는 생각을 해요. 논리에도 감각이 있다면 그건 바로 신형철의 문장이 아닐까, 해서요. 근데 한가지 좀 아쉬운 건 왜 신형철은 굳이 중립을?.. 정말로 입장을 밝혀야할 필요가 있다면 그때만큼은 어느 한 편의 손을 `정확하게` 들어주는 것도 평론가의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hnine 2014-10-23 12:36   좋아요 0 | URL
예! 바로 그 생각을 저도 읽으면서 했었답니다. 어떤 작품의 가치와 의미를 살리는데 이렇게 분석적으로 글을 쓸 수 있다면 분명히 부정적인 의견을 갖는 작품도 있었을텐데 읽어보면 그런건 없어보여요.
그런데 이번 책을 읽으며 조금 알아차렸달까요. 신형철이란 사람 나름대로의 부정적인 의견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요. 아주 알아차리기 쉽지 않은 방법으로 ^^ 이것도 능력이더라고요. 아마 긍정적인 얘기를 쓸때보다 더 머리를 쥐어짜서 썼을 거예요.

하늘바람 2014-10-23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 반성하게되네요. 역시 님이시구나 합니다.

hnine 2014-10-23 09:08   좋아요 0 | URL
아이쿠, 무슨 말씀을요. 책 속에 소개된 영화를 실제로 본게 몇 편 없음에도 생각보다 별로 오래 끌지 않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늘바람님도 언제 한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려요.

세실 2014-10-23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입해놓고는 읽지 않았는데 님 글 보니 막 읽고 싶어집니다.
영화 <시>의 주인공이 소설을 썼다면? 음......
소설을 쓰기에는 좀 딸리실듯. ㅎㅎ 시를 쓴다기보다는 무언가 비루한 삶을 잊고 싶었던 하나의 돌파구였죠?

hnine 2014-10-23 14:57   좋아요 0 | URL
세실님! 언제가 되더라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영화 <시>를 저는 못봤음에도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얼마나 마음에 쏙쏙 들어오던지요. 저 고등학교때 독일어 선생님이 영화 본 얘기, 책 읽고난 얘기를 수업 시간에 종종 들려주셨는데 제가 직접 보고 읽은 것 보다 더 재미있게 말씀해주시는 재주를 가지셨더랬어요. 그게 왜 그럴까 생각해보았더니, 우리가 직접 보거나 읽으면서 혹시 놓칠수 있는 것 까지 살려서 정확하게 그 영화나 책에서 말해주고 있는 점을 말씀해주셨던거죠.
영화 <시>에서 주인공이 소설이 아니라 시를 썼다는 것의 의미 속에는, 시와 소설이 어떻게 다르고 또 어떻게 같은가, 시란 무엇인가 등등, 저라면 영화를 직접 봤어도 놓치고 지나갔을 것들을 저자는 참 잘 분석해놓았더군요. 감탄했어요.

서니데이 2014-10-26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년 이 시기 즈음에 그래비티를 보았던 것 같습니다. 벌써 1년 전이네요.

hnine 2014-10-26 06:24   좋아요 0 | URL
근래는 영화를 많이 보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 이 영화는 그래도 운좋게 보았답니다. 저자처럼 저렇게 분석해가며 보진 못했고 그저 우주에서의 고독감이란 지구에서, 사람들 속에서 느끼는 고독감이란 것과 차원이 다르다는 걸 느꼈을 뿐이랍니다.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렇게 좋은 영화들이 많이 있을텐데 거의 놓치고 지나간다는 생각을 하니 안타깝고 그랬지요.
 

 

 

 

 

 

 

 

 

 

 

 

 

 

'꾸미지 않은 시'라고 쓰기 전에, 그보다 더 정확한 표현을 찾기 위해 잠시 고민해보았다. (지금 읽고 있는 다른 책 신형철의 <정확한 사랑의 실험>에서 그러지 않는가. 문학을 하는 사람이 해야하는 일 중 하나가 '정확한' 표현을 찾아내는 일이라고. 문학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말에 공감했다). '꾸민다'고 하면 한자의 '장식'의 의미에 더해서 '조작'의 느낌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꾸민다는 것을 꼭 이렇게 나쁜 뜻으로 말한 건 아닌데. 꾸미지 않은 시라고 하지 말고 솔직한 시, 수수한 시라고 해야했을까.

 

 

 

그녀의 시집은 다 사서 읽었다고 생각했었다. 처음 이 시인의 시를 읽은 건 2005년. 신문에 소개된 그녀의 시를 보고 처음 구입한 시집은 <아이들의 풀잎 노래 (1993)> 였는데 이 시집은 친정 엄마께 읽어보시라고 드려서 지금 내겐 없다. 중학교 교사인 시인이 현장에서 아이들과 겪은 일들을 마치 일기 쓰듯이, 때론 한숨 몰아쉬며 힘든 웃음 짓듯이, 솔직하게 써내려간 한편 한편이 한번 아니라 자꾸 읽게 만들었다. 같은 직업을 가지셨던 엄마도 공감하실 것 같아 보내드린거였다.

그보다 먼저 나왔던 시집, 이후에 나온 시집은 모두 구입해서 지금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의 풀잎노래>처럼 두번째 산 시집의 제목도 수수하다 <아내 일기 (1990)>. 소설도 아니고 시집의 제목이 이렇게 평범하고 소박해도 되나? 바로 연이어 구입한 시집은 <가장 쓸쓸한 일 (2000)>이다.

교직에서 정년 퇴임을 했을텐데 그 이후로 한동안 후작 시집이 안나온다 싶었는데 이 시집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기가 살짝 엿들은 말> 제목을 보고 또 넘겨짚는다. 그 연세에 아기 얘기를 쓴 것을 보면 손주를 보았나보다, 학교는 정년 퇴직 하셨겠지. 그래서 학교에서 보는 아이들에서 손주들로 관심사가 옮겨졌나보다 라고. 이 시인의 시는 그렇다. 생각이나 관념에서 만들어지는 시라기 보다, 생활 속에서 나오는 시, 본인이 겪어서 만들어지는 시. 그래서 꾸밈이 없고 화려하지 않다. 그런데 뭉클하다. 이 시인이라고 해서 남들은 겪지 않는 특별한 경험을 해서가 아니라, 사소해 보이는 일에서도 보통 사람들은 맨 처음 느낌만 알아차리고 지나칠 것을 시인은 그 일차적인 느낌이 지나가고 난 후 슬며시, 천천히 밀려왔다 사라지는 이차적인 느낌을 놓치지 않는다.

 

아무리 잘 쓰여진 시라 할지라도 우리 삶의 생생한 경이로움을 다 표현해낼 수는 없다. 위대한 시는 삶 그 자체일 터이므로, 진짜 시인이란 삶의 진짜 주인으로서 하루하루 투쟁하듯 어렵게 운명을 개척해나가며 살아가는 우리 장삼이사(長三李四)들, 우리들 평범한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112쪽, 시인의 말에서 인용)

 

어린 손주들을 보며 쓴 시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인지 이 시집엔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시들이 많다.

어제 남편에게도 읽어준 시,

 

요즈음 제법 긴말 배우기 시작하는

호기심 많은 우리 아기

할머니 방 장롱 서랍 어느 구석에서인가

구리로 만들어진 옛 귀이개 찾아내선 묻는 말

"할머니, 이거 누구 숟가락이에요?"

 

(42쪽, '귀이개' 전문)

 

아이들은 저절로 시인이다.

 

시집의 발문을 쓴 사람이 소설가 '현기영'이다. 소설가가 시집의 발문을 썼나 하고 읽어봤더니, 양정자 시인의 부군이시란다. 시 중에 남편 이야기가 간간히 나오고, 특히 시인이 40대에 쓴 시집 <아내일기>중에 나오는 남편의 모습을 떠올리며 발문을 읽었다. 아내에 대한 미안함, 아내의 시에 대한 특별한 감상, 무기교가 특징인 그녀의 시에 대해 쓴 글 속에 담담하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아내에 대한 애정과 정성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시인의 이전 시집에 실린 사진과 같은 얼굴, 같은 미소이지만 이번 시집 속의 사진엔 그녀의 머리가 하얗게 쇠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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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4-10-18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이 돌아보니,
이분 시집을
제가 처음 읽을 적이 스물을 넘긴 때였고
어느덧 마흔 줄에도 이분 시집을 읽는군요.
시를 쓰신 분은 머리가 하얗게 세었고,
어느덧 손주 이야기를 쓴다면,
시를 읽는 사람은 고등학교를 마치고
어느덧 시골마을에서 두 아이를 건사하면서
다시금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네요 @.@

hnine 2014-10-18 17:18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은 저보다 훨씬 일찍 이분의 시를 만나셨나봐요.
이분의 시집을 네권째 읽으면서도, 남편이 등장하는 시를 여러 편 읽으면서 부군이 유명한 소설가이실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알고 나니 고개 끄덕여지는 부분들이 있어요.
문학성이 뛰어나다기 보다 다른 차원에서 읽는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나름의 시 세계를 만들어나갔다는 생각이 들어요.

nama 2014-10-19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정자 시인의 남편분인 소설가 현기영, 영어교사였는데 학교를 그만두고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는 기사를 읽은 게 한참 전의 일이었어요, 기억이 맞는다면요. 시 보다 이런 게 기억에 남아있네요.

hnine 2014-10-20 08:36   좋아요 0 | URL
현기영 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지요. 양정자 시인과 현기영 소설가의 약력을 보니 같은 학교 동문이기에 말씀하신대로 저도 혼자 추측을 해보기도 했네요. 새삼 예전에 읽었던 시집 <아내일기>도 다시 읽어보았고요. 현실 참여적 소설가를 남편으로 두어 힘든 시기도 여러 번 겪었던 듯 해요.
시인은 이제 정년을 꽉 채우고 퇴임한 후 한국에서, 캐나다에서, 손주들 봐주느라 새로운 생활을 하고 계시답니다.

서니데이 2014-10-22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말씀해주셔서, 얼른 테이블매트 사진을 제 서재에도 올렸어요. 시간날 때 한 번 봐주세요.^^

hnine 2014-10-22 22:46   좋아요 0 | URL
보러 갑니다~
 

여섯살때 그림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물론 엄마의 권유에 의해서.

문방구에서 위에 스프링달리고 줄 안쳐져 있는, 지금의 A4 크기의 작은 스케치북을 사서 가운데 줄을 좍 그어 위에는 그림을 그리고 아래는 다시 여섯 칸 정도 줄을 그어 거기엔 글을 썼다. 직장생활을 하시던 엄마는 매일 퇴근하시면 내가 쓴 일기를 보고 얘가 오늘 어떻게 지냈구나 하셨으리라.  틀린 글자는 바로 잡아주시고 그림에 성의가 없으면 그것도 지적해주시곤 했다.

 

초등학교 3학년 되면서부터는 그림을 빼고 그냥 글로만 일기를 써도 좋다고 하셨다. 그림을 잘 못그리던 나는 날아갈 듯 기뻤다. 문방구에서 파는 알록달록 예쁜 일기장을 사서 쓰고 싶은데 아빠께서 누런 종이에 줄이 쳐진 종이를 여러장 인쇄해오셔서는 위에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철끈으로 묶어서 일기장이라고 주셨다. 하루도 빠짐없이 거기에 일기를 썼다.

 

중학교 들어가서야 내맘대로 알록달록 일기장을 사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중학교때부터의 일기장은 지금도 다 가지고 있다. "또록아 안녕? 거기서 잘 지내니?" 이렇게 시작하는 중학교 1학년때 첫 일기장, 첫 페이지는 그 무렵 키우다가 세상을 떠난 어린 고양이에게 쓴것이다.

 

요즘도 일기장이 있기는 하지만 예전처럼 열심히 쓰지 않는다. 아주 드문드문 쓰는 탓에 한해가 다가도록 아직 메꿔지지 않은 흰 공간이 더 많은 채 다음 해 일기장으로 넘어가기 일쑤이다. 대신 틈틈이 찍어놓는 사진들이 지나간 날의 기록을 대신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사진이라도 잘 정리를 해놓아야지.

 

 

 

 

 

 

 

 

 

 

요즘 버섯이 한창이다. 이 사진들은 모두 우리 집에서 걸어서 10분을 넘지 않는 곳을 돌아다니며 찍은 것이다. 아파트 둘레 화단 한구석에 저런게 있어서 봤더니 버섯이었다. 황금색 버섯. 더 넓적하고 진한 색의 버섯도 있고, 아마 더 가보면 다양한 버섯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2003년 아이 사진 찍어주느라 처음 디지털 카메라라는 것을 구입해서 아주 잘 써오고 있었다 바로 며칠 전 까지.

아직도 더 쓸 수 있는데 새로 카메라가 생겼다. 새 카메라 손에 익히려고 이렇게 저렇게 마구 찍어보고 있다. 특히 꽃 사진 ^^

 

 

 

 

 

 

 

 

 

이것도 우리집 앞 공사판 한 구석에서 찍었다. 공사판 안 보이게 하늘을 향해서 ^^

물 없는 곳에 있으니 갈대가 아니라 억새. (틀렸으면 서재 친구분들께서 알려주시겠지)

 

 

 

 

지금 내 책상 바로 옆.

 

 

 

 

 

접사 찍어보려고 했는데 아직 서툴다.

 

 

 

 

이웃이 마당에 도토리를 말리고 있었다.

도토리 키재기라더니, 고만고만한 도토리들, 귀엽다.

 

 

 

 

 

 

 

나무 진액의 점도가 얼마나 크기에, 떨어지지 않고 저 상태로 정지해있네.

 

 

틈틈이 돌아다니며 눈에 보이는 것들을 담아놓아야겠다.

일기를 대신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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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4-10-14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사진기로
새롭게 바라보면서
하루하루 즐겁게
이야기 길어올리시겠군요~

hnine 2014-10-14 10:02   좋아요 0 | URL
즐거운 이야기만 길어올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야 않겠지요. 솔직한 기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고맙습니다.
새로운 사진기는 아직도 손에 잘 인익어서 이렇게 잡았다 저렇게 잡았다 그러고 있어요 ^^

2014-10-14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0-14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oren 2014-10-14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저도 중학교때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장이 있는데 어쩌다 가끔씩 펼쳐 보면 그땐 참 순진무구했구나, 참 `단순하게` 살았구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나중에 대학에 다닐 때뿐 아니라 직장생활 초창기까지도 꽤 열심히 일기를 쓴 듯한데, 그게 어느 순간부턴가 고작 몇 달에 한 번 쓰는 걸로 점차 바뀌면서 어느덧 `일기장`은 도무지 낯을 바꿀 줄 모른 채 십 년 이상이나 옛 모습을 꿋꿋이 지키며 `낡았지만 채워야할` 그런 이상한 일기장으로 남고 말더군요. 나중엔 결국 자꾸만 손가락으로 두드려서 뭔가를 쓰는 쪽으로 바뀌면서, 다양한 필기구의 변천에서 비롯되는 온갖 다양한 글꼴을 지닌 나 자신의 육필들도 결국은 구경하기 힘들게 되었고, 가끔씩 뜨거운 눈물로 얼룩지게 했던 참회의 부끄러운 기록들조차 다시 마주칠 기회를 영영 세월 속에 묻어버리고 지나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서 늘 그런 `은밀하고도 생생한` 일기장을 아쉬워 하곤 한답니다.

hnine 님께서 찍은 사진들이 다들 좋지만 오늘만큼은 `반들반들 빛나는 도토리들`이 유난히 인상적이네요. 저 녀석들이 떨어진 제자리에서 썩어 다시 새로운 싹을 내밀 수 있었더라면 나중에 얼마나 거대한 숲을 일궈낼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드네요...

hnine 2014-10-14 17:33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oren님 니코마코스 윤리학 읽으시며 올리신 글 읽으며 `나도 읽어야하는 책인데...` 자극받고 있었답니다. 아마 학창시절 일기도 열심히 잘 쓰셨을 것 같아요. 저도 요즘 일기를 예전만큼 자주 안쓰면서도 해가 바뀌면 꼭 잊지 않고 새일기장을 마련한답니다. 오래전부터 써오던 버릇이 있어서 그런가봐요.
빛나는 도토리들 사진, 나중엔 쟤네들이 다 가루로 되어 묵으로 만들어져 식탁위에 오를까, 사진찍으며 그 생각을 하자 마음이 좀 짠 했더랍니다 그런데 oren님도 비슷한 말씀을 해주셨네요.
이제 조금 있으면 카메라에 겨울 사진이 담기겠지요.
함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늘바람 2014-10-14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도토리 나무진액 사진 참 멋져요

hnine 2014-10-14 17:38   좋아요 0 | URL
도토리나무 아니고 소나무 진액이랍니다. 꼭 눈물 흘리는것처럼 보이지요? ^^
하늘바람님, 요즘 주위에 버섯이 아주 많아요. 아이들 데리고 산책하시다가 눈여겨 보시면 아마 주위에 어렵지 않게 찾으실 거예요. 아이들이랑 버섯 찾기 놀이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에 다린이 데리고 했던 기억이...^^

icaru 2014-10-14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소름이 돋아요,, 잘 찍은 사진들을 보면,,, 혹은 뭔가를 떠오르게 하는 사진들을 보면 그러하옵죠 ㅎ
버섯사진도 그래요~ 저는 일전에 구우신 빵들 야외로 들고 나가 모아놓고 설정샷 찍으신줄 알았네요 ㅋ

중학교1학년 때부터의 일기장은 잘 간직하고 계신다고요 우아,,, 저도요 ㅎ 집에서 독립해 나오면서,, 중1때부터의 일기장은 목숨처럼 챙겨들고 나왔어요 ㅎ

hnine 2014-10-14 17:31   좋아요 0 | URL
아주 잘 찍은 사진은 아닌걸요. 칭찬해주시니 저는 신나지만요 ^^ 미러리스 카메라라고, 크기는 보통 디카 크기정도인데 성능은 DSLR 수준이라고 선전하는 카메라를 새로 장만했어요. 망원렌즈는 아직 개시도 안해봤고요. 한손에 잘 안잡혀서 아직도 어색하게 들고 어색하게 찍고, 그런답니다.
저도 중1때 일기장부터 목숨처럼 챙겨서 이사 다니고 있지요. 그전 일기장은 엄마께서 이사하시면서 다 버리셨대요 ㅠㅠ 그런데 지금 읽으면 아주 재미지답니다. 중1인데 어쩜 이렇게 애들같을까 생각이 들어서요.
위에 다른 분도 버섯 사진이 일전에 구운 빵과 너무 비슷하다고 하셨는데 icaru님도!! 정말 그런가봐요. 버섯아니고 빵이라고 한번 장난쳐볼까 하는 생각이...ㅋㅋ

비로그인 2014-10-14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 장만하신 카메라, 정말 축하드려요.
이런 생생한 일기도 매일매일 거르지 않고 페이퍼를 찰칵찰칵 찍어나가시길 바랄게요. 정말 기대만발..^^

hnine 2014-10-15 00:42   좋아요 0 | URL
네, 카메라와 제가 한몸이 되도록 열심히 갖고 다니고 찍고 올리고 그러겠습니다 ^^

서니데이 2014-10-15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참 잘 찍으신다만 생각했었는데, 댓글을 읽다가 다시 분문을 읽고 알았습니다. 사진 무척 선명하고 예뻐요.
(집에서 휴대폰으로 찍는 건 아무래도 이렇게 선명하게 나올 수는 없을 거예요. )

저희집에는 저의 예전 일기장을 엄마가 가지고 계셨는데, 얼마전에 그게 없어졌다는 걸 알았어요. 학교에 들어가기 전의 시기라서 아마 가지고 계셨던 것 같은데, 많이 아쉬워 하셨어요. 저야 그게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 학교에 들어가서 부터는 제일 싫은게 매일 일기쓰는 거였어요.^^ 그래도 그 때 정성껏 썼다면 지금은 제게는 소중한 것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거에요.

hnine 2014-10-15 00:47   좋아요 0 | URL
요즘 휴대폰도 사진 잘 나오던데요. 며칠 전 까지 쓰던 제 카메라는 요즘 웬만한 휴대폰보다도 화소수가 낮았거든요.
서니데이님도 그 귀한 일기장을 잃어버리셨군요 ㅠㅠ 쓸때는 귀찮고 쓰기 싫고 도대체 뭘 일기로 써야하나 고민하며 억지로 쓸때가 많았지만 지금은 그게 얼마나 소중한지. 마치 예전의 시간들이 형체로 남아있는 것 같은 기분이지요. 우리 지금이라도 열심히 기록을 남겨보아요. 나중에 보면 재미있을거예요.

세실 2014-10-15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때의 일기를 가지고 계시다고요? 와.....그땐 이렇게 살거라고 상상도 못했겠지요?
저는 카메라 장만하겠다는 마음뿐입니다. 집에 있는 카메라 잊어버리고, 깨트리고, 고장내고...해서 3개나 헤치웠어요.
제 손은 아마도 도끼손? 그래서 사고 싶은 카메라 다칠까봐 고민만 하고 있답니다.
님 사진 보니 욕심이 납니다. 참 잘 찍으셨네요^^ 특히 마지막 진액 사진....가까이보니 우담바라(?)가 피었어요. 곰팡이라고도 하던데.....

오늘 아침 씽크대에서 가위 만지다가 떨어뜨렸는데 아끼는 접시에 떨어뜨려 접시가 반토막 났어요. 아깝긴 했지만 그냥 주문처럼 `오늘 아침 액땜했네.....`이런 초긍정의 자세가 되네요. 제가 대견했어요. ㅎ
그나저나 접시 세트인데 ㅜㅜㅜ


hnine 2014-10-15 20:22   좋아요 0 | URL
저도 둘째 가라면 서러운 ˝도끼손˝이랍니다. 접시깨는건 일도 아니고요, 프라이팬 부엌 바닥에 떨어뜨려 바닥이 다 패일 정도고요 ㅋㅋ 제가 성질이 급해서 그런 것 같아요. 이거 하면서 다음꺼 생각하다보니 지금 하고 있는것에 집중 못해서 오히려 떨어뜨리고 놓치고... 그래도 가위 떨어뜨려 어디 다치지 않으셨으니 천만 다행이네요.
사진 잘 찍었다고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제가 잘 찍었다기보다 카메라가 잘 찍은거죠 ^^ 지금은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찍는데 앞으로 저만의 주제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중학교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어요. 공부, 시험, 그런거 없이 먹고, 뒹굴고, TV보고, 놀고, 어른은 그래도 되는줄 알았지요. 참 철 없지요 ^^

백화산 2014-10-19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늦게나마 사진일기를 써보렵니다, 잘보고 갑니다.

hnine 2014-10-19 15:19   좋아요 0 | URL
혼자서도 심심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것 같아요. 사진만큼 사실적인 기록도 없을테니 일기로서 제격이기도 하고요. 백화산님, 잘 써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