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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20년 6월
평점 :
1.
“애니는, 이 남자를 남편으로 맞아…….”
p.12
과연, 천국이란 어떤 곳일까? 만약 우리가 사는 이 땅이 행복하다고 해서, 우리에게 닥쳐올 불행을 피할 방법이 있을까. 언젠가는 헤어져야만 하는 사람들. 애니와 파울로는 이제 막 결혼한 사이다. 둘을 축복해주는 사건과 달리 애니는 천국을 경험한다. 애니는 죽은 걸까.
2.
애니는 천국에서 다섯 사람을 만난다고 한다. 몸이 없어진 애니. 애니는 그 상태로 천국을 걸어간다. 첫 번째 만남은 어린 시절 의사. 그가 애니에게 앞으로 다섯 사람을 만날 거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그는 애니가 자기가 생각한 천국은 이곳이 아니라는 말에, 여기는 자기만의 천국이라며, 천국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을 한다. 애니는 그리고 묻는다. 파울로는 어떻게 되었냐고. 말해줄 수 없다는 그의 말. 야속하게도 애니는 궁금증을 풀지 못하고 다음 사람을 만나러 간다.
두 번째 만남은 클레오와의 만남. 클레오는 애니와 함께 했던 개의 이름이다. 그 개가 천국에서 사람이 되어 애니를 만나준다. 애니가 안아주자 사람이었던 클레오는 바로 그 모습 그대로 다시 변하여 애니를 반긴다. 길은 계속된다.
세 번째 만남은 엄마와의 만남. 애니에게 어린 시절의 엄마는 애니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하는 아주 억압하는 엄마였다. 어른의 눈으로 보면, 말썽쟁이일지도 모르겠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억압하고 싶어하는 어른의 눈이었다. 그런 애니에게 엄마는 미안하다고 한다.
네 번째 만남은 애니를 구해 준 노인과의 만남. 애니를 구하다 그는 죽었고, 애니는 살았다. 과연, 애니는 살아있는 것일까.
그리고 드디어 다섯 번째 만남. 파울로를 만난다. 자신과 결혼한 파울로. 그는 과연 살아있는 것일까, 죽어있는 것일까. 애니는 또 살아있는 것일까, 죽어가는 것일까.
3.
사랑은 전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온다. 사랑은 가장 필요한 순간에 온다. 사랑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거나 더 거부하지 못할 때 온다. 이것들이 사랑에 대한 다양한 진실이다. 하지만 애니의 경우 10년 가까이 오래도록 아무 기대도 없었고 아무것도 받지 않았던 게 사랑의 진실이었다. - p.222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순간은 슬픈 것일까, 기쁜 것일까. 많은 사람의 삶에 기쁨을 주는 인생이라는 점에서 기뻐야 마땅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 것일까.
그러나 천국이 있으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4.
나도 이제는 첫사랑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그 사랑은 현재진행중일 수도 있고, 미래지향적일 수도 있고, 과거에 이미 했었을 수도 있다. 그 사랑이 이루어진다면, 어쩌면 그것은 천국이 이 세상에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물론, 이 땅에 이루어질 그 천국은 예수님이 오셔야만 한다. 사람의 탈을 쓴 가짜가 아닌 진짜 예수님이 오셔야 한다.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는 그런 소망을 품게 한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더라도 예수님의 품에 안긴다면, 그래, 괜찮지, 천국에서 만나면 되지, 라는 소망을 품을 수 있게 해 준다. 가장 좋은 건, 사랑하는 사람과 이 세상에서 함께 살다 가는 것이지만, 그 함께함이 영원할 수 없다는 것. 천국이 있다는 것, 그것을 믿는다면,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 천국을 안길 수 있 다면, 조금은 안심이 되지 않을까.
애니에게서, 파울로에게서 용기를 얻는다. 각자 살아가도, 따로 살아가도, 서로에게 강렬한 끌림이 있다면, 언젠가는 만나게 될 거라고. 그 만남은 다시 꼭 이루어질 거라는 희망. 그러나, 천국은 말하고 있는 거겠지, 다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정말 괜찮다고.
(에필로그) 이 작품은 모리와함께한화요일을 쓴 미치앨봄의 소설입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자격으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