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쓰기를 숙명으로 생각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읽은 순서는 아래 부터,
재미있는 순서는 위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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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실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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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이유정
유은실 지음, 변영미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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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소와 감동을 함께 주는 이야기들 다섯 편이 실려 있다.
오늘 이 책까지 읽으면서 이 작가가 역시 글을 잘 쓰는구나 인정하게 되었다.
우리 집에 온 마고 할미
유은실 지음, 전종문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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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우미로 오신 할머니의 정체를 밝히려는 노력 끝에 책에서 읽었던 '마고할미'라고 결론을 내린 꼬마 윤이가 화자가 된 글로서, 우리 나라 전통 설화를 도입한 것도 좋고, 여운이 남는 결말도 좋은 작품이다.
만국기 소년
유은실 지음, 정성화 그림 / 창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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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대로 천원>은 마음을 찡하게 하는 내용이었고
<손님>은 지금도 그 결말이 아리송한 작품,
<보리 방구 조 수택>은 참고할 수 있었던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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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22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이는 정말 좋겠어요. 이렇게 동화를 읽는 엄마를 두었다니..
아래 쓰신 글처럼 동화를 제대로 읽어보지도 못했으면서 동화를 무시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나인님. ~~!

hnine 2010-06-22 16:03   좋아요 0 | URL
아마 앞으로 동화에 대한 페이퍼가 많이 올라갈겁니다 ^^

꿈꾸는섬 2010-06-22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덕분에 유은실 작가를 알게 되었는데 저도 한번 찾아서 읽어보고 싶어요.^^

hnine 2010-06-23 01:06   좋아요 0 | URL
저도 세권 밖에 못 읽었어요. 다른 책들도 곧 찾아 읽으려고 합니다.

세실 2010-06-22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참 좋았어요^*^

hnine 2010-06-23 21:47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책을 제일 먼저 읽었는데 나중에 읽은 두 권이 저는 더 재미있더라고요.
 

다 커서 동화란 것에 매혹되었던 것은 아이를 키우면서도 아니고, 그보다 훨씬 전 대학생때 아르바이트로 가르치던 어느 초등학생의 국어 교과서를 우연히 보고서였다. 아이에게 문제를 풀게 시키고는 기다리는 동안 집어든 그 아이의 국어 교과서에 실린 짧은 글이었다.
초가 지붕위의 박이 자기는 이세상에서 아무 쓸모도 없는 존재라고 시무룩하여 하늘의 달님에게 하소연하는 내용의, <달과 박>이라는 제목의 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이들 대상의 글에서도 감동은 물론, 충분히 무언가를 배우고 깨달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 했던 날이었다. 

그 때의 그 글은 아이들이 읽어도, 어른들이 읽어도, 모두 나름대로 감동을 줄 수 있는 내용이었는데 이후로 가끔, 그리고 요즘들어서 자주, 동화라고 하는 작품들을 읽으면서 어떤 것들은 이게 과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글일까 의문을 갖게 되는 것들이 있다. 동화라고 해서 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쓰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들이 등장하고 어린이의 시선으로 쓰여졌지만 어른들이 읽어야 더 적합할 그런 작품들도 똑같이 동화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예를 들어 최근에 읽은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 이라는 책이 있다.
이용포 작가의 동화집인데, 말한대로 어린이가 화자가 되어 내용이 전개되고 있지만 여기 실린 다섯 작품 모두 요즘의 노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황혼 이혼을 하고 싶어하는 할머니라든지, 시골집에서 혼자 사는 노인이 자꾸 환청을 들으며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는 얘기 (이 작품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 노인의 독백 형식으로 글이 진행된다.), 첫남편에게 버림받고 재혼하여 자식이 셋 딸린 할아버지와 재혼하여 뒷바라지 하며 살던 할머니가 치매에 걸린 이야기 등. 

'어린이책'이라고 이름 붙일 때에는 이름에 대상이 포함되어 있으니 어린이가 읽어 무리없는 책을 지칭하도록 하고, 어린이가 등장하지만 어른들이 읽기에 더 적합한 책은 '동화'라는, 더 포괄적인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옳을까?  

 

 
함께 읽은 유 은실 작가의 <만국기 소년> 은 어른이 내가 읽어보았을 때 그야말로 아이들을 위한 책 다운 느낌이 드는, 잔잔한 재미와 감동을 줄만한 내용들이었다. 아이에게도 권해서 읽혀보니 재미있어한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다른 어른들에게도 읽어볼만하다고 특별히 권하지는 않으리라. 특별히 동화에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어른들에게 권하라면 차라리 위의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 책을 권할 것이다.

 

 

 

 

요즘 내게는 동화를 자꾸 따지면서 읽는 경향이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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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2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6-22 21:12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님의 의견이 듣고 싶었답니다 ^^
이런 걸 따질 새 없이 스르륵 끝까지 읽히는 책이 제일 재미있는 책이라고 하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얼마전에 읽은 <싱커>라는 책은 잘 쓰여졌기는 하지만 그렇게 스르륵 읽혀질만큼 재미가 있는 책이라고는 할 수 없었어요.

순오기 2010-06-23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용포 작가님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에서
개구리 이마에도 뿔이 날까, 읽으면서 막 울었어요.
지금도 다시 그 장면 찾아보니 여전이 눈물나네요.
둘째 아들 달용이가 사다 준 진달래빛 스카프만 두르는 할머니의 마음...

hnine 2010-06-23 20:46   좋아요 0 | URL
이 책도 소장하고 있으시군요. 생각날때마다 바로 그 페이지를 들춰볼수 있는, 그 기분 참 괜찮을 것 같아요. (부러워요~ ^^)
이 용포 작가의 이 책은 적어도 저희 세대 정도 되어야 절절하게 와 닿지 않을까 싶은데말이지요. 이 작가의 '느티는 아프다'도 누가 권해주시던데, 그것도 읽으셨는지요. 전 아직이요.

순오기 2010-06-23 21:13   좋아요 0 | URL
이용포 작가님 '느티는 아프다, 뚜깐뎐, 내방귀 실컷 먹어라'는 사인본을 갖고 있어요. 우리 막내 이름을 작품에 쓰고 싶다고 허락받으셨는데...아직 안 썼네요.ㅋㅋ
느티는 아프다, 뚜깐뎐 검색하면 페이퍼에 작가님이 사인해주는 거 있을거에요.
그 책은 우리아들 중2때 독후감대회에서 상도 받은 작품이죠.

이분은 당신 작품을 아들이 읽어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쓰신대요.

hnine 2010-06-24 13:16   좋아요 0 | URL
예, 그 페이퍼 기억이 납니다. 말씀하신 김에 다시 가서 보고 왔어요 ^^
작품을 쓰면서 자신의 아들 딸을 염두에 두고 쓰시는 작가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요즘 엄마가 보기에도 통통해져가고 있는 다린이. 너 다이어트 좀 해야겠다고 놀리고 나서,
"다린아, 너 오늘 저녁을 굶을래, 엄마랑 미술관 한바퀴 돌고 올래?"
"저녁을 굶다니요, 미술관 가지요."
(ㅋㅋ... 너 그럴 줄 알고 한 소리였어.) 
미술관 까페에 가서 아이스크림 사준다고까지 하면서 데리고 버스를 타러 나섰다.

개관할 때 가보았으니 3,4년 쯤 되었나? 우리가 오늘 다시 가보기로 한 곳은 이 응노 미술관.

 



 

 

 

 

 

 

 

 

 

 

 

 

단층의 낮은 건물, 그리고 그 앞의 분수 물줄기가 사람의 마음을 위압하는 것이 아니라 참 편하게 한다.  한 시름 놓고 들어오라고 입구부터 우리를 맞아주는 느낌, 내 혼자 느낌이겠지? 요즘 아무데서나 위안을 받으려고 하는.

 

 



 

 

 

 

 

 

 

 

 

 

 

 

 

 

 

 

뒤의 내 카메라를 의식하고 연출 중. 찍어줘야 할 것 같았다.



 

 

 

 

 

 

 

 

 

 

 

 

미술관으로 들어가는 입구.
저 자리에, 그리고 딱 한 그루의 소나무가 있는 이유는...  

 

미술관 내에서는 사진 촬영을 못하게 한다.
한 쪽 방에서 이 응노 화백의 짧은 다큐멘터리가 비디오로 계속 상영 중이길래 아이랑 둘이 앉아서 보았다. 남들은 프랑스 파리로 그림을 '배우러' 가던 1960년대에, 나는 가서 우리의 미술을 그들에게 알리겠노라, 가르치겠노라, 국내의 교수 자리를 버리고 떠났다는 이 응노 화백. 

한쪽 다리에 마비 증상이 와서 병원에 입원하고 나흘 후, 가족들이 집에 가고 없는 새벽에 혼자 병실에서 눈을 감았다고 한다. 

서양화에 김 환기가 있다면 동양화엔 이 응노라고. 

은박지에 채색을 한 작품을 아이와 보고 있는데 자리를 지키고 계시던, 자원봉사자로 보이는 어르신께서 자세히 들여다 보면 뭐가 보이니 찾아보라고 하신다. A4용지 크기의 크지 않은 작품이었는데 말씀대로 잘 들여다보니 거기에 우리 글자 가, 나, 다, ㄱ, ㄴ, ㄷ 등이 얽히고 섥혀 있다. 미술에 조예가 깊으신 분인듯, 한지를 이용한 꼴라쥬 기법에 대해, 왜 그것이 프랑스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되었는지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바로 옆에 있는 시립미술관으로 향하고 있는 중, 골인했을 때 감독이 취하는 포즈를 흉내내고 있다. 아무래도 한동안 저 포즈를 구경해야 할 것 같다.



 

 

 

 

 

 

 

 

 

  

 

 

 

앞에 보이는 건물이 대전에 있는 정부종합청사.

 



 

 

 

 

 

 

 

 

 

 

 

  

시립미술관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 들른 곳은 바로 미술관 내 '까페'.
아이스크림 사주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달에 한번 내가 아는 분들과 만나는 장소이기도 한데 아이에게 그곳이 어디인지 보여주기도 할겸 들렀다. 

 



 

 

 

 

 

 

 

 

 

 

  

 

약속대로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다음엔 기념품 가게로. 

내가 좋아하는 피카소 그림의 (브론테님 생각했다 ^^) 타일 받침을 골랐는데 한쪽 귀퉁이가 조금 떨어져 나가 있었다. 피카소의 다른 그림이 그려진 받침도 있었지만 난 꼭 이 그림의 받침이 사고 싶기에 다른 물건이 있나 물어보았더니 그것 하나 뿐이란다.

 



 

 

 

 

 

 

 

 

 

 

 

 



 

 

 

 

 

 

 

 

 

 

  

 

 "아, 그럼 이것 가격 좀 낮춰서 파세요."
8,000원을 5,000원에 샀다.  

 

작은 카드 두개 사고. 

 





 

 

 

 

 

 

 

 

 

 

 

 아래의 책은 아이가 집어 들었는데 가격이 54,000원이란다.
너 정말 이 책이 갖고 싶냐고 다섯 번쯤 연속으로 물으니 대답이 점점 약해진다 (그럴 때를 기다렸지 ^^) 무슨 책인가 하고 책을 펼쳐 보니 글자는 한자도 없는, 무슨 디자인 관련 책인가보다. 네가 정말 정말 갖고 싶으면 다음 주 엄마가 약속있어서 여기 또 올테니 그때 사주겠다고 했다. 

 



 

 

 

 

 

 

 

 

 

 

 

 

 

 

 

 

엽서 코너에서 '권 기수' 화가의 엽서를 재미있다고 보고 있길래, 그 화가의 작품에는 어디에나 그 웃는 얼굴이 들어가 있다고 얘기해주고 집에 가서 권 기 수 라는 이름으로 검색해보라고 했다. 

지금 자기 방에서 검색 중인 아이가 엄마, 이것 좀 와서 보라고 계속 불러대고 있다. 가서 보니 그림 뿐 아니라 동영상 까지,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 여기를 보고 있더군요

opera-paris_2010_01.jpg 

I have a dream.
그래, 아이 해브 어 드림이다. 

저녁 굶는 대신 미술관 동행해주었으니, 이제 저녁 해주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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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18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안하고 깨끗해보이는 미술관이군요. 잘 지내시지요? 저녁엔 뭐 맛있는거 드셨어요?

hnine 2010-06-18 21:59   좋아요 0 | URL
대전은 어딜 가도 사람 북적이는 곳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더 편안하고 깨끗해보이는지도 모르겠네요.
저녁엔 잔치국수 끓여먹었습니다. 이게 결과물은 한 그릇인데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지요.

세실 2010-06-18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술관이 정갈해 보입니다. 아이들 시험끝나면 데리고 다녀와야겠습니다.
다린이도 많이 통통해졌네요.

hnine 2010-06-19 06:50   좋아요 0 | URL
그렇게 뛰어다니는데도 통통해지는 것을 보면 참...먹기도 잘 먹거든요.
배 나오는 것은 제가 어떻게든 조치를 취하리라고 벼르고 있습니다 ㅋㅋ

마노아 2010-06-18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와 함께 미술관 가는 엄마라니, 너무 근사해요. 다린이에게서 hnine님 얼굴이 보여서 더 반가워요.^^

hnine 2010-06-19 04:35   좋아요 0 | URL
어릴 땐 데리고 다니기 힘들어도 가자고 하면 군말 없이 따라나섰는데 요즘은 "축구하러 나가자" 란 소리 아니면 이렇게 막 꼬셔야 나가요 ^^
다린이는 엄마 닮았다는 소리 많이 듣는데 친가 쪽 친척분들이 보시면 또 아빠 닮았다고 하더군요.

하늘바람 2010-06-19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술관가는 엄마 정말 근사하네요 다린이 통통해도 이뻐요 아이들은 통통한게 이쁜.
다린이 점점 소년갖고 멋진데요

hnine 2010-06-19 04:37   좋아요 0 | URL
미술관 가는 엄마라고 하면 근사하게 들리긴 하네요 ^^ 집에 계속 있자니 너무 무료했어요. 이 응노 미술관은 저희 집에서 버스로 몇 정거장만 가면 되는 가까운 곳에 있거든요.
아이를 예쁘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2010-06-19 0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9 0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0-06-19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노미술관요? 기억해 둬야지. 다음에 갈 수 있게요.ㅎㅎ
다린이가 무척 자랐어요. 한창 자랄 때에요. 통통하다가 키로 가요.^^
잔치국수 은근히 손 많이 가서 전 누군가 해주면 먹어도 잘 안 한다우 ㅋㅋ

hnine 2010-06-19 12:17   좋아요 0 | URL
'이 응노 미술관'이요. 아주 작은 미술관이어요.
저는 매일 보니 모르겠는데 아이가 좀 자라긴 자랐나봐요?
잔치국수 손 많이 가는거 아시는군요. 나중에 설겆이 거리도 많이 나오지요 ㅋㅋ

stella.K 2010-06-19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술관 가 본지가 언제인지 모르겠군요.
왜 이렇게 됐는지...ㅜ
다린이 귀여워요.^^

hnine 2010-06-19 12:20   좋아요 0 | URL
저도 아주 가끔 가요. 집에서 아이 데리고 버스 타고 갈 수 있는 곳이 별로 많지 않은데 여기가 제 집에서 아주 가깝거든요.
예전에 자주 봤는데 요즘 정말 발걸음 못하고 있는 것이 제 경우엔 연극이요. 영화를 보면 감동만 받지만 연극을 보고 나면 배우들로부터 에너지도 함께 부여받는 느낌이 들어 좋아했는데 말이지요. 생동감이 있어서 그런지.

... 2010-06-19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카소를 보고 떠오르는 브론테라니, 너무 영광이잖아요! ㅎㅎ 이응노 미술관이 대전에 있는 줄은 몰랐어요.... 멋진 곳이예요,...

hnine 2010-06-19 21:13   좋아요 0 | URL
브론테님 이미지 사진과 비슷한 분위기의 그림이잖아요 ^^
이 응노 미술관은 아마 제가 대전으로 이사 오던 해에 처음 생겼으니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요. 대전에 오실 일 있으시면 한번 들러보세요.

순오기 2010-06-19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4~5학년때 제일 많이 먹고 제법 통통해지는데~ 6학년 되면 덜 먹기도 하지만 그 통통함이 키로 쭈욱~늘어나더라고요. 한참 먹으려고 할 때 잘 먹여야 키도 크는 거 같아요. 미술관 동행~ 멋진 모자의 행복한 나들이 좋아요.^^

hnine 2010-06-19 21:15   좋아요 0 | URL
키로 쭈욱~ 늘어날까요? 통통하던 마르던 큰 신경 쓰이는 것은 아닌데 문제는 아무리 아이라도 배가 나오는 것은 좀 보기 그렇더라고요.
저도 운전을 잘 해서 아이를 태우고 여기 저기 막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2010-06-19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9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06-19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응노 미술관이 대전에 있었군요. 저도 기억해두었다가 대전갈때 한번 가봐야겠어요.^^

hnine 2010-06-19 21:21   좋아요 0 | URL
대전에 오실 일 있으시면 대전동물원이랑 미술관, 아이들과 들러보실만 해요. 국립중앙과학관도 가까이에 있지만 그건 서울 과천에 있는 과학관이 훨씬 좋기 때문에 굳이 추천 안드릴래요.

비로그인 2010-06-19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미술관 다녀오셨군요 ~
저 고개를 빼꼼 벽 사이 위로 올리며, 뭔가를 보는 아드님의 뒷 보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해가 저무는 저녁, 올리신 여러 사진 보며 음악 듣는 느낌이 좋습니다.
맛있는 저녁과 함께,, 여유 있으시길 빕니다. ㅎ

hnine 2010-06-19 21:22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댓글이 꼭 오늘 세상의 모든 음악의 전 기현의 클로징 멘트 분위기를 닮았네요 ^^

2010-06-21 2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1 2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10-06-22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과 둘이서 미술관에 데이트를 가는 모습이 보기좋네요.
거기다 통통한 다린이라니 제가 제일 부러워 하는 모습인거 아시죠? ^^

hnine 2010-06-23 11:51   좋아요 0 | URL
저도 아이와 미술관 가는 것 좋아합니다.
다린이와 저는 서로 네가 더, 엄마가 더 통통하다고 부른답니다 ^^

다락방 2010-06-23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이는 좋겠어요. 엄마랑 미술관도 다녀오고.
부러워요, 다린이가.
:)

hnine 2010-06-23 11:53   좋아요 0 | URL
제가 결혼하기 전에 하고 싶던 일 중 하나였어요. 아이 데리고 뭐 막 보러 다니는거요. 저는 보고 싶은데 아이는 싫어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함께 다니면서 수다떠는 재미가 참 좋아요.
 

1991년, 마흔의 나이에 현대아동문학상, 계몽아동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김 향이는 이후 1994년 <달님은 알지요>로 삼성문학상을 받고 이 작품이 모 방송국의 책읽기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그 이름이 더욱 널리 대중에게 알려지게 된 작가이다.
그녀의 작품은 지나간 시간을 배경으로 하든 요즘을 배경으로 하든, 작품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김 향이 그녀만의 아이들이라는 색깔을 지니고 있다. 악착같지 않고 아이다운 순수함이 살아있는 아이들. 다른 작가의 작품에서 느껴지지 않는 차이점이라면, 그녀의 작품 속의 아이들은 부자연스럽게 꾸며진 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순전히 작가의 머리 속 구상에 의해 탄생된 하나의 인물이 아니라 마치 작가가 오래 알고 있는 어떤 인물을 옆에서 지켜 보며 그려낸것 같은 자연스러움이랄까. 그것은 주인공 인물 뿐 아니라 작품 전체의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느낌이기도 하다. 이럴 때 빠지기 쉬운 딜레마라면, 쉽고 빠르게 읽히는 반면에 극적인 효과가 적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계속 안읽어봐도 결말이 뻔히 예상이 된다거나 그래서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함정이 있는데, 아마 김 향이의 작품도 그러했다면 나도 한 두 작품 읽어보고 더 이상 계속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지금 이런 글도 쓰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억지없이 자연스럽게 진행되어 가면서도 재미를 주고 감동을 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고 작가로서 자리매김하는데 하나의 넘어야 할 턱이 아닌가 싶다. 

2005년에 나온 저학년 동화집 <붕어빵 한개>를 보자.
 
이 책은 92쪽 짜리, 글씨도 큼지막한 저학년용 동화집인데 다섯 편의 단편 동화가 실려있고 모두 사랑이라는 아이가 등장한다. 아이가 먹으려고 했던 붕어빵을 실수로 땅에 떨어뜨리자 아이는 먹기를 포기하고 집에 가버리지만 그것을 고양이가, 그리고 늙은 쥐가, 참새가, 개미가, 마지막으로는 땅속 풀잎에게까지 좋은 먹이와 영양분이 되어 준다는 내용의 <붕어빵 한개>. 우리가 사는 세상엔 우리 인간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많은 생명체가 존재하며 이들도 우리처럼 먹고 숨을 쉬며 살아있음을 아이들에게 일깨워주는 내용이다. 다락방에서 나온 오래된 물건들을 소재로 쓴 <다락에서 나온 보물>에는, 할머니가 아빠를 키우며 모아놓으신 벼라별 물건들이 다락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발견되는데 그것들은 더이상 아무데도 쓸모 없는 물건들일지 모르지만 할머니가 모아놓은 아빠를 위한 일종의 '타임캡슐'이라고 새로 이름을 붙임으로써 보물과 고물을 재치있게 연결한다. <선물>이라는 단편에서의 아이 마음은 또 얼마나 아이다운가. 아끼는 분홍신을 신고 개울에 간 아이는 신발을 고이 벗어놓고 개울에 들어가 물놀이를 하고 나온다. 나와보니 신발 한짝이 그 자리에 없는 것을 알고 낙심하며 여기 저기 찾아보던 아이가 마침내 신발 한 짝을 찾아낸 곳은 갈대밭 사이. 참새 한 마리가 그 속에서 곤히 잠이 들어있는 것이다. 아이는 어떻게 했을까? 참새가 깰까봐 조심조심 돌아나와 신발을 한짝만 신고 집에 돌아오며 다른 한짝은 참새에게 그냥 선물로 주기로 한다. 큰 사건을 만들지 않으면서도 읽는 사람이 감동을 받은 이유는, 예상을 깨고 아이의 중요한 것의 우선 순위가 바뀌는 부분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내게도 귀한 신발이지만 참새의 잠자리가 되어주고 있는 것을 본 순간 참새에게 나의 귀한 것을 내어 주는 마음. 어른이 닮아야 할 아이의 마음 아닐까?
다음에 이어지는 <마술의 비밀>도 가슴을 찡하게 한다. 스무살이나 되었지만 정신 지체인 축복이. 불편한 손 대신 입으로 종이 접기를 하여 아이들을 재미있게 해준다. 남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축복이가 기울였을 노력과, 자신의 노력으로 다른 사람을 기쁘게 했을 때 행복해 하는 축복이를 보며, 모르던 것도 아닌데 '아, 이런 것이 행복이고 보람이지.' 하며 새삼 마음이 따뜻해져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사랑이네 집 화분 이야기<선인장과 나팔꽃>에서는 예쁜 꽃을 피운 나팔꽃에 기죽어지내던 선인장이, 나팔꽃이 지고 마침내 씨만 남게 되자 나팔꽃을 시기하고 미워했던 때를 후회하며 꽃을 그리워하며 세월을 보내다가 어느 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조용히 선인장꽃을 피운다는, 마치 무슨 선문답이 들어있는 듯한 내용의 동화이다. 


이보다 먼저 나온 책인데 역시 초등 저학년 대상의 동화집으로 <우리집 보물> 이 있다.

일곱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다>란 작품에서 형은 맏이라서가 아니라 선천적으로 병약하기 때문에 엄마와 할머니의 특별한 보살핌을 받는데 동생은 그것이 못마땅하다. 하지만 할머니의 손주 사랑은 형, 동생 가릴 것 없다. <이번 한번만> 에서, 동생 동이가 감기를 자주 앓자 할머니께서는 잉어를 잡아다가 손수 달여주시며, 달여지는 동안 정성껏 손주의 건강을 염원하는 기도를 올리신다. 자기를 가지셨을 때 아무 태몽도 안 꾸었다는 엄마의 말에 실망이 이만 저만 아닌 아이에게, 잠자면서 꾸는 꿈은 진짜 꿈이 아니고 이 다음에 어떤 사람이 되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또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면서 가꾸고 키워가는 꿈이 진짜 꿈이라고 가르쳐 준다는 내용의 <진짜 꿈>, 어느 날 집의 처마 밑에 제비가 새끼를 낳고 이들이 자라나는 것을 동이는 재미있게 지켜보며 지내고 있었는데, 이 새끼들이 자라서 마침내 둥지를 떠나게 되자 그것에 대한 서운함을 감출 수 없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어른이 된다는 것, 성장, 그리고 독립에 대한 것을 배워간다는 내용의<동이네 아기 제비>, 동생이 없는 대신 엄마가 사다주신 강아지 방울이를 열심히 돌보는 동이를 그린 <내동생 방울이>, 새 물건을 서로 갖겠다고 다투는 효은, 영은 자매에게 할머니는 곡식을 부드럽게 갈때 쓰는 돌을 뜻하는 '확독'의 의미를 알려주시면서, 오래 써서 반질반질 손때 묻은 물건이 바로 우리 집의 보물임을 깨닫게 해주신다는 <우리 집 보물>, 오 헨리의 마지가 잎새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의 <소녀와 아기나무>에서 아기 나무는 소녀가 입원해있는 병동의 시멘트 벽 틈으로 자라나고 있었는데 하필 넓은 땅을 두고 이런 위치에서 자라게 될 게 뭐냐고 비관하는 나무와 아픈 소녀가 서로 의지가 되어 주다가 소녀가 퇴원하는 날 아기 나무를 집으로 데려가기로 한다는 내용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의 동화집이면서 김 향이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이기도 한 <쌀뱅이를 아시나요>에는 총 일곱 편의 동화가 실려 있는데, 동화이기도 하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 꾸밈없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사람 냄새 폴폴 나는 이야기 들이다. <너무너무 사랑하니까>에 등장하는 아이 홍점이는 이마에 빨간 반점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 그것때문에 아이들로부터 놀림감이 될 뿐 아니라 동생 홍주마저도 친구들을 자기 집에 초대하길 꺼려할 정도로 언니를 창피해한다. 속상한 홍점이는 어느날 우연히 목발을 짚고 있는 마을 아저씨를 만나서, 홍점이 이마의 점은 하느님이 먼데서도 홍점이를 금방 알아보시려고 해놓은 표시라는 얘기를 아저씨로부터 듣고는 구겨진 마음을 펴게 된다. 하느님이 홍점이를 너무너무 사랑한다는 얘기이니까.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 짧은 이야기 속에 작가가 한줄 한줄 정성들여 하고 싶은 얘기를 전달하려 애썼다는 느낌이 전해져 오는 작품이었다.
우리 나라 전통 문화로서 판소리가 등장하는 작품 <소리하는 참새>. 갓 태어난 아기 참새들을 조용한 곳에서 안심하고 키우고 싶은 아빠 참새는 마침 빈집을 발견하여 기뻐하며 식구들을 모두 데리고 이사를 하는데, 밤에는 조용하던 집이 낮이 되자 사람들이 모여 들여 시끌 벅적해지자 당황하게 된다. 알고 보니 그 집은 신재효 선생의 생가로서 낮 동안엔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 낭패라고 생각하는 대신 아빠 참새는 이 집에 사는 동안 사람들의 판소리를 배워 아기 참새들에게 가르치자고 엄마 참새와 다짐한다는 내용이다. 우리의 전통 문화의 소개를 이야기로 꾸며내는 작가의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음으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쌀뱅이를 아시나요>란 제목을 본 순간 누구나 '쌀뱅이'가 무슨 뜻일까 궁금해 했을 것이다. 얼굴이 쌀처럼 하얗다고 해서 그런 이름으로 불리게 된 백인 혼혈 소녀 쌀뱅이를 양색시 출신 엄마가 할머니에게 맡기고 떠난 후 할머니 밑에서 자라다가 할머니마저 돌아가시자 아버지의 나라 미국으로 보내진다. 사람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쌀뱅이를 안됐다고 생각하고 더 친절하게 대해주며 친하게 지내려고 하던 순애는 그 이후로 쌀뱅이와 연락이 끊긴채 어른이 되는데, 어느 날 고국을 찾은 쌀뱅이와 해후하게 되어 어린 시절을 돌아보고 고향을 돌아본다는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작가는 나와 다른 이웃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그리고 남의 상처를 비웃을 것이 아니라 서로 감싸주고 이해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으리라. 책 표지의 노란 원피스를 입고 노란 머리를 한 쌀뱅이와 치마 저고리를 입고 고무신을 신은 순애가 서로 손을 잡고 징검다리를 건너는 그림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한동안 눈 앞에 어른거렸다.
다음 작품은 <막둥이 삼촌>이다. 발달 장애와 정신 지체를 갖고 있는 막내 삼촌을 데리고 시골에서 사시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게 되자 동우 아버지는 혼자 남게된 삼촌을 서울 집으로 데려오기로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동우네 식구들과 함께 서울로 가는 자동차에 오르고 나자 삼촌은 울고 불고 하며 할머니를 목놓아 부른다. 남들보다 모자라는 삼촌을 끝까지 사랑으로 돌봐주시던 할머니를 대신해서 많이 많이 사랑해주리라 생각하는 동우. 어린 아이의 마음 씀씀이가 어른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다만 경험한 것이 어른에 미치치 못할 뿐 오히려 더 순리대로,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계산없이 판단하고 행동하는 어린이들을 사사건건 가르치려고 드는 어른들이란.
<마음이 담긴 그릇>에서는 도자기를 굽는 일로 생계를 삼고 있는 형제 사이의 갈등과 경쟁 심리를 그리고 있는데 역시 결말은 갈등과 경쟁심보다 더 큰 형제애로 그 벽을 허물어뜨리며 맺는다. 이런 것이 김 향이 작품의 하나의 특징이 아닐까 한다. 갈등과 불만, 대립을 내세우지만 결국 사람 사이에는 그것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응하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와 정, 사랑, 배려라는 것들도 숨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리 쉽게 절망과 슬픔으로 무너질 수 없다는 것을 아주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에서 드러내보이는 것 말이다. 이 작품에서는 기술보다 정신을 앞세워야 한다는 예술가의 자세에 대해서도 은근히 강조하고 있는데 형을 앞지르기 위해 혼자 어떤 비법을 알아냈다고 신나하는 동생이 결국 원하는 빛깔의 도자기를 굽는데 실패하자 형이 동생을 위로하며 하는 말, 정성을 모으면 언젠가 뜻을 이루게 될거라는 것이다. 처음 듣는 말도 아닌데 이 이야기 속에서는 왜 그리 새삼스럽게 마음에 와서 닿던지.
벙어리 할아버지를 뜻하는 제목 <버버리 할아버지>에서도 보이듯이 김 향이 작가는 이름도 참 잘 짓는다. 이름을 잘 짓는다는 것은 우리 말에 대한 어떤 감각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시골에서 평생을 농사지으며 사시다가 댐이 생기면서 하루 아침에 농토를 잃고 화병이 나신 할아버지. 아버지는 그런 할아버지를 서울로 모시고 온다. 얼마 후 할머니 마저 돌아가시고나자 자폐증에 실어증까지 오게 된 할아버지를 가족들은 가족 회의 끝에 시설 좋은 양노원에 모셔다 드리기로 한다. 아마 비슷한 연배의 노인들과 함께 있으면 덜 외로와 하실지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일주일에 한번 양노원으로 할아버지를 뵈러 가족들이 찾아가지만 할아버지는 여전히 가족들을 보아도 아무 말씀도 안 하실 뿐이다. 손자 동준이는 그런 할아버지를 보면서 마음이 아프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과제를 하다가 문득 동준은 할아버지에게 보리싹이 들어있는 화분을 가져다 드려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데, 보리가 새파랗게 자라나오는 것을 보면 할아버지 말문이 열리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시설이 최고인 양노원을 생각해낼때 아이는 보리싹이 자라는 화분을 생각해낸다. 새로운 생명체인 보리싹을 통해 상실한 생명력을 다시 찾아드리려는 동준의 생각이 어른들보다 훨씬 낫지 않은가? 아울러 동화를 쓰는 사람 역시 이런 보리싹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부처님 일어나세요>에서는 5.18 광주항쟁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이런 역사적 사건을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소개했을까? 5.18 광주항쟁때 행방불명된 아들을 기다리는 할머니와 그 할머니를 지켜 보는 손녀 순임의 얘기로 풀어간다. 할머니는 아예 절에서 수십년 째 공양주로 기거하면서 삼촌을 찾게 해달라고 치성을 드리며 지내고 계신다. 할머니를 뵈러 절에 간 순임은 누워 있는 와불을 모시고 있는 곳으로 가서 부처님이 일어나시기만 하면 세상이 바뀐다고들 하니, 제발 우리 할머니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게 부처님이 이제 그만 일어나시라고 빈다. 이 작품의 제목 <부처님 일어나세요>는 그래서 붙여진 제목. 5.18을 어린이 수준의 동화로 무리없게 소화해내고 있는 것을 보고 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의 일곱 개의 작품 하나 하나가 제각기 정성스레 빚어진 수작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고학년 동화이자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이고, 아마도 작가가 낸 책들 중 지금까지 가장 많이 팔린 책이기도 할 <달님은 알지요>는 1994년에 처음 나온 책이다.  

무당인 할머니와 함께 사는 열두살 소녀 송화의 이야기의 모티브는 칠성당 할머니를 포함하여 작가가 어릴 때 살던 마을 사람들을 회상하며 얻어왔다고 한다. 이야기를 지어낼 때 작가 자신의 경험을 그대로 옮기는 것처럼 주의해야 할 일도 없다고 하던데 작가는 경험에서 빌어오되 그것을 다시 작가가 말하고 싶은 주제를 실어 재구성함으로써, 글이 자연스럽게 살아있으되 추억담처럼 처지지 않게 하고 있었다. 엄마 아빠 얼굴도 모르는 송화는 달, 강물, 풀, 나무 등 자연을 벗으로 삼고, 그런 대상들을 말 못하는 무생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친구로 삼아 자기 마음을 털어놓는다. 우리는 왜 이게 안될까? 열두살 송화도 할 수 있는 것을 왜 우리 어른들은 못하고서 아무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네, 말 할 상대가 없네 하며 외로움을 하소연할 상대를 찾아 헤매는 것일까. 마을의 단짝 친구 영분이네가 서울로 이사가는 장면은 처음 보는 장면도 아닌데 어쩌면 그렇게 실감나게 마음에 와닿던지. 마치 내가, 살던 곳을 떠나 먼 곳으로 이사를 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기도 하고, 또 송화의 입장이 되어 형제나 다름없던 친구를 먼곳으로 보내며 남은 자의 슬픔에 빠져드는 기분이 되기도 했다. 태어나서 한번도 엄마 아빠의 보살핌 없이 살고 있고 남들이 평범한 눈으로 보지 않는 무당 할머니와 함께 사는 송화의 상처, 술 먹고 들어와 엄마를 때리는 아빠를 못 견뎌 엄마가 갓난 쟁이 아기까지 두고 집을 나간 영분이의 상처, 어린 나이에 혼인을 하고 얼마 안되어 남편과 헤어지고 전쟁 통에 죽은 아이를 낳고 큰 놈마저 잃고는 실성하다시피 하여 무당의 길로 들어선 할머니의 상처, 이런 사람들이 모여 살지만 그런 아픔과 상처를 서로 이해하고 건드리지 않으며 아름답고 곱게 살아가는 모습이 눈물겹다. 우리의 삶을 힘들고 아프게 하는 것은, 나만 상처을 입어서가 아니구나, 내 상처가 더 특별하고 더 깊어서가 아니구나, 또 배운다. 그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리는 것은 훨씬 쉬운 일, 내가 그러고 있을 때 어떤 사람들은 그 상처와 아픔을 받아들이고 그래도 여전히 내 앞에 놓여진 생을 소중하게 여기며 희망을 버리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구나, 이런 깨달음.
작가는 워낙 우리 말 사용법과 서정적인 묘사법에 뛰어나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우리의 정서 속에 푹 빠져들게 한다. 책 뒷표지에 권정생 작가가 언급했듯이 우리 아동문학에 이만한 작품이 나오기는 참 오랜만이라는 말에 의의를 달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는 작품이었다.

우리의 소설, 우리의 동화가 세계적인 어떤 트렌드를 쫓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조금씩 들어가고 있던 요즘, 김 향이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깊은 숨을 쉬며 안심이 되었다. 일종의 안도의 한숨 같은 것이다. 그래서 이 글을 마치는 지금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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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6-16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평론이네요.
전 사실 김향이 작가님 글을 많이 못 읽었어요
정말 요즘 책도 못읽고
님이 참 부럽고 대단하신 것같아요

hnine 2010-06-16 05:29   좋아요 0 | URL
저도 이름만 알고 있다가 이번에 연달아 읽어보게 되었어요.
동화는 금방 읽으니 이렇게 몰아서 읽기가 좋은 것 같아요. 그러면 작가의 분위기 파악도 되고요.
리뷰에는 한번에 한권씩 밖에 안올라가서 할수 없이 이렇게 페이퍼로 썼네요. 평론은요 무슨. 책의 줄거리 중심으로 썼는걸요. 안그러면 금방 잊어버려서요^^
하늘바람님은 요즘 책을 읽는 대신 직접 '쓰고' 계시잖아요 ^^

비로그인 2010-06-16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심 먹고 양치질 하고,, 물한잔 마시면서 다시 읽고 갑니다. hnine 님 ^^

hnine 2010-06-16 17:04   좋아요 0 | URL
오늘 덥지요? 저 위의 <달님은 알지요> 는 바람결님께도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은 책이랍니다.

순오기 2010-06-16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향이 작가에게 빠지셨군요~ 덕분에 저도 못 읽은 책을 알아갑니다.^^
쌀뱅이를 아시나요,에 실린 마음이 담긴 그릇은 5학년 2학기 읽기에 수록됐는데
내년에 나오는 개편 교과서에 실리는지 빠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쇠무릎이야,에 실린 '비둘기 구구'는 4학년 1학기 읽기에 실렸었는데
개편된 교과서에는 빠졌고요.

hnine 2010-06-17 06:33   좋아요 0 | URL
'나는 쇠무릎이야'를 아직 못 읽었어요. 읽어봐야겠군요.
'내 이름은 나 답게'는 읽고도 못 썼고요. 사실 '내 이름은 나 답게'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제가 읽기에는 별로였거든요.
작가별로 몰아 읽는 재미가 있어요. 다음엔 어느 작가 작품들을 읽어볼까 생각 중인데 서평단 책 부터 어서 읽고나서요 ^^

같은하늘 2010-06-17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덕분에 따뜻한 작가님을 한분 알고갑니다.^^

hnine 2010-06-17 17:33   좋아요 0 | URL
같은하늘님, 아직 안 읽어보셨으면 이분의 책 꼭 한번 읽어보세요. 전 위의 '달님은 알지요'를 읽으면서 평생 이런 동화 한편만 쓸 수 있어도 얼마나 좋을까 이런 망상 (^^) 까지 해봤어요.
 

 

도토리묵이  1800원,
아욱  한단   990원,
깻잎이 한 묶음에  500원 

삼천 이백 구십원 어치 장을 봐다가  

도토리묵은 무치고
아그작 아그작 빨아 씻어
아욱국 끓이고,
깻잎은 양념장 뿌려 살짝 쪄냈다  

장조림 한종지, 김치 한보시기 곁들여
차린 저녁상
시장이 반찬이라
부자(父子)가 도란도란 밥 먹는 소리

속이 안좋아 저녁 거르고
방에 앉아있어도
그 소리 듣고 있는 내가 더 배부르구나

사십년하고 조금 더 오래 사는 동안
이보다 더 보람있는 일은 없었다 싶네  

앞으로도 그저 이 정도만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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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0 1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0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6-10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군요~ 이보다 더 보람있는 일은 없었다 싶다니...
저는 이번주 들어 저녁밥은 신경 안써도 돼요.
막내도 학교에서 야간독서실 운영하면서 저녁밥까지 줘요.
아들이야 11시에 오니까 당근 먹고 오고, 울남편은 들쑥날쑥이라~ ^^

hnine 2010-06-11 05:02   좋아요 0 | URL
막내가 벌써 학교에서 저녁까지 먹고 오는군요.
그러니 이렇게 식구들 밥상 차리는 일도 언제까지 계속 할 것은 아닌 것이겠지요.
저 혼자 살때에는 밥하고 반찬 갖춰서 상에 차려 저녁을 먹어본 것이 일년에 서너 번도 안 되었던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10-06-10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위에..철이 없어 늘 고개가 쉬이 위로 올려지지 않았던 차에..

뭔가 마음속에 있었던 느낌이 다시 나오네요~

hnine 2010-06-11 05:04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이제 슬슬 여름이 실감되는 날씨가 되고 있지요?
바람결님 마음 속에는 많은 이야기 소스들이 들어있다가 그것이 음악으로, 때로는 글로 하나씩 하나씩 풀어져 나오는 것 같아요.

울보 2010-06-10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욱이 참 저렴하네요,,아 갑자기 아욱국 먹고 잡네요,,
그렇지요 이런 작은 행복에 만족하며 살아야 하는데 잘 안될때가있어요,,ㅎㅎ

hnine 2010-06-11 05:07   좋아요 0 | URL
국내산 아욱이라는데 저 정도면 저렴하지요? 주부 입장에서야 값이 싸면 좋지만 농사 짓는 분들 생각하면 좀 죄송스럽기도 하고 그래요.
작은 행복이라 할지라도 한번 잃어보고나면 그것이 참 소중한 것이었구나 금방 깨닫게 될텐데, 저도 참 자주 잊고 삽니다.

하늘바람 2010-06-10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살림꾼이시군요.
전 깻잎 찌는 줄도 몰랐어요.
부럽네요 그런데 전 순오기님도 부럽네요 아 밥하기 싫어라 하는 전 저녁안하는게 가장 좋더이다. 사실 살림엔 넘 소질이 없어서요

hnine 2010-06-11 05:11   좋아요 0 | URL
깻잎 씻어서 그릇에 차곡차곡 쌓아올린 후 간장, 고춧가루, 파, 마늘, 참기름 등등으로 만든 양념장 뿌린 후 전자 렌지에 1분만 돌려보세요. 쉽지요?
살림에 소질 없기는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음식 만드는 것보다 청소하는 것이 더 힘들어요. 특히 쭈그리고 앉아 걸레질 하는 것이요.

하늘바람 2010-06-16 01:54   좋아요 0 | URL
가르쳐 주신대로 한번 해 봐야겠네요. 전 청소하는 것도 무지 싫어해요 사실 자고 먹는 것만 좋아하고 널부러져 있는 거 혼자 앉아 공상하는 것만 좋아한다죠

hnine 2010-06-16 05:24   좋아요 0 | URL
저도 청소 쐉이어요. 그러면서 어질러져 있는 것을 보면 짜증은 왜 나는지...ㅋㅋ
깻잎은 사다가 한번 해보세요. 시간도 오래 안 걸리고 밑반찬으로 만들어놓기에 좋답니다.

카스피 2010-06-11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정말 안빈낙도의 삶이시네요.그나저나 요즘 경기가 안좋아서 명퇴바람이 다시 분다니 참 세상살기 걱정이네요^^

hnine 2010-06-11 20:39   좋아요 0 | URL
안빈낙도의 삶과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는데...

2010-06-14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4 0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10-06-14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상의 행복이 묻어나는 한편의 시 같아요.
그런데 아욱이 한단에 990원? 그럼 10원 거슬러 주나요? ㅎㅎ

hnine 2010-06-15 00:13   좋아요 0 | URL
맨 처음에는 시 처럼 써보자고 시작한 글이었어요 ㅋㅋ

도넛공주 2010-06-14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혼자는 외로워요.흑.아욱이나 된장은 상상도 못하는 이곳에서 침만 꼴깍 넘깁니다.

hnine 2010-06-15 00:18   좋아요 0 | URL
도넛공주님, 지금 도넛공주님 서재 들러보고 오는 길이어요. 참 사랑스런 분이시던데요? '아니어요, 알고보면 안 그래요!' 이러실려고 그러죠? ㅋㅋ
저도 외지에서 혼자 지내본 경험이 있어요. 3년 좀 넘게요. 지금 도넛공주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욱이나 된장, 정말 꿈 속의 음식이지요.

세실 2010-06-15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쓰려고 앉았는데 이 글 보니 배 고파요.
깻잎 먹고 싶네요.
행복이 이곳까지 전해져 옵니다^*^

hnine 2010-06-15 06:26   좋아요 0 | URL
깻잎은 나이 들어가면서 더 좋아져가는 반찬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만들어놓으면 다린이는 손도 안대고 남편은 잘 먹고, 그렇지요.
저런 시간, 저런 작은 느낌이 얼마나 소중한지, 매일, 자주 느끼면 잘 모를꺼예요.

전호인 2010-06-15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깻잎이며 아욱이며 모조리 제가 좋아라하는 반찬들이네요.
특히 깻잎의 은근한 향이 너무 좋아요.^^
꾸울꺽!
갑자기 시장끼 몰려옵니다. 이런....

hnine 2010-06-15 17:29   좋아요 0 | URL
알라딘의 미남스타 전호인님이 오셨군요 ^^
저 그래서 깻잎 찔때 미리 쪄 놓지 않고 식구들 있을 때 찝니다. 그때 집안에 풍기는 깻잎 냄새가 얼마나 식욕을 자극하는지...
깻잎은 몸에도 좋으니 많이 드시어요.
제가 무슨 깻잎 전도사가 된 듯한 기분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