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해외여행지는 뉴질랜드였다. 오클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등. 참 좋은 곳이었다. 사람들은 약간 퉁명스러운듯 했으나, 깨끗하고 여유있는 도시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 그때 보았던 성당이 지금은 처첨하게 무너져 내렸다. 

마음이 아프다. 도대체 지구상에 안전하고 편안한 곳은 어디일까?  

그래도, 난 집이 가장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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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한국 2011.2.23  비명과 신음으로 가득한 뉴질랜드, 최악 지진 ‘초토화’

시간 지날수록 사망자 점점 늘어…도심 기능 상실 '비상사태' 선포
크라이스트처치 상징이었던 성당도 맥없이 무너져

규모 6.3의 강진이 엄습한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전쟁터로 변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망자 수는 점점 늘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각) 현재 75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히는 등 실종된 상태다.

지난 22일 오후 12시 51분경(현지시각)으로 크라이스트처치 남동부 약 10km 지점인 리틀턴항 근처 지하 5km지점(미국지질조사소 관측)에서 진동이 감지됐다. 규모 6.3의 지진은 땅 속에서 TNT 폭탄 100만 톤이 한꺼번에 터지는 파괴력과 맞먹는다.

작년 9월에 발생한 규모 7.1의 지진 진원은 지하 16km 지점이었고, 진앙이 도심에서 45km 정도 떨어져 있었다면 이번에는 지진이 도심으로 성큼 다가와 극심한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지표면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지진이 발생하면서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그대로 전달됐고, 땅이 찢기다시피 해 피해가 극심해진 것이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사망자 수가 전날 밝힌 65명에 비해 10명 늘었다고 전하며, 실종자 수가 많은 만큼 사망자 수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찰 측은 사망자 수가 정부 집계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 밥 파커 시장은 300여 명으로 집계된 실종자수와 관련해 "건물에 얼마나 많은 시민이 갇혔는지 아직 파악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실종자가 더 많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지진으로 도심 기능이 마비된 크라이스트처치는 현재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크라이스트처치의 상징으로 알려진 '대성당(The Cathedral)'도 맥없이 무너졌다. 1860년대부터 44년에 걸쳐 건축된 대성당은 첨탑 높이가 63m에 달해 이 곳에 오르면 크라이스트처치 시내가 다 보일 정도다. 이 때문에 많은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였지만 이번 지진으로 첨탑이 허물어지면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잔해에 깔리거나 갇힌 상태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고층 건물이 무너진 잔해 곳곳에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구조 요청이 들어오고 있으며 땅 아래에서 비명과 신음이 새어나오는 등 상황이 상당히 급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구출 과정에서 팔다리가 아예 절단된 채 목숨만 겨우 연명한 상태로 구조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뉴질랜드 정부 당국은 중장비를 총동원해 파손 정도가 심각한 주요 건물을 중심으로 생존자 수색과 구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다행히 주변국가에서 인력을 파견하고 있어 구조 과정은 점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대원들이 지진 발생 후 불이 난 대형 건물의 화재 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AP=Yonhap) 
구조대원들이 지진 발생 후 불이 난 대형 건물의 화재 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AP=Yonhap)   

뉴질랜드 남부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에서 22일(현지 시간)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강진으로 붕괴된 대성당의 모습. (AP=Yonhap) 
뉴질랜드 남부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에서 22일(현지 시간)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강진으로 붕괴된 대성당의 모습. (AP=Yonhap)    

(AP=Yonhap) 
(AP=Yonhap)    

규모 6.3의 지진 피해를 입은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는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변했다. 고층 건물이 찢겨진 것처럼 참혹하게 무너진 상황에서 구조대원들이 혹시 있을 지 모를 생존자를 찾고 있다. (Yonhap) 
규모 6.3의 지진 피해를 입은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는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변했다. 고층 건물이 찢겨진 것처럼 참혹하게 무너진 상황에서 구조대원들이 혹시 있을 지 모를 생존자를 찾고 있다. (Yonhap)    

규모 6.3의 강진은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곳곳의 도로를 파손했다. 진원이 불과 지하 5km 지점이었던 만큼 엄청난 파괴력이 그대로 전달되면서 땅이 찢어지고 갈라진 것이다. (AP=Yonhap) 
규모 6.3의 강진은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곳곳의 도로를 파손했다. 진원이 불과 지하 5km 지점이었던 만큼 엄청난 파괴력이 그대로 전달되면서 땅이 찢어지고 갈라진 것이다. (AP=Yonhap)   

 

뉴스한국 2011.2.25  ‘비상사태’ 뉴질랜드, 대성당 첨탑 붕괴돼 시민들 덮쳐 

생존 가능 시간 줄어들면서 실종자가 사망자로

뉴질랜드 제2의 도시 크라이스트처치 상징물이었던 대성당이 지난 22일(현지시각) 오후 발생한 규모 6.3의 지진으로 파괴됐다. 높이 63미터에 달하는 십자기 첨탑이 그대로 무너지면서 성당 안에 있던 관광객과 시민이 그대로 매몰됐다. (AP=Yonhap)  

뉴질랜드 제2의 도시 크라이스트처치 상징물이었던 대성당이 지난 22일(현지시각) 오후 발생한 규모 6.3의 지진으로 파괴됐다. 높이 63미터에 달하는 십자기 첨탑이 그대로 무너지면서 성당 안에 있던 관광객과 시민이 그대로 매몰됐다. (AP=Yonhap)    

규모 6.3의 강진이 강타한 뉴질랜드에서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다.

역사상 첫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하고 사태 수습에 나선 뉴질랜드 정부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각) 현재 사망자는 113명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실종자 수는 약 230명. 지진 발생 직후부터 생존자 수색에 착수했지만 추가 건물 붕괴 우려 탓에 구조 작업은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존 가능성이 낮아지는 만큼 실종자가 사망자로 바뀔 가능성이 크지만 뉴질랜드 정부는 끝까지 생존자 구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진 발생지역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실종자 발생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정부 당국은 진앙 근처에 있는 레드클리프에서 추가로 실종자와 사망자가 확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2일 발생한 지진은 오후 12시 51분경 발생한 만큼 피해가 컸다. 시민들 대부분이 직장에서 업무 중이거나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는 중이었다. 이에 정부 당국은 고층건물을 중심으로 한 구조 작업이 바가차를 가하고 있다. 구조에 난항이 예상되는 건물은 캔터베리텔레비전(CTV) 빌딩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숫자만 해도 120여 명의 피해자가 건물에 매몰된 상태다. 실종자 중에는 일본인과 한국인도 포함돼 있다. 한국인의 경우 킹스에듀케이션 영어학원에 다니던 유 모 남매 2명으로 알려졌으며 이 학원의 원장과 직원들도 실종된 상태다. 이외에도 중국과 필리핀, 영국인들의 실종 신고가 이어지고 있으며 일본인 실종자 수는 점점 늘어 현재 27명으로 알려졌다.

크라이스트처치의 상징물이었던 대성당의 십자가 첨탑이 무너지면서 20여 명이 매몰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유서깊은 건물로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지만 높이 63미터의 십자가 첨탑이 맥없이 무너지면서 그대로 사람들을 덮쳤다.  

지진으로 완전 붕괴된 CTV 건물. (AP=Yonhap)  

지진으로 완전 붕괴된 CTV 건물. (AP=Yonhap)   

한편 전문가들은 만약 뉴질랜드가 내진설계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면 아이티 참사가 재연됐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나마 내진설계 덕분에 피해가 이 정도에서 그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뉴질랜드의 경우 땅 속에 호주판과 태평양판이 경계를 이루고 있어 매해 1만 4천 번의 지진이 발생하고 규모 5.0 이상의 지진은 한 해 20번에 달한다. 잦은 지진으로 내진설계를 비롯해 지진 대비를 철저하게 해 온 뉴질랜드지만 지표면 바로 밑에서 발생한 강진은 비껴가지 못했다. 지진과 함께 도시 곳곳의 고층건물이 무너지고 도로와 가옥이 파괴됐다.

지진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작년 9월 발생한 규모 7.1의 여진이라고 지적하면서도 크라이스트처치 아래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단층성의 존재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작년 9월 지진 이후 이 지역에서 수 백 차례의 여진이 이어졌던 만큼 새로운 단층선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호주판과 태평양판의 경계가 뉴질랜드 남북을 가르고 있는 만큼 이번 지진으로 커진 응력이 향후 수도 웰링턴 부근에서 대규모 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지진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뉴질랜드에서 정부 당국의 허락없이 피해자를 취재하던 일본인 기자 2명이 체포됐다. 이들은 지난 23일 밤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한 병원에 몰래 들어가 부상자들을 취재하려다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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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혁 2011-06-14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뉴질랜드는너무지진이많고 정말 충격적인 사진에네요.

햇빛눈물 2011-06-14 11:12   좋아요 0 | URL
지진의 빈도가 심하게 많은 것 같지는 않지만 지리적 특성상 상시 지진의 위협에 노출된 나라죠.

윤재무 2011-06-14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뉴질랜드 참 위험하네요. 그리고 지진이 많고 참 충격적인 사건!!!!!!!!

햇빛눈물 2011-06-14 11:14   좋아요 0 | URL
뭐, 충격적인 사건들이 워낙 많은 시대라, 저정도의 지진이 충격적이지는... 희생자들에게 애도의 마음뿐입니다. 무너진 크라이스트처치 성당은 예전에 가본적이 있는데, 귀중한 문화유산이 파괴된듯 하여 안타깝네요.
 

한겨레 신문 2011.2.25  정의란 무엇인가 2.0 

하버드대의 마이클 샌델 교수는 지난해 우리에게 정의란 무엇인가를 질문했다. 이제 그 질문은 한 차원 더 발전해야 한다. ‘무엇이 (지구적) 정의인가’라고 말이다. 샌델 질문의 틀은 주로 한 나라 안에서의 정의이다. 그리고 우리는 때로는 사정이 너무 절박해서, 때로는 사고의 시야가 너무 편협해서 오랫동안 대한민국 틀 안에서의 정의만을 주로 문제삼았다. 하지만 이제 정치적 공간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   

 

세계적 석학인 낸시 프레이저 뉴스쿨대 교수는 <지구화 시대의 정의>란 책에서 정의란 결코 한 나라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전세계가 긴밀히 연결되고 상호 의존하는 지구화의 세상에서 우리는 대한민국 사람이면서 동시에 이집트인, 리비아인일 수밖에 없다. 당장 우리는 리비아 사태로 주유소 기름값과 점심값을 심각하게 계산하고 있다. 하지만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의 표현처럼 중동은 그저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주유소가 아니다. 단지 토건 건설을 위해 존재하는 부지도 물론 아니다. 우리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파병을 가지고 지렛대로 사용되는 도구도 결코 아니다. 그곳은 우리와 같은 피와 살을 가진 사람이 살고 있는 삶의 공동체이다. 하지만 우리들의 석유체제에의 달콤한 중독이 의도하지 않게 카다피가 저지르는 리비아판 광주학살의 무기로 전환된 연결 고리를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정의를 국내의 틀로 국한한 것은 지구적 정의를 국가나 초국적 엘리트들의 특권으로 간주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의란 일반적으로 동등한 참여를 의미하는데 우리는 너무 많은 권한을 그들에게 부여해왔다. 이해관계 당사자인 우리가 지구적 정치의 목소리를 위임한 결과의 성적표는 그리 좋지 않다. 난 과거 보스니아 인종학살의 사태 속에서 그들의 한계를 생생히 기억한다. 미국과 유럽의 정부 엘리트들은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계산하거나 여론의 눈치를 보며 주저하다가 학살의 만행에 너무 늦게 개입하고 말았다.

중동의 독재자들과 밀월을 즐겨온 미국과 유럽의 특권층 엘리트들은 지금도 너무 무기력하게 사태에 개입하고 있다. 정권교체 대상인 이라크 후세인을 상대로는 그토록 쉽고 집요하게 강제한 비행 금지구역조차 합의안을 만들어내기가 너무 어렵다. 한동안 제국으로의 부상에 으스대던 중국 정부 엘리트들은 자신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릴까봐 조용히 걷거나 충혈된 눈으로 인터넷을 응시하고 있다. <슈피겔>은 지금의 사태를 ‘서구의 무기력증’이라 불렀는데 그건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더 엄밀하게는 국가와 초국적 엘리트들에 의해 지구적 정치가 결정되는 공정하지 않은 제도의 무기력이다.

지금의 중동 민주화 혁명은 긴 문명의 흐름으로 보면 미국 주도의 패권적 안정과 시장만능주의, 그리고 석유중독의 지구적 거버넌스가 새로운 체제로 이행하고 있는 신호탄이다. 이미 미국의 패권은 쇠퇴했고 이제 아무도 시장만능주의 거버넌스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리고 석유중독체제는 보수 엘리트들조차 그 유용성을 의심하고 있다. 그 긴 이행의 결과가 좀더 부드러운 네트워크 제국의 질서가 될지, 아니면 좀더 자유롭고 동등한 세계시민들의 지구적 민주공화정이 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지구적 정의를 향한 초국적인 촛불시민들의 네트워크만이 좀더 바람직한 후자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초국적 공론의 장은 이후 세계시민적인 지구 제도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으로 진화되어야 한다.

2012년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으로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지구적 민주공화국에 대한 관심을 미루어놓는 순간 어느 날 지구적 정의는 우리에게 값비싼 비용청구서를 내밀 것이다. 그때 가서 중동재단을 만들거나 봉사단을 파견하자며 부산을 떨 여야 정치권의 모습이 훤히 보인다. 올해와 내년은 한국 사회에 지구적 정의란 무엇인가의 화두와 성찰, 그리고 실천이 단단하게 뿌리내리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미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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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 2011.2.25   100달러 찍은 ‘3대 유종’…세계 인플레이션 기름붓나 

석유업체 생산중단 확산 ‘수출량 3분의 1로’
시장점유율 2% 불구 품질 좋아 영향력 커
“정점까진 아직 멀어…봄까지 상승세” 전망 
 
 

» 세계 석유 수출량 비교   
 

석유 파동 어디까지

리비아 사태 여파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도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세계 3대 유종인 중동산 두바이유, 북해산 브렌트유, 서부텍사스산 원유가 모두 100달러대에 이른 것으로, 석유가격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한층 커졌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의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24일 아시아시장 거래에서 배럴당 103.41달러까지 올랐다. 전날 2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달러에 도달한 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지난주 초 이후 약 20%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브렌트유는 이날 119.79달러까지 올랐고, 두바이유 현물은 전날 104.33달러에 장을 마쳤다.

유가는 리비아의 석유 생산 및 수출 시설의 가동 중단이 확대되면서 더 솟구칠 것으로 보인다. <에이피>(AP) 통신은 리비아에서 하루 24만4000배럴로 가장 많은 석유를 생산하는 이탈리아 업체 에니가 이미 시설 가동을 축소한 데 이어, 10만배럴을 생산하는 독일 업체 빈터스할이 23일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5만배럴을 생산하는 프랑스 업체 토탈도 생산을 줄인다고 밝혔다. 리비아의 하루 석유 수출량은 160만배럴에서 60만배럴로 급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석유시장 전문가들은 리비아 사태로만 유가가 배럴당 15달러 뛰었다고 보고 있다. 세계시장 비중이 2%가 안 되는 리비아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은 몇배인 셈이다.

<뉴욕 타임스>는 리비아 원유가 품질이 좋은 경질유라 석유시장에 주는 충격을 배가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루 400만배럴의 증산 여력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유는 황 함유량이 많아 문제라는 것이다. 리비아 석유 수출량의 85%가 향하는 유럽에서 사우디산을 쓰려면 정제가 필요하지만 유럽에는 정제시설 여력이 부족하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유럽은 미국에 경질유를 공급하는 알제리나 나이지리아로 눈을 돌리고, 구매 경쟁 격화는 유가를 더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 로런스 골드스타인 미국 에너지정책연구재단 사무총장은 리비아발 석유시장 혼란은 “양보다 질의 문제”라고 말했다.

아랍세계의 혼돈이 언제 가라앉을지 알기 어렵고,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만(페르시아만) 주변으로 생산 중단 사태가 확대될 수 있다는 예상은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미국의 석유시장 컨설팅업체 리터부시 어소시에이츠는 23일 보고서에서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불안정성은 석유시장의 상승세를 봄까지 지속시킬 것”이라며 “정점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내다봤다. 

유가는 마침 식료품값 앙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진행되는 것이어서 세계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배럴당 유가가 10달러 뛰면 세계경제 성장률은 0.5%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공식’이다. 식료품값 상승이 부른 북아프리카 시위 열풍이 기름값을 띄우고, 뒤이어 세계경제 전반이 위협받는 부정적 연쇄반응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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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학교에서 친하게 지내는 손님들이 몇명 왔다. 내 또래의...남자들이.  중국음식을 시켜놓고 이런저런 애기들을 했다. 한명은 나보다 3살이 어리고 한명은 3살이 많고 한명은 8살이 많은 남자 4명이 모인거다.  

정치적인 성향도 제각각이다. 그중에 가장 나이 많은 형이 가장 보수적이다. 내 딴에는 좀 진보적인 편인데, 이 형은 누가보더라도 정말 보수적이다. 그런데 건전한 보수다. 좀 스타일이 과격해서 그렇지. 그런데 애기를 하다가 현 정부의 말도 안되는 정책과 반농업적인 정책에 대해 말이 나왔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구제역 애기도 나왔다. 모두의 공통된 의견은 현 정부의 정책이 '반농촌'적이다는 사실이다. 농촌을 농부를 너무 무시한다. 우리의 뿌리는 농촌인데, 농사일을 손에 흙 한번 묻히지 않고, 내 손으로 낫질 한번 해보지 않은 인간들이 정책을 좌지우지 하니 농촌은 작살나고 있는 것이다.  

난 인간들의 돈 중심적 사고가 가끔 너무 역겨울 때가 있다. 뭐, 나도 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구제역 사건에서 보여지는 정부 고위층의 자세는 정말 인간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농민들이 정부에서 주는 보상금을 노리고 제대로 방역대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말하는 인간들의 자세는 무엇일까? 이건, 농민들을 무시하는 거다. 농촌을 무시하는 말이다. 심각하게. 어떻게 농민들이 키우는 소, 돼지가 한마리에 100만원 500만원하는 금전적가치로만 환산될 수 있는가? 설령 정부가 현 시세로 모두 보상을 해줬다고해서 농민들에게 해줄거 다 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만약, 도시에서 구제역과 같은 병이 애완견(반려동물, 난 솔직히 개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 용어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에게 퍼져서 300만 마리 정도의 개와 고양이를 살처분 하고, 그 개와 고양이들의 시세(?)로 주인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해줬다면, 그 주인들은 뭐라고 할까? 그때도 지금의 농민들에게 "돈 받았으니까 됐지 뭐"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우리의 농민들에게 땅과 소와 돼지는 단순히 돈으로만 환산할 수 없는  비경제적 가치도 상당하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부관료들이 있는 한 이 나라의 농촌은 망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야밤에...드는 생각이다. 관련된 신문기사 하나를 스크랩한다.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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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011.2.16   기계는 괴물을 양산한다

설날 연휴 사이에 생매장된 가축이 300만마리를 넘어섰다. 농부도 자살하였다. 그 순박한 눈망울이 떠올라 잠들지 못하는 이들이 너무도 많다. 소를 중심으로 문명사를 써보자. 고대에 소는 신이어서, 살아선 좋은 잠자리에서 성수로 목을 축이고, 가장 신선한 풀을 먹었다. 죽으면 상으로 만들어져 신으로 모셔졌다. 중세시대에 소는 신과 인간, 성스러운 세계와 세속을 이어주는 메신저였다. 불교에서 소를 찾는 것은 깨달음을 얻는 길이고, 도교에서 소를 타는 것은 선계에 이르는 것이다. 유교국가인 조선조엔 선농단에서 소를 제물로 바치는 것을 매개로 신농씨와 후직씨에게 풍년이 들기를 빌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소는 가족이었다. 농부는 소에게 지극한 정성을 쏟았다. 힘들여 좋은 풀을 베어 먹였고, 진드기나 등에를 잡아 주고, 냇가로 끌고 가서 씻어주고 빗어주었다. 소도 이를 아는지라 달리 채찍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랴, 쯔쯔쯔!” 소리만 내면, 순순하게 쟁기와 우차를 끌고 갔다. 돌아오다가 간혹 늑대나 호랑이를 만나면, 소가 주인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던져 싸우더라는 일화는 마을마다 넘쳐난다. 그때 소들은 백신과 항생제 없이도 웬만한 병들을 스스로 이겨냈다.

그러던 소가 기계가 되었다. 목적적 합리성과 자본제의 효율성 원리대로 축산이 기업화하고 사육은 생산 과정으로 바뀌었다. 소는 기계로, 쇠고기는 상품으로 전락했다. 좁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소를 가두고 빠른 시간 안에 가장 적은 돈을 들여 근수와 지방을 늘릴 수 있는 온갖 기술을 ‘소-기계’에 적용하였다. 기계에 경유 대신 싸구려 합성유를 주입하듯, 풀을 먹던 되새김질 동물에게 곡물은 물론, 식당 쓰레기, 닭의 사체를 포함한 닭장 쓰레기, 도살장의 찌꺼기와 골분을 먹인다. 호르몬제와 항생제도 투입한다. 소의 몸은 암과 광우병 등 온갖 병의 매개체가 되었다. 소-기계 패러다임에서 살처분이란 고장이 난 기계를 처분하는 것이자 가치를 상실한 것을 버려 다른 상품의 가치를 지키는 길이다.

어른 소나 돼지의 경우 구제역의 치사율이 5%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2주가량 앓다가 대부분 자연치유된다. 사람에게 전염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대학살을 감행하는 것은 빠른 전파력과 상품가치 때문이다.

생명의 존엄성에는 전혀 아랑곳않고 효율성만 내세우는 이들도 겨우 강남 아파트 한 채 값인 20억원의 고기 수출을 위하여 2조원 이상의 혈세를 낭비한 현 정권을 힐난한다. 진보진영은 기업형 사육을 생명윤리의 시각으로 비판하지만, 이는 경제적으로도 효율성이 없다. 사료비, 약값, 환경비, 보건비 등 전체 비용을 고려하면, 1만원을 투자하여 1000원도 못 건지는 엄청 밑지는 장사다. 그럼에도 기업형 사육이 계속되는 것은 이것으로 이득을 보는 축산자본과 관료, 다국적 곡물기업과 제약회사가 축산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기계는 두 괴물을 낳는다. 하나는 생명을 경시하고 효율성만 추구하는 인간과 축산 카르텔이고, 또 하나는 기업형 축산에 적응하여 진화하는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는 인간의 과학과 상상이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적응력과 진화 속도가 뛰어나다. 이 바이러스가 살처분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에게도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진화하면 어떻게 할까.

소를 묻을 때 우리의 양심과 인간성만이 아니라 미래도 함께 묻는 것이다. 소-기계가 괴물을 양산하기 전에 축산카르텔을 해체하고 소-생명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제러미 리프킨에 따르면, 완전한 목초 가축 사료 시스템으로 바꿀 경우 10억명 이상의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곡물이 절약된다. 소를 살리는 길이 곧 사람을 살리는 길이자 경제도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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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2-18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보았던 영화 <페인티드 베일>이 떠올라요.
우리나라도 그렇게 되지나 않을지...

정신적 공황상태는 전염되지 않아야 할텐데 말이죠~ㅠ.ㅠ

햇빛눈물 2011-02-19 14:49   좋아요 0 | URL
그렇죠!! 사람들이 농촌문제와 그 중요성에 대해 너무 관심이 없는 듯 합니다.

cyrus 2011-02-19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입니다. 요즘에는 구제역 파동은 좀 가라앉았지만 예상했던대로
구제역 후유증이 발생하고 있어서 심각합니다. 이번에는 침출수 때문에
난리더군요. -_-;;

햇빛눈물 2011-02-22 22:43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도 저 많은 소, 돼지들을 저렇게 묻어버려서 나중에 어쩌려나 했는데, 우려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네요. 정말 걱정입니다.

2011-02-20 2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햇빛눈물 2011-02-22 22:4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사람들의 동물의 생명성에 대한 경각심이 너무 없는듯합니다. 자기네들이 애지중지 키우는 애완동물만 생명이 있는 줄 알죠. 사실 그네들에게는 소, 돼지는 '고기'이겠죠. 그러니 우리들이 먹는 '고기'에 생명이 있다 생각하면 찝찝할것니다.
안그래도 강신주씨의 강연회는 저도 봤었는데, 감사합니다. 개학을 해서 일정이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가보고 싶네요. ㅋㅋ
 

관심도서 페이퍼를 한 주 쉬었다. 겨울방학 끝나가는 즈음해서 개학에 대한 부담과 다시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스트레스로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다행히 다시 봄방학이지만, 2월은 금새 간다. 

이번 주 관심도서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 중에 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김홍중 교수의 <마음의 사회학>이 첫 번째이다. 이 책은 2009년 말에 나왔다. 신간은 아니지만, 내내 사야지 하고 보관함에만 담아 두고 있던 책이었다. 단순히 제목만에서 느껴지는, '마음'이라고 하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책의 내용은 그리 어려울것 같지 않지만, 목차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 책 소개글은 이렇다.  

   
 

저자는 사회의 모든 현상 속에 사람의 '마음'이 내재돼 있다고 보았다. 그 마음은 개인의 마음이 아니라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과 기억이 공유되어 탄생한 것이다. 이 책은 그 기초 아래 벤야민과 들뢰즈, 니체 등 거장들의 사상을 프레임 삼아 김수영과 이상의 시, 하루키 소설과 홍상수 영화 등 다양한 문화를 조망한다. 문학, 예술이야말로 사회의 마음을 가장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학이 탐구해야 하는 최종 영역은 그 사회의 마음이다.”
 
두번째 책은 강신주씨의 <철학이 필요한 시간>이다. 강신주씨의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이란 책을 재미나게 읽었다. 여러 시인들도 알게 되고(그 중에서 최영미 시인의 시는 최근에 읽고 있다.) 유익한 책이었다. 제도권 속 철학자가 아니라서 그럴가 그의 글은 읽기 딱딱하지 않다. 마음에 와 닿는다. 그래서 이 책이 관심이 간다. 그리고 알라딘에서 저자 친필사인본을 예약구매자에 한해서 준다길래 오늘 얼른 주문했다. 사는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는 속도를 읽는 놈이 따라가지 못하니 걱정뿐이다.

     

세번째 책은 아주 흥미로울 것 같은 책이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이면서 IT전문가인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학교에서 가끔 아이들에게 숙제를 내준다. 고등학교 정도된 아이들이니 어느정도 할 것이라 예상하겠지만, 70%의 아이들은 내가 읽을 수 없는 수준의 글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아이들도 인터넷에서 '드래그 & 복사'한 글이다. 심지어는 말투도 바꾸지 않아 읽어보면 딱 네이*의 묻고 답하는 코너에 있는 글이라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는 정도이다.  

아이들은 이런 숙제를 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편리하지만 인터넷과 컴퓨터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이 없는 이들에게 아주 좋은 책일것 같다. 특히 부모님들에게.

 

네번째 책은 아직 구체적인 소개글도 없는 책이다. 신간을 살펴보다, 제목에 끌려 체크해 놓은 책이다. 그런데, 이 책 제목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두가지인데, 하나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구제역과 관련된 육식의 대중화에 따른 문제와 또다른 하나는 왜 '개는 사랑'한다고 하고 '돼지는 먹'는다고 할까? 하는 의문이다. 우리들은 개도 먹지 않는가, 돼지처럼. 상대적인 문제일테지만. 

다섯번째 책은 러시아 학자로 러시아 황실지리학회의 메달도 받은적이 있는 세로셰프스키가 한달 동안 대한제국을 여행하며 기록한 글이다. "러일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1903년 10월 10일 일본을 거쳐 한국에 당도한 지은이가 러시아 황실지리학회 탐사대의 일원으로 원산, 금강산, 평강, 황해도, 안양, 양주, 서울 등을 구석구석 탐색"한 책이다. 답사의 기간이 짧아 심층적인 내용을 기대하기는 어려울것 같은책 소개글은 이렇다. 

   
 

'미개한 야만국'을 대하는 서구인 특유의 문명론적 시각과 제국주의에 대한 반감 등 책 전반에 걸쳐 다양한 관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러시아 제정 밑에 있던 폴란드 태생의 지은이는 그의 처지답게 러시아 제국주의에 대한 반감을 보이고, 이에 따라 당시 한국인들에 대한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대한제국 당시 백성들의 피폐한 삶, 붕괴하기 직전의 사회체제, 패악이 극에 달한 관료주의 등을 예리하게 짚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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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2-13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의 사회학>이라는 책의 저자가 공교롭게도 저희 학교 소속의 교수네요,
비록 저는 사회학 전공은 아니지만,, 덕분에 새로운 책 한 권 앍게 되었어요.
그리고 저는 강신주 씨의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을 읽어봤는데
정말 제 자신이 철학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좌절감을 맛본 책이었어요^^;;
우리나라 시를 철학적 내용을 접목한 점은 정말 좋았는데 말이죠.

햇빛눈물 2011-02-17 01:46   좋아요 0 | URL
오늘 학교에 가보니 얼마전에 주문했던 책들이 왔더군요. 그중에 강신주씨의 <철학이 필요한 시간>도 있습니다. 저자 친필 사인본 증정기간에 구입을 해서 앞면에 사인도 큼지막하게 있더군요. 읽으면 읽을 수록 좋은 책들은 끊임없이 나오는듯 합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