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4세기의 이탈리아 중·북부(지도) 미술과 사회
프랑스에서 파리와 근교를 중심으로 고딕미술이 발달하는 동안 이탈리아에서는 중·북부 지방(지도)이 새로운 미술의 근원지가 되었습니다. 현대의 이탈리아는 반도 전체가 하나의 국가이지만 당시엔 우리 나라의 도(道)크기 정도의 여러 국가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특히 중·북부지역은 남쪽의 교황국가와 북쪽의 신성로마제국(현재의 독일지역)의 다툼 속에서 자치권을 키워나갔습니다. 상·공업중심의 도시국가로 발달하면서 도시엔 시청과 광장이 형성되었습니다. 시청과 광장이 생긴다는 것은 단순히 건물이 지어졌다는 사실을 넘어 다수에 의한 정치와 시민의 모임이 활발해졌음을 의미합니다. “도시는 공기마저도 자유롭다”는 기록은 당시의 활발한 도시 분위기를 잘 말해줍니다.
|
 |
|
 |
 | |
|
|
 |
 |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
이제 미술로 들어가야겠습니다. 그럼13-14세기의 그림은 어떻게 그리고 왜 변하였을까요. 여기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를 그린 네 점의 패널화를 비교하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십자가모양의 나무패널에 템페라기법으로 그린 것으로 교회에 걸려있던 것입니다. 그 앞에서 기도를 하던 성물이죠. 13세기 초에 베를링기에리(Berlinghieri)가 그린 첫 번째 그림은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이지만 마치 팔을 벌리고 서 있는 것 같습니다(도1). 눈도 뜨고 있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으로써 부활하여 영원하게 된 승리의 예수인 것입니다. 이보다 10년쯤 뒤에 쥰타피사노(Giunta Pisano)가 그린 예수님은 이와는 달리 십자가에 매달려 고통스러운 모습입니다(도2,3). 성프란체스코는 자신도 예수의 고통에 동참하고자 하였는데, 바로 이러한 종교운동은 그들의 기도 대상이었던 예수님의 모습까지 바꾼 것입니다(도3,4). 그리고 이보다 40-50년 후에 치마부에(Cenni de Pepo, 일명 Cimabue, 1272-1302)가 그린 예수는 고통스런 표정과 함께 인체의 볼륨감까지 살린 인간의 형상입니다(도5). 우리가 비잔틴 회화에서 본 금색도 사라졌죠. 예수의 몸도 십자가에 매달려 휘어진 모습입니다. 이제 1290년대에 지오토가 그린 예수상은 더욱 사실적입니다(도6). 사람이 십자가에 못 박히면 이렇게 고개는 앞으로 숙여지고, 엉덩이는 뒤로, 그리고 무릎은 앞으로 튀어나올 것입니다. 어깨도 이렇게 아래로 쳐지고요. 13세기의 100여년 사이에 기독교의 예수는 영원한 절대자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회화는 상징에서 사실로 변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종교의 변화, 미술의 변화가 아니고 더 크게 보아서는 사회의 요구였던 것입니다. |
 |
|
 |
 |
도1 베를링기에리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
1220-30년경, 나무 패널에 템페라 |
루카, 빌라 쥬니지 국립박물관 |
| |
|
 |
 |
도2 쥰타 피사노,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
1230-50년경, 나무 패널에 템페라 |
볼로냐, 산 도메니코 |
| | |
|
 |
 |
도3 도2의 부분 |
|
|
| |
|
 |
 |
도4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부분 |
|
|
| | |
|
 |
 |
도5 치마부에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
1280년경, 피렌체, 산타 크로체 |
|
| |
|
 |
 |
도6 지오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
1290년경,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 |
|
| | |
|
 |
 | |
|
|
|
|
|
|
 |
 |
당시 9인 정부의 회의실이었던 방은 3면이 벽화로 가득합니다. 여기 그려진 <좋은 정부와 나쁜 정부의 알레고리와 효과>(도20)는 중세 회화 중에서 드물게 보는 비(非)종교 회화입니다. 벽화는 <좋은 정부의 알레고리>(도21), <좋은 정부의 도시에서의 효과>(도22), <좋은 정부의 시골에서의 효과>, 그리고 <나쁜 정부의 알레고리>(도23), <도시에서의 효과>, <시골에서의 효과> 등 6부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
 |
 |
|
 |
 |
도20 암브로지오 로렌제티 <좋은 정부와 나쁜 정부의 알레고리와 효과> |
1338-40년, 프레스코, 시에나, 시청 |
|
| |
| |
 |
|
 |
 |
도21 암브로지오 로렌제티 <좋은 정부의 알레고리> |
1338-40년, 프레스코, 시에나, 시청 |
|
| |
| |
 |
|
 |
 |
도22 암브로지오 로렌제티 <좋은 정부의 도시에서의 효과> |
1338-40년, 프레스코, 시에나, 시청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