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을 기도하라 - 죽어도 죽지 않아
한승훈 지음 / 문주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표지를 보면 예수의 초상과 체 게바라의 초상이 반쪽씩 나누어져 있다. 이 책의 주제를 잘 표현해 주는 경우이다. 더구나 2013년 광주에서 호출된 체 게바라는 아직도 그 혁명성을 의심받고 있다. 때문에 보수적인 신문들은 체 게바라의 티셔츠를 입고 공연한 일을 가지고 빨간 칠을 하고 있다. 이미 자본주의 아이콘으로 변질되어 혁명성이 사장되었다고 믿었던 나는 보수주의자들의 과격한 게바라의 호출에 놀랐다... 진심으로....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편은 예수와 예수가 아버지로 모시고 있는 '야훼'를 설명하면서 예수가 살았던 지역의 역사적 사실과 그에 따른 예수의 생애를 기술하고 있다. 예수의 생애를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에 대한 기록들이 예수의 행적을 기록한 4대 복음(마태, 마가, 누가, 요한)내에서도 충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기독교인들도 잘 모를 것이다. 더구나, 예수가 행햇던 행적과 발언이 역사적 사실과 화학적 결합을 일으킬때 그저 평범하게 느껴지거나 뭔가 심오해 보이던 말씀이 얼마나 전복적이고 혁명적인지 알게 된다. 저자가 주장하고픈 것이 그것이다. 예수는 당시의 변방에 위치한 경계인이고 당시의 체제를 위협하던 혁명가 였다.

 

후반부는 이 땅에서의 기독교의 역사와 사회적 위치에 대해 논하고 있다. 물론 이 땅 교회의 역사를 돌아보면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왜 그럴까? 예수를 통해 구원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이 땅의 교회는 과연 어떤 원리를 통해 움직이고 있을까? 이에 대한 필자의 답변은 초지일관되게 예수에 대한 왜곡 및 배반의 역사로 읽힌다. 지금의 교회의 행태는 2000년전 유대의 왕으로 십자가에 예수가 매달렸듯이 예수가 21세기의 이 땅에선 빨갱이로 몰려 국가보안법으로 탄압받을 것이라 한다. 그만큼 예수가 살았던 식지민 유대와 분단의 현실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유사한 면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 알았던 것은 사막의 떠돌이들의 잡신인 '야훼'와 이를 정치적으로 포획하려 했던 유대 지도층의 신인 '야훼'의 충돌이었다. 개인적으로 구약의 신과 예수가 말한 신은 차별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부족신인 야훼가 곧 예수가 따르던 신이라는 저자의 견해는 뭔가 갸우뚱하긴 하다. 그럼에도 군사적 메시아와 체제를 극복하고,  온 세상에 평화를 주려고 온 메시아는 결국 충돌하는 이상일 수 밖에 없다.

 

후반부의 기독교 비판은 전반의 예수에 대한 평가로 부터 도출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예수의 가르침 자체를 현재의 교회가 따른다고 보았을때 예수라는 사람이 원래 그런 인물이라면 교회를 비판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교회는 예수를 배신했기에 비판을 받는다. 그들은 예수가 모시는 아버지 야훼를 버리고 재물신이니 맘몬을 모시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는 유대 예언자의 전통을 이은 인물로 그려져 있다. 예언자들은 광야의 잡신이자 구속으로 부터 유대민족을 구원한 야훼를 모신다. 사막의 잡신은 야훼는 국가나 정치적으로 구속된 신이 아니다. 사막에서 떠돌아 다니는 모든 비천한 자들의 신이다. 그리고 그 신은 자신의 형상을 만들어 어느곳에 가둬두는 걸 거부하는 신이기도 하다. 그는 성전에 거하는 자가 아니고 자신을 애타게 찾고 잇는 비천한 자들과 함께 하는 신이기도 하다. 그리고 예수는 그런 신을 아버지로 부르고 그 신이 사랑하는 소외받은 자들과 함께 했다. 그들은 죄인이고 병든자고 세리이고 창녀이고 거지이고 불구자였다. 이른바 사회적 약자였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결국 예수는 유대왕을 사칭한 죄로 십자가에 매달렸다. 이른바 정치범 이었던 것. 예수가 증오한 자는 야훼를 성전에 가두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신을 팔았던 사두개인들이고 유대땅을 로마의 지배하에 놓은 왕권이고, 이들에게 저항하고 진정한 유대의 문화를 지키겠다고 자신만의 율법을 남들에게 강요한 바리새인들이었다.

이들에게 예수는 '독사의 자식들'이라 불렀다.

 

정권을 장악하고 군대의 통수권조차도 상국에게 바치겠다는 권력자들, 교회만이 모든 것이라고 주장하는 목사들, 교인으로 진리를 독점한 듯이 사람들에게 불신지옥을 외치며 일반사람들을 죄인취급하는 기독교인들... 저자가 보기에 이들은 모두 '독사의 자식들'이다.

 

예수가 누구일까... 그 혁명적 영성을 어떻게 이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치열하고 차분하다. 체제를 깨뜨릴 영성과 그 후에 구축될 새로운 체제와의 영원한 갈등을 지적하고 언제나 체제 내의 모순을 깨버릴 상징으로서의 예수는 소환하지만...사람들이 소환하는 예수는 언제나 그렇게 혁명적 영성을 가진 예수는 아니다.

 

예수는 누구일까.... 그건 결국 호출하는 사람들 맘에 있다. 그게 불행하지만 기독교가 가진 한계이자 가능성이다. 문제는 예수가 아니다 그를 호명하는 사람들이다. 그것이 이 책이 나에게 던져준 최고의 답이었다.

 

뱀발) 기독교인들이여 동성애 혐오 좀 그만하자... 성경대로 산다고 하면 재산 다 버리고 예수가 가던 길을 가라...그대들의 신은 그대들의 지갑에 돈을 넣어주는 신이 아니다. 돈 있는 자가 천국에 못들어가게 하는 신이다. 성경를 일점일획도 틀림이 없는 신의 말씀으로 믿는 다면 재산과 건강과 명예를 요구함은 죽은 다음 지옥으로 보내달라고 기도하는 꼴이다. 그렇지 않다면... 성경의 말씀으로 동성애에 대한 죄악과 혐오는 그만 좀 하자... 그들도 하느님이 아끼는 그 분의 자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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