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해외여행지는 뉴질랜드였다. 오클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등. 참 좋은 곳이었다. 사람들은 약간 퉁명스러운듯 했으나, 깨끗하고 여유있는 도시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 그때 보았던 성당이 지금은 처첨하게 무너져 내렸다.
마음이 아프다. 도대체 지구상에 안전하고 편안한 곳은 어디일까?
그래도, 난 집이 가장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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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한국 2011.2.23 비명과 신음으로 가득한 뉴질랜드, 최악 지진 ‘초토화’
시간 지날수록 사망자 점점 늘어…도심 기능 상실 '비상사태' 선포
크라이스트처치 상징이었던 성당도 맥없이 무너져
규모 6.3의 강진이 엄습한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전쟁터로 변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망자 수는 점점 늘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각) 현재 75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히는 등 실종된 상태다.
지난 22일 오후 12시 51분경(현지시각)으로 크라이스트처치 남동부 약 10km 지점인 리틀턴항 근처 지하 5km지점(미국지질조사소 관측)에서 진동이 감지됐다. 규모 6.3의 지진은 땅 속에서 TNT 폭탄 100만 톤이 한꺼번에 터지는 파괴력과 맞먹는다.
작년 9월에 발생한 규모 7.1의 지진 진원은 지하 16km 지점이었고, 진앙이 도심에서 45km 정도 떨어져 있었다면 이번에는 지진이 도심으로 성큼 다가와 극심한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지표면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지진이 발생하면서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그대로 전달됐고, 땅이 찢기다시피 해 피해가 극심해진 것이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사망자 수가 전날 밝힌 65명에 비해 10명 늘었다고 전하며, 실종자 수가 많은 만큼 사망자 수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찰 측은 사망자 수가 정부 집계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 밥 파커 시장은 300여 명으로 집계된 실종자수와 관련해 "건물에 얼마나 많은 시민이 갇혔는지 아직 파악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실종자가 더 많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지진으로 도심 기능이 마비된 크라이스트처치는 현재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크라이스트처치의 상징으로 알려진 '대성당(The Cathedral)'도 맥없이 무너졌다. 1860년대부터 44년에 걸쳐 건축된 대성당은 첨탑 높이가 63m에 달해 이 곳에 오르면 크라이스트처치 시내가 다 보일 정도다. 이 때문에 많은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였지만 이번 지진으로 첨탑이 허물어지면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잔해에 깔리거나 갇힌 상태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고층 건물이 무너진 잔해 곳곳에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구조 요청이 들어오고 있으며 땅 아래에서 비명과 신음이 새어나오는 등 상황이 상당히 급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구출 과정에서 팔다리가 아예 절단된 채 목숨만 겨우 연명한 상태로 구조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뉴질랜드 정부 당국은 중장비를 총동원해 파손 정도가 심각한 주요 건물을 중심으로 생존자 수색과 구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다행히 주변국가에서 인력을 파견하고 있어 구조 과정은 점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대원들이 지진 발생 후 불이 난 대형 건물의 화재 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AP=Yonhap)
뉴질랜드 남부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에서 22일(현지 시간)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강진으로 붕괴된 대성당의 모습. (AP=Yonhap)
(AP=Yonhap)
규모 6.3의 지진 피해를 입은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는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변했다. 고층 건물이 찢겨진 것처럼 참혹하게 무너진 상황에서 구조대원들이 혹시 있을 지 모를 생존자를 찾고 있다. (Yonhap)
규모 6.3의 강진은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곳곳의 도로를 파손했다. 진원이 불과 지하 5km 지점이었던 만큼 엄청난 파괴력이 그대로 전달되면서 땅이 찢어지고 갈라진 것이다. (AP=Yonhap)
뉴스한국 2011.2.25 ‘비상사태’ 뉴질랜드, 대성당 첨탑 붕괴돼 시민들 덮쳐
생존 가능 시간 줄어들면서 실종자가 사망자로
뉴질랜드 제2의 도시 크라이스트처치 상징물이었던 대성당이 지난 22일(현지시각) 오후 발생한 규모 6.3의 지진으로 파괴됐다. 높이 63미터에 달하는 십자기 첨탑이 그대로 무너지면서 성당 안에 있던 관광객과 시민이 그대로 매몰됐다. (AP=Yonhap)
규모 6.3의 강진이 강타한 뉴질랜드에서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다.
역사상 첫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하고 사태 수습에 나선 뉴질랜드 정부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각) 현재 사망자는 113명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실종자 수는 약 230명. 지진 발생 직후부터 생존자 수색에 착수했지만 추가 건물 붕괴 우려 탓에 구조 작업은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존 가능성이 낮아지는 만큼 실종자가 사망자로 바뀔 가능성이 크지만 뉴질랜드 정부는 끝까지 생존자 구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진 발생지역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실종자 발생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정부 당국은 진앙 근처에 있는 레드클리프에서 추가로 실종자와 사망자가 확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2일 발생한 지진은 오후 12시 51분경 발생한 만큼 피해가 컸다. 시민들 대부분이 직장에서 업무 중이거나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는 중이었다. 이에 정부 당국은 고층건물을 중심으로 한 구조 작업이 바가차를 가하고 있다. 구조에 난항이 예상되는 건물은 캔터베리텔레비전(CTV) 빌딩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숫자만 해도 120여 명의 피해자가 건물에 매몰된 상태다. 실종자 중에는 일본인과 한국인도 포함돼 있다. 한국인의 경우 킹스에듀케이션 영어학원에 다니던 유 모 남매 2명으로 알려졌으며 이 학원의 원장과 직원들도 실종된 상태다. 이외에도 중국과 필리핀, 영국인들의 실종 신고가 이어지고 있으며 일본인 실종자 수는 점점 늘어 현재 27명으로 알려졌다.
크라이스트처치의 상징물이었던 대성당의 십자가 첨탑이 무너지면서 20여 명이 매몰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유서깊은 건물로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지만 높이 63미터의 십자가 첨탑이 맥없이 무너지면서 그대로 사람들을 덮쳤다.
지진으로 완전 붕괴된 CTV 건물. (AP=Yonhap)
한편 전문가들은 만약 뉴질랜드가 내진설계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면 아이티 참사가 재연됐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나마 내진설계 덕분에 피해가 이 정도에서 그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뉴질랜드의 경우 땅 속에 호주판과 태평양판이 경계를 이루고 있어 매해 1만 4천 번의 지진이 발생하고 규모 5.0 이상의 지진은 한 해 20번에 달한다. 잦은 지진으로 내진설계를 비롯해 지진 대비를 철저하게 해 온 뉴질랜드지만 지표면 바로 밑에서 발생한 강진은 비껴가지 못했다. 지진과 함께 도시 곳곳의 고층건물이 무너지고 도로와 가옥이 파괴됐다.
지진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작년 9월 발생한 규모 7.1의 여진이라고 지적하면서도 크라이스트처치 아래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단층성의 존재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작년 9월 지진 이후 이 지역에서 수 백 차례의 여진이 이어졌던 만큼 새로운 단층선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호주판과 태평양판의 경계가 뉴질랜드 남북을 가르고 있는 만큼 이번 지진으로 커진 응력이 향후 수도 웰링턴 부근에서 대규모 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지진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뉴질랜드에서 정부 당국의 허락없이 피해자를 취재하던 일본인 기자 2명이 체포됐다. 이들은 지난 23일 밤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한 병원에 몰래 들어가 부상자들을 취재하려다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