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신을 믿는 50가지 이유 - 유.무신론자 모두가 알아야 할 신에 대한 논쟁
가이 해리슨 지음, 윤미성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왜 사람들이 신을 믿을까?

오늘 퀴어퍼레이드에서 인상적인 푯말을 들고 나온 기독교인이 있었다.

 

동성애 죄 → 소돔 멸망

동성애 퀴어 → 핵전쟁 심판 위험!!

 

종교를 도대체 무어라 규정해야 할까? 한때는 기독교에 심취했던 나는 구약의 폭력적인 신에 질리고 의문을 품은 사실 자체가 죄가 되어 버리는 교회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시절부터 내 사고의 한 축을 담당했던 종교를 버릴(?) 수 없었다. 물론 애정이라기 보다는 비웃음에 가까운 시선이었지만...

 

아직도 예전의 교회 친구들은 날 위해 기도 한다고 한다. 물론 나는 기도할 대상이 없어 그들에게 교회를 떠날 것을 권고한다. 그러나 신앙은 단순하게 권고한다고 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논쟁을 거치면서 난 그들을 설득시킬 수 없었다. 그럴때마다 더욱 더 종교에 비판적인 책들을 접하게 되었다. 어떤 책은 신을 아예 신화로 만들어 버렸고, 어떤 책은 마음의 전염병 취급을 했다. 어떤 책들은 무신론적인 논의보다 예수의 혁명성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이 책은 종교에 대하여 신앙에 대하여 일반 신자들이 가지는 확신이 얼마나 부조리 하고 비과학적인지 하나 하나 친절하게 풀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또한 신앙인들에 대한 인간적인 이해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새로웠다.

 

결국 신앙의 문제는 일종의 사회적 관습의 문제이고 마음의 문제일 뿐이다. 그들이 믿는 신은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신들 중 하나일 뿐이고 이 세상에 단 하나의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특정한 종교를 가진 신자들은 다른 종교에 대해서도 무지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종교에 대해서도 무지하다. 그러한 무지가 맹목을 낳는다. 재미있는 점은 타종교를 비판할때는 매우 날카로운 비판력을 발휘하면서 자신의 종교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다는 점이다.

 

이 책은 참으로 다양한 편견을 깨뜨린다. 신자들은 종교가 인류에게 평화를 가져다 준다고 믿는다. 그러나 역사는 종교로 인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려야 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또한 신자들은 자신의 종교척체험에 대해 증언하고 그것을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로 여긴다. 그러나 그러한 종교적체험은 꼭 신을 믿지 않아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 또 기독교인과 이슬람인이 모두 동일한 체험을 한다고 할때 과연 어느 신이 그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느냐는 점에서 종교적 활홍감이 신을 증명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지적설계론과 진화론의 논쟁도 쉽게 알려주고, 종교적인 국가가 무신론자들이 많은 국가보다 잘산다는 주장에 대한 허구성도 보여준다.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를 보이라는 신자들에게 신의 존재를 전파하려면 신의 존재부터 증명하는 것이 합리적임을 논증한다.

 

압권은 말세에 대한 저자의 비판이다. 말세는 결국 신자들에게 구원의 시간이요 비신자들에게는 심판의 시간임에도 많은 이웃들을 불구덩이로 몰아 넣는 말세에 대한 희구를 비판한다. 더구나 각 종교에서의 말세는 그 종교만 구원하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문제는 인류를 사랑하는 신과 말세는 매끄럽게 연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류를 사랑하는 신은 사랑이 넘치다 못해 인류를 전멸시키는 신이라는 이 엽기적 발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신을 믿어야 사회가 유지된다는 신자들에게 인간의 이성으로도 얼마든지 조화로운 사회를 이룰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오히려 사회의 분열과 갈등은 종교로 부터 온 적이 많음을 다시 역사를 통해 증명한다. 그렇다고 종교를 믿는 신자들을 무지한 사람이라고 무시하지도 않는다. 종교는 거부해도 역사 속에서 종교를 통해 이루어진 문화는 인정하고 성숙하게 즐길 줄 아는 태도도 저자는 매우 중요시 여긴다. 이 책이 가진 미덕이다.

 

이유없는 동성애 비판이나 여성의 비하도 종교가 가진 맹목성 중 하나다. 신의 명령을 변명 삼아 자신과 다른 인간을 차별하는 인간에 대한 혐오에 대해 종교는 대답해야 한다.

 

동성애 죄 → 소돔 멸망

동성애 퀴어 → 핵전쟁 심판 위험!!

 

이 푯말에 대해 기독교인들에게 하고픈 얘기가 있다.

당신들이 그토록 원하는 종말에는 동성애가 만연해 진다고 한다. 자 동성애를 허하라~~ 그것이 종말을 앞당길 것이다. 그리고 종말이 오면 당신들은 하늘로 올라가 예수와 함께 복락을 누릴 것이다. 그런데 왜 당신들은 동성애를 두려워하는가?

믿음이 부족한 자들이여 동성애나 퀴어로 인해 하나님이 불로 심판한다고 두려운가? 그대 들은 이미 하늘로 올라갈텐데 무얼 그리 걱정하는가?

한기총은 푯말을 들고 있었던 그 분의 믿음이 약함을 빨리 깨우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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