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의 소수자성은 숫자라기 보다는 자신들 목소리의 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만 해도 하늘의 절반이라고 표현되지만 절반만큼의 지분을 가진 목소리 크기를 가지지 못했기에 '기울어진 운동장'에 '유리천정'이란 수식어가 설득력 있는 것이다.
소수자는 다수의 그림자에 가려져 그 존재 자체를 드러내기 쉽지 않다. 특히나 성소수자의 문제는 하나의 금기처럼 여겨졌다. 뭔가 그냥 성적 지향이 다수자인 이성애자와 다를 뿐임에도 그들은 세균이나 더러운 오염물 취급을 당해야 했다. 그리고 지금도 당하고 있다.
EBS 까칠남녀에서 최근 방영한 '성소수자 특집'은 소수자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한다는 의미에서 진정으로 교육방송에서 해야했고 해야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럼에도 게시판에서는 끊임없이 EBS를 질타하는 댓글들이 만연하고 심지어 EBS앞에서 프로그램에 항의하는 농성을 하는 사람들까지 등장했다. 마치 성소수자를 공개하면 다수의 사람들이 성소수자로 전락한다는 듯이...
언제부터인지 기독교 우파는 이 사안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마치 성소수자가 이 사회를 병들게 하고 사람들을 색정광으로 만드는 혼란한 세력으로 꾸며대며 선동을 한다. 이 땅의 기독교 역사를 돌아보면 권력에 빌붙어 이 사회를 이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책임으로 참회하고 회개하고 교회속에서 진정으로 눈물을 흘려야 할 사람들이 자신의 죄는 돌아보지 않고 또 다시 마녀사냥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회의 위선과 불의에 기독교도 책임이 있다. 그러나 차별받아온 여성과 성소수자는 어떤 책임이 있는가?
성경 말씀이 글자 그대로 진리라고 외치는 자들이 소돔의 심판은 외치면서, 부자가 천국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보다 힘들다고 말한 예수의 말씀은 돌아보지 않는다. 진리를 따르기엔 힘들고 남들 탄압하는건 즐거운 모양이다.
레스비언(L), 게이(G), 양성애자(B), 트랜스젠더(T). 이들이 존재함을 인정하자. 이들이 우리와 동일한 권리를 가지는 인간임을 인정하자. 이들이 지금껏 차별과 억압 속에서 고통받아 왔음을 인정하자. 이들도 다른 사람과 똑같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자.
도대체 사랑의 종교는 어디로 사라지고 증오와 혐오와 거짓이 난무하는 종교가 되었는가?
모르면 배우면 된다. 그 배움을 위해 EBS에서 특별히 교육해주니 열심히 보고 느끼길 바란다.
아... 그리고 반공의 아이콘이신 기독교 우파 여러분.... 북한 세습제 줄구장창 비판만 하지 말고 대형교회 세습제도 좀 비판했으면 한다. 거기서 농성하고 점거도 하고 좀 그래라.
힘센놈한테는 찍소리 못하고 약한사람만 두들기니 좋은가?
적어도 예수는 그렇지 않았다. 성전에서 깽판치던 예수의 기상은 사라지고 회칠한 무덤처럼 가식적인 정의가 혐오스럽다.
물론 전체 기독교인이 그렇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다만, 성소수자 이슈를 걸고 집요하게 혐오를 조직적으로 조장하는 세력들 중 다수가 기독교인이라... 참 거시기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