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남북간 전쟁이 일어난다는 괴담이 흘러다녔다.
괴담의 근원지는 홍혜선이라는 듣보잡 전도사... 방송을 보니 미국의 신학교를 졸업한 것은 맞는 것 같은데 ... 약간 정신이 돌아가신 분 같다.
난 비신자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직접 들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치고 제정신인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머 그렇다은 얘기다. 문제는 제정신 아닌 사람의 말을 믿고 진짜 전쟁이 날까봐 두려워서 외국으로 훌쩍 떠나신 분들이다. 식구들이 함께 움직인 사람도 있지만, 식구들이 반대하자 혼자 떠난 사람도 있었다. 대단하다...
결국 전쟁은 나지 않았다. 물론 떠나신 분들은 전쟁 중이라고 하신다. 제2롯데 월드 건설현장의 누수나 싱크홀은 모조리 북한 땅굴의 증거로 생각하고, 그 땅굴을 통해서 순식간에 남한이 점령당할 것이고...
선지자 홍혜선은 쳐들어온 북한군은 남한 어린들을 잡아먹고, 여성은 제2의 정신대로 끌고가고 남성은? 아마 다 쳐죽이겠지.... 이것이 하나님이 선지자 홍혜선에게 남한에 가서 알리라고 한 예언이었다. 그리고 예언이 틀리자 홍혜선의 주님은 “그녀의 예언이 맞지 않았다고 그녀를 비난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녀는 내가 명했기 때문에 전쟁 예언을 선포했느니라”라며 “너희들은 왜 그녀를 비난하느냐? 너희들은 아무도 나의 종을 비난할 자격이 없느니라. 때가 되면 북한의 이리떼들이 남한을 침략할 것이다. 내가 잠시 그 때를 늦추었느니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오지랖 넓으신 하나님때문인지 기독교인들 중 몇몇은 진짜 두려움을 이기지 못해 외국으로 나간 것이다.
사실 유튜브나 기사에서 홍혜선 전도사 이야기가 나올때 마다 웃음을 참기 힘들었는데... 내용 자체가 엽기에 저질이라 저런 이야기를 누가 믿겠냐고 생각했는데... 역시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았다. 있었네... 그래서 방송까지 나왔네...
이 대목에서 홍혜선의 거짓말을 믿었던 사람들을 맘껏 비웃으려 했으나, 가만 생각해보니 이것은 우리 사회가 담지한 매우 중요한 지점을 건드리는 것 같아 맘이 좀 짠해졌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무수하게, 헤아릴 수 없도록 거기다 계속되는 반복에 반복으로 북한이 언젠가는 전쟁을 다시 일으킬 것이라고 들어왔다. 외국에서 한국을 보면 분쟁지역이고 매우 위험해 보인다는 것도 정설이다. 다만,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하고 산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터다.
그러나 이런 공포는 우리의 의식 깊숙한 곳에 짐재되어 있었던 것이다. 위정자들은 이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간첩사건을 터트리고 종북몰이에 몰두하는 것이다. 심지어 정당한 국민의 요구들도 한반도의 특수한 사정에 따라 북한을 이롭게 하는 것이고, 의문이 풀리지 않는 사건이 터지면 최우선적으로 의심의 대상이 되는 곳은 북한이다.
합리적이지 않은 대응들이 축적되고 있을때 비합리적인 생각들이 돌출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기류에 편승하여 신의 이름으로 전쟁을 선포하고 사람들을 미혹하며 두려움을 조장하여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사람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이러한 거짓 선지자를 최우선적으로 규탄하고 사실을 밝혀야 할 기독교계가 먼저 부화뇌동하여 사건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는 것이고, 한편으로 이 땅의 역사 속에서 기독교가 했던 짓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많은 기독교인들은 그렇지 않지만,,, 개독이라 욕먹는 사람들이 욕을 먹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떠난 사람들을 비웃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게 떠날수 밖에 없도록 내몬 것은 우리안의 두려움이다. 마르크스는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 햇다. 여기서 아편이라고 한 것은 혹독한 생활을 조금이라도 잊게 만든 역할을 종교가 했다는 의미도 있다. 부정적이지만 어느정도의 긍정성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의 종교는 어떤가? 역시 아편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가? 조금의 긍정도 없는 부정적인 의미로서만....
동시대을 살면서 사람의 두려움을 이용하여 끊임없는 선동질을 해대는 사람들과 그것을 용인하는 정부... 그 정신상태를 알고 싶다. 정말 그것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