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밀러 펭귄클래식 27
헨리 제임스 지음, 최인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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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 어떻게 리뷰를 써야할지 난감하다.

줄거리는 아주 단순하다. 미국 상류 출신 청년 윈터본이 스위스의 친척 아주머니를 방문한 길에, 역시 미국 출신이며 유럽을 여행중인 미모의 아가씨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청년은 매우 상류 출신 다운 인물이었고, 청년이 한눈에 반한 이 아가씨는 청년의 친척 아주머니 표현을 빌자면 천박하고 경우 없고 예의도 모르는, 그저 미모가 전부인 자유분방한 미국 아가씨, 바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데이지 밀러'이다. 그녀도 윈터본이 싫지 않았지만 윈터본이 그녀를 만족시킬만큼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지 않자 요즘말로 밀고당기기를 벌인다. 여기에 자연스럽게 등장해주어야 하는 제3의 인물. 이탈리아의 미남 청년 조바넬리가 바로 그 제3의 인물로 등장하여 데이지 밀러와 가깝게 지내며 윈터본에게는 불안과 고민을, 데이지 밀러에게는 윈터본을 자극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결국 데이지 밀러와 윈터본은 사랑의 감정을 맘껏 표현하지 못한 채 뜻하지 않은 이별,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다.

해설을 읽어보니 굉장하다. 헨리 제임스라는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 작품이 헨리 제임스의 대표작이고, 가장 많이 읽힌 작품이란다. 정말? '유럽으로 대표되는 구세계와 미국으로 대표되는 신세계의 문화적 충돌과 갈등을 훌륭하게 극화했다'는 것을 물론 감도 못 잡았을뿐더러, 지금도 이 소설이 그렇게까지 의미를 붙일만한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 솔직한 내 생각이다.

이 작품이 재미없었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구성이 복잡하지 않고 사건 보다 인물 묘사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속도감있게 읽을 수 있었다. 1800년대 작품인데도 등장 인물들의 대화가 식상하거나 고리타분하지않고 꽤 재치있고 위트 있어 재미를 더해주었다. 인물들로 하여금 직접 그들의 생각을 말로 드러내게 하기보다는 비유, 둘러말하기, 상대의 심중을 타진하기 위한 화살 같은 말들을 주고 받게 하는 대목들이, 톡톡 튀는 느낌을 주었다. 발표되었을 당시엔 상당히 튀는 작품이 아니었을까 짐작된다 이렇게 단순한 줄거리임에도.

역시 남자들은 그나마 직설적으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데 반해 여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자기 느낌이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예가 드물다. 데이지 밀러의 자유분방하고 가볍고 정숙하지 못한 성격을 좋지 않게 말하는 비평도 많았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헨리 제임스는 '천진난만'과 '순수함'으로 작품속 여자의 특성을 정리하여 답변했다고 한다. 자유분방 대 천진난만이라.

다른 분들의 리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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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4-10-27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제목이 데이지라서 공감을 하나 더합니다^^

hnine 2014-10-27 18:41   좋아요 0 | URL
바느질하는 데이지...^^ 위대한 개츠비의 여주인공 이름도 데이지였죠. 실제로 헨리 제임스가 이 여자 이름을 짓기 위해 꽤 고심했대요. 서니데이님도 언제 한번 써해주세요. 왜 바느질하는 데이지라고 지으셨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