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신병원에 놀러간다 - 편견을 깨고 문턱은 낮추는 원무과 직원의 단단한 목소리
원광훈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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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니? 정신병원에 놀러가게? 하는 생각을 하는 즈음, 떠오르는 어떤 기억들은 나를 미치게 할 때가 있다. 다르게 또 생각을 해보면, 정신병원에 놀러갈 수 있을 만큼의 마음이 여유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 책은 정신병원에 관한 이야기다. 정신병원에 대해 궁금한 모든 것들이 다 들어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모든 것이 다, 라고 한다면, 어쩌면, 그것은 책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건지도 모른다. 편견의 어느 시점에선, 때론 기하학적인 어떤 변형에 의해 모든 것이 바뀌어서, 편견을 버리게 되고, 비로소 모든 것이 되기도 한다.

 

정신병원의 편견과 오해.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은 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부딪힐 때 즈음 알게 되는 사실들. 정신병원에 놀라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즈음, 우리 중에 누군가 갖고 있을지 모를 증상들은 어느 누구나 겪을 수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또 알게 되고 그러다 보면,

 

정신병원도 우리가 잘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까지도 알게 된다. 그 사실의 어느 너머에 진실 너머 있는 궁극적 진실이 존재한다는 사실. 각종 오해와 편견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려는 현실도 존재하고, 그 사실의 저편 너머에 <나는 정신병원에 놀러간다>라는 문구가 새겨진다.

 

우리의 삶도, 정신병원에 있던 삶도 어느 순간 우리의 모든 인생 너머로 그리고 우리의 기쁨 너머로 향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은 나를 너에게로 너를 우리에게로 우리를 너희에게로 이동, 그리고 이해시킨다는 사실로 나를 감동시킨다는 그 사실이.

 

 

[이 리뷰는 이담북스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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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도 어김없이 컴투스 프로야구를 즐기는 신씨. 시간이 되어, 게릴라코인을 획득하기 위한 승리모드를 장착한 후, 히스토리모드를 자동플레이한다. 1판 승리, 2판 승리. 그런데 3판은? 이런. 한판 패. 히스토리모드 볼이 점점 사라져간다. 한판 또 패. 아니, 이런. 남은 하드 볼은 4. 이번에 이겨도 게릴라코인 확정획득을 위한 승리를 위한 히스토리 모드 볼 게임은 게임자체가 불가. 신씨는 그래도 자동플레이를 돌린다. 또 패! 이런. 그러나, 신씨는 마지막 희망을 안고 히스토리모드볼의 마지막 소비를 한다. 계속된 실망을 하던 신씨. 이게 웬일? 가끔 3판에서 얻을 수 있는 게릴라코인이 들어왔다. 그렇지, 실망만 하고 있기엔 인생이 너무 길지. 신씨, 이렇게 들어온 게릴라코인에 희망을 건다. 게릴라코인은 이름답게 게릴라다.

 

 

 

2,

 

이번엔 하씨의 이야기. 절대로 게임아이템 같은 것은 절대 구매하지 않겠다던 하씨. 무료로 주는 아이템에 자꾸만 실망을 하여, 큰맘 먹고 구입한 대박 당첨 아이템. 그러나, 원하던 대박을 터지지 않는다. 하씨의 실망은 너무나 크다.

 

구단과 연도 모두 선택할 수 있는 플래티넘 아이템도 이미 있는 아이템 중, 연도만 바뀐 아이템이 나오고, 구단과 연도 모두 선택할 수 있는 플래티넘 코치팩에서 나온 코치카드는 스킬도 스펙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씨의 계속된 실망은 무료로 주는 아이템도, 유료아이템도 하씨를 만족시켜 주지 못했다. 하씨는 결국, 아이템에서 만족을 얻는 것을 포기하기로 마음 먹는다. 대신, 하씨 자신이 아이템을 만족시켜주기로 결심한다.

 

하씨는 아이템을 요긴하게 쓰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스킬 체인지, 스킬 업, 세트덱 장착, 시너지 효과 발생 카드로 소모, 특훈시 사용 등등등.

 

계속되는 실망에 적응된 하씨는 이제 더 이상 아이템에 실망하지 않는다. 어떤 아이템도 나름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하씨는 자신을 만족시키기 위한 유료결재는 하지 않기로 했다. 실망할 건 뻔할 거고, 그 실망이 이제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대신, 자신이 아이템을 만족시킬 수 있는 획득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아이템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하씨는 자신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정말 이 게임을 통해서 이루고 싶어하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 모든 연구는글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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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착할게요 다림 청소년 문학
왕수펀 지음, 류희정 옮김 / 다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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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장량잉이다. 사람들은 내가 착한 아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말 그런가? 막상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치밀하게 계산된 선행도 과연 착하다고 할 수 있을까? 설사 무언가 꿍꿍이가 있다고 해도 누군가를 해치려는 게 아니라면 괜찮겠지. 친구들은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착한 게 틀림없다고 했다. - p.9

 

그렇다. 장량잉은 어쩌면, 착한 아이일지도 모른다. 오지랖이 넓은 페이쥔, 정의감에 사로잡혀 있는 두메이션 선생님. 학생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끈다는 것 쉽지 않은 일. 아이들 눈에는 어쩌면, 모든 선생님들이 마녀로 보일지도 모른다. 장량잉이 마치 착해 보이는 것처럼. 치밀하게 계획된 선행, 그 언저리에 보이는 황량함. 그 황량함에 기대면, 모든 착한 아이는 순종적이어야 한다는 옛날의 선입견이 생각난다.

 

이제 시대도 바뀌고 있는 듯하기도 하다. 순종적이어야 착하다는 옛 선입견은 드라마에서 사라지는 추세다. 오늘은 여기까지지 착할게요의 주인공들은 이 순종적인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착한 장량잉, 열정적인 페이쥔, 순종적인 샤오리, 정의로운 두메이션 선생님, 대범한 다천, 용감한 판판 그리고 셰심한 샤오핑. 7명의 등장인물이 타이베이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는 이 책은 저마다의 개성 속에서 치밀하게 계산된 선행을 주제로 결국은 그 치밀하게 계획된 선행조차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결론을 맺는다.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결론

 

우주의 모든 사람은 하루 또 살아가고 그건 착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좋은 아이들이고 다들 착해서 어떤 괴상한 일도 엄청난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 p.146

 

불길과 희망의 두 가지 의미의 역설을 동시에 포함한 이 결론을 통해, 우리에게 제발 여기까지만 착하지는 말자고, 한번 착하면 끝까지 착하자고, 그래야만 어떤 괴상한 일도 엄청난 일도 벌어지지 않을 거라는 걸 힘차게 강조하고 있는 이 결론.

 

오늘은 여기까지지 착할게요의 여기까지가 아니라, 진심을 담은 어떤 마음들로 영원히 착하자고! 그렇게 끝이 아닌, 시작을 하자고. 삶은 그렇게 이어져 가는 거라고. 그렇게 그렇게.

 

- 다림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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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진심으로 닿으면


멋진 글도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며


너무도 당연한 충고를


모모박사는


진심을 가득 담아서

 



내게 총알같은 비수를


꽂아주었다, 나에게는


우울증에 걸린 환자들이


문득 떠올랐고


모모박사의 눈을 쏘아보면서


시 쓰는 그 자체가 진심이지요,


진심이 아닌 진심이 있다면


그것은 진실이 아니겠지요,


라며 그녀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또 다른 충고를 했고



 

지나친 감상은 시 쓰기에 해로울 것이라며


모모박사는 또. . .


날카로운 지적을 했지만 나는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고


자꾸만 흘러내리는 눈물 속에서

 

 


모모박사의 눈물도 선명하게 글썽거리고 있었고


내가 떠올린 환자들에 대해서 물어보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고


자꾸만 잊혀져가는 눈물에 대해서 나는 자꾸만


 

자꾸만 쓰고 있었다.

 






























- 오늘도 그대, 눈물 안에서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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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 테마소설 1990 플레이리스트
조우리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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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녹색극장

 

열일곱살 생일나는 100송이 장미를 생일선물로 받는다함께 들었던 노래들이 들어있는 CD- 그리고 이소라.

신촌연 앞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너를 만났다우리는 신촌의 모텔을 자주 찾았다

 

헤어지고 나서야 서로를 찾는 일이 더 많아졌다는 게 조금 아이러니했지만그냥 아직은 내 몸이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걸 겁낸다고 여기며 넘기곤 했다그건 몸의 생각이지나의 선택은 아니었다고 충동적인 결심과 그로 인한 만남은 때로 내게 허망함을 안겨주었으니 그렇다고 해서 울적해지지는 않았따너와 내가 어쨌든 만날 수 있었으니까연락만 하면 바로 집 밖으로 나오는 네가 있었고문자만 보내도 신촌을 향해 택시를 잡던 내가 있었으니까.

 

없다가 있는 자리있다가 없는 자리.

 

pp.88~89

 

헤어지잔 말이 튀어나오고 나라는 존재는 끝내 너란 존재에게 매달리고 있었다헤어지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고 끝내 여름을 함께 나버린다추운겨울이 되자 다시 너는 헤어지자 말했지그리고 끝내 나는 죽어가는 정신으로 자살을 꿈꾸고 있지너는 말한다.

 

죽고 싶다는 말을 한 죄죽어버리겠다고 엄포를 놓은 죄너는 내게 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 p.101

 

 

2.

마치 피아노치는 것을 듣는 듯 했고노래가 들려오는 듯 했다선율이 보일 때에 들리는 듯한 음악소리는 90년대의 향수를, 90년대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는 90년대 노래를 소재로 해서 일곱명의 작가가 그려낸 소설이다노랫가락의 일부가 첫 페이지에 나오고마치 그 노래에 맞추듯이 소설이 노랫소리처럼 흘러간다그래서 이 소설은 다시 읽으면 읽을수록맛이 더해진다더해지는 맛에 더해져 소리의 소리가 더해진다.

 

 

3. 미래의 미래

 

이상한 일이었다사랑은 미래에 대한 것이라면 그 어떤 사소한 것이라도 다 알고 있다고 믿었따그러나 그 믿음이 사실이 아니었음이 드러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이를테면사랑은 미래가 마지막으로 한 말을 도무지 기억을 해낼 수가 없었다그날의 공기그날의 풍경반쯤 틀어진 채로 놓여 있던 책상의 위치와 책상상판을 정확히 반으로 가르던 햇빛의 구획쏟아지는 빛 속을 떠돌던 먼지의 개수 같은 것들은 잊어버리려고 해도 잊히자가 않는데그날 그 시간 초침과 분침이 정확하게 벼치던 바로 그 순간에 미래가 한 말만큼은고작 며칠 전의 일 같은데도 도저히 기억을 해낼 수가 없었다. - pp.116~117

 

사랑과 미래의 밀당사랑은 미래를 알 수 없고 미래는 사랑을 받아들이긴 너무 이르다사랑은 미래를 좇지만 미래는 사랑에게로 갈 수가 없다사랑은 그저 미래를 계속 좇기만 할 뿐이다.

어쩌면미래는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다미래의 미래니까그러나.

 

미래의 미래는 계속될 것이다. - p.143

 

 

4.

끝내 이룰 수 없었던 것 같은 마음 따위접어두고이젠 희망으로 달려가는 소설의 선율을 본다재미는 둘째다소설의 선율은 너무도 아름다워서자꾸만 다시 눈이 가게 한다그 하나하나의 문장들이 살아서 노랫가락이 된다그런 마음그런 사랑하나도 잊혀지지 않는 어떤 순간들은 빛나는 보석이 되어큰 보상이 주어지곤 한다하나씩 익혀지는 마음들그 마음들로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를 본다면기쁨의 눈물이마음의 정화가 일어날 것이다그 마음의 정화에서 슬픔도 어느덧 가라앉고사랑하는 마음이 싹트게도 된다는 걸체험한 어느 날.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 서평단자격으로 다산책방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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